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https://arca.live/b/lastorigin/56321233


오르카호에서의 첫 날 밤은 외상으로 인한 기절을 회복하게 위해 수복실에서 지내게 되었다.

아늑한 병상에서 나는 서서히 잠에 빠져든다..........

앞으로 내가 받게 될 교화 생각에 두렵긴 했지만...................


편의점 휴업 첫 날부터 나는 이계에서 몰래몰래 넘어와서

훔쳐보던 그 누나들에게 교화를 받는 신세가 된다.

분명 2년 반지기의 염탐꾼이 받는 교화인 만큼 고통스럽고, 치욕스럽고, 또한 무자비하겠지......................

사령관에게는 혹시 참지 못하고 누나들이 나를 덮칠 것을 대비해서

불시에 언제든 수복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는 약속을 하긴 했지만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당장 내일부터 바로 교화인 것도 모자라서 하루 종일 옆에 그 누나들이랑 같이 있어야 하는데


분명 놀림거리가 되겠지, 모두가 보고 있는 앞에서......................

수 많은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겠지, 2년 반 동안 훔쳐본 만큼............................

어떤 벌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날 가만히 둘 리는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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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밝아온 교화 첫 날

나에게는 너무나 과분한 든든하고 맛 좋은 아침 한 끼를 들고 교화를 받을 장소로 이동한다.

브라우니, 레프리콘의 인솔 하에 나는 누군가 나무들을 심고 있는 듯한 어느 숲 근처의 들판 도착한다.

그렇다. 첫 날은 그 누나다!!

'으아, 왜 하필 첫 날부터 그 누나인데!!??'



엘븐 포레스트 메이커

나무들을 옮겨 심고 가꾸어서 숲을 넓히는 역할을 하고 있다. 

아리따우면서도 상냥한 엘프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짓궂고 살벌한 성격의 소유자

그저 장난 치는 거 좋아하는 소악마 정도로만 보면 크나큰 오산이다.

나무를 심기 위해 제작된 그 커다란 장비로 철충들이랑 싸울 적에

그 우악스럽고 폭력적인 모습을 수도 없이 지켜본(정확히는 훔쳐본)적이 있던 나는

벌써 마음속에 두려움으로 가득 찼다.





"승리!! 저흰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누나들도 좋은 하루 되세요."


'좀 더 같이 있어주면 안 될까요 누나들??? 저 너무 무서워요ㅠㅠ'

당장 애걸복걸 하면서 이렇게 말하곤 싶었지만 역시 벌은 받아야 한다는 의무감에 속으로만 억누르기로 했다.



들판에는 나란히 오와 열을 맞춰서 심어진 내 키에 조금 못 미치는 어린 나무들

그리고 나머지 한 쪽 부분에는 나무를 심으려고 판 구멍들이 있다.

질서 있게 심어지고 또한 가꿔지고 있는 나무들을 보고 있으니 뭔가 마음이 누그러진다...............





"히히, 아주 여유로운 가봐. 내가 심은 나무들이나 뻔히 구경이나 하고 있고 말이지~~~"


나무 구경에 한눈 판 사이에 엘븐 누나가 와있다.


"죄, 죄송합니닷!! 벌은 달게 받을께요!!"




"그래? 그럼 가까이 와봐."


"가까......이요..........???"


어떤 벌일까 하는 두려움에 한껏 움츠러든 몸으로 난 누나와 마주 섰다.

잠깐 동안 서로를 응시하더니...............




"으이그!!!"


짜증 가득한 외침과 함께 누나는 내 얼굴의 양 쪽 볼을 세게 움켜쥐더니 있는 힘껏 잡아당긴다.




"또 훔쳐볼꺼야!?"


"다시는 아나게뜹니다, 뎨셩합니다................"




"좋아! 그럼 지금부터 교화 시작이야, 난 요정의 숲을 만드는 엘프, 엘븐 포레스트메이커야, 잘 부탁해."


"네, 넵! 저도 잘 부탁드려요, 누나!"




"여기에 구덩이들 보이지? 지금 파여 있는 구덩이 숫자보다 더 많이 심어야 하는데 네가 구멍 파는 것 좀 도와줘야겠어. 오늘 엄청 많이 심을 거니까 각오 단단히 해."



그리하여 첫 교화는 엘븐 누나의 나무 심는 일을 돕는 것으로 시작하게 된다.

나는 나무를 심을 곳에 땅을 파는 일을 맡게 되고 누나는 나무를 심는 것에 집중하는 식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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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면서도 힘이 많이 드는 일이지만 편의점 일로 다진 근성으로 계속 이어간다.

일을 하던 중...............


갑자기 거센 물줄기가 나를 덮친다.


"히익!?"



"아이쿠, 손목이 뻐근해서 그만, 미안~~~~!"


누가 봐도 장난이었지만 그래도 덕분에 지루하시진 않은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날 엄청 싫어하고 괴롭히실 줄 알았는데...............


"괜찮아요, 누나. 좀 더 속도 좀 내볼께요."


누나의 장난을 좀 더 받아 드리고 싶다는 생각에 나는 안심 시키듯이 화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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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좀 넘게 했을 즈음에 슬슬 이마와 목덜미에 땀이 맺히면서 더워지더니

일하는 속도가 차츰 느려진다.

그걸 어떻게 알아 챘는지 누나는 또 한 번 나에게 물을 뿌렸다.


"앗, 차거!!! 이, 이번엔 무슨 일이죠, 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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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쭈, 모르는 척을 해!? 속도 낸다며! 왜 느려지는데!?"


'와, 귀신같이 알아 보시네;;;'

"죄, 죄송해요. 좀 더 힘 내볼게요........"



"장난이야 장난~~~, 반 좀 넘게 한 거 같은데 나머지도 얼른 끝내자고."


"네, 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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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츰 일이 끝나갈 무렵 한 것 몸을 움직였더니 온 몸에 땀이 날 정도로 더위를 타게 되었다.




중간에도 몇 번 장난 삼아서 나한테 물을 뿌리더니 일이 끝나니 이번에도 어김없이 장난을 쳤다.










"오늘은 여기까지! 첫 날 치고 너무 잘 도와주는데??"



"어라?? 혹시 내가 나무 심는 모습도?? 설마~~~?"


"히익!! 훔쳐본 거 정말 죄송해요!! 또 해야 할 건..............없을.............까요???"




"아하하, 장난이야 장난, 오늘은 이걸로 충분해. 일 끝났으니 같이 산책하자."


"에?? 저, 음..............네, 누나!!


선택권 같은 건 나에게 없다. 하자고 하는 것은 이견이 있어도 모조리 따라야 한다.

그나저나 산책이라, 당장 땅 파는 게 전부였을 뿐더러 더 해야 하는 일도 없이 곧바로 휴식이라니.......................

생각했던 교화에 비해 터무니 없이 벌이 약해서 슬며시 죄책감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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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깊이 들어왔어요. 이러다가 길을 잃지 않을까요??

-걱정 붙들어 매. 여기 길은 내가 전부 꿰고 있는걸.

-근데 숲 속에 계속 있으니까 뭔가 마음이 편안해지고 아늑해져요. 

-그치? 우리가 이 숲 속에 있는 나무들 관리하는 데 신경 좀 썼지.

-와, 이 지역에 있는 숲을 전부요?

-물론! 요즘 이쪽으로 좀 더 집중할 수 있게 돼서 엄청 기쁜 거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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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임성이 좋은 엘븐 누나 덕에 숲 속을 걸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더욱 가까워졌다.

솔직히 이상하기도 하고...............

난 누나들을 훔쳐보기만 했는데................

아무리 교화를 해주는 거라고 해도

이렇게 하루 만에????

이래도.............

되는 걸까..............??????

근데...................


몸매 엄청나다................

특히............................


가슴.....................

엄청 크다......................

흘긋 흘긋 쳐다볼 수 밖에 없게 만드는 저 우월한 크기................

이런 야한 몸에 입은 입으나 마나 하는 저 옷은 더더욱 내 시선을 끌어들인다..............



"히익!"


누나가 나를 향해 눈길을 돌릴 적에 순간적으로 화들짝 놀라 애써 고개를 돌렸다..................





'들킨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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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엘븐 누나와 이상할 정도로 행복한 시간을 보낸 지 얼마나 됐을까.

벌써 해가 주황색으로 물들며 저물어 가고 있다.




"첫 날인데 너무 잘 따라 와줬어. 변태 스토커라고 만 생각 했는데 다시 봐야겠네?"


"에, 정말 고마워요. 누나한테 저지른 잘못 뉘우치러 온 건데 되려 그런 저에게 친절하게 대해 주셔서...................."




"흠, 이리 좀 와 볼래? 오늘 게으름 안 피우고 교화 잘 받았으니까 상 줄께."


"상?? 어떤.................으읍!!!!???"



엘븐 누나는 있는 힘껏 나를 껴안았다..........



더할 나위 없이 부드러운 살결과 머릿결

들판의 풀 내음과 같은 싱그럽고 향긋한 몸의 향기

무엇보다도 내 얼굴을 덮어버린 폭신폭신한 누나의..................



'위, 위험해........ 머리 속이...........녹을...............것..........같아...................더, 더 이상으로...................아, 안겨지면........'



"자, 여기까지~~~~"

그 순간 알맞은 타이밍으로 누나는 포옹을 끝냈다.


'으으, 어떻게 되는 줄 알았어..................'





"우후후, 기분 좋아 보이네. 에피타이저는 여기까지야, 우리 귀염둥이 교화인씨, 내일은 다크 엘븐이 이 숲 속에서 기다릴 꺼야, 내일도 화이팅이야"


"아...... 네, 감사......합니다........................."

'뭐, 에피타이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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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 모시러 왔습니..............에, 괜찮으심까???"



"이런...............브라우니, 얼른 인솔하도록 해요. 교화 수고하셨습니다."



"아......ㄴ, 네, 오늘도, 수고하셨ㅅ......스빈......다"



 나는 벙찐 느낌으로 아침에 인솔 해준 그 두 누나들과 함께 오르카호로 돌아간다.















'진작에 대리고 올 걸 그랬어, 이렇게 귀엽게 반응 해주는 거 너무 꼴려............


내가, 아니 우리가 기분 잔뜩 좋게 해줄께................'


p.s.

에, 이건 소설이 아니라 망상글 인데....................??

프롤로그 올린 게 8월달이었는데 1화를 10월 달에 올리는 거 실화냐..............


추가)

좀 더 적절한 표정의 아카콘으로 일부 수정 될 수 있습니다........

계속 부족한 모습 보여서 죄송합니다.......

내용이 너무 부실하다 싶어서 보강 좀 해봤습니다............

소설이라 적고 망상글이라 읽혀지는 건 여전하지만.................


다음 화 : https://arca.live/b/lastorigin/612134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