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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친~ 나 추워~~ 어서 내 안쪽부터 따뜻하게.... 응?"


"저리 좀 가지? 가까이 오지 마."


"그러지 말구~ 초콜릿 먹을래? 아니면 케이크?"


"하아... 당신, 눈치 없다는 소리 많이 듣지?"


"넹. 눈치 없게 마구마구 들이댈 거예요. 받아줄 때까지."


"속알맹이 없는 소리만 늘어놓기는.....

멸망 전에도 비슷한 인간이 있었지.

그 인간과는 다를 거라고 생각했는데."


"엣.. 화났어? 미안.. 난 브륀힐드랑 친해지고 싶어서...."


"당신, 진짜 재수 없네. 가만히 좀 내버려 둬.

서로 건드리지 말고 편하게 지내자고, 응?"


"으음....."


"뭐야 저 왕재수는?"


"앗 천아구나. 이리와~ 안아줄게~"


"흐음...... 좋아. 꼭 안아주기다, 남친?"


"자아 꼭~~따뜻하게 댑혀줄게~~"


"크.. 크윽..! 아, 아니!? 천아야 나 좀 아픈데..! 너무 꽉 안았는데...!"


"어머 아팠어? 미.안."


"그런데 남친. 아픈 것만 바로 알고 오늘이 어떤 날인지는 몰라? 븅신이야?"


"오, 오늘...? 그리고 보니 천아 오늘 카페 근무..."


"아.. 아앗....! 오늘 천아 휴일이었구나..!"


"미, 미안. 신캐에 너무 정신이 팔렸어..."


"흠, 그래, 신캐가 나온 다음 날이니 그럴 수 있지."


"그런데 내가 비번인 날 그래서는 안 되지? 븅신이야?"


"죄송해요오...."


"벌로 넌 오늘 내 발닦개야. 뽀송뽀송하게 닦아라. 간지럽히지 말고."


"발닦개...! 발마사지 받고 싶다는 거지? 요, 용서해 주는 거야...?"


"그럼~ 내가 설마 남친한테 화를 낼까. 우리 남친이 얼마나 바쁜지 잘 아는데."


'하지만 그 년.... 감히 내 남자한테 면전에다가 재수 없다고 말해?'


'썅년이.'


"아, 생각나니까 갑자기 화나네. 븅신 같은 게.

야. 남친. 넌 오늘 18시간 동안 짜일 줄 알아."


"여, 열심히 할게요...."









"야. 천연 가스레인지 핫팩."


"흠.....? 설마, 날 말한 거야?"


"니가 그렇게 발화를 잘한다며? 갑판으로 따라와."


"........넌 뭐지?"


"좋게 말할 때 와. 복도에서 머리채 잡고 싸울 수는 없잖아?"


".......좋아. 심심한 찰나에 잘 됐어."








"야, 넌 뭔데 핫팩한테 재수 없니 뭐니 말하니?"


"그렇게 말하는 너도 한 재수 하는 것 같은데?"


"븅신아. 난 나고 넌 너지. 지금 나랑 말장난해?"


"......새로 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문제 일으키기는 싫지만.

나도 참을성이 많은 성격은 아니야.

괜히 시비 걸지 말고 할 말을 하지?"


"아니, 내가 먼저 묻겠어.

뭐 때문에 화가 난 거지?

내가 네 남자를 욕해서 그런 건가?"


"그래. 너도 누가 네 댕댕이보고 똥개라 하면 화나지 않겠니?"


".........."


"그래. 사과하지. 내 반응이 과했던 게 맞아.

변명을 하라면 할 수야 있겠지만,

그런 걸 원하는 게 아닐 테지.

다음부터는 그런 일 없도록 조심하겠어."


'....? 뭐지? 생긴 거랑 다르게 순한데?'


'당연히 한 성깔 할 줄 알고 나도 세게 나갔던 건데.

이러면... 내가 나쁜 년 같잖아?

아니, 나쁜 년인 건 맞지만....'


"더 할 얘기가 없다면 이만 가겠어."


"흠...... 너, 뭔가 예상과는 다른데. 왜 그랬던 거지?"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데."


"일방적으로 시비를 건 오히려 좋게 넘어가면서.

남친이 조금 귀찮게 군 걸로는 되게 예민하게 굴었잖아.

이유가 있어서 그런 거 아니야?"


"생각이 너무 앞질러가는 것 같네.

그때 유난히 예민했을 뿐이야."


"음... 나한테 쫄아서 그런 거라고 하면 믿을지도."


"후.... 그래. 그렇다고 하지. 그럼 이만."


"엥? 진짜 가버렸잖아?"


"흠....."








"으음... 기왕 한 식구가 된 거, 잘 지내야 할 텐데...."


"거의 190명 가까이 해온 일이지만

매번 친해지기가 참 어렵단 말이지."


"자니?"


"왐마 깜짝이야. 어디서 솟아난 거야?"


"뭐야. 너 또 딴생각하고 있었지? 또 그년이야? 천연 가스레인지?"


"가스레인지...? 아, 브륀힐드를 말하는 거구나. 응...

최대한 편안하게 해주는 게 내 일이잖아.

그래서 고민하고 있었어."


"킥킥. 그런 다정한 면이 참 좋단 말이지.

나만 가지고 싶을 정도로."


"떽! 독점은 나빠요."


"또 18시간 짜이기 싫으면 닥쳐."


"넹."


"뭐.. 그래도 오늘은 네가 좋아할 소식을 가져왔어.

내가 그 가스레인지 년을 쭉 살펴봤거든?

그년의 마음을 거머쥘 방법을 알아냈다구."


"왐맘마!! 어케한 거임!! 알려주세요!!"


"흥~ 칭찬이 좀 듣고 싶은데~"


"세상에서 가장 빛나는 은발을 가진 청순하고 섹시한 뱀의 여왕 천아님!!

어디든 잠입 가능한 은밀한 움직임을 보유하셨음에

낭군의 침대 속도 자유자재로 들어오시어 저의 자지로 몸을 뎁히시는 요염의 여왕!!!

거기에 이어 타고난 뱀의 센서와 같은 직감으로 모든 만물의 마음을 파악하시니.

당신이야말로 오르카호 제일의 여친이시옵니다!! 가르침을 주소서!!"


"어머... 굉장하네. 어떻게 한 번도 안 멈추고 그렇게 말해."


"헤헤헤 합격의 목걸이가 걸리나요?"


"흠..... 이 정도면 충분하지."


"하지만 좀 질투난다. 그깟 암캐년 때문에 지어낸 칭찬이잖아?

평소에는 이렇게 해주지도 않는 주제에."


"벌로 넌 24시간 동안 짜일 줄 알아.

못 버티면 가스레인지의 비밀은 평생 묻히는 거야."


"....노력하겠습니다. 여러모로."


"흠.... 노력만으로는 안 돼.

좀 더 나만을 위한 뭔가가 필요해.


"그래. 내가 신음을 뱉게 해봐.

신음소리에 단어를 섞을 테니....

전부 다 알아낼 때까지 잔뜩 보내주는 거다, 남친?"


"나의 목숨을 천아에게."


"앗.. 아흥.. 브륀힐드느흐은...!

앗....! 자기 과거의 어둠에흣...!

남이 물들기를 두려워해..엣..!"


"이제 넣을게!!"


"앙!! 아학..! 그러니까하읏!!!

기본적으로 마음이 여려서어어엇!!

상처 받기 싫어해서 남을 밀어내에에엣!!!

그러니까흑!! 그, 그러니꺄항!! 아흣!!!"


"그러니까!?"


"계속 다가가면 돼."


"네가 나에게,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그랬던 것처럼."







"결혼해주세요!!"


"나랑 결혼해봤자 유쾌한 꼴은 못 봐. 가까이 오지 좀 마."


"""""괜찮아요!! 결혼해주세요!!!"""""


"하...... 징하네. 돌려 말하는 것도 이제는 한계야.

이해할 수가 없네... 왜 자꾸 성가시게 굴지?

왜 나한테 관심을 가지는 건지... 뭐, 좋아.

후회해도 늦었어.

받아들일게."


"이제부터 내 안에 있는 아픔들, 전부 내게 털어놓을 테니까.

어디 끝까지 도망가지 말고 버텨봐. 그럼.....

인정해줄지도 모르지. 너의 노력을."


"반드시 행복하게 해줄게."


"후..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하게 살겠다는 게

그 아이의 입버릇이었지.

좋아. 그 얘기부터 하자.

행복을 쫓던 그 아이의 결혼식이 어떻게 망가졌는지."


"네 결혼식은 절대 그럴 일 없을 거야.

약속할게. 네 모든 상처를, 내가 같이 부담하겠다고."


"....조금은... 당신을 다시 보게 될 지도."








"야 남친. 그래서 후일담은?

내가 중제해줬는데 당연히 뒷일도 말해줘야지?"


".......브륀힐드 뷰지 엄청 뜨거웠어."


"하아? 지금 내 앞에서 다른 여자 보지 느낌을 말한 거야?"


"뜨거움을 전수하는 방법을 알아냈거든."


"어머?"


"킥. 좋아. 그럼.... 어디 뉴핫팩 성능 좀 테스트해볼까?"


"보지 녹아내릴 정도로 박아줄게."


"어머.. 앗!! 아흑!! 이, 이거야!! 아아앙!! 좋아 남친!! 아아앙! 아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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