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오리진에서 가장 많은 공격기들이 보유하고 있는 유틸리티 능력 중 하나는 지원 공격이다. 하지만 지원 공격을 주력으로 이용하는 공격기들은 현 변소 메타 상 취급이 좋지 않은데, 그 원인과 해결책에 대해 생각해보려고 한다.


사실 라스트오리진 초기에는 지원 공격의 취급이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콘소칸'으로 대표되는 최초의 범용 op덱의 핵심이 바로 소완이 지원 공격이었으니 지금과는 하늘과 땅이 뒤바뀐 셈이다. 왜 이 때에는 지원 공격의 취급이 좋았고, 지금은 좋지 않은가? 이 질문에 답을 내리려면 전투 게임의 기본에 대해 알아야 한다.


전투를 기본 골자로 하는 전략 게임에서 적을 공격하는 전략에는 크게 타점, 타수, 기믹 세 가지가 있다. 한 방을 세게 때리는 타점형, 적은 피해를 연속해서 입히는 타수형, 그 외 개성적인 방법으로 적을 무력화하는 기믹형인 것이다. 이는 라스트오리진 역시 벗어나지 않는데, ap소모가 크지만 높은 계수와 넓은 범위를 커버하는 빙룡덱은 타점형, 무지막지한 협동 공격과 지원 공격으로 무장한 호드덱은 타수형, 범용적이라고 하긴 어렵지만 특정 스테이지에서는 극강의 효율을 보이는 몇몇 덱은 기믹형 전략을 가진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셋 중에 어떤 한 가지 전략을 핵심으로 세운다고 해도 나머지 둘을 무시할 수는 없는데, 광역기 한 방에 모든 스테이지를 클리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타점형 덱도 어느정도 타수를 챙길 수 있어야 하며, 적의 방어를 넘기지 못한다면 타수형 덱은 의미가 없어지며, 특정 스테이지가 요구하는 기믹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아무리 강해도 퇴각을 누를 수밖에 없기도 한다. 보통 기믹은 스테이지를 살펴서 그때그때 대응한다고 하면 남는 것은 타점과 타수 사이의 균형인데, 라스트오리진 현 메타에서는 많은 타수보다 높은 타점을 갖는 것이 더 요구된다고 여겨진다.


과거 지원 공격을 핵심으로 하는 콘소칸덱이 op였던 이유는 당시 라스트오리진 메타가 요구하는 타점의 높이가 낮았기 때문에 기준 타점 이상의 타점을 갖는 것보다 기준 타점과 많은 타수를 갖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었기 때문이다. 이는 맥뎀 해제 이전 메이플스토리의 메르세데스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는데, 어차피 개나소나 999999를 띄울 수 있었을 때엔 타수가 넘사벽으로 많았던 메르세데스가 1티어 딜러였으나, 맥뎀 해제 후 딜러라고 부르기 민망한 수준의 타점 포텐셜로 인해 몰락한 것과 비교할 수 있다.


라스트오리진의 대미지 계산법 상 파워 인플레, 특히 적의 파워인플레가 나기 시작하면 메타의 변화가 것잡을 수 없이 번질 수밖에 없는데 서비스 3년이 지난 지금 그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고, 결국 적과 아군 모두 받는 피해 감소를 둘둘 감기 시작하면서 타점에 엄청난 파워인플레가 발생하고야 말았다. 이는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아군 방탱 고로시와도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는데, 이는 나중에 따로 다뤄보려고 한다.


결국 받피감과 떡방어력의 인플레이션에의해 타수형 전략도 상당한 수치의 타점을 가질 수 있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게 되었다. 지금도 1지 정도는 지원 공격을 핵심으로 하는 커스텀덱들도 파훼할 수 있지만, 층수가 올라가면 활약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 유저들의 주 평가다.


고지역에서 지원 공격 덱을 운용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어차피 한계는 있겠지만, 그 한계에 닿기라도 하기 위해선 지원공격을 하는 딜러에게 최대한의 공뻥을 몰아줘서 높은 타점을 가진 '코그모 왕자님'을 만드는 것이 유일한 돌파구라고 생각한다. 서브 딜러따위는 고려하지 않고, 주 딜러를 제외한 모든 인원들은 그저 살아있는 토템과 재장전이 빠른 발사대여야만 지원 공격 덱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가령 지원 공격 범위가 적은 바닐라 혹은 팬텀 같은 경우, 두 명의 발사대는 빠른 행동력과 액티브 스킬의 ap소모량이 낮아야 하고, 나머지 두 명의 전투원은 바닐라 혹은 팬텀에게 엄청난 공뻥을 달아줄 수 있는 실키, 이터니티, 마키나 등이어야한다는 것이다. 서브 딜러를 배제하고 단 한 명의 주력 딜러의 타점을 높이는데에 집중하고 신속한 발사대를 채용한다면 지원 공격 덱도 어느 정도까지는 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같은 타점과 타수 사이의 불균형은 전략의 폭을 좁게 하여 운용할 수 있는 전투원의 수를 아주 적게 만든다. 흔히 말하는 "쓸 수 있는 애들은 몇 없다."는 얘기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타점과 타수의 균형을 잘 챙긴 게임으로는 슬레이 더 스파이어가 있는데, 힘에 몰빵하여 원샷 원킬을 내는 전략도, 극한의 드로우로 덱을 순환시키며 단검을 미친듯이 뽑아내는 전략도 활약할 수 있다. 재밌는 점은 슬더스 유저들이 가장 혹평하는 보스인 '그 달팽이'(이름이 잘 기억 안남 ㅈㅅ;)는 타수 전략을 전면으로 차단하는 기믹을 가졌다는 점이다. '유저가 원하는 전략에 태클을 거는 기믹'은 장르를 넘어서 모든 유저에게 반감을 산다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스마조가 어느 날 갑자기 신캐 주기를 늦추고 소외된 캐릭터를 돌보겠다고 뜬금없이 선언한 것처럼, 어느 날 갑자기 대대적으로 철충을 하향하며 '바닐라도 등반 가능한 변소'를 천명하기를 바라며 긴 횡설수설을 마친다.



+ 원래 아침에 올렸었는데 올리자마자 인터뷰가 올라와서 추하게 재업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