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째 그가 돌아오지 않는다.

아니 어쩌면 그는 돌아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나는 텅 비어버린 사령관실에서 망연히 그를 기다리고 있다


지금의 나는 그것 말고는 할 수 있는게 없으니까



오르카호는 완전히 정지해버렸다

부품도 전력도....모든 자원이 고갈되다시피 했다

최소한의 전등만 켠채 모두들 숙소에 틀어박혀 나오지 않는다


식량이 부족하지는 않지만 그러면 어쩔 것인가, 살아갈 의미가 자원과 함께 사라져버린 것을



밖에선 또 싸우는 소리가 난다

아마도 안드바리를 둘러싸고 갈구고 있는 거겠지


평소에도 그는 안드바리와 제조기를 앞에 두고 다투고는 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항상 화를 내는건 안드바리였고 맞으면서 도망가는건 그 사람이었지만.


남아있는 녀석들은 안드바리 때문에 그가 떠났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이해 못할건 아니지만 그런다고 그가 다시 돌아오겠나? 오히려 저 꼴을 보고 다시 떠나지나 않으면 다행이다


어쩔수없이 문을 열고 나가자 안드바리의 멱살을 잡은 녀석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름이....사이클롭스? 최근까지 계속해서 자원만 벌어오더니 그가 사라져서 쌓인게 폭발한 모양이다 


이제 말할 기운도 남아있지 않아서 그냥 녀석의 머리채를 쥐어잡고 뒤로 집어던져버렸다


뒤로 나동그라진채 화를 내더니 안대를 벗으려 들기에 복부를 후려차서 기절시키고 대충 근처 방에 던져뒀다

놔두면 알아서 깨어나겠지 뭐





슬레이프니르 언니....


.....


..제 잘못이에요...제가 그렇게 안했어도...


됐어 이미 일어난 일인데. 탓하려면 그 사람을 탓해야지


이대로 발할라 숙소로 데려다줄까 했지만 그쪽도 개판이고 우리 숙소는....더 안되겠네

그냥 사령관 침대에 눕혀놔야겠다



언니....사령관님...다시 돌아오는 거겠죠?


그래. 다시 돌아올거야 언제 우리 남편이 애들 버리고 포기하는거 봤어?

그러니까 지금은...좀 자둬. 그 사람이 다시 왔을때 잠들어버리는건 싫잖아?



안드바리는 안심했다는 듯이 살짝 웃고는 이내 누워서 잠이 들었다



나는 거짓말을 했다는 생각에 마음 한 구석이 아파왔다


아마 그는 돌아오지 않을 거다


그는..남편은 이 세상에게 버림받았으니까.

이 세계에서 버림받은 그는 떠날 수 밖에 없었고 자연히 우리도 버림받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를 동정할지언정 미워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래도 다시 돌아와줬으면....버림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돌아와주기만 한다면...


나는 내 약지에 끼워진 녹슨 반지를 어루만지며 말했다



남편...빨리...빨리 돌아와줘...그러지 않으면...우리는.....나는....돌아와주기만 하면 용서해줄테니까...


그러니까 제발.....







제발.......
















제발 자원좀 주세요 시발 거지런하다 자원 오링나서 아무것도 못하게 생겼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