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그쪽 세계로 가겠다, 사령관txt] 모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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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트를 주입하면 몸에 여러 변화가 생긴다."


아스널이 달려들면서 설명한다.

두 사람은 버려져 인적 없는 공터에서 대련을 하고 있었다.

버려진 주택단지 속에 있는, 다소 지저분한 공터였다.


"그 첫 번째는 피부의 단단함이지."


퍼버버벅.

아스널이 빠른 속도로 주먹을 연타해 그의 가슴과 배를 가격했다.


"윽..!"


하지만 뒤로 밀려나지도 날아가지도 않았다.

그는 이를 악물고 버텼으며, 피부에도 멍이 들지 않았다.


"바이오로이드의 주먹에도 끄떡 없다. 물론, 어느 정도까지지만."


그가 반격할 요량으로 팔을 뻗는다.

아스널은 덤덤한 표정으로 그의 손목을 낚아 챘다.


"두 번째는 힘이다."


그녀가 잡은 손목을 비틀며 팔의 관절을 틀었다.


"큭..."


팔이 바깥쪽으로 꽈배기를 틀자, 자연히 자세가 기울었다.

하지만 사령관은 팔과 몸에 힘을 잔뜩 주고 아스널의 손을 떨쳐냈다.


"이렇듯, 다소 약한 바이오로이드의 힘은 쉽게 떨쳐낼 수 있지."

"약하다고?"


그는 어이가 없어서 되물었다.


"비교적 그렇다는 뜻이다. 신체 능력에 초점을 두고 발달한 다른 대원들에 비하면, 나는 약한 편이지."

"전혀 아닌 거 같은데. 너 대물 저격총 한 손으로 쏘잖아."

"경장형들에 비하면 강한 것은 사실이고, 그대가 그만큼 힘이 강력해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아하."


확실히, 같은 중장 라인에서 두고 보면 아스널보다 힘이 센 대원도 많다.

라비는 당연하고, 레나도 더 강하지 않을까?


"그런데 신기하다. 주사 한 방 맞은 걸로 이게 되네."


처음 아스널에 대련을 하자고 했을 때, 그는 깜짝 놀랐다.

아무리 강화시술을 받았다 해도 바이오로이드와 같을 수 있을까 싶었다.

게임에서는 견줄 수 있다는 묘사가 있었지만 그건 게임이니까 다를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할 수 있었다.


물론, 줘 터지기만 했지만.


"힘 다음으로는 동체 시력."


아스널이 그렇게 말하며 대뜸 얼굴로 주먹을 뻗었다.

그는 깜짝 놀라서 옆으로 몸을 튼다.

다만, 놀라서 저도 모르게 피한 것과는 달랐다.

똑바로 보고 정확히 회피했다.


주먹의 궤도가 눈에 보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 다음은 반사신경."


이번에는 눈을 찔러온다.

주먹을 지를 때보다 배는 더 빠른 속도.

이번 공격은 눈이 쫓아가지 못해서 영락없이 눈을 찔리는가 싶었다.

그런데 몸이 먼저 반응했다.


아까는 정확히 보고 피했다면, 이번에는 깜짝 놀라서 뒤로 물러났다.


"까, 깜짝이야..."

"이렇듯, 척추 신경과 관련된 부분까지 전부 업그레이드된다. 물론 체력도."

"내가 피할 줄 알고 한 거야?"

"당연하다. '최소한 이 정도'라는 기준이 있으니까. 못 피할 건 아니었지."

"오호."


그는 그렇구나, 하며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 말은, 여기서 더 성장할 수도 있다는 거지?"

"그렇다. 몸은 쓰면 쓸수록 숙련되니까."

"좋네."

"그러나 우리를 넘어설 정도의 힘은 얻기 힘들 것이다."


그는 그 이유를 생각해본다.


"...모듈?"

"그렇다. 무술의 초심자와 숙련자의 차이지. 신체 능력이 같아도 기술에서 차이가 극심하다."


바이오로이드들은 전투모듈을 탑재하면 어지간한 무술은 자동으로 구사할 수 있을 거다.

반면 이쪽은 무술 하나에 통달하려면 몇 년에서 수십 년까지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라. 그대에게 필요한 건 압도적인 무술이 아니니까."

"맞지."


지금 그에게 필요한 건 최소한의 생존력이었다.


"사실, 그 문제는 더스트를 주입한 것만으로 해결됐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움직여두는 편이 더 잘 될 거야, 그렇지?"


그는 정답을 맞췄다고 생각해 살짝 의기양양해졌다.


"그런 것도 있고."

"또 있어?"

"얻어 터지면 잡생각이 줄어들지."


아스널이 씩 웃었다.


"하하..."

"이러니저러니 해도 생각이 안 날 수가 없을 거다. 현 상황에 대한 걱정들 말이다."

"음, 그렇지."


아무래도 여러가지로 마음이 복잡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감마의 변심이 마음에 걸렸다.

그렇게 기를 쓰며 무용에게 집착하던 여자가 대체 왜 그랬을까?


'그만한 일이 있어서 휴전을 요청했을 텐데....'


그러면 그만한 일은 대체 어느 정도 규모의 일일까.

오메가가 대체 무슨 짓을 하려는 것이며,

델타는?

공격은 언제쯤 해올까.

회장들이 되살아나면 가장 먼저 우리를 공격할까?

그럼 회장들이 되살아나기 전에 먼저 선수를 쳐야 하나?


'하지만 사람을 죽일 수 있을까? 내가?'


명령을 내려서 죽인다 해도 결국 살인인 것은 같다.

더군다나 오메가가 정말로 이곳 인간들 몸에 회장의 데이터를 이식하려는 거라면....


가장 좋은 것은 이식 자체를 막는 거다.

하지만 만약 실패한다면 대체 선택을 해야 할까.

그런 생각들이 머릿속에 가득 차 있었다.


"그대가 모든 진실을 외면하고 우리 품에 안겨 있겠다면 얘기가 다르지만."

"그럴 수는 없어."

"그렇다. 그대는 지금까지 계속 맞서려는 의지를 보였지. 두려워하면서도 결코 숨지 않았다. 그래서 그에 맞춰 행동하는 것이다."

"...내가 민폐를 끼친 걸까?"

"절대."


아스널이 진지한 표정으로 그를 째려봤다.


"다시는 그런 식으로 생각하지 말고, 입에 담지도 마라. 다른 대원들 앞에서는. 절대로."

"...응. 미안해."


사과하자 아스널이 표정을 풀고 다시 웃었다.


"하지만 나에게는 말해도 좋다. 일반 대원들에게 말하면 사기 저하로 이어질 수 있어서 조금 엄했지만, 지휘관 급들에게만 응석을 부린다면 얘기가 달라지지. 또는 그대를 전문적으로 케어해주는 메이드들에게 푸념하도록."

"명심할게."

"후후후. 바로 이런 면이 사랑스러운 것이다. 어리숙해도 노력하는 모습이."


아스널이 다가와서 그를 와락 끌어 안으며 키스했다.


"...오늘 아스널은 굉장히... 멋지네."

"고맙군."


그녀가 살짝 떨어진다.


"자, 다시 덤비도록. 공격에 성공하면 상을 주겠다."

"어떤 상?"

"음, 그대가 원하는 플레이를 해주지."

"어... 음...."


그는 얼굴이 확 달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왜 그러지?"

"아니. 아니야..."

"흠. 아직도 부끄러움이 있는가? 풋풋해서 좋군."

"음...."


섹스를 여러 번 하긴 했지만, 아직 그 기간이 길지 않았다.

때문에 새로운 무언가를 마주하면 부끄러워지는 건 여전했다.


"만약 공격을 성공하지 못하면, 내가 그대를 취하겠다."

"응...?"

"지난번에는 그대에게 리드를 맡겼지. 무척 기분이 좋았으나, 나는 더 많은 것을 원한다."

"하하..."

"각오하도록."

"네..."


그 후, 신나게 얻어 터졌다.

거의 3시간을 주구장창 얻어 맞기만 했고, 단 한 번도 공격하지 못했다.


"너무하네..."


땀과 모레에 범벅이 된 그가 땅바닥에 쓰러져서 중얼거렸다.


"삐쳤는가?"

"아니, 그건 아닌데..."

"흠. 알았다. 조금 살살 해주겠다. 자, 손을 잡거라."

"...."


아스널이 누워 있는 그에게 손을 뻗는다.


"이때를 노렸어!"


그가 손을 잡고 아스널을 확 잡아 당기며 기습한다.

벌떡 일어나면서 가슴을 움켜 쥐려고 했다.

하지만 기세뿐이었다.


"훗."


아스널이 피식 웃으며 그의 다리를 걸어 넘어뜨렸다.


"어흑!"


충격이 크지는 않았으나, 깜짝 놀라서 철푸덕 넘어졌다.


"뭐, 뭐야? 방금 뭐가 어떻게 된 거야?"

"다리를 걸어서 넘어뜨렸다만?"

"아, 알고 있었어?"

"눈빛을 보면 빤히 보인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읏..."

"자, 손을 잡고 일어나도록."

"응...."


그는 포기한 척 몸에 힘을 빼고 손을 잡는다.

그리고 몸을 반쯤 일으켰을 때.


"이때를-! 케헥!"


아스널은 팔을 꺾으면서 그를 땅바닥에 패대기쳤다.


"귀엽군."

"하하...."

"자, 일어나도록."


그녀가 다시 손을 뻗는다.

그는....


"네...."


순순히 일어났다.


"음? 포기한 건가?"

"못 당하겠어요. 지금은 도저히 상대가 안 되네."

"후후후. 좋다. 그럼 내기의 보상을 받아가지."


아스널이 가까운 골목으로 들어가 휴대폰을 집었다.

겉옷과 휴대폰, 지갑을 그 골목에 놔뒀었다.

어차피 휴대폰 너머에 감시병이 있어서 도둑 맞을 걱정이 없었으니까.


"비헌, 파니, 레이븐. 나오도록 해라."

"예써~!"


힘찬 대답과 함께 바로 세 사람이 튀어 나왔다.


"와~! 사령관 안녕! 이 누나가 왔어!"

"파니도 왔어. 처음 보네, 사령관, 잘 부탁해."

"안녕하세요. 지훈님. 비스트 헌터입니다..."

"모두 안녕."


그가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에밀리는?"

"왔어."


에밀리가 큼직한 카메라를 들고 나타났다.


"카메라?"

"나는 견학 및 밀착 취재."

"견학...?"

"오해하지 말도록, 본인이 하고 싶다고 자처했다."

"음...."


비헌이 얼굴을 붉히며 다리를 비비 꼬았다.

파니와 레이븐은 당찬 성격 답게 홍조를 띄우며 그를 보고 입맛을 다셨다.


"저기...? 아니지? 응?"


그는 너무 놀라고 당황해서 앓는 소리를 뱉었다.

난교? 진심인가? 진심으로?


"원래는 한 명, 한 명, 시간을 들여가며 만날 예정이었다. 각자 품은 아픔이 있으니, 그대에게 각자 위로 받고 싶었으니까."

"음."

"하지만 상황이 변했지."

"그렇지...."


아르망이 예견했던 것이긴 했다.

여유가 있을 때 추억을 쌓고 싶다고.

하지만 그 여유가 이제 사라져가는 중이었다.


"그래서 개인의 마음은 조금 뒤로 미루기로 했다."

"...그래도 돼?"


그는 걱정스러웠다.

모두가 마음을 치료하고 싶을 텐데.

지금까지 만난 인원들과는 깊은 이야기를 나눴다.

하지만 누구는 못한다면 차별이 생기고, 불만이 생길 수도...


"놀랍게도 만장일치였다. 우리 부대만이 아니라 전 대원이."

"그, 그래?"

"전에도 말했지만 기회는 언제든 있다는 걸 모두들 알고 있다."


아스널이 금란과의 일을 두고 말했었다.

앞으로 기회는 얼마든지 있으니 서로 조급하지 말자고.


"이미 그대와 이어졌으니, 가장 소중한 것은 그대를 지키는 것이다.

그대와 이어진 사실만으로도 치유된 자들이 많다.

그러니 조금 남은 응어리를 푸는 정도야, 훗날로 미루어도 된다는 거지."


그는 고개를 주억거리며 듣는다.


"그래서, 조금 천박하게 놀기로 했다."

"네?"

"그대의 체력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확인도 할 겸 말이다. 좋지 않은가?"

"하하..."

"섹스야말로 삶의 행복이지. 물론, 사랑하는 그대와 함께 한다는 전제 하에."


감동적인 멘트인데 감동은커녕 두려움이 느껴졌다.


"후후후."


대원들이 야릇한 미소를 지으며 웃는다.


거대한 유방들이 다가온다.

비헌조차 이미 성욕에 함락 당해서 다른 이들을 말리지 않았다.


'아아.... 그렇구나.'


그는 좌절하며 생각한다.


'나랑 대화로 마음을 풀고 싶은 것 이상으로 몸도 섞고 싶었던 거야.'


유방들이 다가와 그를 에워싸는 와중에, 아스널의 목소리가 들린다.


"육체의 관계가 마음을 치료해주는 일도 많지.

오붓한 데이트도 좋지만 때가 긴박하니 도시를 돌아다닐 여유가 없다.

섹스야, 어차피 한정된 장소에서 진행되는 것이니까.

또, 이렇듯 야외에서도 바로 진행할 수 있잖은가."


저게 과연 옳은 소리일까.

하지만 사실, 여기까지 와서는 뭐가 더 낫다라는 건 의미가 없었다.


"그러니 마음 놓고 즐기도록 해라. 위험이 닥치면 다른 대원들이 나와 싸울 테니까."


그는 골목으로 이끌려갔고, 벽으로 밀쳐졌다.

세 여자가 그의 정면과 좌우를 둘러싼 후, 어깨를 지긋이 눌러 그를 바닥에 앉혔다.


에밀리가 옆에서 열심히 촬영하는 와중, 그녀들이 옷을 벗으며 말한다.


"자, 지훈아. 누나 가슴을 쪽쪽 빠는 거야."

"소, 손도 놀고 계시면 안 됩니다. 저의 그... 성기를...."

"그러면 파니가 먼저..."

"저기 나 땀이랑 모래 범벅인데..."

"그래서 더 좋아. 사랑해."


파니가 다리를 벌리며 그의 위에 올라탔고 키스로 입을 틀어 막았다.


섹스였다.

무척이나 난잡하고 또 천박한.

그의 생애 첫 난교는 음습한 골목 안에서 이루어졌다.






"흠.... 훌륭하군."


골목에서 이루어지는 질펀한 난교를 보며 아스널은 흡족해 했다.

개인 간의 깊은 교류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무지성 섹스가 도움이 될 때도 있다.


또, 살짝 부끄럽지만 화끈한 추억으로 남기기 딱 좋잖은가.

이제 외로울 때마다 저 영상을 보며 혼자 위로할 수 있다.

더는 상상의 감촉에 의지할 필요가 없는 것만으로도 큰 위안이 된다.


"그럼 나도 이제..."


돌연, 그녀는 시선을 느끼고 돌아선다.

저 멀리, 아주 먼 건물의 옥상에 누군가 있었다.


"레모네이드 감마."


그녀가 멀리서 구경하고 있었다.


'지켜보고 있던 건가?'


그런 생각이 들었으나, 곧 생각을 바꾼다.

이 공터를 찾겠다고 시술을 진행했던 곳에서 꽤 먼 장소까지 왔다.

이제 그 허름한 모텔에 머물 이유가 사라져서 새 장소를 찾아가는 도중이기도 했고.


아마 다른 일을 하다가 우연히 이쪽을 본 것일 터.

그 증거로, 감마는 어떤 커뮤니케이션도 하지 않고 등을 돌리며 사라졌다.


'저쪽도 저쪽대로 바쁜가 보군.'


감마가 이곳을 보고 지나갔다는 얘기는 적어도 당장은 펙스의 감시망에서 벗어났다는 의미기도 했다.


즉, 지금이 즐길 기회였다.


"나도 간다, 사령관."


그녀는 옷을 풀어헤치며 골목으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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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댓글들 다 읽고 느낀점: 혼자 심각했던 것 같아 좀 부끄러웠음.

아무튼 잘 이끌어나가보겠슴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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