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거모음


몸은 공중에 떠있되, 듣고 보는것...즉, 감각이 깊은 물속에 들어와있다고 느껴졌다.


익숙한 느낌이다. 기절...또는 의식을 잃고 깨어나기 전 잠든것과 비슷할때의 느낌.


과거에 받았던 훈련들 중에는 의식을 잃는 훈련도 있었기에, 지금 상황을 파악하는데에는 그리 오래걸리지 않았다.


'아...그래, 분명히 선생님을 납치하러 왔다가 기습을 당해서...제로, 카엔! 나를 배신하다니!'


의식을 잃기 직전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해내자, 반사적으로 몸을 움직일뻔 했으나 참아내었다.


훈련에서는 곧바로 깨어나는 대신, 기절한척을 유지하며 정보를 캐내야한다고 배웠으니까.


"......"


아무 말 없이, 호흡의 변화를 주지않고 슬쩍 실눈을 떠 주위를 관찰했다.


어두운 실내와 창문으로 들어오는 달빛.


'지금 시각은 야간.'


별다른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는 텅 빈 방...강철남 선생님의 방의 구조와 같다.


'다른곳으로 옮기진 않았고.'


그리고, 정면에서 잠들어있는 방의 주인...강철남.


'그냥 묶어둔건가? 이렇게?'


기절시킨 이후, 별다른 조치 없이 포박만 해두고 방치한것같았다.


무르다고 생각해 등 뒤로 묶인 손목과 발목등을 움직이려 해봤지만, 과연 일반인의 방치라는 선택과 달리 전문가인 쿠노이치자매의 대처는 완벽했다.


'재갈은 당연하고...움직일 수 없게 깔끔하게 묶었군요. 어째선지 하반신은 나름대로 걸어다닐 수 있을정도의 자유를 줬지만, 당연히 감시하고있을테니 탈출은 글렀군요.'


어쩔수 없이, 아침이 될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후후, 아침이 되어서 저를 심문할때 지을 선생님의 표정이 참 궁금해지네요. 그럼, 그때까지 기다려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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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6시, 철남의 집-


"쿠우울....으음, 선생님..거기는...후후."


아침에 일어나서 씻고 준비할때 보니, 시라유리가 묶인채로도 숙면을 취하고있는게 보였다.


"얘 진짜 잘자네. 밤에 잠 안자?"


간이 큰건지, 아니면 진짜 잘때 확실히 자는건지...얘는 자기가 잡혔다는것도 자각 못하나?


"요 근래 수면을 줄이고 주공의 집을 탐색한다거나 하긴 했습니다만."


제로의 대답에, 나는 한숨을 쉬었다.


"에휴, 대체 뭘 하겠다고 나한테 그런집착을 한대...?"


"...주공과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그정도는 충분히 감내할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주공. 밤일. 최고."


"언니! 말을 좀 가려서 해주세요! 아, 아무튼. 훈련으로 배운게 아무 의미없을정도로 변합니다."


...너희가 그렇게 말한다면 그런거겠지. 그보다, 내 스스로 내 몸이 두려워진다. 땀 많이 나는 헬스장...사람 적은데로 끊기를 잘했네.


어제처럼 사람이 적다면 잘해봐야 관장님이나 리리스 정도인데....서로 붙어서 운동하지않고 빠르게 샤워하고 그러면 문제는 없겠지.


그렇게 조심해야겠다고 다짐하고 있을 때, 시라유리의 목소리가 들렸다.


"흐으므?!"


"어, 일어났어? 되게 잘 자던데."


"아하히으! 아히히드!"


뭐라는지 모르겠다.


"...뭐라는거야, 입 부분은 잠깐 풀어줄테니까 제대로 말해봐."


나는 시라유리의 입에 채워진 재갈을 풀기 위해 그걸 잡아서 빼는 과정에서...


할짝.


시라유리가 내 손가락을 핥았다.


"으악?! 왜 사람 손을 핥아!"


분명히 심문하고 놀려먹어야하는건 나인데...?


"우후후, 후후후후...맛있으시네요."


....놀려먹고자시고가 아니라, 진짜로 미친게 아닐까?


"주공. 죽일까?"


"아니."


내가 카엔을 제지하자, 시라유리는 미소지으면서 아까 재갈을 물고있을때 한 말을 태연하게 설명해주었다.


"참고로 아까 하던 말은, '자다니요. 아닙니다' 랍니다."


누가 갑이고 누가 을인지....


"아닌데? 너 진짜 잘 자던데? 너 그럼 그 정리 안된 머리카락부터 변명해봐."


"...어머, 그렇게 받아들이고 싶으시면 그렇게 하세요."


시라유리는 잡혀있는데도 무슨 심리전을 하고싶은건지 계속 당당한 태도로 나왔고...당연히 나한테 충성을 바치는 두 쿠노이치는 그꼴을 두눈뜨고 지켜볼리가 없었다.


"주공, 저희가 심문하겠습니다."


"발정제. 써?"


둘에게 심문을 맡기고 지켜보는것도 나쁘지 않을것 같았지만, 지금 시간이 없다.


"내가 오늘 출근을 해야해서 짧게..."


띵동-


누구지? 또다른 자객인가?


"누구세요?"


문에 있는 렌즈, 피프홀로 밖을 슬쩍 내다보니 거기에는 전체적으로 흰 머리와 흰 메이드복장으로 색을 통일한 백색의 소녀가 서있었다.


컴패니언에 찾아갔을때 봤던 페로였다.


"컴패니언의 CS페로입니다. 오늘 경호를 위해 동행하러 왔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타이밍에 경호가 왔다.


"이거, 짧게 할 시간도 없겠는데."


"재갈...채워?"


"일단 그거라도 해놓..."


일단 이웃들이나 다른사람들에게 들킨다거나 해서 문제가 되지않게 재갈만 채워두고 나가려 했는데...


"주인님? 문제가 생기셨다면 강제로 돌입하겠습니다."


"급해! 이걸로 입 막아!"


나는 다급히 재갈 대신 빨래바구니에 넣어둔 옷가지를 아무거나 집어서 시라유리의 입에 밀어넣었고, 곧바로 손짓으로 제로와 카엔을 시켜 그녀를 욕실로 감췄다.


"으으음!"


시라유리가 욕실 안으로 구금되는것과 동시에, 쿠노이치 자매는 눈치빠르게 욕실의 물을 내렸다.


발소리나 작은 소음을 죽이기 위해서겠지. 과연, 스마트하다. 그리고 그 소리를 듣고 변명을 떠올린 나는 곧바로 현관으로 달려가 문을 열었다.


"나왔어, 나왔어. 돌입하지마."


"...왜 이리 늦으셨죠? 혹시나 내부에 위험 요소가 있다면..."


페로는 혹시나 싶어 안쪽에 고개를 기웃거리며 내부를 살피려 했고, 나는 고개를 기웃거리는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다.


"네가 의심하는 그 위험요소는 못 없애. 내 대장속의 디아블로를 네가 없애주는건 불가능하거든. 휴, 어제 매운걸 먹어서 그만."


처음에는 내 말에 의문을 표했던 페로였지만, 욕실에서의 물소리와 내 대장이라는 언급에 급하게 얼굴을 붉히며 시선을 옮겼다.


"...크, 크흠. 용변을 계셨다면 그렇다고 말이라도..."


"말할 여유도 안주고 돌입한다고 한건 너인데?"


"아, 아무튼. 오늘 호위를 위해 동행하겠습니다."


"그래, 나도 급하게 나오느라 안챙긴게 많거든? 여기서 기다려. 차키랑 휴대폰만 챙겨서 나올게."


나는 페로를 바깥에 두고 안쪽에서 시라유리를 대충 정리하고 나가려 했지만, 페로는 하나하나 말 잘듣는 하치코와 달리 굽히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아뇨, 눈을 뗄 수는 없습니다. 짧은 시간이라도 떨어질수는 없습니다."


젠장, 화장실 드립은 이미 써서 혼자있을수는 없다고. 어쩔수없지. 쿠노이치 자매가 최대한 일을 잘해주기를 기대할 수 밖에.


나는 곧바로 휴대폰과 차 키, 지갑만 챙겨 곧바로 바깥으로 나왔고 페로의 호위하에 오늘의 일과를 시작하기로 했다.


철남이 떠나간 후, 욕실.


"언니, 그냥 다시 결박해두고 갈까요?"


제로는 급한대로 변기위에 앉힌 시라유리를 보며 다시 재갈을 채우고 결박시키려 했지만, 카엔은 그녀의 모습을 보고 뭔가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아니, 좋은 생각. 났어. 들어봐."


카엔은 자신이 생각한것을 그대로 제로에게 전했고, 제로는 카엔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아하...그렇게 한다면, 저희에게도 좋겠네요."


"그렇지? 그럼, 시작."


카엔은 곧바로 욕실 밖으로 나가 무언가를 챙겨왔고, 제로는 시라유리의 결박을 다른 방식으로 바꾼 뒤 철남의 호위를 위해 집을 떠났다.



-UOU고등학원 정문 앞-


"쌤, 그럼 다녀올게요! 내일 약속 잊지 마시고요!"


"그래, 그래."


철남이 미호를 데려다주고, 미호는 내일 있을 약속을 떠올리며 기쁜 마음으로 학교건물로 달려갔다.


그러나 그 때, 미호는 문득 이상함을 느꼈다.


"어? 학생회장이 없는데...?"


언제나 그녀의 등굣길을 옆에서 지켜보거나, 때로는 뛰면 안된다고 나지막이 말했던 시라유리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뭐지...? 으음, 하루정도 안보일수도 있는거겠지 뭐!"


평소였으면 조금 깊게 생각해봤겠지만, 미호는 내일 있을 철남과의 테마파크 데이트(연적 1인포함)가 더 신경쓰였기에 시라유리의 부재같은 사소한 일은 신경쓰지 않았다.


한편, 그렇게 가볍게 넘긴 미호와 달리 학원측은 그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시라유리 양? 어라, 안왔나요?"


"안보였는데요...."


"잠시만 기다려봐요, 여러분. 잠시 교무실에 다녀올게요."


담임의 발견과 보고.


"학생회장이 결석이라고요? 큰일이군요."


"그러게요, 모범학생이었는데 말 없이 결석이라니...무언가 큰일이 있는게 아니고서는..."


"아, 하하. 그렇긴 하죠. 그런 모범학생이 결석한건 큰일이죠."


담임의 보고는 무언가 켕기는게 있는듯한 교감에게 올라갔고, 교감은 그대로 교장실..학원장실로 향했다.


"시라유리 양이 오늘 학원에 오지 않았습니다!"


"...큰일이군! 이, 일단 평소의 업무로 귀환하게!"


학원장은 교감의 보고를 받고 곧바로 땀을 주룩주룩 흘리며 떨리는 손으로 전화를 걸었고, 전화를 건 대상은 금방 연락을 받았다.


-학원장? 무슨일이지.


"이, 이사장님. 따님께서...시라유리님께서 오늘 결석을 하셨는데...혹여나 무언가 저희에게 말해주시지 않은 중요한 일이라도 있으신지?"


한 학교를 책임지는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명백히 복종하고 있는게 보일정도로 굽신거리는 통화.


-....일이라. 있지. 급하게 생긴 집안일이니 통보를 잊었다. 친척의 장례식을 위해 자리를 비워야했고, 장례는 처음이라 그 아이도 경황이 없었나보군.


"아아! 그렇군요! 네, 네! 알겠습니다. 그럼 결석 사유는 장례식참여로 하겠습니다!"


-알겠다. 그럼 수고하도록.


이사장에게까지 보고를 올린 학원장은 전화가 끊어지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이내 적당히 메모지에 [시라유리-장례식으로 인한 불참]이라고 적어 교감에게 던져주었다.


그리고 학원장은 방금 전 통화로 인해 그날 받을 스트레스와 피로를 한번에 다 받아버렸고, 더이상 일할 수 없다는 판단에 그날은 일찍 퇴근했다.


그 시각.


어딘가의 한 연구실.


"어라? 연락? 누구세요~"


갈색머리의 한 소녀가 휴대폰으로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닥터인가? 니키는? 네 연구실에 있나?


"뭐야, 아저씨네? 언니는 지금 '운동'중인데. 뭐 전할 말있어?"


갈색머리 소녀, 닥터는 전화를 건 상대를 친근하게 부르며 니키의 부재를 알렸다.


-해줘야 할 일이 있다.


"뭔데, 뭔데? 적합한 일이면 내 발명품 한번 써볼래! 증거인멸? 아니면 시설장악? 그것도 아니면 인질을 포함한 납치범 전원의 사망?"


그 나이대의 어린아이답게, 천진난만한 웃음을 짓는 닥터였지만 그녀가 한 말은 전혀 어린아이답지 않았다.


-프로가 필요한 일이다. 그리고, 전부 죽인다면 더더욱 니키를 불렀겠지.


"쳇...뭐, 아저씨가 전화했으니 그만한 일이긴 하겠지. 아무튼, 적당히 서식에 맞춰서 문자로 보내. 내가 알아서 전할게."


-알겠다, 닥터.


"네, 네~ 그럼 이만!"


닥터는 전화를 끊은 뒤, 바퀴가 달린 의자에 등을 기대어 제자리에서 빙빙 돌기 시작했다.


"흐음~흠~"


띠링.


"왔다!"


의자를 돌리며 기다리던 문자.


그 문자를 받은 닥터는 곧바로 내용을 확인했고, 이내 고개를 갸웃했다.


"시라유리 언니의 부재? 갑자기? 그리고, 의심되는 인물? 이거...말살 임무 아니지? 아닌데에..."


자신의 상식과 비교했을때 앞뒤가 안맞는 임무에 고개를 갸웃거리기만 하던 닥터는 이내 그것을 적당히 정리하여 다시 돌려놓았다.


그리고 잠시 뒤, 머리부터 발끝까지 젖은 보라색 머리카락의 여인이 닥터의 연구실로 들어왔다.


"후우, 역시 운동은 지치네."


"어서와, 니키 언니. 이번엔 어디를 갔다온거야?"


보라색 머리의 여인, 니키는 머리를 털며 자신이 다녀온곳을 밝혔다.


"아아, 그냥...항구쪽 사무실에 잠깐갔다왔어."


"항구쪽이면...러시아계 마피아?"


단순한 바다라는 말에서, 무시무시한 것들을 연상하여 언급하는 닥터.


그리고 니키는 그런 닥터의 말에도 부정하는게 아니라 오히려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그래, 폭탄이 있을줄은 몰랐는데...아무튼 다 '정리'했어."


"언니, 그 상태로 임무 받을 수 있겠어?"


닥터의 물음에, 니키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몸만 적당히 말리고 가면 되겠지. 바다에 다이빙 한것정도야 뭐."


"잠깐, 바닷물? 스프링쿨러에 젖은거 아니었어? 바닷물이면 장비 다 고장났을텐데? 그럼 오늘 못가."


닥터의 말에, 니키는 깜짝 놀라 그녀를 쳐다보았다.


"....어? 예비분량 없어? 하나정도는..."


"하나 정도도 없어! 으휴, 지금 당장 못가겠네...부품을 대부분 교체하면 되지만 그것만으로도 시간은 걸리니까 오늘은 쉬고 내일 가."


닥터의 말에, 니키는 젖은 머리를 긁적이며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아하하...미안해, 우리 똑부러지고 머리좋은 동생. 언니가 사고를 쳤네?"


"알면 다음엔 조심 좀 해."


"그래도 폭발을 피해 바다에 뛰어드는게 제일 적합한 판단은 맞잖아?"


"괜히 그쪽에 놀러가서 이렇게 된거잖아!"


"....미안."


-에이미의 집-


닥터와 니키가 누군가의 연락을 받았듯, 에이미 또한 누군가의 연락을 받았다.


그녀의 휴대폰 착신화면에는 익숙하면서도, 두번다시 보고싶지 않았던 이름이 적혀있었지만...그녀는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여보세요. 보스?"


-에이미. 여전히 나를 보스라고 부르는군.


시라유리의 부친이자, 에이미의 옛 상사인 꽃장수였다.


"시라유리양이 부탁하러 오긴 했지만, 그 뒤에 당신이 있다는걸 아니까요. 저희가 말을 돌려서 할 사이도 아니니, 본론부터 이야기하죠."


꽃장수가 또 뭘 하려나싶었던 에이미였지만, 그가 꺼낸 말은 전혀 생각지도 못한 내용이었다.


-그래, 여전히 눈치는 있군. 시라유리는 어디있지?


"...그게 무슨 소리죠?"


지금까지 그녀가 숱하게 맡아왔던 암살이나 침투를 지시하는게 아닌, 갑자기 딸의 행방을 묻는 말에 에이미는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의문없이 따르기만 해야하는 요원 출신인 그녀가 무의식적으로 되물어볼 정도로, 방금의 질문은 충격적이었다.


-시라유리가 마지막으로 만난 인물이 바로 너다. 위장신분이 아닌, 실제 '역할'로서 말이지.


꽃장수의 추가적인 설명에, 에이미는 시라유리가 철남의 뒤를 캐려다 뭔가 문제가 생겼다는걸 직감으로 눈치챘지만 모른척하기로 했다.


"그 부분은 저도 답변해드릴 수 있는게 없네요. 따님이 가출한게 걱정되시나요? 그 나이대 여자라면 누구나 할법한 일이죠. 연애에 대한 고뇌라던가, 부모와의 불화로 약간의 비행에 몸을 담는다던가."


지난번,  LRL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철남의 정보를 팔아넘겼던 양심이 지금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이었다.


-나하고 농담하자는건가?


"제가 정말로 모르니까 말씀드리는거예요. 저는 지금 현역이 아니라고요."


-...그래, 알겠다. 조사하면 사실관계가 다 드러날텐데 그걸 익히 아는 네가 뻔뻔하게 대응할리도 없지.


에이미의 경력과 능력에 대한 믿음이 있는지, 꽃장수는 그녀의 모른다는 대답을 믿어주었다.


"네, 따님과의 불화가 하루빨리 해결되기를 기도할게요."


다만, 믿어주는것과 기분이 좋고 나쁨은 별개인건지 꽃장수는 곧바로 전화를 끊고말았다.


뚝.


"...후우, 이것 참. 현장에서 발을 뺀지 제법 됐는데도 거짓말은 여전히 익숙하네요. 이래서, 좋은 엄마가 될수나 있을지..."


에이미는 거짓말쟁이 엄마를 둔 딸이 과연 잘 자라날 수 있을까 걱정하면서도, 마음속 한구석에서는 철남에게 의리를 지켰다는 사실에 편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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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화


챈이 불탈때 창작물이 활발해야 한명이라도 더 잡아둘수 있을거란 생각에 쓰는걸 멈출 마음이 안듭니다...어쩌면 얼마전의 미친 업로드가 이걸 위해서가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