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에 나오는 오드리 마리오네트는 모두 기록말살형에 처해진 로마제국 황녀의 이름에서 따옴





발레리아 메살리나

로마제국 4대 황제 클라우디우스 1세의 아내

악명높은 5대 황제 네로의 사촌 누나로, 네로 못지 않게 난잡하고 악랄한 행적을 자랑함


단순히 사치향락을 즐긴 걸 넘어 재물을 뺏기 위해 주인을 누명 씌워 죽이거나, 성욕을 주체 못해 몰래 매춘부로 활동했다는 야사가 돌 정도로 엄청난 수의 남자와 불륜을 저지름

종국에는 불륜난 원로원 의원과 결혼하고 남편인 황제를 몰아낼 계획을 세우려 했으나 들통나고, 황제의 측근에 의해 별장에서 살해됨

로마제국 최초로 기록말살형에 처해진 황녀




클라우디아 리비아 율리아, 애칭이 '작은 리비아'라는 뜻의 리빌라

위의 메살리나의 배우자로 언급된 4대 황제 클라우디우스 1세의 누나


어릴 적부터 황족들의 이쁨을 받아 높은 대접을 받았지만, 오빠인 게르마니쿠스와 그의 아내 대 아그리피나를 질투하고 미워했다고 함

동생인 클라우디우스 역시 소아마비가 있다는 이유로 멸시했고, 아들인 티베리우스 게멜루스를 황제로 앉힐 속셈으로 남편 소 드루수스의 정적이자 근위대장이던 세야누스와 불륜 관계를 맺음


소 드루수스를 몰래 독살시킨 세야누스는 자신이 황제가 되기 위해 카이사르 일족을 모함하고 말살하였지만, 결국 당시 황제이자 리빌라의 시아버지였던 2대 황제 티베리우스의 모략에 빠져 처형당함

이후 리빌라도 악행이 들통나 사형이 내려지고, 그녀의 어머니 안토니아가 다른 혈육을 모두 잃게 한 딸을 방에 가둬 굶겨 죽였다고 함




율리아 마마이아

로마제국 24대 황제 알렉산데르 세베루스의 어머니

시리아 여제 4인방이라 불리는 세베루스 왕조 여성 권력자 중 1명


아들의 정치에 지나치게 간섭해 원로원과 군대의 불만을 샀고

결국 게르만족의 침공에서 배상금을 주고 화평하려던 것이 방아쇠가 되어 일어난 반란군에 의해 아들과 함께 피살, 기록말살형에 처해짐




플라비아 막시마 파우스타

로마제국 44대 황제 콘스탄티누스 1세의 아내


파우스타의 아버지 막시미아누스는 콘스탄티누스 1세가 프랑크족과의 전쟁에 출정한 사이에 반란을 일으켰으나 실패, 콘스탄티누스에 의해 교수형에 처해짐


그럼에도 파우스타는 황후 자리를 유지하였으나, 말년의 콘스탄티누스가 다른 아내로부터 얻었던 장남 크리스푸스가 파우스타와 간통한 혐의로 처형되고, 파우스타도 몇달 후 뜨거운 목욕탕에서 질식사 당함

학자들은 이 간통 혐의가 사실은 아닐 거라고 하지만, 크리스푸스와 파우스타에게 처해진 기록말살형은 후대에도 거둬지지 않음




10-3ex에서 나오는 오드리 마리오네트는 모두 경국지색의 대표, 고대 중국의 4대 요녀에서 이름을 따옴




말희는 하나라 걸왕의 후궁


걸왕이 멸망시킨 산동지방 출신으로, 걸왕을 타락시키고자 주지육림과 거대한 궁궐을 만들어 달라고 했다고 함

결국 상나라 탕왕에게 잡혀, 걸왕과 함께 추방당하는 최후를 맞이했다고 함


하나라 자체가 실존 여부가 매우 낮다고 여겨지고 있어서 말희도 실존 인물은 아니었을 가능성이 높음



달기는 상나라 주왕의 후궁. 


공포정치와 주지육림으로 악명높은 폭군 주왕에게 아양을 떨던 미녀이자 악녀

"성인은 심장에 구멍이 7개 있다던데"라며 어진 성품으로 유명하던 비간이라는 인물을 죽이게 하거나, 기름 바르고 달군 구리 원통 위를 걷는 형벌인 포락을 주왕과 함께 폭소하며 즐겨봤다는 일화가 있음


결국 주나라를 세운 무왕에게 상나라가 멸망하면서 주왕과 함께 참형에 처해졌다고 함

하지만 현대 연구에선 오히려 주왕 시절에 상나라의 국력이 커졌고, 이를 까내리기 위해 주나라가 말희의 설화를 따와 날조한 것이 달기가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음



포사는 주나라 유왕의 후궁


같은 고향(포성) 사람인 홍덕이 감옥에 갇혀있던 아버지 포향을 구출하기 위해 사서 바친 것으로 후궁이 되었음


뛰어난 미모와 달리 워낙 웃지를 않아서 유왕이 그녀를 웃기기 위해 별짓을 다하는데, 어느날 비단 찢어지는 소리를 듣고 웃는 걸 보고 온나라의 비단을 사서 찢어대는 사치를 부림

이것도 지겨워질 쯤 잘못 피워진 봉화로 병사들이 허둥지둥 모이는 걸 보고 웃게 되고, 이 때문에 유왕은 시도 때도 없이 봉화를 올리게 함


결국 진짜로 오랑캐 서융이 처들어왔을 땐 아무리 봉화를 올려도 아무도 출정하지 않아 유왕은 아들을 데리고 피난가다 견융족에게 붙잡혀 죽게 됨

포사 설화도 사실 여부는 불투명하지만, 실제로 서융에게 침략당한 주나라는 낙양으로 도읍을 옮긴 동주가 되면서 춘추전국시대에 접어들며 망해가게 됨


달기와 포사 설화는 일본으로 넘어가면서, 둘이 동일인물이며 그 정체가 일본 3대 악귀 중 하나인 백면금모구미호(타마모노마에)라는 새로운 설화가 탄생함



서시는 오나라 왕 부차의 후궁


부차는 월나라와의 전쟁에서 아버지 합려를 잃은 후, 고사성어로도 남은 와신상담으로 복수심을 불태우며 월왕 구천의 군대를 물리치는 복수를 달성함

그러나 구천의 충신 범려가 바친 미녀 서시에게 빠진 나머지 정치를 내팽개치게 되고, 급기야 붙잡았던 구천을 풀어주기까지 함

결국 재기한 구천이 이끌고 온 월나라 군대에 의해 오나라는 멸망하고, 부차는 자결하게 됨


서시에 대한 오나라 재상 오자서의 평가 '경국지색'은 그대로 고사성어가 되었고

서시가 병으로 얼굴을 찡그리는 것을 보고 추녀 동시가 얼굴 찡그리는 걸 따라했다는 장자의 고사도 유명함



오드리를 '얼굴로 회장을 꼬신 악녀' 취급하면서 처참하게 괴롭히고 조롱한 델타의 인성이 잘 드러나는 네이밍들이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