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전편 모음 https://arca.live/b/lastorigin/52141864 







-회의실-


"뭐야 내가 제일 먼저 온 거야?"


"아, 매번 제일 늦게 오니까 이번엔 제일 먼저 연락했어"


"그러면 내가 늦는 이유는 제일 늦게 연락받는 거라 그렇겠네"


"그런가?"


"그래서 레모네이드한테서 접선이라니, 그 녀석들 우리랑 적대적인 관계 아니었어?"


"펙스에 있었던 대원들한테 물어보니까 그것도 아닌 것 같더라고"


"음..."


"일단 펙스를 구성하고 있는 레모네이드들이 총 7 개체인 거는 알지?"


"응"


"저번에 가상현실이랑 괌에서 적대적인 행보를 보인 레모네이드는 오메가, 그리고 지금 접선해온 레모네이드는 알파야"


"아..."


'사령관의 설명을 들으니 기억이 났다. 게임의 메인 스토리였던가?"


"그래서 알래스카에 정찰대를 보내기로 결정했어"


"알래스카라..."


'무슨 내용인지 기억하려 애쓰지만 역시나 잘 생각이 나지를 않는다. 하지만 분명 강한 적대 세력이 새로 등장한다는 것은 어렴풋이 기억이 난다.'


"오, 오늘은 제일 먼저 오셨군"


"아, 마리"


"각하, 안녕하십니까"


"그래"


"사령관한테서 이야기는 들었나?"


"어, 방금 전에. 알래스카로 정찰대를 보낸다며"


"그렇네, 어딘가의 연구시설이라 하던데 아직은 정확히 무엇이 있는지는 모른다네"


"연구시설이라..."


'시발, 이런 걸 까먹고 있었다니...'


"뭔가 아는 게 있어?"


골똘히 생각하는 내 모습을 본 사령관이 내게 질문을 던졌다.


"아니, 그냥 기억이나 해 둘까 해서"


철의 왕자... 인간에서 스스로 철충이 된 인물, 물론 내게 이걸 당장 그럴듯한 이야기로 풀어낼 자신은 없다. 그래서 일단은 얼버무리기로 했다.


"당장은 알파가 보내준 기록만 있다네, 블랙리버의 데이터베이스에도 없는 시설이야"


"완전 미지의 시설인 셈이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으려니 레오나와 칸이 같이 들어왔다.


서로 인사를 나누는 와중 용과 아스널 메이를 비롯한 대장들이 차례차례로 회의실 안에 들어왔다.


"다 모였네, 그럼 시작해 볼까?"


정찰대 투입 인원과 투입 계획과 수단 등을 정하고 있자니 시간은 벌써 저녁을 향해 가고 있었다.


"그렇다면 일단 리앤을 필두로 펙스에서 온 대원들을 위주로 전투부대를 편성. 그 후 길잡이 역할로 엠프리스까지 편성해서 정찰대를 조직할게"


"그 정도면 확실히 훌륭한 전력입니다 각하"


"후발대는 어떻게 할 거야 사령관?"


"확실히... 함정이라면 구조를 위한 후발대가 필요하지"


"그런 거라면 우리 발할라가 맡을게"


"그렇군, 확실히 극지방 전투에 있어서는 그대들이 전문가이니 말이야"


"이번 정보가 함정일 경우 발할라는 둠브링어와 함께 작전지에 긴급 투입, 그 후 대원들을 구출한 후 교두보를 확보하면 본대를 투입해서 구조하는 걸로 하고. 함정이 아닐 경우에는..."


"때에 따라서는 오메가의 병력과 전면전을 펼쳐야 할지도 모른다 사령관"


"뭐, 그럼 결론적으로는 본대가 상륙해야 할 거라는 소리네"


"그렇소, 가능하다면 오르카의 전력 모두를 동원하는 게 좋을 것이오 사령관"


"오르카의 방위는 맡길게. 용"


"맡겨만 주시오, 실망 시키지 않을 터이니"


"부대 편성은 어떻게 할 거야?"


"일단 부족한 보급품을 채우는 것도 일이야, 수색부대도 따로 예편해야 하겠지"


"그렇다면 정찰대가 현지 정찰을 하면서 수색할만한 장소를 찾아두고 수색부대와 합류해서 보급품의 확보를. 주 진격로에는 AGS를 투입하여 보급선을 유지해야 할 거고, 호드와 스틸라인을 주 축으로 한 타격대를 메인으로, 발할라는 주변의 경계..."


계속해서 혼자 작전계획을 짜내고 있는 사령관을 보며 내가 혼잣말로 감탄했다.


"술술 나오네"


"그대는 사령관이 작전을 짜는 것을 처음 보는 건가?"


이야기 도중 뒤로 물러나 있었던 내게 슬며시 다가온 칸이 내게 물어보았다.


"저번 시티가드 작전에서는 현장 지휘만 맡았잖아"


"그렇다면 신기할 만도 하겠군"


"단순히 작전의 양상만 보고 계획을 짜내는 거, 보통의 인간이라면 힘들다고?"


"나도 처음에는 이해할 수 없었지"


"하기야, 지금 같은 시대에 인간이라니. 생각해 보면 평범할 리가 없겠군"


"후후"


칸은 만족한 듯 웃더니 다시 사령관을 쳐다보았다.


"나 같은 녀석들은 싸우는 법은 알아도, 살아남는 법은 모르는 법이야. 단순히 싸우다 보면 살아남는 거였지"


많은 것이 담긴 표정을 한 체 따듯한 눈빛으로 사령관을 바라보는 칸은 희미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닥치는 대로, 손이 가는 것 먼저 최선을 다해서"


"그쪽도 나랑 비슷한 이야기를 하는군"


"비슷한 처지였으니까"


"그래서, 지금 감상은 어떻지?"


"아마 같은 생각이지 않을까"


"우문이었군"


"그럼, 이제 다시 집중해야겠네. 어디 가서도 못 배울 일이니 열심히 어깨너머로 배워봐야지"


"그래, 한번 해보도록"


잠깐의 조용한 잡담을 마쳤다. 이제 사령관에게 철의 왕자의 벙커에 들어가기 전에 전력 확충의 필요를 말해야 할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