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10:00


아침배식이 끝나고 점심배식을 준비해야하는 시간. 그 전에 끝내야 할 일이 있기에 전우사랑조와 소완은 마늘과 양파를 손질하고 있다.


[...특히 마늘의 뿌리쪽은 맛을 해치기에 손질할때 같이 자르셔야 하옵니다. 특히나 씹을때의 느낌이 안좋으니 더더욱이요.]

[알았어. 난 그냥 씹어먹었는데 몰라서.]


장화가 손질한 마늘을 보면서 훈계하는 소완. 그 옆에는 전우사랑조로 투입된 몽구스 팀과 천아가 같이 마늘을 손질하고 있었다.


[천아 양. 도와주셔서 감사드리옵니다.]

[이정도 가지고 뭘그래. 점심에 나올 케이크 하나 더 주는걸로 땡쳐줘.]

[그리 하오겠사옵니다.]


오늘의 점심은 마늘라면과 사천짜장면을 합친 짬짜면과 참치김치볶음밥, 딸기케이크, 시원한 스포츠 음료수이기에 아우로라는 이미 식당에서 케이크를 만들고 있었다.


[포티아 양도 여기에 안 있어도 됩니다만?]

[그래도 주방장님 혼자서 계시는 것보단 둘이서 하는게 더 빠를거 같아서요.]


웃으면서 말하는 포티아를 보고 소완은 쓴웃음을 지었다.


[그나저나 마늘라면에 마늘이 얼마나 들어가기에 이정도로 깎는거에요, 소완 씨?]

[사실 마늘라면에 마늘은 별로 안들어가옵니다. 많이 들어가야 사령관님의 주먹 하나정도의 크기지요. 오늘은 마늘라면에 쓸 마늘말고도 향신료로도 쓸 마늘을 다 손질하고자 하옵니다.]

[어우, 마늘이 맵네.]

[아, 참고로 마늘이 맵다고 느껴지시면 구워서 드시는게 더 효과적이옵니다.]

[그게 그 마늘 무슨 성분이더라?]

[알라신이란 성분이옵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야채손질하면서 잡담을 하던 그녀들 사이로 식당의 문을 열고 달려오는 세이렌과 그 뒤를 따르면서 스티로폼 박스를 들고오는 프리가와 네레이드.


[상황이 걸려서 이제야 도와드리게 되네요. 정말 죄송합니다.]

[아니옵니다. 지금 상황이 상황인지라 저희야말로 죄송할 따름이옵니다. 헌데 뒤의 그건?]

[안그래도 그거때문에 말씀드릴게 있어서요.]


프리가와 네레이드가 가지고 온 박스를 열어본 소완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건 거북손과 톳 아니옵니까?]

[상황종료 후 철수하는 도중에 군락지를 발견했어요. 거북손이 맛있다고 머메이드 일원분들이 말씀하시던걸 네리가 들었다고 하더라구요.]

[히히, 네리가 캐고 프리가씨가 도와줬어!]


뿌듯한 듯이 허리에 손을 올리고 가슴을 쭉 펴는 네레이드다.


[이정도 톳이면 짬짜면에 같이 들어가도 될 만한 양이옵니다. 더욱이 거북손은 주인님의 식사에 올려도 될 정도로 훌륭한 상태로군요.]


톳을 정리한다면서 자리에서 일어나는 소완과 함께 프리가가 동행했다. 이미 여러번 전우사랑조에 투입한 적이 있는 프리가가 따라오기에 소완은 묵묵히 손질을 시작했다.


[전우사랑조 여러분들께서는 야채손질이 끝나시면 참치캔을 뜯어주시겠사옵니까? 오늘 점심식사에 들어가야할 것들이옵니다.]

[네~]


모든 식품에는 유통기한이 있듯, 멸망전에 보관된 참치캔도 유통기한이 있고, 그걸 새걸로 바꾸는 일도 있다. 유통기한이 아슬아슬한 참치캔들은 모두 식당으로 보내져 이렇게 재활용되고있다.


[스승이시여! 이 골타리온이 구한 것을 한번 보시지요!]


식당문이 벌컥 열리면서 두 손 가득 항아리를 들고오는 골타리온이다.


[저는 이제 식사준비를 해... 어머나 이 냄새는?]


조리실로 들어가려던 소완은 무언가의 냄새를 맡았는지 골타리온이 가져온 항아리의 뚜껑을 열었다.


[이건 묵은지로군요. 그것도 썩지않고 잘 보존됐사옵니다.]

[이야, 냄새봐. 엄마.]

[확실히 시큰하면서 구미가 당기는 냄새로군요.]


그와 반대로 장화와 천아는 못쓸 냄새라면서 항아리로부터 조금씩 떨어지려고 하고있다.


[이건 어떻게 발견했사옵니까?]

[그게 말입니다.]


골타리온이 말하길 상황이 걸리면서 인원이 없다보니 마법소녀들과 같이 출동하게 되었고, 백토와 티격태격 싸우다 결국 무력충돌이 이어졌다고 한다. 골타리온이 평상시로 하던 마검소환을 하는데 그게 하필 절벽을 부숴버리면서 등장했고, 부숴진 절벽에서 이 항아리가 발견됐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필살음식을 주인께 내보낼수 있겠지요. 골타리온. 이 묵은지들을 바로 조리실로 옮겨주시지요. 오늘 주인님과 전우사랑조 여러분께 지고의 음식을 선보이겠나이다.]

[예, 스승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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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2:30


점심배식이 한참인 오르카식당이다.


[오후, 마늘라면이 진짜 맵네.]

[오호호, 이럴때야말로 같이 나온 음료수를 마시는것이에요!]

[마늘을 위해 난 살아갈릭... 크흡흡...]

[........]


스트라이커즈의 썰렁개그로 그 식당구역이 썰렁해졌다.


점심의 배식담당은 장화다. 면만 따로 주는 역할이다.


[맛있게 먹...윽...]

[꽤 재밌는 장면을 봤군. 그 장화가 맛있게 먹으라면서 면을 주다니.]

[오늘은 전우사랑조라고 해서 식당을 도와주는거야. 아 참고로 내일은 너다.]

[무엇이?! 난 듣지도 못했다!]

[아~ 미안. 내가 말을 안해줬구마잉.]


데헷, 하는 표정과 함께 케이크를 두 개 가져가는 천아.


[그럼 나도 케이크...]

[넌 한 개야.]

[왜 쟤는 두 개고 난 한 개인가?]

[저 녀석 식당을 도와줬거든.]


꼬우면 도와주던가라는 표정을 짓는 천아를 보고 바르그는 눈을 한번 감고는 국물을 국자로 담는 바르그다.


[골타리온, 그쪽의 고기상태는 어떻사옵니까?]

[조금씩이나마 지방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스승님.]


조리실에서는 골타리온과 소완이 주군을 위한 음식을 조리하고 있었다.


[매직 젠틀맨의 회의가 늦게 끝난다고 하여 이렇게 별도로 준비하시다니... 대단하십니다. 스승님.]

[본녀의 역할이옵니다. 신경쓰지 마십시오.]


주인의 식단은 소완 자신이 책임진다는 마인드를 가진게 꽤 오래전의 일이다. 그 사건 이후 소완은 갱생을 하면서 모두를 위한 음식을 만들겠다고 다짐했으니까.


[전우사랑조분들께서는 배식이 끝나시고 저희랑 같이 식사를 하지 않겠사옵니까? 아까진 호라이즌 분들이 가져온 재료로 음식을 더 만들려고 하옵니다.]

[대찬성!]


점심배식 후 소완이 직접만든 참치김치볶음밥과 톳볶음, 거북손무침과 짬짜면을 먹은 그녀들은 다시는 없을 호화로운 식단을 만끽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