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 모음집

 

다음 날, 닥터는 리마토르를 찾아왔다. 평소보다 이른 새벽 5시부터 찾아온 그녀의 방문에 리마토르는 하품을 쩍쩍하며 일상복 차림으로 그녀를 맞았다.

 

“어서 와요, 닥터. 무슨 일로 이렇게 일찍 찾아오셨나요?”

 

“전에 말했던 약물 투여를 해보려고. 오빠랑 상담해서 날짜를 잡으려고 했는데, 아스널 언니가 부탁해서 일찌감치 찾아왔어.”

 

“...왜 그런 부탁을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런 이유라면 저는 거절하겠습니다. 돌아가주세요.”

 

“에에, 그러지 말고. 칸 언니도 부탁했단 말이야.”

 

“칸이요?”

 

“어. 어제 리마토르 오빠가 리제 언니랑 상담하고 온 뒤로 하루 종일 우울해하는 것 같다고 나한테 부탁을 했거든.”

 

“.....왜 그러는 건지.”

 

“언니들이 이렇게 걱정하는데 한 번 받아볼 생각은 없어? 오빠 입장에서도 잃어버린 기억을 찾는 거니까 도움이 될 거야.”

 

닥터의 끈질긴 요구에 리마토르는 한숨을 푹 내쉬더니 동의를 표했다. 어차피 언젠가는 알게 될 과거의 기억이니 지금 알아도 닥터 말대로 도움이 될 일이었다. 그의 동의가 떨어지자마자 닥터는 어떤 부작용이 있을지 모르니 일주일간 넉넉한 생활을 보내고 오라고 말한 뒤 다음 주에 날짜를 잡았다. 

 

“일주일 간 행복하게 보내라니, 뭔 사형수에요?”

 

“아니 뭐... 기억을 다루는 시술은 나도 처음이라 무슨 부작용이 있을지 모르니까.”

 

“참나, 나이트 앤젤 씨가 가슴을 키워달라고 했다가 좌절당했을 때 이런 기분이었겠군요.”

 

“에헤이 씁. 그런 말 하는 거 아니야 오빠.”

 

닥터는 그리 말한 뒤 방을 나갔다. 리마토르는 6시를 가리키는 시계를 보더니 오늘은 조금 일찍 활동해야겠다며 샤워부터 했다. 샤워기에서 쏟아지는 찬물을 맞으니 머리가 개운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샤워를 마친 후 리마토르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연구실로 향했다. 쓰고 있는 논문이 70% 이상 완성되었기에 그는 보람을 느끼면서도 남은 30%가 진행되지 않음에 초조함을 느꼈다.

 

‘바이오로이드의 인간성에 대한 논문은 꽤나 많이 진척되었어. 여태까지의 상담 사례를 근거로 하나씩 생각의 틀을 맞춘 결과 바이오로이드와 인간의 동일성을 대응하는 데는 성공했지. 

 

하지만 아직도 풀리지 않은 의문이 있어. AGS와 바이오로이드, 인간은 해체를 통해 도달한 본질에서 모두 큰 차이점을 보이지 않아. 그렇다면 바이오로이드와 AGS와 달리 인간만이 가진 특성은 무엇이지? 그게 대체 뭐길래 바이오로이드와 인간의 갈등을 뛰어넘어 새로운 세계를 건설하기 위한 길을 막고 있는 거지?

 

좀처럼 답이 보이지 않아. 천천히 접근해야하는데 자꾸만 조급해지는군.’

 

리마토르는 생각으로 가득 찬 머릿속을 진정시키며 연구실 문을 열었다. 출근한 하르페이아가 그를 밝은 인사로 반겨주었다.

 

“출근하셨어요, 교수님?”

 

“네. 일찍 나왔네요 하르페이아. 안 피곤해요?”

 

“전 괜찮아요. 이 정도는 견뎌야 아이돌 활동도 하죠!”

 

그의 질문에 하르페이아는 씩씩하게 대답했다. 그렇지만 리마토르는 그녀의 눈 아래에 달라붙은 블랙서클을 발견하고 피식 웃으며 냉장고를 열었다. 자양강장제 한 병을 따주며 그는 말했다.

 

“아이돌 활동도 쉬운 일이 아니죠. 어제 하루는 통째로 연습한 건가요?”

 

“네, 신곡을 내려고 연습하는 중이라 다들 힘이 바짝 들어가 있어요.”

 

“고생이 많겠어요. 한 병 더 마실래요?”

 

자신도 자양강장제 한 병을 비운 리마토르는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자양강장제 병을 흔들었다. 하르페이아는 미소로 화답하며 문득 떠오른 무언가를 그에게 질문했다.

 

“생각해보니 음악은 대중 세뇌의 목적으로 쓰이고는 했네요?”

 

“그렇죠. 쉽게 기억하기 위한 기억술 중 하나인 음을 붙여 노래를 만드는 방식이 전 세계적으로 다 나타난 것처럼, 음악은 대중을 움직이기 위한 목적으로 많이 쓰였죠. 괜히 프로파간다의 수단에 영화와 음악이 꼭 들어가는 것이 아니죠.”

 

“방금 떠오른 단어가 세뇌라서 부정적인 어감이 들기는 하지만, 방향을 바꿔서 대중의 생각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는 거죠?”

 

“얼마든지요. 존 레논의 <Imagine>이 반전사상과 평화를 담은 가사로 전 세계에 울림을 주었고, 1988년 서울 올림픽의 주제가 <손에 손잡고>도 냉전이 종식되며 하나가 된 세계를 보여주어 많은 사람들을 울렸죠. 저항의 상징으로 음악이 쓰였다는 점도 생각해보면 알 수 있듯이, 음악이 사람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답니다.”

 

리마토르의 대답을 들은 하르페이아는 자신의 생각이 맞을 것 같다며 눈빛을 빛냈다. 그녀의 모습에 리마토르는 의아함을 느꼈으나 다른 사람도 아니고, 그녀가 내는 아이디어니 뭔가 중요할 것이라 생각하여 그녀에게 무슨 생각을 하는 거냐며 물었다.

 

“교수님, 저랑 계약해서 아이돌이 되어주세요!”

 

하르페이아는 기대에 가득 찬 목소리로 그에게 제안을 했다. 어째 모 마법소녀 만화의 하얀 사이코패스가 떠오른 리마토르는 순간 자신의 등을 타고 올라간 불길함에 그녀에게 다시 물었다.

 

“...마법소녀가 되어달라는 건 아니죠?”

 

“에이, 그게 무슨 소리에요.

 

음악이 대중의 인식에 많은 영향을 미치니까 저희는 그 점을 이용해서 철학을 알려보는 거에요. 예를 들어서 칸 대장님이 부르는 칸트 철학 랩이라든가, 리제님이 부르는 니체 발라드라든가 응용의 폭이 무궁무진하다고요!”

 

“후, 난 또... 제안은 고맙지만 거절하겠어요.”

 

마법소녀(?)가 되어 절망을 구원하게 되는 일에 휘말리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안도하며 리마토르는 그녀의 제안을 돌려보냈다. 

 

“예? 왜요?”

 

“첫째, 전 아이돌을 하기에 적합한 외모가 아닙니다. 둘째, 아이돌 활동을 위해 가창력부터 시작해서 안무까지 완벽하게 맞추어야 하는데 저는 음치에 몸치입니다.

 

이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한 이유가 되지 않나요?”

 

그의 설명에 하르페이아는 수긍하면서도 미련이 남는지 미간을 찌푸리고 고민에 빠졌다. 이대로 그녀가 포기해주기를 바란 리마토르였으나 하르페이아는 그의 기대와 다른 말을 꺼냈다.

 

“그래도 한 번 평가를 받아보시죠. 같이 가요!”

 

“네?! 무슨 말이에ㅇ-”

 

그가 말을 다 끝마치기도 전에 하르페이아는 그의 손목을 붙잡더니 제트팩을 켰다. 문이 부서진다는 표현에 더 가깝게 열리고, 복도를 고속비행하여 스카이 나이츠의 숙소에 도착한 하르페이아는 다른 대원들에게 해맑게 웃으면서 말했다.

 

“모두 부탁해! 스카이 나이츠의 새로운 멤버야!”

 

“무슨 말을 하는 거야?”

 

그리폰이 고개를 갸웃하며 하르페이아가 붙잡고 있는 리마토르를 가리켰다. 그제야 하르페이아는 자신이 그를 이곳에 끌고 오는 데만 집중한 나머지 안위에 그의 안전은 하나도 신경 쓰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안경은 어딘가 날아가 사라졌고, 머리와 셔츠는 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뒤로 젖혀진 그의 모습은 누가 보면 태풍을 정면에서 맞았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설상가상으로 멀미까지 했는지 그는 힘겹게 입을 떼고 말했다.

 

“미안한데... 누구 비닐봉지 좀...”

 

결국 리마토르가 아침에 먹었던 자양강장제를 게워내는 동안 하르페이아는 다른 대원들에게 단단히 혼이 났다.

 

“정말 죄송합니다. 스카이 나이츠의 소대장으로서 부대원의 무례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정신을 차리고 옷매무새를 정리한 뒤 가글까지 마친 리마토르는 흐레스벨그로부터 정중한 사과를 받았다. 전대장인 슬레이프니르까지 그에게 고개를 숙이자 리마토르는 과한 부담을 느끼며 사과를 받아주었다.

 

“아닙니다. 하르페이아가 책 이야기 할 때를 빼고 저렇게 힘이 넘치는 모습은 새롭네요.”

 

“저희 스카이 나이츠 측의 아이돌 업무가 그만큼 자랑스러운 것이겠죠.”

 

“맞아! 이렇게 귀여운 린티가 있잖아!”

 

그리폰과 린트블룸이 한마디씩 거들자 흐레스벨그가 조용히 하라며 주의를 주었다. 그 둘이 입을 다물었지만 구석에서 손을 들고 있던 하르페이아는 눈치를 보며 입을 열었다.

 

“그치만... 교수님이 아이돌이 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은데...”

 

흐레스벨그가 눈에서 불길을 뿜는다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날카로운 눈초리로 하르페이아를 노려보자 하르페이아는 다시 입을 닫았다. 리마토르는 그런 그녀를 안타깝게 바라보다가 확실하게 실패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다시 그런 이야기를 꺼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며 흐레스벨그에게 말했다.

 

“후... 한 번 해보기나 하죠.”

 

“네?”

 

그의 입에서 나온 말에 하르페이아는 반색하고 나머지는 전부 당황했다. 스카이 나이츠에 남성 멤버가 들어온다는 건 처음부터 상정되지 않은 일이었기에 만약 리마토르의 추가 가입이 확정되면 벌어질 문제가 많을 수밖에 없었다. 리마토르 역시 그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단서 조항을 달았다.

 

“여러분이 소속된 스카이 나이츠에 합류하는 것이 아니라 단독 데뷔를 의미합니다.”

 

“아, 그러면 뭐... 생각해볼 여지는 있네요.”

 

그의 말을 들은 슬레이프니르가 말꼬리를 흐렸다. 그리폰은 탐탁찮은지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으며, 린트블룸은 귀여운 자신과 듀엣으로 활동하면 인기는 확실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블랙 하운드는 하르페이아에게 대체 무슨 말을 했냐며 추궁했고, 흐레스벨그는 리마토르를 진지한 눈빛으로 훑어봤다.

 

“본인의 뜻이 그러시다면야 말리지는 않겠습니다만, 개인적으로 보기에 리마토르님은 아이돌과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차라리 가수를 해보시는 게 나을 것 같네요.”

 

그의 행적과 신체 조건을 조합하여 흐레스벨그는 세심한 평가를 내렸다. 아직도 그가 합류한지 얼마 안 되어 벌어졌던 저녁 만찬 사태를 기억하고 있었던 그녀는 그의 노래실력부터 이미 결격사유로 보았으나, 그래도 그가 상처입지 않도록 돌려서 말했다.

 

“네? 그러면 여파가 적을 텐데요...”

 

정작 흐레스벨그의 판단에 더 격한 반응을 보인 건 당사자인 리마토르가 아니라 하르페이아였다. 아직도 미련이 많이 남았는지 그녀는 벌을 서면서도 흐레스벨그에게 다른 방도가 없겠냐며 구제를 요청했다. 슬레이프니르와 블랙 하운드가 이제 포기하자며 그녀를 말렸고, 리마토르도 이쯤 하면 자신이 발을 빼도 하르페이아가 이해할 것이라고 생각하여 완곡히 거절하려고 했다.

 

그러나 흐레스벨그는 달랐다. 리마토르를 데뷔시키는 방법은 생각해봐도 없었으나, 화려한 언변을 자랑하는 그를 그녀가 몹시 좋아하는 매지컬 모모 시리즈에 빌런 역으로 등장시키면 좋은 캐스팅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연기를 하면서도 하르페이아가 바라는 노래를 하고, 거기에 진입장벽까지 낮은 모모 시리즈와 연계하기 위한 선택지는 하나밖에 없었다.

 

“생각해보니 하나 있네요. 뮤지컬 배우 말이에요.”

 

“뮤지컬이요?”

 

거절 의사를 밝히려던 리마토르는 그녀의 말에 뭔가 사태가 잘못 돌아가고 있음을 직감했다. 그가 생각해줘서 고맙다는 말로 운을 띄우려고 했으나, 하르페이아가 그보다 한발 앞섰다.

 

“와! 뮤지컬이면 좋죠! 아주 훌륭한 작품이 나올 거에요!”

 

“뮤즈에게 부탁을 해야겠네. 뮤지컬이면 연기도 하니 모모에게도 부탁해야겠어.”

 

“그렇죠! 모모님의 문라이트 파워를 한 몸에 받아 빛의 힘을 느끼면서도 어둠을 버리지 못해 타락한 채로 죽음을 맞는 카리스마 있는 악역을 연기하면 아주 훌륭할 거에요!”

 

하르페이아를 이어 나온 그리폰의 정리에 덕후 기질이 발동한 흐레스벨그가 굉장한 기대를 표했다. 이번에도 일이 꼬인 걸 느낀 리마토르는 한숨을 푹 내쉬면서 속으로 중얼거렸다.

 

‘왜 안 좋은 일은 꼭 피해가지 않는 걸까...’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슬레이프니르와 하르페이아는 리마토르를 데리고 덴세츠 엔터테인먼트로 찾아갔다. 뜻밖의 방문이었기에 모모와 백토는 잠시 외출 중이었고, 뽀끄루만이 방문객인 그들을 맞았다.

 

“안녕하세요, 교수님이 저희를 찾아올 줄은 몰랐어요.”

 

“저도 어쩌다보니 이렇게 됐네요, 참.”

 

촬영 일정이 없었기에 뽀끄루는 평소의 대마왕 의상이 아닌 평범한 일상복을 입고 머리를 단정히 빗어 내린 모습이었다. 리마토르는 자신의 강의를 꼬박꼬박 수강하면서도 언제나 촬영을 이유로 중간에 나가는 그녀의 모습을 떠올리며 그녀가 어색하지 않게 대답했다.

 

“두 분이 돌아올 때까지 조금만 기다리죠. 그래도 미리 설명해두는 편이 나으니 뽀끄루 씨가 미리 알아두셨으면 좋겠어요.”

 

“저요? 무슨 얘기인가요?”

 

슬레이프니르는 리마토르를 향해 손바닥을 펴더니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리마토르님을 매지컬 모모 공연에 출연시켜주세요.”

 

“네? 이렇게 갑자기요?”

 

그녀의 말에 뽀끄루는 다른 이들과 다름없이 당황으로 답했다. 예상했던 반응에 리마토르는 자신이 설명하겠다며 뽀끄루에게 말했다.

 

“당황하시는 건 이해합니다. 당사자인 저를 포함해서 여태까지 당황하지 않은 사람이 한 사람도 없었거든요.

 

먼저 정리하자면, 이 제안은 하르페이아가 철학 강의를 공연과 접목시켜 접근성을 높이자며 제안한 것입니다. 매지컬 모모 시리즈의 토대에 제가 뽀끄루씨 산하의 악역으로 들어갈 예정이죠. 공연 방식은 뮤지컬로 진행될 예정이라 덴세츠 엔터테인먼트 분들께도 새로운 경험이 될 겁니다.

 

스카이 나이츠 측에서 작곡과 노래 연습을 담당하겠다고 했으니 덴세츠 엔터테인먼트 측에서는 연기 지도와 무대 구성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주제는 매우 간단한 것으로 갈 예정이며, 절대 철학적인 내용이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을 것을 약속드립니다.”

 

그의 말을 들은 뽀끄루는 생각에 빠졌다. 철학을 주제로 하면서 내용에 직접적으로 드러나지는 않는다? 이는 공연이 평범한 뮤지컬이 된다는 뜻이었기에 내용의 난해함으로 준비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일은 없을 터였다. 또한 뮤지컬이라는 장르는 그녀 입장에서도 생경했기에 새로운 도전이라는 설렘을 불러일으켰다. 뽀끄루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그의 제안에 응했다.

 

“좋아요, 모모랑 백토가 돌아오면 잘 설명할게요!”

 

“그럴 필요 없음. 이미 다 들었으니까.”

 

둘의 대화를 전부 들었다는 듯이 백토가 문을 열고 자연스럽게 등장했다. 리마토르는 이 상황이 처음부터 잘 짜인 각본인줄 알고 감탄했으나 뒤이어 등장한 모모가 백토를 가볍게 타박했다.

 

“무슨 말이야~ 사실은 방금 들어왔으면서.”

 

“크흠, 가끔은 이래야 재밌잖아.”

 

슬레이프니르와 하르페이아가 웃으면서 상황이 정리되자 리마토르는 다시 둘에게 같은 설명을 했다. 뽀끄루도 도전할만한 가치가 있다며 둘을 설득했고, 둘의 말을 묵묵히 듣던 모모와 백토는 환하게 웃으며 답했다.

 

“좋아요, 매지컬 파워를 알릴 수 있다면 저는 찬성!”

 

“프로페서의 연기와 함께라면 즐거운 공연이 될 거야.”

 

“어? 젠틀맨이 아닌가요?”

 

리마토르를 부르는 백토의 호칭에 하르페이아가 어색함을 느끼고 질문했다. 백토는 문제될 게 없다면서 하르페이아에게 말했다.

 

“교수니까 젠틀맨이 아닌 프로페서지.”

 

“젠틀맨이든 프로페서든 두 분이 협력을 약속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한 번 제대로 된 뮤지컬을 만들어보도록 하죠.”

 

리마토르는 그녀들의 제안에 응해 뮤지컬 준비를 시작했다. 하르페이아의 제안이 부른 작은 눈덩이는 눈밭을 구르며 점점 커지고 속도가 빨라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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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에피소드는 뮤지컬이 주제야. 개인적으로 상당히 관심을 가진 에피소드라서 삽화 작업까지 마쳐 놨는데, 이제 스토리만 제대로 풀리면 좋겠네. 뮤지컬 내용에 대해 힌트를 남기자면 영화화+뮤지컬화+애니화가 모두 이루어진 일본 만화가 원작이며, 2000년대 초반에 나온 거야. 조금 더 직접적인 힌트를 던진다면 천국도 지옥도 가지 못하고 악기가 되어버린 이야기랄까.


중간에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 드립이 나오는데, 우로부치 겐이 이벤트 스토리 집필한 것 때문에 갑자기 생각나더라. 이 소설이 마마마처럼 끝나지는 않겠지만, 이번 에피소드부터 풀리게 될 리마토르의 과거는 굉장히 매울 예정이니 혹시라도 매운맛에 내성이 없으면 우유를 한 잔 준비해주길 부탁할게.


오늘도 부족한 글 읽어주는 모두에게 감사 인사를 올린다. 좋은 하루 보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