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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령관이 자기 밑에 있는 바이오로이드들 특징이나 자기 감상 같은 걸 수첩에 적어두는 컨셉인데 약간 일기 같은 느낌도 있음. 다 독립적인 이야기니까 전편 안 봐도 보는데 문제 없음.



덴세츠 출신의 바이오로이드가 다 그렇듯이 연기력이 좋다. 하지만 다른 아이들과 비교했을 때 특히나 눈에 띄는 특징은 일상생활에서 연기하는 모습으로 전환될 때의 갭과 전환되는 타이밍이 참 멋지다는 점. 모모는 이게 연기인지 진심인지 모르게 다가와서 한창 즐기고 나면 알고보니 연기였다는 느낌이라면, 뽀끄루는 연기를 시작하는 순간부터 주위의 분위기를 압도하는 카리스마가 있다. 단순히 대마왕 연기 뿐만이 아니라 고양이 연기 같은 가벼운 주제라도 눈길을 확 끄는 매력이 있는 것이 신기하다. 본인은 머리띠에 달린 세뇌장치로 어느 정도 감정을 제어하는 효과 덕분이라며 겸손해하지만 모모도 뽀끄루의 연기 실력은 덴세츠 바이오로이드 중에서도 최상급이라고 하는 걸 보니 내 눈이 잘못된 건 아닌 것 같다.


기가 약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쉽게 휘둘리는 경향이 있지만 남들 보살피는 걸 좋아해서 덴세츠의 큰언니 같은 느낌이다. 백토와는 거의 단짝같이 지내다보니 이제는 백토 역시 뽀끄루가 대마왕 연기를 해도 '마법소녀로서 눈 뜬 뽀끄루가 다시 타락할 리 없다.'라고 굳게 믿고 있다. 그 덕택에 LRL이라든가 꼬마들과 놀아줄 수 있는 방법이 늘어나서 본인도 즐기는 것으로 보인다. 언제 한 번 물어보니 멸망 전에 행사를 뛴 경험을 이야기해주며 아이들은 모모를 좋아하고 자기는 어른 남자들만 좋아하는 것 같아서 좀 아쉬웠다고 말했었다. 대마왕 연기를 부끄러워하는 주제에 막상 대마왕의 모습을 보고 눈을 빛내는 아이들 팬을 많이 바랬던 것 같다. 지금은 만족하는 것 같아서 다행.


천의 얼굴을 가진 여인이라는 칭호가 어울리는 멤버. 할 때마다 다양한 컨셉으로 나를 즐겁게 만들어준다. 근데 첫 시작은 당당해도 본성을 감추는 가면이 오래 가지는 못하기 때문에 적당히 침대에서 뒹굴다보면 어느 새 가면이 깨지고 부끄러워서 어쩔 줄 모르는 소녀가 나온다. 당당하게 연기하는 뽀끄루를 무너뜨려서 속내를 드러내게 하는 건 정복욕을 자극하는 면이 있단 말이지. 물론 가끔씩 좀 더 하드한 플레이를 하고 싶을 때도 있어서 그럴 때는 그녀의 세뇌장치를 적극 이용한다.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은 뽀끄루와 잔뜩 즐기고 나면 나 스스로도 경험치가 올라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뽀끄루에 대한 충성심이 정말 대단하다. 그 백토마저도 뽀끄루와의 긴 교류 끝에 뽀끄루 대마왕으로서의 그녀를 잊고 순수한 친구로서의 뽀끄루를 받아들였건만 골타리온의 대마왕을 위한 충정은 백토의 경쟁심보다 강력했던 것 같다. 다만 뽀끄루 대마왕이라는 설정에 답없이 몰입한 것은 아닌 것이, 주위의 다른 바이오로이드나 AGS를 대할 때도 선을 넘지 않도록 적당히 컨셉질을 하는 수준에 그치며, 마왕군의 세계정복은 컨셉일 뿐이고 결국은 뽀끄루의 행복을 위해 적당한 수준에서 그녀를 돕는 모습을 보인다. 뭐...그러는 와중에도 마왕군 군단장이라는 자신의 역할에 대한 로망은 있는지 가끔 골때리는 제안을 내게 하고는 한다. 지난 번에는 니바와 손잡고 악의 수령과 40명의 역바니 보디가드라는 컨셉을 제시해서 나를 홀릴 뻔 했다. 이 자식...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AGS들도 다들 나름대로의 성격이 눈에 띄지만 가장 쾌활하고 즐거운 AGS 중 하나다. 현실과 컨셉을 구분할 줄 알면서도 늘 컨셉에 몰입하는 골타리온과 제일 마음이 잘 맞는 건 페레그리누스인 듯. 같은 연기자 출신이라 그런지 둘이 쿵짝이 좀 잘 맞는 경향이 있다. 둘이 같이 놀고 있을 때 다가가면 페레그리누스의 오버가 좀 심해져서 내가 힘들어지니 신경 끄는 게 상책. 대신 골타리온의 로망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군용 AGS와의 교류는 거의 없다. 특히 팬텀과 어느 정도 친해진 쉐이드와 잘 어울리려나 싶어서 자리를 만들어봤는데 쉐이드는 쿨하게 무시하고 로망을 이해받지 못한 골타리온이 일방적으로 열받는 엔딩이었다. 그러고보니 어느 새 글라시아스와 친해졌더라. 꼬박꼬박 누님이라고 부르면서 뽀끄루 다음으로 존경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AGS도 사랑을 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드는 모습이었다. (진실 - 페레그리누스가 말리는 거 무시하고 글라시아스 앞에서 드립치다가 참교육당함)


나 봇박이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