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번째 인간은 요리사입니다.-1 - 라스트오리진 채널 (arca.live)

소설) 두번째 인간은 요리사입니다.-2 - 라스트오리진 채널 (arca.live)





뭐 손에 총알이 박히긴 했지만 이정도야 과거에는 수십번도 더 입었던 부상이고 아프지도 않으니 슬슬 요리를 시작해볼까 한다. 물론 손의 총알부터 제거하고.


-푹!!


"그럼 일단 라클렛부터."


"!?!?"


"요리장님!"


손의 총알을 식칼을 이용해 손을 째는 것으로 제거한 토니오는 손을 두어번 털어 묻은 피를 제거하고는 프라이펜을 잡았다. 그 모습에 당연스럽게도 발키리는 그를 향해 손을 뻗어 팔을 잡아챘다.


"왜 그러시나요? 발키리양?"

"왜 그러냐는 말이 나오십니까?! 지금 피가 이렇게 나는데! 어서 의무실로..."

"그렇게 아프지는 않아요. 그리고 이 정도 상처는 전장에서 수천번도 더 겪어봤어요....[펄 잼]."


사람의 손에 총알이 박혔는데 멀쩡할리가 없다며 그를 걱정해주는 발키리지만 그녀의 걱정에도 괜찮다며 싱긋 웃어준 그는 뭔가를 중얼거렸고 그와 동시에 그의 손에서 파프리카 모양의 무언가들이 솟아올랐다.


그러자 그는 주머니에서 초코바를 꺼냈고.


[메샤아아아앗!]

"이건..."

"저만의 능력....음식에 관련된 것들을 끌어올려준다고 해야할까요? 그래...[재생력]까지도 말이죠."


그것들은 초코바에 그대로 스며들어갔다. 그리고 토니오는 그것을 맛있게 먹어버렸고 순식간에 손의 빈공간은 살점으로 채워져 흉터조차 남기지 않았다.


"뭐 사령관님의 경우에야 워낙 몸에 남은 고질병들이 많아서 다 치료하고 회복시키느라 고어하게 보였던거지 회복 당시에는 아프지 않았을꺼에요. 저도 그렇고요."


그리 담담하게 말하며 회복된 손으로 발키리의 팔을 부드럽게 감싸 잡고 풀은 그는 그녀에게 싱긋 웃어주며 답했다. 정말로 조금도 걱정할 필요 없다는 듯한 의미의 환한 웃음에 발키리도 더이상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손을 내렸다.


"걱정해줘서 고마워요. 발키리양. 당신은 정말로 친절한 사람이네요."

"걱정 안될리가 없지 않습니까...."

"그런가요? 그래도 이제는 괜찮으시죠?"


배시시 웃으며 고개를 갸웃 거리는 그의 모습에 발키리도 답하듯 웃어주었다.


"그럼 자리에 앉아주세요. 지금부터는 요리사의 시간이랍니다! 아, 물론 레오나 소장님도요. 음식은 매번 드시던걸로 해드리면 될까요?"

"...아니..오늘은 그냥 발키리 것과 같은걸로 줘."

"굳이 배려해주지 않으셔도 되는데요?"

"안하면 내 머리에 총알이 선물될 것 같으니 그렇게 해."

"넵."


너무나도 당당히. 그리고 이상할 정도로 친절하게 웃으며 자신에게 말을 걸어오는 그의 모습에 레오나는 묘하게 압도되는 느낌을 받으며 조심스래 자리에 앉았다. 분명 총을 손에 쏜 것이 자신임에도 이상할 정도로 친절하게 구는 그가 괴상한 것을 넘어 약간 무섭게 느껴졌지만....


대장님....... 아주 잘하는 짓이십니다. 역시나.... 분위기 아주 죽여주네요. 덕분에. 대장님 나빴어! 사과의 말은 준비하셨죠? 대장님 바보 똥개!


......


지금 자신을 다굴중인 다른 자매들의 말이 더 아프게 느껴진 터라 그런 기묘함을 감지하는 것은 뒷전이었다. 


난 그저 무례한 말을 하면 안된다는 것을 다시 깨우쳐준거야. 요리장이 달링 앞에서도 그런말을 하면 안되나까...


대장님의 총알 이름이 교훈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군요. 다른 대원들에게도 말해두겠습니다. 조심하지 않으면 머리에 총알이 선물될꺼라고.


아니 먼저 나한테 오해할 만한 말을 한건 요리장이라고!


이크. 그럼 저도 조심해야겠습니다? 괜히 이상하게 말했다가 머리에 총알 박힐라.


...............


요리장님은 나쁜 사람 아니야! 전에 알비스랑 LRL한테 과자도 구워주고 재미있는 이야기도 해줬어!


난 그냥 걱정되서....



애초에 요리장님이 여기 오신 것도 다 저희를 걱정해서 그러신거라고요!


식사 가지고 그러는거면 지금 내가 해서 가져왔......


아무리 봐도 그것 때문인데요?


....?


대장님...전에 사령관님께서 대장님이 직접 만드셨던 막대과자를 드시고 어떻게 되셨는지 잊으셨습니까?


발키리의 말에 레오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때는 분명 11월 11일. 페어리 측에서 가래떡 데이이자 빼빼로 데이라면서 좋아하는 사람에게 떡이나 막대과자를 선물 했던 날이었다. 


아마 그 날에 대장급 중에 아스널은 딜도 모양의 초콜릿을 선물했고 무적의 용은 초콜릿 가래떡을, 마리는 평범한 초콜릿을, 칸은 선인장 잼을 안에 넣은 초콜릿을 선물했으며 레오나 본인은 막대과자를 만들어 선물했었다.


사령관은 그때 자신을 생각해서 만들어준거라 더더욱 기쁘다면서 레오나의 것을 한입 깨물었고.


기억하지. 좋아하면서 거품물고 쓰러지던데?


애초에 막대 과자를 먹었다고 거품물고 기절하는 것부터가 잘못되었잖습니까!!!


혀에서 느껴지는 아스트랄한 맛에 그대로 우주를 봐버리며 기절해버리고 말았다. 원래는 소문으로만 돌던 사실이 확신으로 변하자 다른 자매들 역시 발키리와 다르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요리장님 말대로네요...


오늘은 식당 안가길 잘했네.


덕분에 오르카호 최고의 쉐프가 직접와서 요리도 해주고.


독극물을 먹고 기절할 일도 없고 말이지.


초콜릿 케이크! 초콜릿 케이크! 요리장님은 신이야! (초콜릿 케이크를 신나게 입에 퍼넣으면서.)


죄송해요..레오나 대장님...


...............(훌쩍).....


그렇게 또한번 다굴을 맞은 레오나는 의기소침해져서 식탁에 그대로 머리를 박아버렸고.


"라라라라라라라~"


그러거나 말거나 토니오는 요리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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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라클렛부터."


라클렛이라는 이름은 어떤 나라의 사람들에게는 생소할지 모르나 퐁듀와 함께 스위스를 대표하는 음식이자 손님 접대용 음식으로 인기있는 음식이다. 


그렇다보니 만드는 법도 간단한데 단단하게 굳어진 질 좋은 그뤼에르 치즈의 겉면을 살짝 불에 익히고 끼얹으면 된다. 원래는 감자나 채소, 빵에다가 끼얹지만 오늘은 고생하고 돌아온 발할라의 맴버들을 위해 고기로 하기로 했다.


먼저 프라이펜에 기름을 살짝 두른다. 그리고 불을 강불로 올려 적당한 온도까지 예열한다. 온도가 준비되었는지는 펜을 기울여서 기름이 구슬처럼 굴러다니는가를 보고 확인한다.


온도가 적당히 올라갔다면 그대로 후추, 소금으로 밑간한 안심을 펜에 올린다. 


그 후 윗면부터 강불에 1분간 시어링한다. 아랫면 또한 같은 방식으로 시어링하고...옆면은 각각 3번으로 나누어 40초씩 시어링한다. 물론 여기서 끝은 아니다. 여기서 안심을 자르면 그건 레어 중에서도 레어거나 생고기인 상태일 것이다.


그러니 온도계를 안심의 정중앙, 온도가 가장 낮을 장소에 꼿고 오븐에 넣어 220도로 7분간. 또는 내부 온도가 63도에 도달할 때까지 익힌다.


그 후에는 이제 치즈의 차례.


"라이터."


토니오는 그닥 크지 않은 그의 몸의 삼분의 일 정도 크기의 치즈 덩어리를 들어올리고는 손바닥을 겉면에 대고 중얼거렸다. 그러자 손에서 일어난 약간의 불은 그대로 치즈의 겉면을 약간 녹여 흐르기 직전의 상황으로 만들었다.


그런데 벌써 이렇게 만들어두면 스테이크가 나오는 때에는 전부 굳어있을 터인데 그는 왜 벌써 익힌 것일까?


"커튼."


그가 치즈를 내려두며 그리 중얼거리자 이번에는 치즈 전체를 온기가 감싸더니 치즈가 방금막 놓은 채로 부글거리는 상태를 유지시켰다.


이제 이것을 스테이크에 부어 이렇게 만들면 끝이다.



"좋아 이제 고기만 다 익으면 끝! 그럼 이제 마라탕 끓여야겠다."


아싸! 내꺼가 다음이다!


넌 마라가 그렇게 좋아? 우린 못 먹겠던데.


나야 뭐, 기계를 자주 만지다가 밤을 세니까. 저런 얼큰한거로 속을 풀어줘야 하거든.


뒤에서 자신의 음식이 먼저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신난 그렘린의 목소리와 다른 이들이 제잘거리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토니오는 좋은 자매들이라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요리에 집중했다.


마라탕은 일단 중국의 쓰촨 지역. 그러니까 사천 지역에서 둥베이 지역을 거쳐 만들어진 요리다. 마비되다의 마 와 맵다의 라 두 글자가 합쳐진 것에서 알 수 있듯  혀가 저리게 매운맛을 살려줘야 한다.


물론 가끔식은 그런 매운맛에 고소함을 더하겠다고 땅콩 버터를 넣는 경우가 있는데...그건 다 짝퉁이다. 


그럼 지금부터 마라탕을 만들..............기에 앞서 마라 소스부터 만들어야한다. 애초에 마라탕은 그냥 마라소스에 사골육수나 물을 풀은 다음에 여러 재료를 넣은 것이니 이게 마라탕의 기본이자 전부라고 봐도 무관하다.


먼저 넉넉하게 두른 기름에 초피, 팔각, 정향, 회향, 큐민 등을 넣고 빠르게 볶아 혹시 모를 기분나쁜 향을 전부 날려 향유를 만들고 걸러낸다.


그리고 향유에 고춧가루를 넣어 고추향을 첨가한 고추기름으로 바꾸고 또한번 체에 거른다.


여기에 두반장을 넣어 강한 불에 빨리 볶아 장의 텁텁한 맛을 날리고 고소함을 더해주면 소스는 완성이다.


그리고 이 소스에 미리 만들어두고 쓰는 돼지, 소, 닭 뼈를 푹 고아 만든 육수를 넣고 돼지고기, 청경채, 두부, 버섯, 감자, 연근, 완자, 건두부, 넓적 당면, 푸주, 그리고 기호에 따라 만두나 칼국수를 넣고 끓여주면 완성이다.



야하~! 냄새 좋고! 그럼 잘 먹겠습니다.....는 안되겠지? 다들 기다리는 중이니까...


풍겨오는 익숙하면서도 침이 고이는 냄새에 그렘린은 냅다 받아서 입에 한 숟갈 퍼넣으려다가 다른 자매들이 침을 꼴깍거리며 기다리는 중이라는 것을 눈치채고는 다시 내려놓았다.


물론 뜨거울때 먹어야 제 맛인데...라는 말을 하며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였기에 토니오는 웃으며 마라탕에도 열 커튼을 쳐주었다.


"온도 유지는 해드릴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역시 센스쟁이야~!


그리 말하며 젓가락과 숫가락을 들고는 빨리 나와라! 거리며 기다리는 그녀를 뒤로 한 그는 기다란 떡과 질 좋은 돼지고기를 꺼냈다.


"안드바리양은 의젓한 것과 식성이 별개네요."


하지만....그게 맛있는걸요....


"괜찮습니다. 저도 돈까스는 좋아하거든요."


헤헷!


평상시에는 참 무서울 정도로 똑부러지고 의젓한 그녀도 좋아하는 음식 앞에서는 어쩔 수 없다는 것인지 양손을 볼따구로 가져간채 기대 만발이라는 듯한 제스쳐를 취하였다.


"좋아....한식은 오랜만이지만...그래도 못할건 없지."


그런 그녀의 기대를 등에 업고 이번에 그는 고추장, 고춧가루, 물엿, 굴소스를 꺼내었다.


떡볶이 또한 맛의 절반을 완성시키는 것이 바로 소스. 일단 그것부터 시작한다.


먼저 위에 나열한 재료를 자신만의 비법 비율대로 넣는다. 요리장의 경우에는 고추장 특유의 풋내를 싫어해 매운맛을 고춧가루로 잡기에 조금더 넣고 단맛을 물엿으로 내기에 조금더 넣는 편이다.


그리고 여기서...


요리장님...?


"왜 그러시나요?"


라면스프! 찍어먹으면 맛있는거네!


"그렇죠."


요리장님은 그런 인스턴트 식품을 싫어하시는거 아니었습니까?


"싫어하죠...그건 사람의 온기를 담지 않은 기계의 음식이니까요. 물론....이건 마법의 가루(M.S.G)랍니다? 아주 살짝만 넣어주면 입에 착착 감기는 감칠맛이 나죠."


너무 당당해서 오히려 반박하기 힘든 그의 주장에 다른 이들은 반론을 멈추었고 그는 다시 요리에 집중했다.


이렇게 소스가 완성되었다면 재료를 차곡차곡 쌓는다. 이때 순서가 중요하다. 첫번째로 잘 익지 않는 고기류를 먼저 바닥에 깔고 그 위에 어묵, 감자(넣으면 국물에 점성이 생긴다.), 베이컨, 소시지를 넣는다. 그 후 맨 위에는 소스를 한 국자 정도 얹고 물을 넣으면 되는데...여기서 다시마나 멸치 우린 물을 넣으면 더 입에 착착 감긴다.


그렇게 잘 쌓은 재료의 탑을 한소끔 끓여주고 어느정도 재료들이 익었다면 물에 약간 불린 떡을 먼저 넣은 다음 떡이 말랑말랑해졌으면 양파, 파, 부추 등의 채소를 넣어 마무리한다.


국물이 자작자작해질 때 쯤에 모짜렐라 치즈와 체다 치즈를 2대1로 섞은 치즈를 위에 얹어주면 치즈 떡볶이가 된다.


돈까스는.......아 몰라, 그냥 기름 온도만 200도로 맞추고 고기에 계란, 빵, 튀김가루 순으로 묻히고 튀기면 된다. 물론 포인트가 있다면 온도를 반드시 적정선까지 올리고 넣어야 더 바삭하고 고소하다.


"일단 안드바리양 것도 완성..."


감사합니다!


[맛있겠다! 역시 오빠가 최고야!]


"아뇨. 저야말로 기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안드바리양......"

'아냐. 그녀는 죽었어. 이미 떠났어.'


요리장님?


"네? 왜 그러시나요?"


그게..식은땀이 흐르고 있어서요. 혹시 많이 힘드신가요?


"아. 아뇨 괜찮습니다. 그냥 한식은 오랜만에 만드는거라 마라탕의 향과 같이 와서 조금 맵게 느껴진 것 같습니다."


안드바리의 걱정스러운 말에 괜찮다며 손사례를 친 토니오는 곧바로 주방으로 돌아갔다. 그래, 이곳은 전장이 아니다. 여기 이 장소는 그저 오르카호라는 잠수함의 부대 시스터즈 오브 발할라의 숙소 내 주방. 그날의 전장이 아니었다.


간신히 마음을 다잡은 그는 두 손으로 다시 입꼬리를 올린 후에 요리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럼 이제 퐁듀만 남았네요!"


기대해도 되리라 믿을게요.


"손님의 기대와 웃음이 요리사에게 있어선 최고의 칭찬이랍니다."


그리 말하며 과장되게 제스쳐를 취한 그는 한뼘 정도의 높이를 가진 냄비를 가져왔다. 


퐁듀란 일반적으로 치즈를 와인에 중탕시킨 것을 의미한다. 이것 역시 스위스의 대표 음식인데 추운날에 밖에 나가기 힘든 사람들이 딱딱해진 음식을 조금이나마 부드럽게 먹기 위해 만들은 음식이기도 하다.


서민들의 겨울 나기 용 음식인 만큼 만드는 법도 간단한데.


먼저 마늘을 칼의 옆면으로 살짝 눌러 향만 터트린 것을 3알 정도 넣는다. 그 후에 단맛을 가진 화이트 와인을 넣고 팔팔 끓인다. 단맛을 가진 와인을 넣은 이유는 약간의 단맛과 향이 치즈 특유의 고소한 맛을 살려주기 때문이다.


그렇게 팔팔 끓여 알코올을 빼내고 마늘의 향이 퍼지면 에멘탈 치즈와 그뤼에르 치즈를 1대1로 넣어주고 푹 끓이면 끝이다. 물론 찍어먹을 재료 준비도 해야하지만 그건 이미 해놨다.


"이것으로 끝입니다!"


토니오가 그리 말하며 만든 음식들을 전부 식탁으로 가져오자 발할라의 식탁에는 본래라면 어울리지 않았을 여러 나라와 지역의 음식들이 휘황찬란하게 펼쳐져 있었다.


다들 각자 고유의 향과 맛이 있기에 원래는 뒤섞여 악취나 불쾌한 냄새가 되어야하지만 어째서인지 각자의 향은 그대로 남아있으면서 뒤섞여 서로의 경계를 침범하지 않는 선에서 그녀들의 코를 간지럽히고 있었다.


입에서 침의 파도가 일어나려는 것을 간신히 참으며 그녀들은 각자의 음식에 맞는 수저를 들었고.


"""""""""잘 먹겠습니다!""""""""


"부디 즐거운 식사 되시길."


함성과도 같은 말이 모두의 입에서 나오고 그녀들은 각자 좋아하는 음식을 신나게 입에 넣으며 주린 배를 채워가기 시작했다.


부드럽고 고소한데다가 진한 육향이 퍼지는게 기분 좋네요.


다른 분들이랑 다르게 워낙 고습스러운 표현은 몰라서 제 방식대로 말해드리자면...그냥 맛있습니다. 정말로 맛있다는 말밖에는 안나와요.


캬~국물도 얼큰~하네!


우응우으브우읍! (주방장님은 신이야!)


예전에 고립되었을 때 먹던 그 맛 그대로네요.


그러게요....


확실히 맛있............


'아냐! 인정하면 안돼! 그럼 내가 완벽하게 진게 되잖.....'


-오믈오믈......


'인정하면 안.....'


-꿀꺽!


맛있네..정말로....


요리장님 최고!


마! 니 마라 한번 무 봐라!


그건 또 어디서 배운 말투야?! 그리고 그거 치워!


알비스. 이것도 한번 먹어볼래요?


(냠냠...) 맛있어! 역시 발키리 언니가 최고야! 언니도 내 케이크 한번 먹어봐!


"하하. 다들 기뻐해주시니 저도 좋네요."


그녀들이 서로의 음식을 나누고 각자의 음식을 먹으며 웃는 모습을 보며 토니오는 잠시나마 마음 속에서 고개를 들었던 무언가가 가라앉는 것을 느끼며 미소지었다.


각자의 좋아하는 것을 나누고 느끼며 함께 웃는 모습은 그녀들이 비록 피는 이어져 있지 않지만 가족처럼 보이게 만들기에는 충분했다. 


가족들끼리 단란하게 한 자리에 모여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를 하는 모습에서 느껴지는 온기와 기쁨을 싫어할 사람은 없기에 그는 그저 얉게 웃고 있을 뿐이었다.


자신은 다시는 느끼지 못할 감정이라 자조하면서.


그런데 그러던 와중에 누군가가 그의 손을 잡더니 그에게 고개 숙이며 외쳤다.


"요리장, 나한테 요리를 가르쳐줘!"


"어....이렇게 갑자기요? 도대체 무엇 때문에?"


정말로 뜬금없고 갑작스럽게 그런 부탁을 한 그녀의 모습에 토니오는 놀라하면서도 이유를 물었다. 그는 소완같은 목표를 가진 사람만 아니라면 누구에게나 요리를 가르쳐주고 싶어했으니까.


물론 그게.


"나도 달링한테....우리 대원들에게 맛있는걸 해주고 싶어!"


"......철혈의 레오나라고 불리시는 분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올 줄이야. 좀 의외군요. 사령관님 앞에서도 냉철하신 분이신줄 알았는데."


레오나의 말이어서 문제였던 것뿐이었다.


"윽....당연하잖아....좋아하는 사람에게 무언가를 해주고 싶은데 냉철해질 이성이 어디있어..."


"물론 싫다는건 아니죠."


다만 그렇다고 해서 도움을 원하는 사람을, 요리를 통해 마음을 전하고자 하는 사람을 무시하는건 요리사의 도리가 아니었다.


"내일부터 아침에 조리실로 오세요. 기초부터 차근차근 가르쳐줄 테니까요."


"고마워. 요리장....그리고..."


"총 쏜건 사과할께."


"상처가 남지 않아서 기억 속에 새겨두지도 않았습니다."


그렇기에 그는 시원하게 그녀의 부탁을 수락해주었다. 


물론 부탁을 쉽게 수락해주는 것과....







"이 스테이크는 너무 안 익어서 샐러드를 처먹으려 하잖아!!"

"이런 니미 시팔! 여긴 기름을 하도 처넣어서 AGS들이 연료 삼으려 하겠다!"

"허이구 시팔. 포티아양? 불좀 주시겠습니까? 여기 태워야할 쓰레기가 있네요!"

"시발! 이건! 존나! 안! 익었다고!!! THIS IS FUCKING! RAW!!!!!"


말을 곱게 해주는건 별개였다고. 레오나는 독백하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