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음집 링크


"응, 펍 헤드라든가 많은 AGS들은 전기의 맛을 제법 따지는 것 같던데."

"아아, 뭐. 발전원에 따라 차이가 좀 있기는 하지."

"상상하시는 것만큼 다이나믹한 차이는 아닙니다만, 그래도 기호를 형성할 만큼은 되죠."

"확실히, 제너레이터가 내장되면 대체로 외부 전력은 맛 자체로 즐기는 경우가 많으니까."

"그나저나 갑자기 그런 화제를 꺼내시는 걸 보니, 뭔가 큰 질문이 올 것 같은 예감이 드는군요?"

"아까 판에서도 그런 예감을 팍팍 발휘했으면 좋았을텐데 말이지."

"아니, 그렇지만 솔직히 그건 뚫리는 게 이상한 거 아닙니까?"

"됐어 됐어. 곱씹어봐야 바뀌는 게 있는 것도 아니잖아."

"으응, 아무튼. 그 전기 맛이라는 거. 혹시 전지 종류에도 영향을 받아?"

"아하! 전 또 뭐라고. 암요, 달라지고 말고요!"

"바로 답이 나오네…많이 달라지는 편이야?"

"인간의 요리에 빗대서 설명하려면, 아무래도 요리 방법에 가까운 느낌이지?"

"거기에 보관법까지 합했다고 봐야겠죠."

"같은 발전소에서 나온 전기라도, 어디에 충전했는가에 따라 또 풍미가 달라진답니다!"

"그렇구나. 그러면, 너희가 생각하기에 제일 최고의 조합은 뭐라고 생각해?"

"최고의 조합? 그걸 묻는다면야—"

"글쎄요…아무래도 그거겠죠?"

"수력에 나트륨이지." "태양광에 리튬 아니겠습니까!"

"…"

"그렇게까지 성대하게 엇갈리기도 힘들겠다."

"리튬이 보편적이기는 한데, 그거 너무 흔하지 않아?"

"나트륨이야말로, 어울리는 전기가 너무 제한적이지 않습니까?"

"—이왕 이렇게 된 거, 다른 AGS들한테도 물어보는 게 어때?"

"그거…꽤 좋은 생각 같은데요?"

"이야기를 하다 보니 다른 녀석들 생각이 궁금하긴 하네. 까짓거 순위표 한 번 뽑아볼까?"

"아, 그거 좋지요! 가 봅시다!"

"그럼, 우린 할 일이 생긴 것 같으니 가볼게!"

"어어. 가봐."

"지금쯤 거기 가면 누가 있으려나?"

"글쎄요. 시티 가드의 경우 근무 교대를 하니 둘 중 한 분만 계실 것 같고, 골든 워커즈의 드론들은 따로 충전 스테이션이 마련되어 있어서 안 보일 것 같군요."

"그 해피 꼬마는 있으려나?"

"이야~용케도 '꼬마'라고 덧붙이는군요?"

"뭐 어때, '꼬마'라고 부르지 말라고는 걔가 얘기 안 했잖아."

"쿠쿠쿠, 그건 그렇죠!"

"뭐, 있건 없건 타이런트는 이 주제에 관심이 없을 겁니다. 애초에 이전 소체일 때도 황화합물 축전지만 쓰던 녀석이니까요."

"황화합물? 용케도 그걸 썼네."

"병기에게는 효율이 최선이었으니까요. 황 맛이 섞이든 말든 아마 관심도 없었을 겁니다."

"아무튼…꽤 많이 모여 있군요!"

"페레그리누스, 그리고 Mr. 알프레드인가."

"여어, 여기서는 처음 보는 것 같네."

"아, 확실히 알바트로스 씨는 여기서 보기 힘든 얼굴이죠."

"반대로…오늘은 로크 씨가 안 보이는군요?"

"초롱이라면 방금 막 자리를 떠났다."

"아하, 그렇게 됐나? 아쉽게 됐네."

"녀석에게 용건이라도 있는 건가?"

"아, 딱히 로크 씨 개인에게 용건이 있는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표본은 많을 수록 좋으니까요!"

"…표본이라고?"

"아하, 거기서부터 설명을 해야겠군요. 일단 좀 안쪽으로 가도록 하죠!"

"그나저나, 안쪽에서는 무슨 이야기들을 하고 있는 거야?"

"글쎄, 내가 설명하는 것보다는, 그냥 가까이에서 들어보는 게 좋을 것 같군."

"—염분과 당의 조합 자체는 시뮬레이션이 가능하긴 합니다만, 거기에 파인애플 특유의 산미까지 더해지는 건 상상하기 어렵군요."

"뭐, 당황스러운 조합이기는 하지만…그렇다고 아주 억지 조합은 아니다. "(우물우물)

"흠…피자 정도의 요리를 대마왕님이 직접 만들어 사령관에게 대접한다면 그걸 나눠 먹으며 좋은 이벤트가 발생할 수 있겠군."

"폭군 타이런트여. 사령관은 그 파인애플이 올라간 피자를 좋아하나?"

"그걸 좋아하는지는 모른다. 고기가 듬뿍 올라간 걸 좋아한다고 말하기는 했다만."

"파인애플이 올라간 피자라…그러고 보면 예전에 촬영 스탭들이 그걸 가지고 언쟁을 했던 것도 같네."

"아하, 그건 확실히 취향이 확 갈리는 주제라고 듣기는 했군요."

"아아, 아무튼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죠!"

"자, 여러분들? 잠시 여기 주목 좀 해 주시겠습니까?"

"아, 안녕하십니까, Mr. 알프레드."

"어서 오게나! 자, 자리 잡게. 아주 짱짱하게 충전된 고급 리튬 전지도 있네!"

"아이고, 이거 감사합니다."

"호의를 거절하는 건 도리가 아니지. 그럼…"

"그나저나, 무슨 일이기에 우리 모두의 주목을 필요로 하는 겐가?"

"아~아, 거기서부터 설명할 필요가 있겠군요!"


"최상의 전기·전지 조합이라."

"그래, 다른 AGS들 의견은 어떨까 싶어서 말이지."

"한 번 이런 주제로 진득~하게 이야기하면서, 평소 말고 다른 조합의 전기를 맛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지 않습니까?"

"꽤 괜찮은 생각 같군요."

"나쁘지 않군."

"그렇지만 체계적으로 정리하려면 상당히 많은 종류의 전지가 필요할 것 같군요."

"몇 종류 정도는 내 쪽에서 가져올 수 있긴 한데…"

"…역시 한참 전부터 여러 고급 전지를 모아온 로크 씨의 협조가 절실하단 말이죠."

"반응할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호출을 한 번 보내도록 하지."

"아이쿠. 그래주신다니 감사하죠!"

"그렇다면, 일단 만약을 위해 내 전지를 좀 가져와야겠네."

"그렇다면 저도 제 컬렉션을 좀 보태야겠군요.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다녀오도록. 나는 현장에 나간 다른 대원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도록 준비를 하겠다."


다음 편


어느날 문득 생각난 아이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