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카호 내에서, 소완의 징계위원회가 열렸다.

소완이 자신에게 폭력을 휘둘렀다는 마음의 편지들이 사령관에게 전달되었기 때문이었다.

징계위원회가 열리자, 사령관은 평소와 같은 표정으로 다소곳하게 앉아있는 소완에게 질문하였다.

소완, 그게 반성하는 태도야?

아니 잘못을 저질렀는데 어떻게 그렇게 태연할 수가 있어?

잘못이라니요? 저는 정당한 일을 했을 뿐이옵니다.

누군가는 꼭 해야만 했던 일이지요.

누군가는 꼭 해야만 했을 일이라고?

다른 이들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일이 말이야?

그렇사옵니다.

그럼 제일 먼저, 아우로라에게 폭언과 폭행을 한 행위는 어떻게 정당화할거지?

아우로라양은, 사령관님께서 드실 피자에 민트초코소스를 바른 뒤, 파인애플을 올리려고 하였으며,

음료수로는 버디언과 데자와로 만든 칵테일을 대접하려 했사옵니다.

그.. 그건 그렇다 치고, 스카라비아에겐 칼을 던졌다면서?

조금이라도 왼쪽으로 날아갔다면 머리에 박혔을거라고!

그것도 모자라서 발로 수 차례 밟아서 갈비뼈를 으스러트린건 어떻게 해명할건데!

스카라비아양은, 입맛 떨어진다는 이유로 식당 내에서 흡연을 하더군요.

그것도 모자라 소첩이 갓 지어 김이 모락모락 나던 쌀밥에다... 담배를 지져 껐사옵니다.

그.. 그그.. 그렇다면.. 닥터에겐 왜 칼등으로 꿀밤을 먹인건데.

아무리 그래도 어린애한테까지 폭력을 쓸 이유가 있어?

이유.. 이유라...

음료수는 파인트 단위로, 파르페의 무게는 온스 단위로 주문하고, 

그램으로 얼추 맞춰서 갖다주니까 무게가 맞지 않는다고 바닥에 엎은 정도면.. 이유가 되지 않겠사옵니까?

어.. 어음...

내가 징계를 할 대상을 잘못 판단한거 같네.

미안해 소완..


소완이 저지른 폭언과 폭력행위들은, 모두 정당방위로 인정되었고,

그녀는 아무 처벌 없이 풀려났다.

그리고 그녀에게 억울하게 맞았다고 마음의 편지를 썼던 세 바이오로이드들은,

각각 두 달간 주방출입 금지형,

반 년간 금연형,

그리고 72시간의 휴식없는 연구형을 받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