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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통제장치에 다른 AGS를 연결해서 어떻게든 다시 돌아가 사태 수습을 하기위해 노력해 봤다


하지만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모든 신호가 방해받아 현장에 도착하기도 전에 연결이 끊어졌다.


분명 공격받기 전까지는 노이즈가 있기는 했어도 현장과의 연결은 가능했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이제는 모든 콘솔과 통신장비들이 모두 먹통이 되었다.


나는 그렇게 다급히 지휘소에 연락을 시도했다.


다행이도 지휘소는 전선과의 거리가 있어서인지 통신이 연결되었다.


"뭐야, 라붕이 벌써 후퇴 끝났어?"


"아뇨, 지금 알바트로스가 지휘하는 편대에 저희 부대가 집속탄으로 공격당한 뒤 통신두절된 상태입니다."


"계속 말해봐"


"지금이라도 전자전기로 전파방해 뚫고 후속부대 투입해서 고립된 인원 구출을 요청합니다."


"알바트로스면 어지간한 전자전 장비로 카운터 못친다, 그리고 후속부대를 이미 후퇴중인 전선에 밀어넣어서 뭘 하려고? 다른건 몰라도 이럴때 감정먼저 나서면 다 죽어!"


나는 반박할수가 없었다.


"해당지역은 특작부대 투입해서 컨트롤센터만 제압할거다. 너는 머리좀 식히고 좀 쉬어"


"예... 알겠습니다. 마이크씨"


그렇게 마지막으로 기대려 했던것마저 무너지고 조용히 의자에 쓰러지듯 앉았다.


"씨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다시 곱씹는다. 적의 알바트로스는 분명 AGS를 먼저 섬멸하려고 하고있었고 나는 우리 부대의 안정적인 퇴각을 위해 AGS를 모은뒤 먼저 대규모로 퇴각시켰다.


알바트로스의 목적이 아군측의 화력을 줄이는게 목표였다면 분명히 AGS 대열을 타격했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격받은건 건물 사이로 움직이며 퇴각하고 있던 우리 부대였다.


"대체 뭐가 문제였지"


하지만 그 물음에 대답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결국 결론을 내지 못한 체 콘솔을 붙잡고 그날 밤을 지세웠다.


그날밤


마이크가 이야기 했던대로 블랙리리스 다섯기로 이루어진 특작부대가 작전지역으로 HALO 방식으로 투입되어 두시간만에 통제센터의 경비 AGS, 바이오로이드 및 강화인간으로 이루어진 사령부를 제압하고 정부측 AGS 통제센터를 제압하여 알바트로스 편대를 공격하여 그들을 해당 영공에서 일시 후퇴시키는데 성공하고 나머지 잔존부대로 해당 지역을 탈취하기 위한 다른 작전이 시작되었다.


이미 부대가 몰살당한 나는 이번 작전에서 제외되어 그저 조용히 콘솔을 붙잡고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다음날-


MIA 상태로 까맣게 칠해져있던 콘솔 앞에서 잠시 잠들었다 눈을뜨니 상태가 바뀌어있었다.


제일 윗부분에 열명 남짓 되는 인원들이 복귀했고


나머지 70명 가까이 되는 인원들은 붉은색으로 바뀐채 KIA 표시로 바뀌어있었다.


나는 콘솔을 확인하고는 옷가지를 대충 챙겨입은체 수복실로 뛰어내려갔다.


"지휘관님..."


남아있는 부대원중 가장 고참이던 콘스탄챠가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그 뒤로 사지가 멀쩡한이가 거의 없다 싶이한 만신창이의 부대원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다리에 힘이풀리는걸 니아가 붙잡아 간신히 넘어지는건 면했다.


"미안...하다..."


나는 꺼낼수 있는 말이 없었다 그저 나의 실수에 대한 사죄를 힘겹게 꺼냈다.


그녀들은 나의 잘못이 아니라는 말을 하고 자신들이 더 경계를 했어야 했다는등 이야기 했으나


내 귀에는 그러한 이야기들은 들어오지 않았다.


그리고 중상자들이 간단한 수속을 받고 수복실로 들어갔고 나는 잠시 현기증을 느끼고는 의자에 기대어 쉬었다.


내가 걱정되었는지 니아가 물을 건냈다.


고맙다고 손을들어 인사하고 건낸 물을 마셨다.


표정은 약간 불안한듯 하지만 자신 또한 꺼낼 말이 생각이 안났는지 우물쭈물 하는 모습이다.


한동안 멍하니 있다 문득 시계를보니 벌써 세시간이 넘게 흘러있었다.


"수복은... 대충 하루정도 걸렸었지?"


"네"


"들어가자..."


제대로 잠도 못자고 콘솔앞에서 지세웠던 탓인지 피곤이 엄습해 온다.


"오늘은 적어도 푹 주무세요"


"미안해, 걱정이나 시켜서"


아직 점심이 지난지 얼마 안된 시간이긴 하지만 오늘은 그저 일찍 눈을 붙히러 들어갔다.


-다음날-


나는 수복이 완료되어 대기중인 부대원들에게 찾아갔다.


하지만 그곳에는 이제 8명만이 남아있었다.


"다른애들은...?"


안에 있는 모두는 표정이 어두워진 체 시선을 피하고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나는 안쪽의 콘솔을 켜서 의료기록을 열람했다.


[정신적 충격으로 인한 전투 비적합 판정 내려진 바이오로이드 4기 폐기됨]


가장 최근 기록을 열람하고 그곳에 써있던 글씨를 읽어내리고 나니 위에서 신물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어지럽다. 모든게 현실과 아득히 떨어져가는 느낌이다.


순식간에 먹은것도 없는 뱃속에서 신물이 입을 통해 쏟아져나왔다


"으웨에엑... 흐어..."


부대원들이 달려와 나를 부축한다


그녀들의 온기가 내 몸에 닿자 온몸에 힘을 빼앗기는 느낌이 든다.


얼굴에서 눈물이 떨어진다.


지금껏 같이 싸워왔던 이들이 한순간에 사라졌다.


한동안 먹지도 못하고 물만 마셔서인지 현기증이 올라온다.


미안하다는 이야기만 잠시 건내고 다시 만났을때 무슨 이야기를 꺼낼지 누워서 고민했었다.


지금은 아무런 생각이 나지도 않은채 그저 울고만 있었다.


주변에 있던 의료팀들이 와서 나를 확인한다.


그들이 나누는 이야기들이 모두 저 멀리에서 들리는것만 같다.


웅성거리는 소리 뒤로 훌쩍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세상이 노랗게 보이는 느낌이 든다.


다시 배 속에 있는 모든걸 게워냈다.


의사가 감정에 복받쳐 몸부림 치는 나의 몸을 누르고 안정제를 투여했다.


그렇게 의식이 점점 멀어져만간다.


전쟁은 점점 그리고 확실히 나를 좀먹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