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에 이어 세 번째 인간까지 저항군에 발견되고, 3인자가 되어서 한동안 그냥저냥 잘 지냄.


그러던 어느 날, 부사령관인 둘째 인간이 셋째를 은밀히 찾아와서 무서운 제안을 꺼냄.


같이 힘을 합쳐서 사령관을 제껴버리고 우리가 저항군을 먹자고.


처음에는 갑자기 무슨 소리인가 하고 어이없어하는데,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단순한 헛소리가 아님.


이미 많은 섹돌들에 지휘관급들도 거의 포섭해놨고, 작전 계획도 치밀해서 성공 가능성이 높음.


단순히 말뿐만 아니라 실제로 저항군 돌아가는 걸 보니까 둘째를 따르는 세력이 상당히 크고.


셋째는 좆간은 아니지만 그렇게 선량하지도 않은 소시민이라, 몇날 며칠을 와서 계속 설득하니까 점점 욕망에 흔들림.


하지만 오랜 고민 끝에, 결국 욕망이 아닌 자신의 작은 양심을 따라서 제안을 거부함.


둘째는 무서운 얼굴로 너를 죽이고 입을 막겠다고 협박하고, 둘째를 따르는 섹돌들까지 튀어나와서 셋째를 포위함.


그러나 셋째는 덜덜 떨면서도 굽히지 않고, 초라하지만 당당하게 서서 둘째를 꾸짖음.


그렇게 무기가 겨누어지고 셋째는 두 눈을 질끈 감는데......




갑자기 둘째와 섹돌들이 무기를 내리고 웃으며 박수를 침. 다른 대원들하고 사령관까지 모두 나와서 셋째를 칭찬함.


반역은 개뿔이, 전부 짜고 셋째의 충성심과 인성을 테스트한 거임.


셋째는 다리에 힘이 풀려서 주저앉고, 몰래카메라가 너무 살벌한 거 아니냐며 거의 울먹임.


사령관은 멋쩍게 연신 사과하고, 셋째는 속으로 제안을 받아들였으면 어떻게 되었을지 오싹해하면서 가슴을 쓸어내림.



그러자 문득, 무서운 생각이 셋째의 머리를 스침. 셋째는 떨리는 목소리로 사령관한테 물어봄.


혹시, 이 '테스트'가 자기가 발견되기 이전에도 몇 번 있었던 것이 아니냐고.


정말로 지금의 부사령관이 두 번째로, 자기는 세 번째로 발견된 인간이 맞느냐고.



사령관은, 아무 말 없이 조용히 미소를 짓는 걸로 대답을 대신할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