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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구스와 컴패니언의 효율적인 관광 가이드는 매우 순조롭게 이어졌다. 오락실, 헬스장, 화원 등.. 다양한 여가 시설 뿐만아니라, 그 이후에는 함장실이나 중앙 로비, 그리고 각 부대로 이어지는 통로 등

다양한 공간을 안내받은 라붕이는 하나하나 머릿속에 공간을 정리해 나름의 지도를 작성하고 있었다.

'우선..대략 다 살펴본것같네'


정작 제일 중요한 비상탈출용 포트의 위치는 언급조차 없는걸보니 당장 알아내는건 힘들어보이지만, 그렇다고 대놓고 그런걸 물어봤다간 의심받을 테니 지금은 그저 이 정도로 만족하기로 했다.

'간접적으로 떠보는것도 위험하지'


리리스나 홍련같은, 눈썰미 좋은 년들이 즐비하니 괜히 어그로를 끌어서 리스크를 감내하고싶진 않으니까.

어느정도 안내가 끝난것같네요!

후아암! 피곤하다! 라붕아 어때? 좀 머릿속에 들어와?

네..워낙 자세히 설명해주신 덕택에 어느정도 암기했습니다.

만약 기억안나면 우리한테 와! 언제든지 또 알려줄게! 우리 숙소 위치는 기억하고있지?

네..물론입니다


절대 갈 생각은 없지만

어느 정도...다 둘러봤군요. 정말 감사합니다. 저 하나때문에 이렇게까지 많은 분들이 수고를 해주시다니....

아이 참~! 친구끼리 그런걸로 미안해하는거 아냐

그래그래! 아 맞다 라붕아! 혹시 또 궁금한거 있어? 가보고 싶은 곳이라든가!

가보고 싶은 곳.......아뇨. 현재로선 없군요. 

으음.. 그래? 뭐 나머지는 나중에 천천히 놀러가자!

네....


지금 내가 제일 가고 싶은곳은 내 방의 침대다.



저벅저벅저벅


응?


그 와중에 펜리르는 혼자서 반대방향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펜리르? 혼자 어디가는거에요?

이미 안내는 대충 다 끝났잖아. 난 이제 쉬러갈래.


뒤도 돌아보지않고 무덤덤하게 대답한 펜리르는 통로의 코너를 꺾어 순식간에 모습을 감췄다.

음...펜리르가 몸이 안좋은가..? 왜저러지..

글쎄...카페에 들어온 뒤로 기분이 좋아보이진 않던데..

아무래도 걱정이 되네요. 라붕씨?

...네?

저와 페로도 먼저 들어가보겠습니다. 아무래도 저 아이가 걱정이 되네요

?!

펜리르가 평소에 변덕이 심하긴 해도, 오늘은 뭔가 특히 이상했죠. 


이만 가보겠다는 말에 금세 희망을 되찾은 라붕이는 당차게 대답했다.

암요!! 안그래도 저도 펜리르씨가 너무 걱정되던 참이었습니다!! 그러니 경호대장님과 페로씨가 느끼는 걱정도 이해가 갑니다! 어서 늦기전에 쫒아가시지요!!

ㄴ..네?? 아 그....그럼..


살짝 어리둥절 하면서도 상황이 상황인지라 발걸음을 재촉하는 두사람은 모두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럼 여러분? 저희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럼 오늘 하루도 수고들 하세요~

안녕~~

펜리르좀 잘 챙겨줘~~


정답게 인사를 나누는 두 그룹을 몇발짝 떨어져서 감상하던 라붕이는 겨우 심신이 편해지는것을 느꼈다.

사....살았다.....


제일 위험한 독한년들이 떠났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펜리르가 변덕부려서 덩달아 컴패니언도 떼어낼수 있었다.


이젠 나도 방으로 돌아가기만 하면...

저....

응? 왜 라붕아?


최대한 예의바르게...!!

몽구스 분들도 슬슬 가보셔도 좋습니다. 하루종일 저때문에 붙잡아 놓기에는 역시 저도 너무 죄송스러워서요.. 

에? 어딜가? 우린.....아!


?

좋아! 그럼 일찍 들어갈까?


예쓰!!!

그럼 가자 라붕아!!

넵!!! 감사합니.......

네??

빨리 우리 방으로 가자고~ 게임이나 하러가자! 무슨 게임 좋아해? 혹시 좋아하는 장르같은거 있어?

........?


아니...장르? 그건 왜... 아니 그보다도..

어딜 가자고 하시는지..

말했잖어! 우리방으로 놀러오라고! 게임기도 있으니까 저녁시간전까진 우리랑 놀다가~

?????


왜 그렇게 되는데. 아니, 나 진짜 피곤하다니까. 이제 그만 놔주면 안됄까?

자자 모두들~

!!

라붕씨도 오늘은 피곤하실거에요. 쉬지않고 걸으셨으니 오늘은 그만 쉬게 해드리고 다음을 기약하죠


나이스!!! 역시 어른은 눈치가 빨라서 좋다

에에!!게임 계획 다 세워놨는데..

게임은 얼마든지 다음에도 할수있으니, 오늘은 여기까지! 그럼 미호? 모두를 데리고 먼저 돌아가있을래요? 전 라붕씨와 살짝 이야기만 나누다가 들어갈게요

치잇...아쉽지만 뭐.. 시간은 많으니까!

그럼 내일봐 라붕아! 저녁 맛나게 먹고~

네...살펴가십쇼 여러분.


정중히 고개를 숙이고 그녀들을 배웅하고 나니, 넓은 통로에는 이제 나와 홍련만이 자리잡고 있었다.

'이거....아까보다 더 불편한데...'


차라리 아까는 시끌벅적해서 나에 대한 집중도가 낮았지만, 지금은 단 둘이, 그것도 몽구스 일원중 홍련이랑 있으니까 워낙 눈치가 보이기 시작했다.

라붕씨?

ㄴ..넵! 작전관님!!!


반사적으로 예를 갖추고 부동자세로 홍련을 마주보는 라붕이는 제발 별일 아니기를 속으로 기도했다.

어째서...단 둘이 있는 상황을 만든거지??


이해할수 없는 홍련의 행동은 라붕이의 긴장감을 높이기에 충분했다.

어떠셨나요? 저희 아이들.

......!!


침착해라!!! 만약 여기서 괜히 음흉한 흑심을 품고있는것처럼 말하다간....!!

이 자리에서 숙청이다!!!!!


안돼!!!! 아직 씨발 중반도 못갔다고!!! 반드시 살아남겠다!!!

정말!!

네?

정말 상냥하시고 친절하셨습니다!! 아직 적응중인 저에게 상상이상으로 따뜻하게 대해주시는 그 상냥한 마음씨에!!!!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저는 그렇게까지 가치가 있는 놈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이렇게까지 과분한 관심을 받았기에, 황송할 따름입니다!!!!!!


이정도면 됐겠지!!!! 최대한 긍정적이고 건전한 쪽으로만 칭찬했으니 괜찮겠지!!!!

.....아

........

후후훗

????

역시...처음 화면으로 접한 느낌과 변함없군요. 라붕씨는.


상냥한 엄마미소를 지으며 나를 바라보는 홍련은 인자하게 웃으며 날 쳐다보았다. 사...산건가?

무슨....말씀이신지...

언제나 항상 씩씩하다는 뜻이었어요. 안그래도 여기 오실때 상태가 많이 안좋아보이셔서 많이 걱정했는데...건강해보이시니, 정말 안심했습니다.

.....


그래도...표정 안구겨지는거 보니까 이번에도 어떻게든 넘긴거같다

저희 아이들이 말한대로, 부담갖지 말고 편하게 해주세요. 물론 라붕씨도 적응하실 시간이 필요하실테니 무리해서 권해드리진 않겠지만.. 언젠가는 분명 편하게 대해주실거라 믿고있으니까요.

감사합니다 작전관님!!!!


살았다!!!!!

그럼. 저도 이만 돌아가보겠습니다.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겠네요.

오늘 하루! 정말 신세 많이 졌습니다!! 다른 분들께도 꼭 전해주십쇼!!! 살펴가십쇼 작전관님!!!

후훗


미소지으며 자신의 아이들이 갔던 방향으로 향하는 홍련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처음으로 오늘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끝....난건가....


중간에 뜬금없이 몽구스와 리앤이 난입해서 매우 놀랐지만...그래도 컴패니언과 몽구스와 리앤에게 밉보이지않고 어떻게든 끝이 난것같다.

돌아가자...힘들다....
















안녕하십니까 라붕씨. 

...?


또...있었나...

아...네...안녕하십.......?!?!


고개를 돌리자 시야에 들어온것은, 새하얀 날개가 통로 한 가운데를 가르며 자신에게 다가오는 모습이었다. 그 모습은 마치 신화속의 한 장면을 재현한듯한, 성스러운 모습이었다.

빛의 뜻이 그대와 함께하시길. 치품에 위치한 천사, 아자젤입니다. 부디 빛의 은혜가 라붕씨에게 비추기를

교단의 심판자 사라카엘. 이제야 만났구나 김라붕. 너와는 꼭 만나고 싶었다.

천사님들의 대리인. 베로니카. 인사드립니다 라붕씨. 

모든 만물에게 빛의 자비가 깃들기를. 라미엘이라고 합니다 라붕씨. 인사드리고자 실례를 무릎쓰고 찾아뵙습니다

...코헤이.....


의외의 등장인물이 자신을 불러세우자 라붕이는 뇌내 정보들을 취합하며 다음 행동을 에측하기 시작했다.

'코헤이는.....딱히 문학에서 그렇게 큰 비중은 없던것같은데....'


후회물이던 NTR물이던, 코헤이가 주연인 순애문학을 제외하면 딱히 코헤이 자체가 주연급이 되어서 활약한 문학은 딱히 없던걸로 기억하고 있다. 애초에 비중 분배하기도 애매한 느낌이니까.

대충...맞춰주고 끝내자..

안녕하십니까. 금일부로 신세지게 된 김라붕. 인사드립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더 이상 소리지를 여력도 없던 라붕이는 목청을 높이는 대신 최대한 진중한 톤으로 말하며 정중히 고개를 숙였다.

고개를 들어주세요 라붕씨. 너무 그렇게 딱딱하게 대하실 필요는 없답니다.


인자한 미소로 라붕이에게 대답을 건넨 아자젤이었으나, 라붕이의 머릿속에는 점차 다른 생각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아냐....어찌보면 제일 위험한 년들이야...'


코헤이 교단의 공식설정을 되새기는 라붕이는 그런 결론을 내렸다.

광신도. 이 단어 하나만으로 모든것이 설명된다. 그리고 그 광신도들이 숭배하는 대상은.

'사령관....이지.....'


사령관을 광적으로 숭배하는 이년들이, 오직 사령관만이 유일한 빛이자 구원자라고 생각하는 이년들의 눈앞에서, 나라는 두번째 인간이 나타난것이다. 이런 상황에, 과연 이년들이 무슨 상상을 하고있을지는...

'어쩌면.... 자신들의 교리를 위해서 날 배제하려들지도 모르지.'


유일한 인간남성이자 자신들이 받드는 구원자(사령관) 이외에, 나라는 이레귤러가 나타났다는 현실에서, 과연 이 광신도들이 자신을 내버려둘까? 오히려,

'제일 예측할수 없는 년들이야.'


비록 이 년들의 행동패넌을 예측하는건 난해한 일이나, 그렇기에 더더욱 조심할수밖에 없다.

....오히려, 제 쪽에서 인사를 드려야 하는입장인데, 본의아니게 번거롭게 해드린점, 사죄드리겠습니다 치품천사님...


천천히 고개를 들며 새하얀 날개가 일렁이는 정면을 응시한다. 여전히 자비로운 미소, 그러나 그 내면에는 무엇이 있는지, 전혀 가늠할수 없었다.



















'.......감자칩 먹다남은거 잘 있으려나...'


아자젤은 자신이 먹던 감자칩을 베게 구석에 잘 박아넣었는지 곰곰히 생각하고 있었다.

'아직 반 넘게 남았는데....하필 사라카엘이 기습해오는 바람에 다 먹지도 못하고.....'


사라카엘은 당장 라붕이를 만나고 싶다면서 이미 옆구리에 라미엘과 베로니카를 끼고 방문을 걷어차며 아자젤까지 끌고가려고 작정을 하고있었다.

'히잉......시간 지나면 눅눅해지는데.....'


아자젤은 아직도 다 먹지못한 양파맛 감자칩이 눈에서 아른거리는걸 도저히 참을수 없었는지 표정이 점점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


라붕이는 점차 그늘지기 시작한 아자젤의 안면을 놓치지않고 포착했다.

'역시.....용납할수 없다는건가?! 나라는 존재를!!'


자신이 생각했던 최악의 수가 점점 기정사실이 되어 다가오자 또 다시 긴장감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했다.

'크윽...! 산넘어 산이구만... 광신도를 납득시키려변 어찌 행동해야...'


라붕이는 아자젤의 옆에 있는 사라카엘의 안면도 조심히 살피기 시작했다.

.........


무슨 생각인지 알수는 없었으나, 여전히 위압감넘치는 표정 하나라는건 알수있었다.

키가 180을 넘는다고 했던가...확실히 크긴 크네.....


가뜩이나 커다란 신장에, 위압감 넘치는 분위기가 조화를 이루어 라붕이를 째려보고 있는걸 받아들이자니, 라붕이는 지휘관들을 마주했을때와는 다른 긴장감에 사로잡혔다.

'도대체....무슨생각을 하는건지 알수가 없어....'






















'...오늘 청소당번 이었는데....다행이 어찌저찌 잘 넘겼군...'


오늘 예배당의 청소당번이었던 사라카엘은 또 청소를 깜빡해 버리는바람에 핑계거리를 생각하다가 최고의 핑계거리가 이미 존재하고 있다는것을 깨달았다.

'당장 이 남자를 만나야 한다는것 만큼 좋은 핑계거리는 없지.'


마땅한 사유를 빨리 생각해놓지 않으면 옆에있는 베로니카의 눈이 뜨일테고, 그럼 자연스레 갈굼이 시작될걸 알고있기에, 사라카엘은 베로니카가 청소이야기를 꺼내기전에 아예 베로니카와 라미엘을 낚아채고 덤으로 아자젤의 머리끄덩이까지 잡아당겨 가면서까지 라붕이를 찾아다녔다.

'늦기전에 발견했는가....정말 다행이군....'


조금만 더 라붕이를 늦게 만났다면 아마 베로니카가 오늘 청소는 다했냐고 물어볼 뻔했기에 다행이 늦지않은 사라카엘은 눈을 감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왜....눈을감고 사색에 잠기는거지? 무슨 꿍꿍이를 꾸미는거냐..!'


갑자기 노려보다가 눈을감고 한숨을 쉬는 사라카엘의 행동에 라붕이는 신경이 곤두서있었다.

'아자젤과 사라카엘도 문제지만....'


그 옆의 여자도 무시할수 없다. 아니 어쩌면 더욱더...

'제일 위험할지도....'


베로니카는 라오 내에서도 몇없는 '사망시 호감도 감소 패널티'가 없는 캐릭터다. 그것이 의미하는것은, 자신의 목숨이 아무리 소모품 취급당해도 자신이 받드는 존재에 대한 광적인 열망이 존재한다는뜻.

'수틀리면 죽는거다......'















'아무래도, 구원자님께 오르카 내의 복장규범 강화를 권고 드려야겠군요.'


베로니카는 요즘 너무나도 문란한 오르카호의 풍기질서에 대해서 한탄을 금치못하고 있었다.

'어찌 그런.....천박한 복장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다닐수 있는거죠!!'


이전에 마주쳤던 샬럿과 앨리스의 그 충격적인 보석 수영복에 대한 쇼크가 여전히 뇌리에 남아있던 베로니카는 향후 구원자님과의 면담시간때 반드시 강력한 규제를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자 마음먹었다.












'....!!!!!!!'


라붕이는 베로니카의 미간이 찌뿌려지는것을 놓치지않고 포착해내는데 성공했다.

'겨우 눈좀 마주친걸로 이렇게 불쾌해하다니......!!!'


역시 이년이 제일 위험하다! 라붕이는 코헤이에서 베로니카를 제일 우선적으로 경계해야한다고 잠정결론을 내렸다.

'....그나저나.....'


옆에서 그저 두손을 모으고 정중히 기도의 자세를 취하고 있는 라미엘은 아무런 낌새도 없이 그저 바라볼뿐, 아무 행동도 하지않았다.

'라미엘은....도대체 어떠려나.....'



















'아아.....이 못난 어린양은 또 죄를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라미엘은 또 다시 죄를 반복하는 자신이 너무나도 한탄스러웠다.

베로니카가 오늘도 여전히 화가 잔뜩나서 방에서 고래고래 소리치는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아니 도대체!!! 어떤 불경한 자가 늦은 새벽에!! 그것도 하필이면 신성한 예배당에서 라면을 끓여먹는겁니까! 하도 끓여먹어서 그런지 냄새가 사라지질 않잖습니까~~!!! 내 이년이 누군지 밝혀내기만 하면 아주 그냥!!!'

.................


라미엘은 분노한 대리인의 모습에 무한한 죄책감을 느끼며 끊임없이 회개하였다.

지금 이 순간에도 탈취제를 통째로 들고와서 예배당 전체에 스며든 라면냄새를 지우는 베로니카의 모습이 눈에 그려졌다.

'그치만........심야에 예배당에서 몰래 끓여먹는 컵라면은.... 못참죠.....'


그러나 회개하는거랑 라면먹는것은 별개이기에, 오늘은 사천짜장맛 컵라면을 끓여먹자고 결심한 라미엘은 내일도 극대노할 베로니카를 위해서 미리 회개를 적립해놓기로 했다.
















'....?!'


기도의 자세를 취하고있다? 어째서 뜬금없이 기도를 올리는거지? 설마..?!

'죽여버리기전에 미리 명복 빌어놓는건가...!!! 이런 인성질을 봤나!!!!'


넌 이미 죽어있는거나 다름 없으니까 미리 빌어주는거냐 이 미친년!!!

'저 저 저 썅년 입맛 다시는거 봐라 저 저!! 아주 씨발 제대로 각재고 있구만 이 미친 광신도년이!!'


이제 곧 라붕이의 피를 맛볼 거라는 생각에 자꾸만 입맛을 다시면서 쩝쩝거리는 라미엘은 이제 기도할거 다했는지 두손을 모으며 다시 라붕이를 응시했다.

드디어 만나뵙는군요....소문은 익히 들어 알고았습니다. 당신과 저희의 만남을 주선해주신 빛의 뜻에 다시한번 감사를 올립니다.

아자아자 아자젤...


라미엘은 입맛 다시다말고 나에게 그 구호를 중얼거리며 미소지었다.

'내 피맛을 볼수있는 기회를 주신 빛에게 기도 올리느라 수고가 많다 이 씨발년아'


라붕이는 언제나 그렇듯 절대로 감정을 드러내지않고 대신 상대의 태도에 걸맞게 응수했다.

천사님의 감사의 말씀에 저또한 감사드립니다. 저도 여러분께 진 빚을 갚을수 있도록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최대한 정중히, 최대한 예의바르게, 그것이 이년들로부터 최대한 밉보이지 않는 기술이다. 아직 오르카에 합류한지 하루이틀 채 되지않지만 첫날부터 고난이도로 구르다보니 이미 진작에 그것을 깨달았다.

후훗.....그 상냥하시고 겸손하신 태도도 듣던대로군요. 하지만 너무 부담갖지마시길....저희 또한 라붕씨의 앞날에 빛의 인도와 축복이 깃들기를 염워하고 있습니다....아자아자 아자젤....

...........아자아자 아자젤.......


힘들다.

사라카엘도 인사해야죠? 그 누구보다도 라붕씨를 만나고 싶어하지않았나요?

....음?....아...그,그렇지! 음....!


아자젤은 양파맛 감자침을 누리던 자신의 시간마저 빼앗은 사라카엘에게 눈치를 주며 인사를 재촉했다.

'뭐...사라카엘이 날 찾아다녔다니....왜 하필 이 여자가....'

환영한다. 심판자 사라카엘. 너의 관한 이야기는 익히 전해들었다. 나약한 인간의 몸으로, 저 사악한 철의 무리의 추격에도 불구하고 불굴의 의지로 끝까지 달려온 너의 용기. 자랑해도 좋다. 이 심판자가 나의 이름을 걸고 널 인정하니.

....감사합니다 심판자님. 비록 나약한 몸이나, 저 또한 천사님들의 힘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뭘 그리 칭찬하는지, 난 이제야 너 처음봐 이년아.

'인정할수밖에....그야, 네 덕에 당당히 청소당번을 빼먹을수 있었다.'


사라카엘은 어떻게 해야 합법적으로 당당하게 청소를 빼먹을까 항상 고민해왔었다. 대놓고 안하면 그건 오히려 자신이 교리를 어기게 되는것. 그것은 심판자 된 몸으로서 있어선 안될일.

그렇다면...

'핑계거리가 있으면, 청소를 빼먹어도 된다!'


그것이 사라카엘의 결론이었다. 그리고 자신의 눈앞의 남자는 사라카엘의 매우 합법적인 핑계가 되어주었다. 그러니 어찌 이 남자를 인정하지 않을수 있으랴.

'이걸로...이번주 청소는 끝이군. 주말까지 내 차례는 없으니말이야.'


사라카엘은 뿌듯한 표정으로 라붕이를 바라보며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또 뭐 이 새끼야'


이 새낀 또 왜 실실 쪼개냐.

아까는 째려보다가 아까는 칭찬하다가 이제는 지 혼자서 쪼개네...

'원래 코헤이가 좀 희한한 새끼들이긴 한데....'


뭐가 그리 기분좋은지 사라카엘은 한손으로 주먹을 꽈악 쥐고선 자랑스럽다는듯 웃고있었다.

이젠 제 차례군요. 저는 천사님들의 대행자. 베로니카입니다. 천사님들의 말대로, 이제는 부디 안심하여 주시길, 그대처림 신실하고 용기있는 올바른 자를 지키는것이 저, 대행자의 숙명이니. 부디 앞으로도 잘부탁드립니다 라붕씨. 언제한번 예배당에서도 자주 뵙고자 합니다.

대행자님의 넓은 아량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일손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불러주십쇼. 선제적으로 달려가 돕겠습니다.

'이년도 위험하지...최대한 빌빌거리고 떠나자.'

아아....모처럼 다같이 라붕씨를 만날수 있었는데...정말 아쉬운 일이네요...

네...?아쉽다니... 무슨 말씀이신지....

아...사실, 저희 코헤이교단의 천사가 한명 더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부득이한 사정으로 부재중인지라...

한명...더 있으...아..


아 그러고보니, 코헤이는 4명이 아니라 5명이었지. 이제야 기억이 좀 나네.

'그러고 보니 뭔가 허전하긴 하더라.. 어디보자, 남은 한명이 분명ㅎ.....................'

아! 라붕씨는 모르시겠군요. 

...........

그 아이의 이름은 "엔젤".

코헤이 교단의 지품천사이자 우리의 귀여운 꼬마천사랍니다~~

................!!!!!!

아쉽군. 그 아이도 꼭 인사를 시켜주고 싶었는데말이야.

.........그 분은, 지금 어디에......??

아....엔젤은 요즘 몸의 컨디션이 좋지않아 당분간은 모든 일을 잠시 쉬고 있답니다. 죄송합니다 라붕씨... 모처럼의 인사자리에서...

아뇨아뇨아뇨아뇨!!!!!!!!!!!!

???

건강한 신체에 건전하고 밝은 정신이 깃든다!!!!! 라는 말이 있씁니다!!!!! 건강이 우선입니다!!!! 암 그럼요!!!!! 아프면 쉬어야죠!!!! 까짓 인사가 대수겠습니까!!!! 까짓거, 제가 언젠가 날 잡아서 인사드리면 될일!!! 괜히 저 하나때문에 편찮으신 분에게 누를 끼쳐드리는것은 제 쪽에서 사양하겠습니다!!!!

.....아


본능이 몸을 먼저 움직였다. 

어째서.....! 잊고 있었지........! 그 여자를!!!!!!

후후훗

.....!

라붕씨의 말이 맞습니다. 건강한 신체에 경건한 마음이 깃드는법. 당분간을 더욱 우리 엔젤을 쉬게 해야겠군요.

'ㅇㅇㅇㅇㅇ!!!!!!!'

넌 언제나 올바른 말만을 하는군. 거기에다가 결코 빈말로 내뱉지않지. 만난적도 없는 우리 지품천사를 위해 이렇게까지 진심으로 걱정을 내비치고 배려해주다니, 역시 널 찾아온게 정답이었다.

'덕분에 청소도 빼먹을수 있었으니 말이야'

..........과찬...이십니다. 심판자님.

엔젤 또한 분명 기뻐할겁니다. 부디 꼭 찾아와주시길.

명심하겠습니다....대행자님....

부디 반드시 예배당으로 와주시길 바랍니다. 그때에는, 저의 비장의 컵라면을 함께 드시죠.

응....?! 컵라면??

히끅....!!

...............

그럼, 저희는 이만 돌아가보겠습니다. 우리 꼬마천사가 걱정이 되는군요. 라붕씨도 편안한 저녁 되시길...

...살펴가십시오. 치품천사님.....


경건히 고개를 숙여 그녀들을 배웅하고 불과 10초뒤.

........


코헤이 교단의 일원들이 시야에서 사라진것을 확인하자마자 미친듯이 뛰었다.

















탁탁탁탁탁탁탁탁탁탁!!!

'헉헉헉헉헉헉헉헉!!!!!!!!!'


씨발!!씨발!!!! 왜 잊고 있었지!!!! 어째서 그 중요한 사실을 잊고있었지!!!!

'아니야!!! 제일 중요한 포인트는....그게 아니었어!!!'


3얀도, 지휘관도, 080이나 시티가드도 아니다.

제일 위험한 적. 제일 꺼림직하고 기피해야할 최악의 상대

'엔젤....!!!!!!'


정신감응.

상대방의 감정과 마음을 자신또한 느낄수 있는 희대의 능력. 그 어떤 거짓말도 결국은 감정과 마음을 공유할수 있는 그 힘 앞에선 하등 의미없다.

내가 그 어떤 계획과 컨셉을 잡아도, 내가 느끼는 감정과 행동의 불일치를 감지하는 순간, 

'끝이다'


씨발!!! 어떻게든 버텨왔는데!!! 3얀중 두명도!! 지휘관들도!! 심지어 그 리앤조차도 어떻게든 넘겼는데!! 

'아니지.....애초에 격이 달라...! 난이도나 까다로움같은 그런 단순한 문제가 아니야!!!!'


못속인다.

아무리 예의바르게 행동해도, 아무리 컨셉잡고 우렁찬 태도를 취해도, 내가 느끼는 감정을 조종할순 없다. 

만약 내가 이년들에게 느끼고 있을 짜증, 분노, 두려움, 모멸감 등.....이런 부정적인 감정들이 조화를 이룬 순간 그 여자가 내 감정에 대해 공유하는순간.

'그땐 완전한 끝이야!!!'


그 이후는 그저 달리고 달렸다.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달리는 내내 누군가와 부딪힌것같기도 하지만 의미없다. 그냥 몸이 바라보는 방향을 그저 달리기만 할 뿐이었다. 

'하아..! 하아..! 이제 어떻게 해야!!'


 쿵!!

으읍...?!


아뿔싸!! 앞뒤 안가리고 뛰는바람에 누군가와 부딪치고 말았다.

아...! 죄송합니다!! 길을 서두르다가 그만...! 어디 다치신 곳은....................


















아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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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활짝)









그갸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타다다다다다다다다닷-------







??????????????















.........


펜리르는 아무도 없는 복도를 거닐며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뭐야.....


우리랑 밥먹을 때는 벽돌마냥 딱딱하게 굴더니, 몽구스 애들이나 카페 애들하고는 편하게 지내질않나. 

우리한테는 제대로 웃지도않더니, 걔네들하고는 잘만 노네


펜리르는 라붕이가 컴패니언과 몽구스, 리앤, 카페의 멤버들에게 대했던 모습들을 비교해보았다.

우리랑 있을때는 땀 뻘뻘흘리면서 어떻게 해서든 거리두더니, 몽구스 애들이나 리앤이 말 걸어줄때는 우리랑 대화할때보다 훨씬 자연스러운 모습.

심지어 카페 애들이 주는거 받아먹을땐 웃기까지 하고...


우리가 아무리 챙겨줘도 웃기는 커녕, 군인한테 경례하듯이 예의부터 반사적으로 챙기던 그 모습과는 너무나도 온도차이가 심하게 느껴졌던 펜리르는 내심 서운함을 느끼며 방으로 들어갔다.

분명 우리하고 먼저 친구가 된거 아니었나? 그런데 우리한테는 제일 거리두면서 다른 애들이랑은 잘만 지내네..


컴패니언에서 특히나 감이 날카로웠던 펜리르는 라붕이가 내심 자신들을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는걸 어느정도 눈치채고 있었다. 그렇기에 그가 더욱 편하게 우리를 대할수 있도록 어떻게든 다가가려고 했으나, 그는 우리가 다가가는것에 비례해 당연하다는 듯 거리부터 벌리려고 하였다.

지휘관들 제외하곤 우리가 제일 먼저 만났을텐데....


펜리르는 침대 아래에 꽁꽁 숨겨둔 비장의 갈비통조림을 꺼내어 유심히 쳐다보았다.

이후 열릴 다과회에서 라붕이에게 줄 선물로 깔끔하게 포장까지 해놨던건데, 막상 자신들로부터 거리를 두는 라붕이가 이것을 과연 기쁜마음으로 받아줄지, 그것에 대한 확신이 서질않았다.

참나.... 너무 편하게 지내는건 옳지 않다고 해놓고서 아예 말까지 놓더니...걔네랑은 이제 딱히 거리 벌리지도 않더만...


라붕이의 모습을 그저 말없이 관찰했던 펜리르는 라붕이가 어느새 몽구스의 일원들에게는 무의식적으로 벌리던 거리를 더 이상 두지않고 있었다는것을 눈치채고 있었다. 심지어 몽구스팀과 리앤이 호칭을 더욱 편하게 바꿔도 딱히 불편해하지도 않았다. 그런 그가 간혹가다 거리를 벌리는 경우는 자신들, 컴패니언이 다가가는 순간뿐.

.....불편한게 있으면 말을 해주던가...대놓고 사람 서운하게 하기나 하고...


펜리르는 새 친구를 위해 준비해둔 선물을 다시 침대 아래로 고이 집어넣었다. 이제 곧 새로운 친구를 위한 다과회가 열릴 날만을 기다려 왔었지만, 어째서인지 오늘은 그냥 전부 접어두고 쉬고 싶었다.





















모처럼 널 챙겨주려는 새 친구 속이나 썩히고 앉아있는 눈치없는 의심병 환자새끼 라붕이! 

아이고 한심하다 병신아!! 답답하다 병신아!!!







무시무시한 죄악을 저지르는 라미엘


오늘은 사천짜장 맛이구나!!






재밌게봤으면 댓글이랑 개추좀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