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모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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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라붕씨! 난 아쿠아야!


........................


라붕씨 놀러온다고 레아언니한테 이야기는 다 들었어. 그래서 아쿠아도 어어어어엄청 기다렸다?! 

라붕씨 보여주려고 이렇게 꽃들에게 물도 주고 있었어! 어때? 우리 꽃이랑 식물들 어어어엄청 예쁘지?! 헤헤헤....



아쿠아는 그 나이대에 걸맞는 어린아이 다운 순수한 미소로 라붕이를 맞이해주었다.


우리 아쿠아랑 만나시는건 이번이 처음이시죠?


..........................


정식으로 소개해 드릴게요! 저희 페어리의 귀여운 막내여동생, 아쿠아랍니다~!


와아아아~~~


아앗....! 헤, 헤헤헤.... 



화려한 인사식에 어지간히도 부끄러웠던걸까.

아쿠아는 뺨에 홍조를 띄운채 몸을 배배 꼬면서 어쩔줄을 몰라하고 있었다.


자~ 라붕씨? 라붕씨도 어서 인사해야죠~


.....................



라붕이는 아쿠아의 모습을 보고 돌처럼 굳어버린채 아무런 말도 하지않고 있었다.











(....저기.... 라붕씨의 상태가 좀 이상한것 같은데....)


(.......굳으셨는데요.......)


(에...?! 어째서?!!!)



마망들은 라붕이를 이끌고 페어리가 관리하는 화원으로 데려오자마자 꽃들에게 물을 주고있던 아쿠아를 발견하고, 기회다 싶어서 먼저 이 아이를 소개시켜주었다.

마침 우연히 아쿠아와 마주하게 된 마망들은 순수한 아쿠아의 미소가 라붕이의 긴장감을 어느정도 덜어주리라 생각하였고, 그렇기에 바로 아쿠아를 소개시켜주었다.





그랬을 터 였는데.....













.....................................................








(.......숨을 안쉬고 있는데요?!!!!!)




라붕이는 아쿠아를 본 직후, 아니.... 정확히는 페어리가 관리하는 전용 섹터인 화단구역에 발을 디디자 마자 계속 이 상태인 것이다.

아니.... 굳은것 까지는 그렇다 치더라도.....





(정지화면 아님)





(왜....숨을 안쉬고 계신거죠......?!?!?!?!?!)



이러다 진짜 사람 죽는다!!

이건 마치, 라붕이 혼자만 시간이 일시정지 된건 아닌가 싶을정도로.... 동영상의 정지화면을 보는듯한 모습이라고 해도 좋을 지경이었다.

마망들은 지금 태평하게 인사를 나눌때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바로 라붕이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그의 이름을 다급히 불러보았다.




...저,저기.....라붕씨....?


............................


(엥??????)





아니 진짜 왜 이러는거지....???




........라붕씨~~~~!!!!



....흐으으으읍~~~!!!!!!!!!



..!!!



숨....쉬었다....!!



허억.....허억......허억............!!!



...................



도저히 이해 할수없는 라붕이의 기행에 일행 모두가 안면에 물음표를 한가득 띄운채 그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오늘은 역시, 힘들지 않을까요...?)



마리아는 도저히 라붕이의 모습이 정상적인 활동을 할수 있을 것으로는 보이지 않았기에 조심스레 일행에게 의견을 표출했다.


(네?! 힘들다니.... 그게 무슨....)


(이유는 알수 없지만... 지금 라붕씨의 몸상태가 매우 좋지 않은것은 분명해요! 화단을 구경시켜드리면서 이야기를 나눠가는건 잠시 미뤄두고, 우선은 의무실로 가서 진찰부터 받게 해드리는게 좋을것 같아요!)



이터니티는 라붕이의 안색을 유심히 살펴본 결과,


허억......허억.......허억..............!!!



...............




지금은 도저히 화단 구경이라는 태평한 짓을 할때가 아니라고 직감했다.


(맞사옵니다... 지금 이 상태... 한시가 급한 상황인것은 변함없습니다! 바로 닥터 양에게 데려가서 조치를 받게해야....)


(아까까지만 해도... 이렇게 심각하진 않으신걸로 아는데... 도대체 무슨일이 있으셨던건지....)



분명 아까전에 함께 식사를 할땐 이 정도의 증상은 없었다.

게다가 식사종료 후 이곳으로 안내할때만 해도 완전 멀쩡했던 그가, 지금은 그 어느때보다도 심각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물론.... 여전히 저희앞에서 긴장을 하시는건 이미 알고있는 부분이었지만.... 그래도 건강 상태는 분명 멀쩡하셨는ㄷ......)






....................







(....안 멀쩡하네요.....)






















'허억.....허억.....!'



라붕이는 지금, 살면서 느낀 공포를 전부 합친것 이상의 공포를 느끼고 있었다.


'ㅍ, 페페페페페어리.... 화....화단....!!!'



화단, 페어리, 아쿠아....

이 조합은, 이곳은 페어리가 전담하고 있는 화단 및 식물관리구역 이라는뜻.


'페어리가 담당하는곳은, 페어리 소속 바이오로이드가 있는 장소..... 그렇다면...!!!'



여기에는, 그 여자가......



'....시저스 리제....!!'



어디냐...! 어디있지...?! 어디 숨어있는거냐고!!!


'분명히... 숨어서 날 노리고 있을터, 그렇다면... 지금 이 상황은 그 어느때보다도 위험한 상황이다...!!!'



문학글에서의 행적을 더듬어보았다.

시저스 리제. 엘리자베스 A형 바이오로이드.

페어리 시리즈의 정원사 중 한명이자......


'최악의....하드 얀데레....'



해충 분쇄기, 해충 사냥꾼, 해충 포식자...

온갖 공포의 수식어를 한꺼번에 이어붙여도 모자랄 정도의 하드 얀데레.


'.......미친년........'



오르카에서 이보다 더 정신나간 년은 없다.

심지어 그 3얀중 두명인 소완과 리리스를 합친것 이상의 광기의 소유자이며, 앞뒤 안가리고 일을 저지르는 스타일.


'솔직히....햇츙햇츙 거리는것도 그냥 밈 중 하나일 뿐이지.... 현실은.....'



현실은 그 정도로 귀여운 짜리몽땅이 아니다.

그건 그냥 팬들이 만들어준 귀여운 이미지이자 밈에 불과하다.


'.....가위의 리제.....'



캐릭터 소개문에서 본인이 직접 언급한 또다른 이름.

마치 대검에 필적하는 그 커다란 가위를, 그것도 한쪽 씩 들고서 타겟을 토막내버리는 2스킬 사용시의 모습이 라붕이의 뇌내에서 재생되고 있었다.


'...솔직히... 리제가 해충이라고 경계하는 애들이 SS급으로 강한 애들이라서 티가 안나는것 뿐이지.... 얘도 한 전투력 하는 년이잖아...'



리리스, 소완을 일방적인 라이벌로 삼았으나 계략으로 보나 무력으로 보나 뭐 하나 따라가는게 없어서 입지가 애매했던 리제였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비교대상이 최상위권의 강자들이라서 초라해 보인것뿐, 아무런 힘도 없는 일반인인 라붕이의 입장에선 리제만 해도 이미 충분한 전쟁병기 수준이었다.


'......딱, 한번.... 딱 한번 마주했을 뿐인데도 그 살기.... 도저히 잊을수 없을거야.....'



이전에 딱 한번 마주했던 그 감각을.... 

여러 사건을 거치면서 잠시 잊고있었던 그 서슬퍼런 살기를 다시한번 떠올린 라붕이의 눈동자는 필사적으로 화원의 전망을 살펴보고 있었다.

물론, 그 이유는 꽃이나 감상하자는 태평한 이유가 아니다.


'그 미친년이....분명 어딘가에 숨어서 날 노려보고 있을거야...! 언제 어느때라도 내 목을 치기위해서 그 좆같이 큰 가위를 들고서 날 꼬라보고 있겠지....!!'



소완과 리리스를 합친것 이상으로 위험한 여자가 바로 그 리제다.

아니... 오르카 전체를 합쳐도 어쩌면 리제 하나를 못따라갈 가능성이 매우매우 높다!!


'...게임 외적으로나 정박아 병신새끼 취급이지.... 여기선 분명 내가 아는 그 살벌한 미친년 그 자체일 확률이 높다...!'



더욱이 제일 심각한 점은... 그 씨발년은 머리를 굴리는 타입이 아니다.

즉, 전혀 뒷일을 생각 안한다는 이야기다.


'앞뒤 사정, 전후의 여파 따윈 전혀 고려하지 않고 나를 노릴 확률이 높아...! 나중에 문책을 받든 말든, 그로 인해서 자매들이나 지 주인새끼에게 미움을 받든 말든.... 그런건 전혀 신경쓰지 않고 날 배제하려 들겠지....!'



심지어 사령관에게 질책받아도, 전혀 주눅들지 않고 오히려 주인을 위한 봉사라고 여기면서 존나게 자랑스러워 할 년이 바로 시저스 리제라는 년 아닌가!!!


'......크윽.....! 이 간사한 년들...! 하필이면 데려와도 여기로 데려올줄이야...!'



라붕이는 힐끗 마망들을 바라보았다.


(......)


'도데체.... 뭘 씨발 중얼중얼 거리는거냐 이 미친년들이....'



뭐가 그리 재밌어서 그리 쑥덕거리냐? 어?

씨발 나도 좀 껴줘라. 나도 좀 듣게. 응?


'....이제.....어찌한다....'



앞은, 리제의 매복이 기다릴터, 하지만 뒤에는 사령관 애미년들이 대기중. 



'아오 씨발 진짜!!!!!'

















.........



마망들은 라붕이의 상태를 예의주시 하면서 그가 알아채지 못하도록 몰래 닥터에게 사정 설명을 담은 메시지를 송신하였다.


(우선...닥터 양에게 이야기는 전달해놓았으니까요. 어서 의무대로 모시도록 하죠.)


(...네.... 너무 갑작스럽게 끝마치게 되어서 아쉽지만... 라붕씨의 건강이 최우선이니까요!)


(....끄덕...!)









저.... 라붕씨...?


...허읍....! 네...?!!




그냥 뒤에서 이름만 불렀을 뿐인데, 이렇게까지 화들짝 놀라시다니....



역시... 안돼겠군요.



-덥석-


....???


따라오세요!


어, 에..? 어.... 잠시.....



아, 아니... 갑자기 날 어디로 끌고가려는거지...!



저기.... 프리가...씨...?


네?




네? 가 아니고 이 새끼야!!!



어디로.... 가시는지요....


어디...라뇨.. 그야...! 진료받으러 가셔야죠!


네?




뭔 진찰. 니네 어디 아프기라도 하냐?



.....누가요?


그야 당연히 라붕씨죠!!


.........?





나?






......왜요???



(????)




서로가 이해가 되질 않는다는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만 보았다.

아니, 뭘 그렇게 꼬라봐 씨발년들아.




........................





드르르르르르륵



.....?



무언가 요란한 소리가 들려 그쪽 방향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이터니티가 매우 험상궂은 표정으로 자신의 방향을 향해 커다란 관을 들고 오고 있...............



'엩'



저거... 어디서 많이 본건데....


'아.... 뽀레덱으로 통발 돌릴때 질리게 본 그거네.

이터니티 2스킬 오토로 돌려놓으면 보는 그거.'




음. 그거랑 똑같이 생겼네.


........













?!?!?!?!?!!!!!



아니.... 근데... 저걸 왜 내쪽으로 들고오ㄴ...어어 오지마라 새끼야 어어어어


'왜...왜 화단에 관을 들고오는...'



아니 그것보다, 저건 도대체 어느 순간에 갖고온거야!!!

분명 아까까지만 해도 빈손이었잖아...!!


....라붕씨..?



이터니티는 라붕이에게는 결코 보여준적 없었던 험악한 표정을 지은 채 터벅터벅 라붕이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한쪽 어깨에 존나게 커다란 관을 들쳐매고.


.........네?



라붕이는 그 충격적인 비주얼앞에서 아무런 말도, 생각도 못하고 그저 굳어있기 바빴다.


'저거.... 2스킬 쓸때 펼치던..... 그거....'



음....근데, 저게 왜 내 눈앞에 있지...



누우세요.



......네?




누우라니.... 어디에?






쿠우우웅!!





여기,



.....



누우세요.



이터니티는 어깨에 들쳐매고 있던 커다란 관을 바닥에 쿵 내던지다 시피 내려놓은뒤, 관뚜껑을 거칠게 열어젖히고 내부를 가리키며 차갑게 굳은 표정으로 했던 말을 반복했다.



.......



.................




.......................왜요?









...............




차가운 침묵이 페어리 정원 전체를 감싸기 시작하고, 잠시 그 누구도 아무말도 하지않은채 이 광경을 지켜보았다.




....라붕씨..?



........네?



......어서... 누우세요. 한시가 급합니다.





...이 새끼... 뭐라는거지


'한시가 급하니까... 관짝 안으로 들어가라고??'



내가 지금 문법 이해를 잘 못하고 있는건가.



................(스윽)



......................




아니다. 진심 맞구나.




저기... 이터니티씨...?



...네...



그거....관이죠...?



.....네.....관이에요....



.....사람 넣어놓는.... 관 말하는거죠....??



.....네......정확해요.......



......제가..... 거기 들어가는거구요.....



...........네.........정확해요..........



































으갸갸갸갸갸갹~~~~~!!!!!!!!!!




(엥????????)





아니... 이 사람 또 왜 이러는거야?!!








타다다다다다다닷






라붕씨가 도망간다!!!!














헉헉헉헉헉헉....!!



라붕이는 살아오면서 그 어느때보다도 열심히 뜀박질을 하면서 화단을 가로지르고 있었다.


'씨발씨발씨발씨발씨발씨발씨발!!!!!!'



저 저 저 저 저.... 미친년이 뭐라 지껄이는거지..? 그, 한시가 급하니까 관짝으로 들어가라고???


'뭔 개소리야 그건 또~~~!!!!!!!'



왜 한시가 급하면 관짝에 쳐박혀야 하는데!!

꽃구경 시켜주러 여기 온거 아니었냐!!!

근데 왜 관짝이 튀어나ㅇ... 아니 그 이전에 대체 그 존나게 커다란걸 어느 틈에 갖고온건데!!!


'...우선, 튀어야 한다..! 근데 어디로 튀지..?!'



내 방? 아냐아냐! 그 관짝 듀오년들이 대놓고 내 방에서 날 관에다가 쳐박을라고 한거 잊었냐!!


'그럼 어디로.... 아! 스틸라인 생활관쪽으로 가보면...!!'



그래..! 지금 당장 몸을 맡길만한 현실적인 공간은 그곳이 제일 유력......











꽈다아앙!





으거어어억!!!




앞도 안보고 너무 내달렸던 탓일까.

그만 앞의 누군가와 부딫치고 말았다.

나와 부딫친 사람의 짐인가? 화단을 관리하는 온갖 살충용품과 엎어진 화단용 흙수레가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아야야야.... 아..! 죄송합니다!! 갈 길이 바빠서 그만... 제가 너무 조심성이 없었습니다. 

혹시 다치신곳은..................
































아야야야야.......













......................

















.......응??












...............













.......................














........................





















...........................































(해맑)














.............















-털썩-






















라붕씨 찾았어요!!


...!!! 이터니티 양! 어서 관을 이쪽으로...!!


.....?! 쓰러져계신...건가요...?!


모두들 비키세요!! 시간이 없어요!!! 어서 서둘러야 합니다!!


라붕씨이이~~~! 정신차려!!!

우아앙~~~ 언니!!!


리제!! 라붕씨 상태는 좀 어떠니?!



에에...?? 에에에에?!?!?!



침착하고 관속으로 모셔야해요! 단, 너무 거칠게 다뤄선 안됍니다!!


라붕씨?!! 라붕씨!!! 정신차리세요!!!




모두의 간절한 외침속에서, 라붕이의 의식이 점차 흐릿해지고 있었다.



으으어어어... 햇....츄......



그리고 이내, 모든것이 깜깜해졌다.






















최악의 상대와 마주하고 만 김라붕!

과연 사악한 햇츙사냥꾼의 마수로부터 벗어날수 있을것인가!

과연 관짝에 쳐박히는것을 피할수 있을것인가!!













재밌게 보셨으면 개추랑 댓글좀 주십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