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인간이 감히 사령관을 암살하고 반란을 일으키려 하다가 진압되었다.

그러나 사령관은 관대하게도 그를 처형하지 않고, 오르카 호에서 추방하는 걸로 마무리했다.

물론, 밖에는 철충들밖에 없으니 사실상 그냥 나가 죽으라는 것과 다를 바 없긴 하지만......



"그래도 방심하면 안 되지. 봐봐, 이런 새끼들은 꼭 이렇게 패를 숨겨 놓는다니까."


"끄... 끄으으윽......"


"이런 은신처를 만들어놓고 있었다니... 그리 크진 않지만, 웬만한 설비는 다 갖춰져 있군요."


"그동안 자기 몫의 자원을 어디로 빼돌렸나 했더니, 안드바리가 알면 또 펑펑 울겠구만. ㅋㅋㅋ"


"제... 제발... 살려ㅈ......"


"어? 뭐라고? '살려달라'고? 이건 오르카어로 번역하면 '감사합니다! 지금 당장 죽고 싶습니다!'라는 말이 아닌가!

세상에 셋뿐인 또다른 인간이며, 한때 한솥밥 먹던 전우의 소원을 들어주지 않을 수 없지! 발키리, 준비해!"


"......예."


두 번째 인간과 발키리는 보호복을 입은 뒤, 강력한 산성액을 가져와서 세 번째 인간에게 부어버렸다.


"끄아아아아악!!!!! 아아ㅇ낭널ㅇ니ㅏㄴㅇ러ㅏ......"


세 번째 인간은 끔찍한 비명과 함께 완전히 녹아버렸고, 액체는 무심하게 하수구로 씻겨내려갔다.


"오르카녹즙이 되어버리는 앙증맞은 찐빠가 있었으나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라이라이차차차!"


"......"


"뭐, 눈알도 뺐고 손가락도 잘랐고, 생체정보랑 비밀번호 같은 건 다 따놨으니까, 필요한 건 다 얻었어.

여긴 위치만 기억해두고 있다가 나중에 우리 정찰대가 우연히 발견하도록 만들어야지. 그만 돌아가자."


"......부사령관님. 이러셔도 정말 괜찮으시겠습니까?"


"응? 뭐가? 우리는 그냥 반란 사건 처리하느라 피곤해서 잠깐 휴가 나온 것 뿐이잖아?"


"저야 이자를 죽이는 건 상관없지만, 나중에 들키기라도 하면 명백한 월권으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사실, 그동안 부사령관님께서 이런 식으로 독단적으로 행동하신 게 한두번이 아니시지 않습니까.

물론 전부 저항군을 위해서 하신 일이지만, 자칫 부사령관님의 입지에 피해가 갈까 염려되어..."


"아이고, 우리 발키리가 나 걱정해주는 거야? 이거 감동인데. ㅎㅎ"


"아뇨, 저는 단지..."


"괜찮아, 너무 걱정하지 마. 나한테는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이유가 있거든.

첫째, 나는 우리 소중한 저항군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정말 무슨 짓이든 다 하겠다고 맹세했어."


"부사령관님..."


"그리고 둘째, 나는 그냥 이런 일하는 게 너무 재밌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거기에 마지막으로...... 사령관이 내가 이러고 다니는 거, 정말로 모를까? ㅋㅋㅋㅋㅋ"


"?!"





솔직히 전쟁을 하려면 누군가는 손에 피를 묻혀야 하는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