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전편 모음 https://arca.live/b/lastorigin/52141864 





샌드걸이 간단한 정찰을 마치고 돌아와서 한 이야기는 철충이 두 개의 군세로 나뉘어 시티가드 일대를 공격하기 위해 행군 중이라는 보고였다.


그리고 샌드걸이 정찰하는 동안 무적의 용으로부터 보급소를 해체한 뒤 오르카호로 점진적인 퇴각 후 인원을 재편성하여 시티가드 지부의 방어 병력 증원 명령을 받았다.


우리는 후퇴하여 오르카호의 방어 병력을 재편성한 뒤 우리 스쿼드 인원을 비롯하여 거점방어형 AGS인 기간테스 두기와 셀주크 네 기를 비롯한 1개 중대를 재편하여 시티가드 지부를 향했다.


선두에서 정찰을 하던 스카이나이츠가 후퇴하던 철충의 잔당을 확인하였고 우리는 교전을 준비하였다.


"기간테스, 교전 준비해"


"기간테스, 명령 확인"


적의 퇴각로 앞에 기간테스와 나, 그리고 셀주크로 이루어진 거대한 철의 방벽이 세워졌다.


-정말 괜찮으시겠습니까-


"그런 걱정 할 시간에 우리가 버티고 있는 동안 끝장내라고 레프리콘"


"목표 확인"


기간테스가 적을 확인하고 말하자마자 바로 패닉에 빠진 것처럼 대열도 이루지 못한 채 도망치는 철충 부대가 우리를 보고 멈추려 했지만 통제되지 않는 패잔병들끼리 얽혀서 되려 혼란에 빠졌다.


셀주크가 적의 대열을 향해 거대한 쌍열포를 발사하였고 철충의 대열이 폭발에 휩싸였다.


숲속에 매복하고 있던 바이오로이드 부대들이 사격을 개시하였고 기간테스가 앞으로 나아가며 아수라장에서 간신히 빠져나온 철충을 주먹으로 박살 내고 가슴께의 기관포를 쏘아가며 박살 내었다.


순식간에 내가 나설만한 일도 없이 철충의 패잔병들은 고철 덩어리와 곤죽이 된 유충들의 잔해로 변했다.


-목표 침묵-


-유충들도 파괴 완료 했습니다.-


"적, 침묵. 교전 종료"


"수고했어 기간테스"


기간테스는 장갑에 난 생채기는 별것도 아니라는 듯 제 할 말 만을 한 뒤 박살 낸 철충 위에서 웅크리고 있던 몸을 일으켜 세워 그 거대한 자태를 뽐냈다.


다시 대열을 맞춰 지축을 울리며 우리는 가던 길을 향했다.




-시티가드 지부-


도착하여 지휘실에 보고를 하기 위해 들어서자 그곳은 꽤 북적거리고 있었다.


"오, 빨리 왔군 수고했네"


"무슨 일 있습니까"


묘하게 바쁜 현장의 기류에 의아함을 느껴 질문하였다.


"주군께서는 지금 시티가드 지부 내부에서 발견한 비밀장비에 접속하여 정보를 빼내려 하는 중이오"


"예? 사령관님이 직접이요? 해킹은 못 한답니까?"


"보안이 강해 해킹을 하다가는 아무것도 건질 수 없을지도 모르는 상황이어서 말이오, 다행히 따로 뭔가 비밀번호가 걸려있는 건 아니외다. 안쪽에 있는 가상현실 게임을 클리어하면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그러더군, 허나 안타깝게도 주군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라 주군께서 직접 나섰소이다."


"흐음..."


"지금은 닥터가 주군을 따라 가상현실 서버에 접속 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니 한번 가보는 게 어떻겠소?"


"예, 한번 가보겠습니다"


용의 말을 따라 비밀 서버실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아저씨 왔어?"


"오냐"


이런저런 장비들을 만들고 있던 닥터와 기술팀들이 나를 보고는 인사했다.


"그거는 다 뭐야"


나는 전선이 달린 헬멧들을 비롯한 기이하게 생긴 장비들을 보고 질문했다


"아, 오빠만 보낼 수는 없으니까 말이야. 언니들도 들어갈 수 있게 장비를 세팅하고 있어"


"이게 그 가상현실 접속장치인가 보네"


"맞아"


내가 바닥에 완성된 헬멧을 쥐고 이리저리 둘러보자 닥터가 나를 보고 이야기를 꺼냈다.


"관심 있는 거야?"


"신기하게 생겨서"


"흠... 잠깐만, 스카디언니 이것 좀 보고 있어 줘요"


"그래 다녀와"


닥터가 만지던 헬멧을 놓고 책상 앞의 컴퓨터로 향했다.


굵은 케이블과 이상하게 생긴 단말을 꺼내고 컴퓨터에 연결하여 잠시 만지면서 그녀는 이야기를 꺼냈다.


"아저씨, 아직 들은 거는 없지?"


"없으니까 뭔가하고 쳐다보고 있었지"


"지금 여기 서버실을 확인해봤는데, 60년대 언저리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가상현실이야"


"그래서?"


"혹시 해 볼 생각 없어?"


"내가?"


"오빠를 도우려면 하나라도 배경지식이 있는 쪽이 더 좋을 테니까 말이야, 이미 마리 언니나 용 언니같이 그 시절을 아는 언니들도 들어가긴 하지만, 아저씨 같은 경우도 괜찮을 거 같아서."


"근데 내가 들어갈 수 있는 거야?"


"그거 때문에 지금 이걸 만지고 있는 거니까, 괜찮아 괜찮아"


"너, 벌써 내가 들어간다는 걸 전재로 이야기하고 있었구나"


"히힛, 미안해 그래도 별로 어려운 작업은 아니니까 아저씨가 안 들어간다고 해도 차질은 없겠지만"


"그게 가능해?"


"일단 저기 있는 장비들은 뇌를 스캔해서 가상현실에 재현한 뒤 동기화를 통해 완전 실제처럼 경험이 가능한 장비란 말씀"


"그래서?"


"이미 데이터화 되어있는 아저씨 같은 경우에는 동기화만 해결하면 되니까, 훨씬 간단한 작업이라는 소리지"


"으음...."


"그래서, 생각 있어?"


"뭐, 니가 그렇게 말하는 데 문제될 일 없겠지. 나도 낄게"


"좋았어, 이럴 줄 알았다니까"


닥터는 씨익 웃고는 연결된 컴퓨터를 만지작거렸다.


"저쪽 가서 기다리고 있어 아저씨, 끝나면 언니들이랑 부를게"


"그래, 가서 좀 쉬고 있는다"


닥터는 손을 들어 알았다는 듯 내게 답하고 나는 밖으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