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럽게 나를 찾아와 한마디를 던지는 아스널에 난 늘 하던 그것을 하려는건가 싶어 흠칫했지만 평소와는 다르게 그녀는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낙엽이 떨어지고 겨울은 찾아온다. 싸늘하게 몰아치는 자연속에서 생물들은 자신들만이 가진 수단을 활용하여 그 위기를 넘기지. 그렇지만 모두가 성공하는건 아니야."


"맞아. 모두가 살아남기는 어려운 법이지... 하지만 어렵다고 불가능한건 아니겠지."


아스널은 내 대답을 듣고 그럴줄 알았다며 호탕하게 한바탕 웃었다.


"그래. 우리에게 겨울이 찾아오고 있지만, 그만큼 우리도 준비를 철저히 했으니까 말이지. 사령관의 말처럼 우리 모두가 살아남아서 봄을 보는것도 불가능은 아닐것 같군."


때마침 불어온 바람에 저 멀리핀 단풍나무에서 한차례 낙엽이 또 우수수 떨어진다.


"사령관. 낙엽이 많이 떨어지는군..."


아스널은 찾아왔을때와 비슷한 말을 했다. 그러나 목소리의 분위기가 조금 이상했다. 척추가 곤두서는 느낌이 들어 아스널을 바라보자 그곳엔 언제나의 사냥감을 바라보는 눈빛을 한 아스널이 있었다.



"그리고 내 다리 사이에도 무언가가 많이 떨어지는군."


그 말을 끝으로 0.5초만에 전신 탈의한 아스널에게 쥐어 짜였다.


가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