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 모음집



라비아타 일행은 알레스카로 가고, 오르카호는 스발바르 제도에 정박했다. 사령관은 와쳐 오브 네이쳐 대원들과 함께 기억의 방주에 발을 들였다.


우와아...


여기가 바로...


사령관, 저기 봐. 누군가 있어.


어라? 저 분은 분명...


거기 당신! 그 이상 접근하지 마세요. 신원을 밝히세요!


잠깐만! 그리 경계 안해도 돼, 아는 얼굴이니까.


므네모시네... 인가.


기억의 방주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본 개체의 인식명은 므네모시네, 본 방주의 유지와 관리를 맡고 있습니다.



*



(한편, 오르카호 함장실)


(똑 똑) 실례~ 형님 여기 있어?


그럼, 여기있지.


안녕하세요...


저도 왔슴다 형님.


아, 어서오세요. 트레저 씨.


...반응 차이 봐라... 대체 쟤의 어디에 반한거야?


그야... 오메가나 회장이나, 멸망 전부터 봐왔던 사람들은 꼭 음험한 속내를 가지고있었는데 저분은 참 솔직하고... 활기차더라고요.


하긴, 그런 비밀같은 건 못감출 정도로 바보같긴 하지.


 

다들었다 이년아.


들으라고 했지롱.


두 분 모두 반가워요. 여긴 어쩐 일이신가요?


그냥 뭐 한가해서 형님 얼굴이나 보러 왔지 말임다.


...명색이 콘문학인데 쟤랑 나는 표정콘이 하나밖에 없네.


잠깐, 그거 말해도 되는검까?


그건 그렇고, 아직도 일하고 있는 거야?


아니아니, 쉬는 날이야. 급한 일은 대충 다 끝냈고, 오늘은 이런 시덥잖은 서류일보다 더 중요한 사건이 실시간으로 일어나는 중이니까.


부사령관님 방에서 쉬어도 될텐데 왜 굳이...


 

여기 의자가 편해서.


중요한 사건이라면 이 섬에 있다는 그 뭐시기 방주 말이지?


기억의 방주에요. 그리고 스발바르 제도는 그냥 섬이 아니라 여러 섬이 모여 이루어진 군도랍니다.


그거나 그거나...


사령관 애들은 그 방주에 가서 놀고있을텐데 형님은 안갑니까?


난 안가. 안전 확보되고 나면 갈거야.

괜히 밖에 나갔다가 또 뭔 일 터져서 오르카호 밖에서 살아남기 시즌3 찍으라고? 난 됐수다.


그건 걱정 안하셔도 돼요. 바깥엔 철충이 조금 돌아다니긴 해도 주력급 부대는 아닌데다 방주 안은 그간 봉쇄돼있었기 때문에 안전할 거에요. 


정찰대가 방주 안에 들어가도 괜찮다는 판단을 내렸고, 뭣보다도 주인님이 직접 가셨다는 게 안전하다는 증거죠. LRL같은 아이들도 나가서 놀고 있을 정도고요.


그냥 조금만 더 주의하자는 거지. 이제부턴 안전제일이여.


...심심한데 오메가네 집구석이나 들쑤셔볼까? 알파, 추적되지 않는 전화 좀 준비해줄 수 있겠어?


네? 진심이세요?


 

응.


이 분 위험에서 떨어져서 안전하게 살고싶다고 하신 분 맞나요?


안전제일이라고 한 지 10초도 안지났다.


에이, 그냥 잠깐 놀리기만 할거야. 어차피 지 집 수리하느라 바빠서 우리한테 신경 못쓸걸.


겨우 그런 이유로 연락을 시도하는 건 너무 위험해요. 오메가한테 여기 위치가 발각됐다간-


케스토스 히마스를 가지고있는 레모네이드가 쥐뿔도 없는 빈털털이 레모네이드한테 전자전으로 털릴까봐 그래?


...알았어요. 전화 준비됐어요. 지금 연락할까요?


응. 부탁해.


잠시만요... 됐다.


[뭡니까 알파!? 배신자년 주제에 나한테 무슨 볼일이-]


 

난데.



[뚜- 뚜- 뚜-]


?


...쟤 지금 전화 끊은거야? 놀라서 폰이라도 떨어뜨렸나?


에... 다시 걸어볼게요...


[상대방이 전화를 받을 수 없어 삐 소리 후 음성 사서함으로 연결됩니다.]


뭐야 이거? 아예 수신 거절한거야?


그런가 본데요?


ㅋㅋㅋㅋㅋㅋㅋ


흠. 그럼 이번만 감마한테 걸어보자.


...


예에 뭐, 알았어요... 연결됐습니다.


[무슨 일이지? 오르카에서 나한테 연락하다니.]


안뇽.


[오, 너로군. 반갑다. 선전포고라도 하려는 건가? 그래주면 기쁘겠는데.]


 

그럴리가. 심심해서 그냥 안부나 물으려고 전화한겨. 겸사겸사 오메가도 요즘 뭐하는지 묻고.

회장 납치에 집까지 박살내놨으니 지금쯤 복수하려고 벼르고 있나?


[오메가? 아니. 니가 아주 트라우마가 된 모양이던데. 전에 회장 동면포드 데리고 본진에 돌아왔을땐 내가 방위 임무 실패했다고 질책할 줄 알았는데 망연자실하게 집터만 쳐다보더니, 지난 회의에서 피해 보고 할 때 너 언급한 순간 아주 난리였어.]


[솔직히 구경하기 재밌었다만, 결국 걔 빼고 회의를 진행하게 됐지.]


 

오우.


ㅋㅋㅋㅋㅋㅋㅋㅋ그 기겁한 표정은 그래서였구만. 무슨 담당일진도 아니고...


[지하 벙커의 일곱 회장을 옮길 수단도 없으니 오메가도 집이 박살났는데 이사가지도 못하고 지하 비상계단에 임시로 살림 차렸더라.]


푸훕...


 

헤헤헷, 방금건 좀 재밌었다.


그럼 넌? 너도 오메가랑 같이 계단에서 사냐?


[나야 뭐 함대로 돌아왔지. 너때문에 수리해야 할 게 늘어났거든.]


[...음? 뭐? 어어, 지금 간다.]


[부관 녀석이 부르는군. 난 이만 가보겠다. 다음엔 전장에서 보길 기대하지.]


(뚝-)


급하게도 끊네. 다음이라... 난 이제 전장 안나갈건데.


아까까지만 해도 불안했는데 다시보니 전화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오메가 근황 듣는 것 만으로 이리 재밌을 줄은 몰랐어요.


(그 때 누군가 문을 열고 함장실에 들어온다.)


저기... 사령관 있ㅇ-



...!?


안뇽~ 우리 놀러왔-


와씨 깜짝이야 뭐야 저거! 벌크업한 앙헬인줄 알았네!


뭐, 나?


...저 얼굴은 봐도 적응이 안돼...


그야... 여제님이 척살대상이라고 앙헬 사진 들이댄 게 하루이틀이 아니었으니까.


근데 뭐, 계속 보니 앙헬이랑은 다른 느낌이긴 하네. 좀 더 순한 인상이야.


트레저 씨 그만 쳐다보고 용건이나 말해주세요.


별 건 아니고, 핫팩이 안보여서 찾으러 온 건데 여긴 없나보네?


 

핫팩을 왜 여기서 찾아?


얘는 지금 사령관 말하고 있는거야.


와, 그걸 굳이 설명하네. 너 되게 노잼이다.


닥쳐.


 

아. 걔 별명이 핫팩이야? 걘 나가고 없는데.


뭐? 나갔다고!? 언제?


30분도 안됐지. 왜?


글쎄, 장화 얘가 핫팩한테 직접 대원증 받을 날만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는데 며칠을 기다려도-



야, 누가 멋대로 얘기하래!


니가 먼저 시작했으면서 뭘.


최근 사령관님께 휴식기간을 드리느라 그분이 일할 기회는 없긴 했죠. 당장 정식 대원증이 필요하시다면 제가 만들어 드릴 수 있어요.


아니, 당장 필요한 건 아닌데...


알파.


네? ...아하. 그런거였군요. 후훗.


주인님은 아직 휴식 중이긴 하나 간단한 업무 정도는 맡겨도 되겠죠. 대원증을 발급하고 직접 건네주는 간단한 일 같은 거 말이에요. 


...으응.


어머? 주인님으로부터 메시지가 왔네요.


사령관이?


뭐야? 무슨 내용인데?


...기억의 방주에 레모네이드가 침입한 흔적이 있으니 전투부대와 같이 와서 뒷정리를 도와달라고 하네요. 


전투부대? 뭐야, 거기에 진짜로 적이 있었어? 안가길 잘했네.


저쪽에서 보내준 정보에 의하면 극소수의 낙오병력 뿐이라서 그리 위험한 상황은 아닙니다만...


일단 전 가봐야겠네요. 당신들은 어떻게 하실래요?


난 관심 없...ㅇ... 


...사령관도 거기 있는거지? 가볼까...


난 안갈래. 나중에 잔당 처리 다 끝나면 갈게.


그러실래요? 알겠습니다. 나중에 뵈요.


...


...다 갔지?


갔슴다.


후후후... 드디어 알파가 떠나고 나만이 적법한 사령관 대리로서 이 함장실 안에 남게되었군.


응? 뭐야,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거야?


별 거 아냐. 그냥 사령관 도장 좀 빌릴 일이 있었거든. 딱 서류 한 장에만 찍으면 돼.


무슨 서류길래... 이, 이건...!?



*



(몇 시간 뒤, 기억의 방주 생태 보존 구역)


여기가 기억의 방주야? 생각보다 산뜻한 공간이네. ...근데 처음 보는 로봇들이 있네, 뭐지.


와, 이 안은 따듯하네요. 다들 즐거워보여요.


부사령관! 너도 왔구나!


오, 아니지. 난 더이상 부사령관이 아니란다 사령관.


뭐? 아...! 결국 부사령관직에서 내려온거야?


그렇지! 여기가 바로 내 모험의 종점이라고. 본격적으로 주둔지 건설도 들어갔고 하니 언젠가 니들이 오르카호 타고 도로 바다로 떠나도 내 일행은 계속 여기서 머물거야. 


그럼... 이젠 부사령관이라고 못부르는 건가? 뭐라고 부르지... 두번째 인간이라고 해야 하나?


이름으로 불러 임마.


...천젠데? 난 맨날 사령관이나 다른 호칭으로 불리다보니 그 생각을 못했네.


근데 어떻게 은퇴할 수 있었던 거야? 보아하니 알파가 너한테 일 시킨답시고 은퇴 허락하지 않을 것 같은 분위기였는데.


알파 대신 사령관 대리가 승인해줬지.


...가만, 사령관 대리라면...


*


자기가 낸 사퇴서에 자기가 도장 찍고 승인했다고요!?


*


꼬우면 나랑 계급으로 비빌 수 있는 애 남겨뒀어야지. 사령관이라던가, 통령이라던가.


라비아타는 니가 내보냈잖아...


야, 말은 정확히 해. 에바가 보낸 거지.


그건 그렇고, 넌 무슨 일 있었어? 표정이 개운해보이네.


별 거 아냐. 그냥... 고민거리가 하나 사라져서 그래. 글라시아스랑 얘기하면서 머리가 좀 정리됐거든.


? 오르카호엔 글라시아스 없잖아.


네가 바로 맹우가 말한 벗이로구나. 만나서 반갑단다.


 

어... 누구...?


인사해, 글라시아스야.


...? 아, 동명이인인가?


 

네가 생각하는 글라시아스가 얼음 용의 모습을 한 AGS라면, 그게 바로 내가 맞단다.


...???


아무튼 이제 우리 둘 다 같은 백수 신세인데 여기서 푹 쉬자고.


보스~ 이것 좀 봐!


애니? 그 종이는 뭐야?


호라이즌에서 카페 연다면서 이 전단지를 나눠주더라고! 한번 봐봐!


그래? 어디... 


 

...와, 미친...


왜그래? 뭔데...


비키니... 메이드... 카페...?


와오.


 

(...빼박 라오 이벤트네 이거.)



라붕이 은퇴 성공

이제 각잡고 스발바르 제도에 정착할 일만 남았다


트레저 표정콘은 파공 고블린 그림 살짝 수정해서 썼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