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씨의 방)


"아, 개운해. 역시 샤워하고 마시는 토마토주스가 짱이야."


"저희껀 없다니 아쉽네요."


"누구나 살아생전 실수할수있죠."


"그래, 살아생전 그럴수있..."


"뭐야, 니들이 여기 왜있어!!!!"


"어머, 드라큐리나씨야말로 언제 오셨나요?"


"소리소문없이 찾아오시는게 마치 죽음과도 같네요. 멋지세요."


"여긴 내 방이고, 난 방금 샤워하고온거라고. 도대체 어떻게 온거야? 문은 잠그고갔는데??"


"문을 열고 들어왔는데 안계시길레 저랑 이터니티씨랑 기다리고있었죠."


"드라큐리나씨의 검은색 망토가 마음에 들어서 구경중이었어요."


"미치겠네, 진짜... 에휴, 니들한테 따져봤자 나만 머리아프지. 그래서 이번엔 뭐하러온거야? 또 폭죽 터뜨리는건 아니지?"


"개인적으로 셋이서 이 영화를 보고싶었어요."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흐응~ 표지에 해골그려진게 음침이 니가 좋아하게생겼네. 근데 침대도 작고 앉을곳도 애매해서 셋이 앉아서 보기엔 불편할텐데?"


"아, 걱정마세요. 이미 침대를 개조해놨거든요."


(대충 침대가 변신해서 3인용 영화관람석이 되버림)


"야!!! 나 나중에 잠은 어떻게자라고!!!!!"


"걱정마세요. 오늘 셋이서 같이 잘려고 제가 관속에 이걸 담아왔어요."


(관속에서 관 3개 나옴)


"아니 그것들은 또 어떻게 넣어온거야? 


"어라, 안에 쿠션이 들어있잖아? 게다가 생각보다 푹신하네?"


"흥미롭네요. 혹시 조금 손봐도 될까요? 좀 더 안락해질수있을거같아요."


"어머, 칭찬을 들으니 좀 쑥스럽네요."


"후후, 취향이 달라도 흥미로운건 흥미로운거죠."


"그럼 너네들 영화 볼 준비나 하고있어. 가서 간식 좀 사올께."


"네? 미리 준비해두신게 아니였나요??"


"저런, 손님을 맞이하는 기술이 조금 부족하시네요."


"니들이 무단으로 침입한거라고!!!!"


(대충 영화볼 준비 다됨)


"근데 이거 무슨 영화야? 표지에 해골 그려져있는게 암만봐도 공포영화같긴한데."


"죽음이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것과 동시에 죽음과 운명에 관한 철학이 담겨있달까요? 굉장히 흥미로운 영화라 두분과 꼭 같이 보고싶었어요."


"저도 이터니티씨가 이렇게나 심각하고 깊은 고민에 빠져있는건 오랜만에 보는지라 그 여정에 동참하기로 했지요. 그리고 굉장히 흥미롭더군요. 이 여정에 동참했다는것에 후회하진 않아요."


"뭐야, 그럼 너희 둘은 벌써 보고온거야??"


"아뇨, 아직 안봤어요."


"하아...그래그래, 영화나 보자."


(초반 비행기 사고씬)


"헤에, 꿈으로 사고를 미리 보고 피한다니. 운이 좋잖아?"


"저렇게 산산히 부서지고 불타는 죽음은 무슨 느낌일까요?"


"비행기가 저렇게 폭발해버리면 쓸만한 잔해도 찾을수없겠네요."


"아니 이것들아. 아무리 영화지만 지금 사람들이 엄청 많이 죽었다고. 굳이 그런말을 해야겠어?"


"만약 아무것도 느낄 틈도 없이 빠르게 찾아온 죽음이라면 그건 그것대로 자비로운 죽음일까요?"


"나중에 비행기 모델을 만들어서 실험을 해봐야겠네요."


"...이제보니 니들이 저 사고보다 더 무섭다."


(주인공 친구들의 의문사 장면들)


"아니 아무리 영화라지만 저건 좀 억지아냐? 뭐 저렇게 죽을수가 있어?!"


"죽음은 늘 예기치못한 곳에서 갑자기 찾아오는 법이죠. 가령 지금 영화를 보는 이순간에도 찾아올수도 있어요."


"흥미롭네요. 저런식으로 작동하는 방어체계라면 철충들과의 싸움에서 굉장히 유리할수있겠어요."


'아 진짜 무슨 영화보다 더 무섭냐. 그냥 지금이라도 몰래...'


(도망가려는 드씨의 팔을 붙잡는 뽀삐)


"히익?!!"


"안색이 굉장히 안좋으신데 괜찮으세요? 도움이 필요하시면 말씀하세요. 응급처치법은 다 알고있어요."


"필요하시면 여기서 당장 쓸수있는 제세동기를 만들어드릴까요?"


"어머, 감사해요. 그거라면 응급처치에 도움이 될꺼에요."


"후훗, 뭘요. 서로 돕고 살아야죠."


"아직 살아있으니까 내 방에서 뭐 만들 생각마!"


(죽음의 순서에 대한 단서를 찾은 주인공)


"그니까 저게 단서였다고? 꽤 참신하네."


"하지만 예정된 죽음을 거스른다면 어떤 일이 닥쳐올지... 굉장히 두려워지네요."


"저 전자기기는 정말 탐나네요. 저 뒤로 툭 튀어나오고 큰 덩치에 어울리지않는 화면 크기에 따닥따닥거리는 자판까지... 옛날 물건이지만 그래서 지금은 가질수없는 물건이라 더 탐나네요."


"그럼 사흘뒤에 있을 탐사임무를 같이 나갈까요? 셋이서라면 찾아낼수있을지도 몰라요."


"그거 좋네요. 또 이렇게 셋이서 모일 생각을 하니 기쁘네요."


"난 왜 넣으려고해?! 그날 쉬는날이라고!"


(결국 죽음을 피하는데 성공한 주인공과 친구들)


"오, 저렇게 결국 죽음을 피하게된건가? 다행이네."


"죽음을 피했다니, 믿기지가 않네요. 죽음과 운명은 바뀔수도 있다는뜻인걸까요?"


"흐음, 뭔가 좀 아쉽네요..."


(마지막 반전으로 주인공 사망)


"아니 무슨, 이게 뭐야! 기껏 살아남아놓고선!!"


"조용히 해주세요. 지금 편안한 잠자리를 위해 노력중이니까요."


"역시, 죽음을 늦출순있어도 피할순없군요.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아니, 음침이 넌 또 무슨 감상이... 하아, 아니다."


"그래도 뭐, 좀 엉망진창이었어도 셋이서 보니까 재밌긴하네."


"그럼 이제 다같이 씻고 자도록 할까요? 제가 오늘밤 우리의 잠자리를 완벽하게 만들어놨어요."


"난 아까 샤워했으니까 너네끼리 씻고와. 기다려줄테니까."


"안돼요. 방심한 사이에 찾아온 고독사만큼 외롭고 쓸쓸한건 없을테니까요. 셋이 같이 씻도록 해요."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한다라 정말 낭만적이네요."


"아니 난 니들 오기전에 먼저 씻었다고! 음침이 넌 왜 또 손을 잡는건데!!"


"가실까요?"


"아, 알았으니까 일단 이 손 좀 놔! 힘은 무식하게 쎄가지곤..."


(씻고 잠자리에 누우러옴)


"저기, 음침아. 설마 이 관뚜껑을 닫아야한다거나 하는건 아니지? 그러면 꼭 무슨..."


"후훗, 드라큐리나씨가 소리에 민감하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드라큐리나씨꺼는 특별히 관뚜껑을 닫으면 바깥의 소음을 차단해서 완벽한 취침을 즐길수있게 개조했답니다."


"아, 아니 성능 문제가 아니라 그러면 무슨 죽은사람같잖아. 내 침대 다시 돌려놓으면 안돼? 내가 바닥에서 잘테니까...'


"이순간을 위해 열심히 챙겨왔는데..."


"이순간을 위해 열심히 만들었는데..."


"아니 꼭 그렇게까지 말할 필요는 없잖아... 알겠어, 여기서 잘께. 됐지?"


(결국 셋 다 각자 관속에 누움)


"하아아... 현세를 잊는듯한 이 느낌이 너무 좋아요. 언젠가 주인님과 함께 누울 날이 오면 분명 이것보다 더 황홀할꺼에요."


"이런것도 정말 색다르네요. 나중에 관을 모티브로 한 ags를 제작해볼까싶네요."


"니들 말하는게 다 들리잖아...방음이라며!"


"아, 혹시나해서 저희가 누운 관끼리는 통신이 가능하게 해뒀어요. 심심하진 않죠?"


"하아아, 이젠 나도 몰라... 잘래."


"만약 자고있다가 죽는다면 그건 편안한 죽음일까요?"


"넌 제발 그 죽음타령좀 그만해..."


(다음날 아침)


"뭐, 좀 으시시해서 그렇지 의외로 개운하게 잤네. 이제 이걸 열고 나가야...어라?"


"뭐야, 이거 왜 안열려? 뭐야!!"


"죄송해요, 아자즈씨. 힘조절을 못해서 그만 관뚜껑이... 열심히 만들어주셨는데."


"아니에요, 뚜껑을 여는 버튼이 발쪽에 있다는걸 깜빡 잊고 말을 못했어요. 제 잘못이기도 하죠."


"그건 그렇고, 드라큐리나씨 많이 피곤하셨나보네요. 아침인데도 죽은듯이 주무시는걸 보면."


"후훗, 어젯밤에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니 그럴만도 하죠. 혹시 드라큐리나씨를 맡아주실수있나요? 오늘은 제가 바빠서요."


"물론이죠. 드라큐리나씨도 참, 잠꾸러기네요."


"히이잉, 내가 잘못했으니까 제발 열어줘..."


(드씨는 뽀삐의 방에 도착해서야 간신히 탈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