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


(7화 쓰기 전에 막간 개그성으로 쓰는거임)


"드디어 잡았군 오메가. 이걸로 너의 야망은 끝이다."


"크윽.. 차라리 죽여라! 회장님마저 돌아가신 마당에 난 더 살아갈 이유가 없으니!"


"내가 널 죽여? 아니, 아니지. 너랑 다른 레모네이드들의 생사여탈권은 내가 쥐고 있는 게 아니라.."


"'회장님'이 쥐고 계시거든." 사령관의 눈이 불길하게 반짝하고 빛났다.


그리고 뒤에서 부사령관 제복에서 새로운 펙스의 회장에게 어울리는 정장으로 갈아입은 미하일이 걸어 나왔다.


"이제 내가 펙스 콘소시엄의 새로운 회장이 되었으니 회사의 통솔권과 너희들의 처분권은 내게 있어. 함부로 죽으려는 생각은 안 하는게 좋을걸?"


"미하일?! 미하일 왜?! 새 회장 왜?!" 오메가는 다시금 MRS(미하일 리얼리티 쇼크)가 도져서 경악하고 말았다.


"축하드립니다 부사령관, 아니지. 이제는 회장님이라고 불러 드러야 하나요?" 사령관은 전(前) 부사령관에게 악수를 건넸다.


"편할 대로 불러 주세요. 어떤 직함으로 불리든 이제는 그닥 상관 없으니까요." 미하일은 한껏 후련한 밝은 미소로 사령관의 손을 맞잡았다.


"축하해 회장님."


"아하핫. 모리아티가 회장님 소리를 듣네? 오래 살고 볼일이야!"


"축하해 미하일. 분명히 박사님도 하늘에서 기뻐하고 계실 거야." 옆에서 가장 많은 고생을 함께 겪어온 알파도 축사를 건넸다.


"다들, 정말로 고마워요."


"부사령.. 아니 회장님 축하드림다! 취임 기념으로 샴페인 좀 따시지 말임다!" 브라우니들 중 하나가 난입하여 미하일에게 축하 파티를 열자고 연호했다. 곧 더 많은 브라우니들이 몰려들어 다 함께 "축하파티! 축하파티! 축하파티!" 를 외치고 있었다.


"야! 다들 실례잖아! 부사령..아니 회장님, 정말 죄송합니다. 워낙에 브라우니들이 뭔가 하나 끌리는 걸 발견하면 거기에 몰려드는 타입이라.." 이프리트 병장이 회장에게 허리 굽혀 사과했다.


"사과는 굳이 안 해도 돼. 근데 축하 파티라.. 그래 기분이다! 저기 지하 벙커에 있는 샴페인 다 갖고와서 술고래 될 때까지 함 마셔보자!!" 이 말을 들은 브라우니들 사이에서 "회장 펀치! 회장 펀치! 회장 펀치! 그는 신이야!!" 하는 우레 같은 함성이 쏟아졌다.


"다 끝나고 나니까 사람이 뭔가 얼굴도 피고 성격도 좀 더 밝아진 것 같네."


"마음 고생 몸 고생 다 했으니 저 정도는 해도 되지 않겠나. 우리도 함께 축배를 들자고!" 


"다들 좋아하는 것 같네요. 그러면 회장님, 축하연은 언제로 할까요?"


"한 7일 정도쯤 후에 할까요, 전후 정리도 해야 하니까요. 그리고.. 제 자매에게 '벌'을 줄 준비도 해야 하고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사령관과 지휘관들, 그리고 새로운 회장의 눈길이 오메가에게 쏠렸다.


"히끅.." 오메가의 뇌는 현재 새로운 회장의 등장을 이성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 놓여 있었다. 과연 무슨 처벌이 내려질 것인가. 뽀끄루 의상 입고 마법소녀들에게 갈려 나가기? 오드리들한테 피부 거죽이 벗겨져서 인피(人皮)로 만들어진 구두나 핸드백이 된다던가? 아니면 가장 심할 경우에는 자신이 저지른 악행을 그대로 구현한 마키나의 가상현실 내부로 들어가서 영원히 고통받는 것? 오메가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 나올 것은 기정사실이었다.





일주일 후, 맨해튼에 위치한 구(舊) 오메가 빌딩이자 현(現) 보르비예프 타워.

죽은 안나 박사를 추모하기 위해 개명된 이 빌딩에서 오르카 호와 미하일 회장의 승전을 기념하는 파티가 열리고 있었다.


"딸꾹.. 으헤헤.. 회장님.. 술 맛 참. 히끅. 좋.좋네요.. 헤헤."


"입맛에 맞으시다니 다행이네요. 저쪽에 까베르네 쇼비뇽하고 리슬링도 있으니까 맘껏 드세요. 대신 저도 좀 마셔야 하니까 너무 맘껏 드시지는 마시고요."


"자아 LRL, 착한 어린이는 술 마시면 큰일난답니다? 여기 주스 드세요." 에이미는 달아오른 분위기 속에서 LRL이 실수로라도 음주를 하지 않도록 주의를 주었다.


"힝.. 언니들 전부 다 신났는데 나만 주스 마시게 하구.." LRL이 볼멘소리로 투덜거렸다.


미하일은 그런 LRL의 머리를 마구 쓰다듬어 주며, 무언가를 품에서 꺼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멸망 전 단 1,000부만 생산되었던 [싸이클롭스 프린세스: 백 인 블랙]의 한정 배리언트 커버판 코믹스 중 하나였다.


"우와! 이거 주는거야?"


"응, 너 가져. 좋아하는 거잖아?"


"회장! 정말 고마워!" 하고 LRL은 이가 다 드러나도록 웃었다.


그러던 중 맨 앞에 놓인 무대에서 스프리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자, 그러면 오르카-펙스 전쟁 승전 기념 특별 공연이 있겠습니다!"


"뭐가 나올지 기대되네요!" 아쿠아가 눈을 반짝였다.


"후후, 아쿠아 많이 궁금한가 보구나."


"첫 공연부터 굉장히 강렬하네요. 바로 오메가, 델타, 감마의 처벌의 일환으로서 막을 여는 무대!

...[우마뾰이 전설] 입니다!"


"에?" 순간 연회장이 정적에 휩싸이고 술에 거나하게 취한 키르케마저 확 깼다. 단 한 명을 제외하고. 미하일 회장만은 씨익 웃고 있었다.





시간을 돌려, 연회가 개최되기 5일 전쯤.


전투 후 파괴된 시설을 정비하고 부상자들을 치료하던 중, 미하일이 수감되어 있던 오메가, 델타, 그리고 감마를 불렀다.


"내가 왜 불렀는지 대충 짐작이 가?"


"보나마나 우리를 효수해서 수급을 긴 장대에 걸고 가두행진을 하겠다는 거 아냐?"


"아냐, 우리 가죽 산채로 벗겨서 오드리들한테 샘플용 원단으로 줄거야."


"아니면 우리가 저지른 모든 걸 반대로 우리가 돌려받는 가상현실에 가둔다던지.."


세 자매들은 모두 자신이 받을 처분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결국에는 사형. 이라고 모두 귀결이 났던 것이다.


그러나 회장의 입에서 나온 대답은 달랐다.


"대체 그런 무시무시한 건 어떻게 생각해낸 거야? 뭐 세계 각지의 고문법 적힌 책이라도 있어? 내가 말했잖아. 너희들 안 죽인다고. 살아서 벌받게 할 거라고."


'뭐길래 이러는 거지..' 세 자매는 두려움에 떨며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그때 회장실로 오드리가 들어왔다. 종이 가방에 무언가를 담은 채로.


"Mr. Chairman. 부탁하신 대로 의상 만들어 왔어요."


"벌써요? 역시 손 빠르시다니까."


"근데 정말로 저걸 입히실 생각은 아니죠?"


"입힐 건데요?"


"정말, 오르카에 있을 때도 그렇지만 무시무시한 분이시네요." 오드리는 회장을 살짝 두렵다는 눈으로 바라보았다.


"칭찬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하고 그는 오드리가 가져온 종이 가방에서 그 '의상' 을 꺼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무..무슨..!"




인류가 멸망하기 전 유행했던 모바일 게임인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에서 말딸들이 입었던 승부복이었다. 깨알 같이 말 귀도 들어있었다.


"너네 이거 입히고 축하연 무대 세우는게 첫번째 벌이야." 새 회장은 아주 천연덕스럽게 그녀들의 끔찍한 운명을 알려주었다. "너희들한테 수치심을 심어줘야 더 이상 나쁜 짓을 안 할거 같아서."


"나는.. 나는 아무것도 못 봤느니라~"


'그냥 항복했으면 이런 수치플 당할 일도 없었을 텐데..!'


"아..아니. 처벌은 받는데.. 왜 내 의상은 노출이 이렇게 많은 거야!" 델타의 의상은 척 보기에도 다른 자매들의 것과 비교해서 천 면적이 매우 적어보였다.


"오드리 씨한테 특별 주문을 했지. 예전 오드리 개체들을 심하게 괴롭힌 만큼 수치심도 강하게 줘야 하니 일부러 그렇게 만들어 달라고 했어. 물론 오메가하고 감마 것도 노출이..좀 있는 편이지."


"너 진짜 사람 맞니..?"


"벌 받는 처지면서.. 말대꾸?!" 그 위협적인 말에 세 레모네이드는 모두 움찔했다. "아니면 옵션 2로 역바니 있거든? 그거 입고 코카인 댄스 추는 것도 있어. 마침 또 바니 전문가 모셔왔지. 니바=상!"


"도-모, 오메가, 델타, 감마=상. 바니 슬레이어 디바데스. 고키겡요!"


"바니?! 바니 왜?!"


"미하일=상의 부탁으로 그대들의 처벌을 도우러 왔지! 만약 말딸 장속을 입지 않는다면 역바니 코카인을 시킬테니까 바니 중점인 나의 인스트럭션을 필요로 하더군!" 하면서 니바는 인형탈을 찢고 자신의 진짜 형태인 역바니를 드러냈다. "너이쉐끼들마-! 이리오람마-!"


"아이에에에에에-!!"





다시 지금, 결국 레모네이드 세 자매는 처벌로서 우마뾰이 전설을 추는 것으로 하고 5일간 케스토스 히마스로 댄스를 러닝하여 무대에 서게 된 것이었다.


역바니 코카인을 실현(?)하지 못한 니바는 다소 아쉬워했지만, 미하일이 파티가 고조되면 앰부쉬해서 강제로 갈아입혀도 된다는 허락을 하자 Wasshoi!를 외치며 회장실에서 바니 토비게리로 빠져나갔다.


 


그리고 무대에서는 실시간으로 세 자매의 수치플이 벌어지고 있었다. 모두 얼굴이 잘 익은 사과처럼 새빨갛게 물들어 있었을 뿐 아니라, 프로젝트 오르카의 멤버들도 백댄서로 참여하여 열정적으로 춤을 추는 바람에 수치심은 더 배가 되었다.


"풉.. 푸흐흡.." 매사에 진지한 용도 숙적인 감마가 귀여운 댄스를 하는 것을 보며 실소를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이야 누님. 부사령관 참 대단하지 않수? 회장이라는 자리에 앉자마자 바로 저런 공개 수치쇼를 보여주다니."


"그러니까 말이다. 정말.. 정말 상상도 못한 방식이야."


"우리 작은오빠야. 내 생각보다 더 미친 또라이구마.."


방청객들의 이런 말들을 들을수록 세 레모네이드들은 얼굴이 더 빨개지는 걸 넘어 아예 갈색으로 물든 것 같이 보였다.


위문(?)공연이 끝난 이후, 대기실에서 얼굴을 가리고 우는 자매들에게 미하일이 슬쩍 다가와 물었다.


"(전)회장들 앞잡이 할거야 안할거야?!"


오메가를 비롯한 레모네이드들은 이구동성으로 대답했다. "안하겠쏘! 닷-씨는 안하겠쏘!!"


상상도 못한 진짜 광기를 지켜보고 있던 사령관, 알파, 그리고 리앤 모두 두려움에 떠는 오징어채가 되었고, 그 이후 레모네이드들은 열심히 미하일에 의해 굴려지며 죗값을 치르고 사죄하게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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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빼고 썼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