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 모음집 :    우리집 브닐라 모음집 - 라스트오리진 채널 (arca.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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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화




끝없는 토모의 수다와 질문에 시달리다 못해, 지쳐 잠든 아라(이프리트).


짧은 휴식과 담소의 시간이 끝나고, 마침내 작전이 개시됩니다.


민간인들이 확보된 통로를 통해 대피하는 동안, 전투가능한 바이로오이드들과 몇몇 인간 자원들이 철충을 교란하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080기관(시라유리) 측에서 제어권을 탈취한 삼안산업의 방어용 자동 포탑까지 동원하기로 되어있었지요.


모종의 이유로 짓다 만 고층 건물 위에 마련된 작전지휘소.


그곳에서 A는 이 자동 포탑들의 네트워크를 관리하면서, 작전 전체의 통신망을 담당하는 유미를 보조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리리스는 그나마 멀쩡한 로자 아줄을 이용해 민간인들을 보호하는 역할을 맡았고, 소완은 A의 경호역을 맡습니다.


이비는 (A의 고집으로) 현장에 나가 있는 대신, 지휘소에서 현장 병력들을 지휘하기로 합니다.





이비의 지휘 하에, 아라를 중심으로 한 전직 스틸라인 화력조는 교란 작전에 투입된 인원들을 위한 화력지원을 실시합니다.


토모는 (자기 생각에) 같은 학생으로서 단짝이 된 아라의 관측수를 자청합니다. "Fire for effect"를 "빠이야 뽀 아파트" 등으로 바꾸거나 하면서, 어딘가 자꾸 이상한 말을 하는 토모였지만, 천만다행으로 숫자 자체는 정상적으로 불러주어 작전에 큰 지장은 없었죠. 







그들의 화력지원 덕에 (주로 시티가드로 구성된) 교란조는 생각 외로 성공적인 작전을 이어가지만, 쏟아지는 철충들의 공세를 피하기 위해 아라의 화력조를 수시로 위치를 옮겨다닐 수 밖에 없었습니다.


A와 유미는 실시간으로 못쓰게 되는 단말과 회선을 우회하며 계속해서 네트워크를 연결합니다. 


이비, 홍련과 시라유리는 어지러운 전장 상황을 살피며, 최소한의 사상자를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시티가드 쪽 AGS와 바이오로이드의 피해가 다소 있었지만, 민간인들 거의 전부가 성공적으로 도시를 빠져나가고, 이어서 지상에 배치된 교란조들도 차례로 퇴출합니다.


퇴출 과정에서 점점 전력이 줄어들자, 철충들을 지휘소를 점차 포위해오기 시작합니다. 이 과정에서 몽구스팀의 핀토와 미호 (드라코와 불가사리는 민간인 호송대에 있었습니다)가 부상을 입습니다. 핀토는 무기를 잃은데다 비행장비를 쓸 수 없게 되었고, 미호는 다리를 크게 다쳤죠. 


가까스로 지휘소까지 도달한 그들은 부상에도 불구하고 아직 빠져나가지 못한 교란죠를 엄호합니다.


주인공과 유미도 계속해서 (얼마 남지 않은 터렛을 이용해) 최대한 시간을 벌어줍니다.


마침내, 아라의 화력조를 포함한 마지막 지상 인원들이 퇴각하자, 일행은 지하 통로를 폭파해 막아버립니다.


이어서 홍련과 시라유리를 시작으로 지휘소 인원들이 차례로 공중 기동 바이오로이드들의 팔에 안겨 철수하기 시작합니다. 철충들이 맹렬한 기세로 몰려들고, 남은 포탑이 시간을 거의 끌어주지 못하면서, 상황은 점차 급박하게 돌아갑니다.


홍련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퇴출 순서를 양보한 미호와 핀토는, 건물로 접근하는 철충들을 상대로 항전하지만, 지휘소는 점차 중과부적으로 포위당하게 됩니다.


미호와 핀토는 A일행에게 비상용 로프를 이용해 다른 건물 옥상으로 내려가 구조를 기다라고 말합니다. 너희들은 어쩔 생각이냐는 A의 물음에, 그들은 "자기들에겐 묘수가 있다"며 걱정말고 나가라고 재촉합니다.


이비는 소완과 A, 그리고 유미를 먼저 내려보냅니다.


이제 이비가 로프에 카라비너 고리를 건 순간, 작전용 무전 채널을 통해 남아있는 둘의 목소리가 울립니다. 


자신들의 작전관, 홍련과 자매들인 드라코, 불가사리에게 전하는 작별의 메시지였습니다. 울먹이는 목소리에 의문이 든 이비가 뒤를 돌아보자, 그들은 격발기로 보이는 것을 손에 쥐고 있었습니다.


사실 묘수같은 건 없었고, 그들은 어차피 탈출할 수 없다고 생각해, 만약을 대비해 설치해 둔 폭발물을 터뜨리려는 것이었죠.


이비는 A일행을 대피시키러 온 프로스트 서펀트와 익스프레스들을 본 뒤, A의 처절한 만류에도 불구하고 건물 안으로 다시 뛰어들어갑니다.


마침내 미호와 핀토의 탄약이 고갈되고, 둘이 철충들에게 둘러싸이기 일보직전인 상황에서......





"그럼 어떻게 할까? 네가 누를래?"


"......아니. 같이 누르자."




"No you fucking don't."

(누르긴 씨바 뭘 눌러.)


그들이 격발기를 누르려는 순간, 이비는 둘의 허리에 예비 레펠 로프를 걸고 건물 밖으로 뛰어 내립니다. 상대적으로 튼튼한 빔에 고정된 덕에 그들은 그대로 공중에 매달립니다.


 둘의 안전을 확인한 이비는 그대로 격발기를 누르고, 층에 다가온 철충 전체가 일소됩니다.


대롱대롱 매달려 기진맥진한 상태로 손을 흔드는 그들을 확인한 뒤, 그들이 죽었다 생각해 침울해져 있던 분위기는 반전됩니다. 


이비와 미호, 핀토가 (대롱대롱 매달린 채) 구출된 이후, 일행은 민간인 그룹과 합류해 이동하기 시작합니다. 이때, 그들이 가려는 곳과 자신들이 가려는 곳이 그리 멀지 않음을 알게된 A는, 그들을 기존의 위치가 아닌, 에바가 알려준 조선소 방향으로 가자고 설득하게 됩니다. 


홍련은 방어가 단단한 조선소 이야기를 듣고 화색이 되지만, 시라유리는 A에게 감사를 표하면서도 어딘가 떨떠름한 표정을 짓습니다. 


한편, A 일행은 이동중 더치걸 일행과 같은 트럭을 배정받게 되고, 비좁은 짐칸 안에서 일행은 앙금을 풀고 다소나마 화해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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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화





다행히도 철충들이 드문 시골길을 따라 가던 일행은, 한 테마파크가 위치한 작은 동네로 들어오게 되고, 그곳에서 아직까지 조명이 켜져있는 삼안 바이오로이드 판매점을 보게 됩니다. 


내부에 남아있던 바닐라 한 개체와 콘스탄챠 한 개체는 직원들이 허겁지겁 도망가며 그대로 방치되어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자력으로는 가게를 벗어날 수 없는 신세인 그들은 A일행에게 자신들을 구매해달라고 부탁하고, A는 (가진 돈이 없는 상황이었지만) VVIP 신분을 이용해 그들의 소유권을 얻어 합류시키게 됩니다.


이비는 그곳에 있던 바닐라를 보고, 목숨을 잃은 바니 언니를 떠올리며 싱숭생숭한 표정을 짓습니다.

 

비어있는 가게에서 연료와 식료품을 보충하고 마저 길을 떠나려던 일행이었지만, 이동 중 무전을 통해 구조 요청이 들어옵니다. 


구조를 요청한 생존자들이 위치한 곳은 바로 테마파크였지요. 사태 초기에 철충들에게 에워싸인 테마파크에 갇혀버린 그들은, 내부 구획에 마련된 특실에 틀어박혀 농성 중이었습니다.


홍련은 생존한 민간인들을 구출하자고 건의하고, A는 (이비의 가벼운 불만을 들으며) 수락합니다. 


이에 (부상입은 미호와 핀토를 제외한) 몽구스 팀, 그리고 이비의 화력조, 080의 토모와 시라유리가 구출에 투입됩니다. 거기에 혹시모를 장애물 등을 돌파하기 위한 더치걸 셋은 덤이었죠. (그녀들이 자원했습니다)


바이오로이드들만을 보내려니 어딘가 찝찝했던 A는, 최소한의 안전을 위한 거리를 둔 채 (리리스와 소완을 경호로 대동하고) 그들을 따릅니다.


시설을 둘러싸고 있던 철충들은 대부분 다른 곳으로 흩어진지 오래였던지, 다행히도 인근에 잔류한 철충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비교적 수월하게 내부로 진입한 구출팀은, 본래 온 가족의 즐거운 공간이어야 할 A 구역에 펼쳐진 참상을 보게 됩니다. 시설 내부에 있던 몇 안되는 철충까지 정리한 일행은, 잠시 숨을 돌리던 중 B 구역 외진 곳에서 생명반응을 감지하고 인근을 수색하기 시작합니다. 


신호의 근원지에 가까워지자, 한 건물에서 누군가가 일행을 부릅니다. 인간의 뇌파를 감지한 구출조가 그곳으로 달려가고, A도 일행을 뒤따릅니다.


그 누군가는 B구역의 유일한 인간 생존자로, 일행은 그가 머물던 건물 내부를 둘러봅니다. 





그가 몸을 숨기고 있던 방의 문을 열자, 이비는 아주 낮익은 얼굴을 보게 됩니다.


한때 같은 블랙리버 부대에서 근무했던 레드후드 연대장이었지요. 그녀 또한 부상을 입고 퇴역한 뒤, 이곳에 팔려와 궂은 일을 당하고 있던 것이었습니다.


그녀를 포함해, 그곳에서 몸을 떨고 있던 다수의 바이오로이드들에게는 학대의 흔적이 선명했습니다.


이비와 A, 그리고 소완은 조용히 분개하지만, 일단은 C구역에 숨어 있다는 나머지 생존자들을 향해 이동합니다.


이때, 소완은 더치걸들이 몽구스 팀, 스틸라인 화력조와 함께 A구역에 머무르게 해달라고 간청합니다. A는 소완이 그렇게까지 절박하게 구는 이유를 알 수 없었지만, 어쨌건 요청을 수락해줍니다.


그렇게 A, 리리스와 소완, 이비만 남게 되고, 그들은 길을 앞장서겠다는 남자를 따라 C구역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A를 지키기 위해 애써 따라나선 소완이었지만, 그녀는 점차 불안해하는 기색을 보입니다. 이때, A는 어렴풋이 들었던 C구역의 소문을 떠올립니다.


마침내 C구역에 도달한 그들은 외부와 철저하게 격리된 C구역의 격벽을 열고, 그 안에 펼쳐진 참상을 보게 됩니다. 


수많은 바이오로이드들의 신체 조각과 시신, 그리고 장기가 나뒹구는 지옥도에 일행이 얼어붙고, 소완은 과거의 기억이 떠올라 오열하며 발작합니다. 바닥과 벽을 막론하고 곳곳에 장식된 더치걸, 브라우니, 레프리콘 등의 시신을 본 뒤, A는 어째서 그녀가 나머지 일행들을 두고 오자 간청했는지를 이해하게 됩니다.


그곳에 있던 소위 '테마파크 우수고객'들은, 대뜸 A에게 무례한 말을 내뱉으며 자신들을 어서 모셔가라고 아우성을 치기 시작합니다. 


소완, 리리스, 이비 등에게도 마구 폭언을 퍼붓던 그들을 보던 A는, 홍련에게 연락해 "인간 생존자는 아무도 없었다"고 전달합니다.


그말을 들은 손님들은 대경실색하고, 그게 무슨 소리나며 소란을 피워댑니다.


그러자 A는 이비, 리리스, 그리고 소완에게 "너희들은 여기에 인간이 보이느냐"고 묻습니다.


이미 (두뇌에 가해진 손상으로) 인간의 명령권 제약이 풀려버린 그들은, 손님들의 갖은 모욕과 협박을 뒤로 하고, "우리들은 아무도 보지 못했다"고 대답합니다.


대답을 들은 A는 C구역 손님들 사이로 B 구역 남성을 밀어넣고, 이비에게 (예전에 대피소에서 했듯) 출입문 개폐장치를 망가뜨리라고 지시합니다. 


손님들을 총으로 위협해가며 일을 마친 이비와 리리스는, 그대로 개폐장치를 부숴 C구역의 문을 영구히 폐쇄합니다. 





문 밖으로 먹먹하게 울려오는 수많은 남녀의 울부짖음을 뒤로 하고, A일행은 나머지 인원과 합류해 본대로 복귀합니다.


B구역의 생존 바이로이드만 구출한 채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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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도 끌었습니다.

틀만 잡았던 삽화를 대충이나마 마무리하다보니 생각보다 시간이 조금 걸리네요.


다음 번엔 29 & 30화 합본 요약판이 될 것 같습니다.

이 똥글도 몇 차례만 더 참아주시면 되겠지 싶네요.

괜한 욕심에 어울려주셔서 매번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