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 이게 뭐지? 잘려진 원숭이 손? 왜 이런게 내 책상에... 


(쨘)


이거 설마 그 소설에 나온 물건인가? 무슨 소원이든 3개 들어주지만 대신 그 소원을 뒤틀린 방향으로 들어줘서 부작용을 가져온다는...


아, 혹시 닥터의 발명품인가? 이렇게 말없이 두고간걸 보면 한번 써보고 후기 알려달란 거겠지.


근데 소원이라... 당장 생각나는 게 없는데.


실례합니다 주인님. 청소하러 왔습니...



맙소사, 저 흉물스러운 물건은 또 뭡니까? 코헤이교에서 부두교로 갈아타기라도 했습니까? 주인님한테 저런 물건을 수집하는 고약한 취미가 있을줄은 몰랐군요.


아, 아니 바닐라야, 그게 아니라...



아니시라면 제가 대신 버려드릴까요?


...나중에.



으휴, 빨리 치워줬으면 좋겠군요. 청소하러 올 때마다 저게 선반 위에 올려져있는 꼴은 보고싶지 않거든요. 주인님이 자꾸 방을 돼지우리같이 꾸며놓는 통에 제가 자주 청소하러 올수록 저 괴상한 물건도 자주 봐야 한단 말입니다.


...오늘도 바닐라의 매도는 거침없구나.


가만, 원숭이 손을 통해 바닐라가 더이상 매도를 하지 않게 해달라고 소원을 빌면 어떻게될까?


(사령관의 상상)


원숭이 손아! 바닐라가 나에게 매도를 하지 않게 해줘!



컥!



(급성심장마비로 사망한 그녀는 더이상 어떠한 매도도 하지 못하게 되었다...)


아냐! 내가 바란 결말은 이런게 아니야!!


(상상끝)


...


......


주인님. 혼자서 뭘 또 바보같이 중얼거리고...


바닐라야.


 

뭐죠? 시키실 일이라도 있습니까?


내가 항상 너 사랑하는거 알지?


무, ㅁ뭐, 뭡니까 갑자기... 그렇게 칭찬한다고 해서 떡이라도 떨어질 줄 아십니까?


아니 그냥... 바닐라가 나랑 같이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았으면 좋겠다 싶어서...


...


걱정마시죠, 바보같이 걱정만 많은 주인님을 끝까지 뒷바라지하기 위해서라도 장수할겁니다.


다 정리했습니다. 이만 가보겠습니다.


...출출하진 않으십니까? 과일이라도 깎아드릴까요?


좋지. 부탁할게.


알겠습니다. 금방 돌아오겠습니다.


...그나저나 이건 어떻게 써먹는담. 기왕 손에 들어온거 그냥 버리기도 뭣하고


(똑똑)


어, 들어와. 너무 빨리 돌아왔는데, 뭔가 잊고 간 거라도-


그대여, 지금 시간 되나?


아스널? 바닐라인 줄 알았는데... 아니, 그보다 무슨 일이야?


 






...안돼.





안돼안돼안돼... 우리 어제 밤새도록 했잖아! 나도 기력충전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꼴림이란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법일세. 그대를 생각했더니 자궁이 멋대로 예열되버린걸 어쩌겠나.


자, 그럼! 한가하다면야 오늘은 나와 화끈하게 보내도록 하지. 침대로 갈까? 아님 내가 책상 밑으로 들어가길 원하나?


아스널, 오늘은 좀 봐줘!


강간 플레이로군, 알았다!


으아아아! 말이 안통하잖아! 오늘 하루 정도는 내 소중이를 쉬게하는게 소원이라니깐!!


(까딱까딱)


(사이렌 소리)


!? 뭐야, 무슨 일이야?


[각하, 긴급보고입니다! 저희가 정박한 항구가 철충의 습격을 받았습니다!]



이런, 놀 때가 아니군. 난 캐노니어를 이끌고 현장으로 가보겠다! 지휘를 부탁하지!


어, 어! 맡겨줘!


...이렇게 아스널을 피하게 되네. 이게 원숭이 손의 힘인가? 그 소원이 하필이면 철충의 습격이란 방식으로 이루어진다니...


가만, 그럼 원숭이손을 이용해 철충과 별의아이를 모두 소멸시켜달라는 소원을 빈다면...


(BOOM)


...너무 큰 스케일의 소원이라 지구가 터져서 철충도 별의아이도 다 사라진다는 그런 미친 부작용이 나올것 같으니 관두자.










(전투종료)


마리, 피해상황 보고해줘.


다른 부대원들은 무사하지만... 타이런트 1기가 맨 앞에서 온몸으로 공격을 받아내느라 중파됐습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자폭까지 하는 바람에...


손상이 너무 심해... 이건 고칠 수 있는 수준이 아니거든?


차라리 새로 만드는 편이 더 낫겠어요.


설마 좀 전에 원숭이 손으로 빈 소원의 부작용은 철충의 습격에서 끝나지 않고 타이런트의 희생까지 포함되는 거였나...? 이런건 원하지 않았는데...


가만, 원숭이 손으로 이렇게 된 거라면... 원숭이 손으로 이 사건을 고칠수 있지 않을까?


내 소원은! 타이런트가 되살아나는거야!


(까딱까딱)


으아아아아!!


!? 뭐야, 무슨 일이야? 격납고에서 여자 비명소리가!?


아, 깨어났나 보네요.


깨어나? 누가?


좀전에 말씀드렸잖아요, 새로 만드는 편이 더 낫겠다고요.


그래서 타이런트의 소체를 새로 만들어줬는데...


어떤 년이냐! 감히 이 몸에게 이딴 쬐끄만한 살덩이 몸을 주다니, 죽고 싶은거냐!!


 

??? 누구...?


새 몸은 어때요? 마음에 드나요?  


크아아악! 지금 시비거는 거냐!!


표정콘도 없어서 무표정인 상태로 위협해도 안무섭답니다.


...


뭐 이정도 부작용이면 나쁘지 않네. 감당 가능할 정도고-


다같이 죽자 이새끼들아!!!


아니 잠ㄲ















...그래서 난장판이 된 함내를 고칠때까진 바깥의 임시숙소에서 지내줬으면 하거든?


어, 음. 그래... 수고해...


...


여기서 오르카호를 고친다던가 타이런트에게 원래몸을 돌려준다던가 하는식으로 소원을 빌었다간... 또 무슨일이 생길지 감당이 안되네


차라리 이 손이 원래 있던 곳으로 되돌아가면 소원이 없겠다 진짜...


(까딱까딱)


잠깐 혼자 중얼거린 것도 소원으로 카운트되는 거였어!? 이번엔 또 무슨일이 일어나려는-


오빠, 큰일났어! 여기 이상한 손님이- 앗, 잠깐!


실례하네! 혹시 여기서 내 손을 보지 못했는가!?


 

...엑


옳거니, 여기있었구만! 한참을 찾았네.


...닥터, 이 말하는 원숭이는 대체 뭐야? 무슨 유전자 조작이라도 한거야?


내가 한 거 아냐.


어허! 창조주한테 그게 무슨 무례한 말인가!


...창조주? 그러니까 당신이, 신 같은거라고?


좀전엔 허공에 무슨 포탈같은걸 열어서 나온걸 보면 과학으로 설명할수 없는 기적같은 힘을 부리는 것 같긴 한데...


신이라. 따지자면 그런 종교적인 개념보다는 프로그래머에 더 가깝지만, 너무 자세한건 묻지말게나. 자네들이 신경쓸 영역이 아니네.


그건 그렇고, 여기다 손을 흘려버리는 통에 본의아니게 폐를 끼치게 된 것 같구만. 미안하게 됐네.


아니... 대체 뭘 어떻게해야 손이 분리된다는 거야?


그게 말이지. 의견충돌이 좀 생겼더니 이녀석이 삐져서 멋대로 가출해버렸지 뭔가!


...의견충돌?


집안문제니까 너무 파고들진 말아주게나.



아무튼 사죄의 뜻으로 뭔가 소원이라도 하나 들어주지. 이번건 부작용이 생길 일 없는 안전한 서비스니 걱정말고.


...묻고싶은게 굉장히 많긴한데, 일단 소원을 물어본다면야...


철충이랑 별의아이 전부 없에달라는 것도 돼?



허허 이거 참! 그렇게 나오시겠다?


불가능해?



아니 뭐, 내 손에 걸리면 가능하기야 하다만...



이 세계의 이야기가 여기서 끝나버렸다간 내가 실직자가 되버리거든. 그래서 그건 좀 곤란하네.


뭔가 다른 거 바라는 건 없나? 없다면 그냥 가보겠네.


오르카호 박살난 거나 고쳐줄... 아니, 아니다.


그냥 내가 원숭이 손을 발견하기 전으로 시간을 되돌려줄 수 있어?


그거야 어렵지 않지! 깔끔하게 일을 정리할 수 있을것같구만


시간대를... 과거로 롤백하기까지... 3... 2... 1...!




















...인님! 주인님!




아침 드신지 얼마 됐다고 낮잠이나 주무시고 계십니까? 어젯밤에 제대로 못주무셨습니까?


바, 바닐라? 여긴... 내 함장실?


왜그러십니까?


아, 아무것도 아냐. 그냥 이상한... 꿈을 꾼 거 같아.


아 그러십니까. (시큰둥)


...바닐라야.


 

뭐죠? 시키실 일이라도 있습니까?


내가 항상 너 사랑하는거 알지?


무, ㅁ뭐, 뭡니까 갑자기... 그렇게 칭찬한다고 해서 떡이라도 떨어질 줄 아십니까?



아니 그냥... 왠지 이 말을 하고싶었어.



....그러십니까?



재밌네요. 사실 제가 어젯밤 꾼 꿈에서도 주인님이 똑같은 말을 하셨거든요.


아, 그래? 내가 나왔다니, 좋은 꿈이었겠네.


처음에는 좋았죠. 근데 그 다음부턴...


그대여!


깜짝이야. 아스널? 무슨 일이야







 

안돼...





안돼안돼안돼... 우리 어제 밤새도록 했잖아! 나도 기력충전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그대여, 들어보게나. 나도 그럴만한 사정이 있다네.


어젯밤 꿈에서 그대가 나왔다네. 거기서 그대와 하기 직전까지 갔는데 하필 철충의 습격으로 끊겨버렸지 뭔가. 이런 똥싸다 끊긴것같은 찝찝한 꿈을 꾸었으니 현실에선 제대로 한 판 해서 기분을 풀고 싶다네.


...잠깐


혹시 그 꿈 막바지에 타이런트가 중파돼서 여자애 몸으로 갈아탔다가 빡친 타이런트가 난리 피워서 오르카호 개판나지 않았어?


어...?


응? 그걸 어떻게 알았는가?


설마 저랑 주인님과 아스널 준장님 모두 같은 꿈을 꾼 겁니까? 닥터가 꿈을 조종하는 발명품이라도 만들었었나요?


내가 이런 미신같은 걸 믿는 성격은 아니지만, 혹시 무언가의 징조인가? 예지몽이라던가...


아냐, 내 생각엔... 그... 아니, 아무것도 아냐. 그냥 잊어버리자고.


뭐 아무튼. 그게 다 꿈이었다면 여자애가 된 타이런트도 없던 일이 되겠ㄴ


으아아아! 이 살덩이 몸은 대체 뭐냐!?


심심해서 만들어봤는데, 어때요? 마음에 드시나요?


...


 

...반만 예지몽이었던건가?


글쎄... 어쩌면...


아오! 이번엔 뭐가 또 문제길래 롤백도 어중간하게 되는건데!!









































뭐 그건 그거고. 은근슬쩍 넘어갈 생각하지 말게 그대여.


아니 제발 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