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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으- 치킨 먹으면서 야한 영화 한 편, 이게 야스지."



-자기... 오늘, 불닭먹고 갈래요...?

-오, 자기... 나 매운 거 못 먹어.



"저저 멍청이... 진짜 불닭 먹으라고 하는 거겠냐고."



-저런.. 그럼 냉면으로 드릴까요...?



"......? 뭐지? 진짜 불닭 먹이려는 거였어? 뭔....."



-냉면이면 좋아.

-그럼 냉면 먹은 다음에는.... 뜨거운 저의 보...



"오..! 오오오....!!"


똑똑.


"티타니아, 있어?"


'.....!!!!!!!!!!! 소리!! TV 소리!!'


"으, 으흠.... 뭐야. 여왕 바빠."


'뭐, 뭐지? 오늘 만나는 날이었나? 아닌데....

갑자기 들어오겠다고 하면 어쩌지....

지금 꼴 엉망진창인데....'


"아, 갑자기 찾아와서 미안. 잠깐 할 말이 있어서."


'할 말? 뭐지?'


"뭔데, 빨리 말해."


"별 게 아니라 그, 오늘.... 같이 바에서 한 잔 하고 싶어서."


"..........."


"바쁜데 귀찮았으면 미안. 하지만 꼭 만나고 싶은데....."


"....후.. 어차피 명령이지?"


"그런 건 아니지만... 만날 거면 9시에 바로 와줄 수 있어?"


".......알았어."


"고마워, 티타니아."


'......갔나....? 아, 기척이 없어, 갔구나.'


"깜짝 데이트였구나. 후후후."









"아, 티타니아. 와줬구나."


"......"


"그 옷 입어줬네...! 기뻐."


"너 때문이잖아."


"응? 나?"


"바에 들어오려면 복장 제한이 걸리잖아. 여왕 귀찮아.

다음부터는 평상복도 바에 출입 가능하게 해."


".....? 그런 거 한 적 없는-"


"무슨 일로 불렀어."


"아, 와서 앉아. 우선 가볍게 칵테일로..."


"여왕 다리 시려. 네 자리에 앉을 거니까 비켜."


"응."


'후후후. 사령관이 앉았던 자리. 이게.... 간접섹스지...!'


'간접섹스도 섹스니까. 헉?! 임신하면 어쩌지...?

임신하면.... 더 이상 섹스 못 하는 거 아닌가...? 그럼 안 되는데...'


'지금도 술기운을 빌려서 간신히 몇 번 해봤는데 여기서 더 못하면....'


"으, 으흠.. 자, 여기. 칵테일 마셔."


"흥... 술 고르는 안목은 있네."


"고마워. 저... 티타니아, 오늘 부른 건..... 음.. 그게 그러니까......"


"여왕, 기다리는 거 싫어해. 빨리 말해."


"나, 생각 많이 했거든. 그.... 우리의 미래에 대해서...."


'미래...? 무슨 말이지?'


"그, 저기.. 음... 티타니아."


"....? 갑자기 왜 무릎을 꿇어? 그건... 뭐야...?"


"사랑해요, 저랑 결혼해주세요."


"?????????"


"계속 상상하고 고민해봤어.

난 역시.. 티타니아가 좋아. 사랑해.

나랑 결혼하자.

결혼해서 알콩달콩...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자."


"무, 무슨.. 지금 여왕을 놀리는 거야?!"


"아니야, 여기 반지도 가져왔어. 티타니아 여왕님. 사랑해요."


'반지?'


'반.....지....?'


'바.. 반지!! 결혼 반지! 결혼..!!'


"하...!! 이, 이리..! 당장 이리 내...!!"


툭.


"아....."


"이런 반지가 땅에...."


"자.. 잠깐 아니야.... 여왕은 실.. 실수...."


'어, 어떻게 하지? 내친 거라고 착각하면... 어쩌지..? 어떻게 해야....'


'사, 사과.. 우선 사과를... 사과를 하면...'


"네, 네가 잘 잡고 있었어야지. 칠칠맞지 못하게."


"아.. 미안.... 잠시만 반지가 어디로 갔는지..."


"네가 왜 미안.. 이게.. 아니.. 이게 아닌데.... 난 사과를...."


'어어... 어... 어...... 어으....'


'어, 어지러워... 어지러워서 토할 것 같아....'


"여왕... 화장실.... 화장실 다녀올래...."


"아, 찾았다! 티타니아 반지 찾았...."


"어? 티타니아?"









"우웁....! 우욱...!"


"하아... 하아..... 헛구역질만 계속...."


'이상해... 왜 이렇게 동요하지....? 이렇게 애타할 일이었나?'


"애타할 일이기는... 하... 이 멍청이...."


"사과 한 마디면 끝날 일을.... 괜히 혼자 마음이 급해져서..."


"아니, 애당초 그냥 결혼할래, 한 마디면 됐던 건데."


"고작 한 마디도 못하는 주제에 여왕은.... 하......."


"티타니아, 괜찮아?"


"...! 여, 여왕 쉬 싸고 있어! 어디까지 쫓아오는 거야!!"


"아, 아니 저기. 그... 많이 힘들어? 방까지 데려다 줄까?"


"피, 필요 없어! 나가! 당장 나가!!"


"아, 아니 나는..."


"나, 나가...! 나가....!! 문 앞에 있지 마! 저리 가!!"


".......티타니아. 그렇게 애쓰지 않아도 돼."


"무, 무슨 말이야?! 여왕은 애 같은 거 안 써. 여왕은...!"


"아까 한 말 다 들었어. 속마음을.... 말하지 못해서 가슴앓이하는 거."


".....!!!!"


".....그리고 그렇게 하지 않아도. 다 알아."


"뭐, 뭘 안다는 거야?"


"지금까지 보인 모습 때문에 속마음을 쉽게 밝히지 못할 뿐이라는 거.

단지 표현이 서툴 뿐이라는 거.

벌써 오래 전부터 다 알고 있었어.

그 옷 입어준 것도 날 위해서잖아."


"아, 아니야! 여왕은...! 여왕은 어쩔 수 없이..!"


"티타니아. 복장 제한은 그냥 네가 스스로 만들어낸 변명거리잖아."


".........!!"


"그리고 사실, 티타니아가 굳이 마음 표현하려고 하지 않아도 돼.

넌 모르는 것 같아도, 난 다 보였어.

아까도 반지 빨리 받으려다가 실수로 쳤을 뿐이라는 거, 다 알아."


"그러니까... 나와주면 안 될까? 부탁할게."


".................."


'..................'


""......여, 여왕은 나가기 싫어......""


"...그럼 마음이 좀 정리된 다음에-"


""네가-""


"네, 네가 들어와. 항상 그랬던 것처럼. 네가 다가와.... 줘...."


"...당장 부수고 들어갈게."


"아...! 아흣..! 자, 잠깐.. 화장실에서 하자는 말이 아니었.. 아..! 아읏...!"


"기, 기다려..! 비유적인 표현이었지 이렇게..! 앙.. 아흣...!"


"사랑해! 정말 사랑해 티타니아! 사랑해!!"


"나.. 나도.. 사랑.. 하악....! 아앙...! 사,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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