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모음집

28









.........





그런데, 한가지 이해가 안가는게 생겼다.



........





...........



......니네는 왜 여기있냐?



..........


이제야 좀 내 방에서 쉬나 싶어서 내 방 앞으로 돌아온건 좋은데...


.......




아니, 왜 단체로 자꾸 말없이 따라오냐고!!!



말이라도 하던가! 왜 죄다 약속이라도 한것마냥 줄줄이 따라오는건데!! 뭐 나한테 받을거라도 있냐!!



아 씨... 또 뭐! 


또 뭐. 가 아니고 임마!!


어어어...? 이년 적반하장봐라?!


그러니까... 왜 따라오냐고... 니네 어디 가던길 아니었냐? 왜 갑자기 내 뒤를 줄줄이 따라오는건데...



최소한 말을 하던가... 죄다 합의라도 본것마냥 당연하단 듯이 따라오는거 보고 깜짝 놀라서 또 소리지를 뻔했다.


왜긴 또 왜야 이 븅신아. 니 방 구경가는거지!

애초에 우리 처음부터 너 보러오는게 목적이었다니까~ 그러니까 겸사겸사 쳐들어가는거지!

가서 틈틈히 개판도 좀 치고~


..........


얘 진짜 나한테 뭐 원한있나....


.....(스윽)...


..........


뭐 병신아.



얜 입만 열면 나한테 욕부터 박네...


...너도 볼일있냐....


아 씨! 나는 뭐 오고싶어서 온줄알아!!

이 뱀대가리년이 내 옷자락 잡고 강제로 끌고와서 나도 빡친다고!


.....그.... 혹시 너무 많아서 문제라면... 내가 대신 빠져도 된다.... 그러니까.....


아니, 이제와서 선배가 빠지면 어쩌자는거냐....


........



제일 맨뒤, 구석에서 눈치보며 우물쭈물 대는 팬텀과 그것을 만류하는 레이스, 그리고 그걸 말없이 쳐다보면서 따라오던 쉐이드...... 응?


..........


................


......................???



하도 자연스럽게 찐텀듀오 옆에 붙어있어서 따라오는걸 보고 전혀 위화감을 느끼지 못했는데, 다른 애들은 그렇다 치더라도 얘가 왜 나를 따라오지....


.......




............



.........김라붕.



아오 ㅆ.... 깜짝이야... 왜..!



아무런 전조도 없이 뜬금없이 내 이름을 부르는 그 검은 로봇의 푸른 안광이 자신을 바라보자 알수없는 긴장감이 느껴진다.



본 기체를 유심히 관찰하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응?


정확히 7.9초동안, 본 기체를 쳐다보던 이유에 대해서 설명을 요구합니다.



뜬금없이 "뭘 꼬라보냐" 라는 질문을 AGS스타일로 돌려말하는 쉐이드의 질문에 순간 사고가 멍해졌다.


'......그러는 넌 왜 따라오는데....'



너 격납고에서 사는 애 아니었냐... 근데 왜 날 졸졸 따라와....


너무 그렇게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아 물론, 네가 부담된다면 모두를 데리고 이만 물러나도록 하지.

너도 오늘은 많이 피곤할텐데, 네 말대로 갑자기 우르르 몰려가면 그것도 민폐일테니까.


...어, 어?



아니... 그렇게 말하면 내가 뭐가 돼냐....


아, 알았다니까.... 같이 가면 되잖아...


나참, 결국은 이럴거면서 쓸때없이 뭐하러 팅겨대냐? 으휴.... 한심하다 한심해~! 

이러니까 답답한 놈이라고 욕이나 먹는거야 새꺄~!


.........



뒤에서 측은하게 자신을 바라보는 팬텀과 레이스를 보고있자니, 여기서 더 시간끄는것도 무안하겠다 싶어서 그냥 문이나 열기로 했다.


'...그래 뭐.... 내가 숨길게 있는것도 아니고, 어차피 원래 내 방도 아니니까...'



그렇게 생각하며 방문을 열고 들어갔다.

뭔가 상당히 오랜만에 방문하는 느낌이..........














.................











.........................








...응?











..................





와오........




당연하단 듯이 내 방에서 또 술판을 벌이고 있는 호드의 모습에 뭔가 익숙한 감각이 느껴졌다.


'......이 상황..... 분명 이전에도....'








오호라~~



워울프는 매우 흥미롭다는듯 라붕이와 그 일행들을 바라보았다.


이거이거.... 정말 상상도 못한 조합인걸?

심지어 한둘도 아니고, 우르르 몰려오다니 말이야.


그러게. 팬텀이랑 레이스랑, 그리고 쉐이드....? 는 그렇다 치더라도, 설마 엠프레시스 하운드 애들이랑 같이 있을줄은 생각도 못했는데 말이야.


킥킥!! 야! 너 하루종일 쟤네랑 있던거였어?

그래서 이렇게 늦은거고~?



엄청 흥미롭다는 듯 바라보는 호드의 대원들을 바라보는 라붕이는 멍하니 있다가 이내 다시 정신줄을 붙잡고 앞을 주시했다.


'....술이 몇병이냐 도대체.....'



이쯤되면 술에 빠질라고 작정을 한게 아닐까.




...저기...


응?


여러분들은 왜...여기에 계신건지...


야! 보면몰라?! 당연히 술먹을라고 온거지!


같이 안마신지 몇일 된거같아서요. 그래서 한번 더 찾아왔어요.


물론, 니것도 잔뜩 가져왔구말이야!


.....





아니... 내말은 그게 아니라...


'그걸 왜 내 방에서 마시고 있냐고...'



예전에 왔을때는 그렇다 치더라도... 이번에도 굳이 내 방에서 마실 필요가 있나...


오오오~!!



천아는 눈앞에 펼쳐진 술판을 보고 흥미롭다는 듯 라붕이를 툭툭 건드렸다.


야! 뭐야뭐야? 너 이미 얘들이랑도 벌써 친구먹었냐?

 

새끼~ 안 그런척 하더니 이미 진작에 이곳저곳 다 들쑤시고 다니고 있구만 뭐~



요망한 미소로 라붕이를 쿡쿡 찌르는 천아는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계속 실실 웃기 바빴다.


아니.... 내가 온게아니라, 얘네...... 이분들이 먼저 온거야. 술은 뭐, 예전에 같이 마신적이 한번 있긴하지.


헤에... 의외로 너 술 좋아하는 타입?

그래서, 너 술 잘먹냐? 아니면 한잔 들이키자마자 바로 꽐라되서 나불나불 거린다던가?


으응? 음.... 엄청 잘마시거나 그런건 아닌데, 나름 좋아하는 편이긴 하지. 왜, 너도 술 좋아하냐?


나? 어... 나는.. 글쎄? 핫팩이나 다른 애들이랑 가끔씩 마시는 편이긴 한데, 

근데 니가 술 좋아한다는건 의외네? 다음에 우리랑도 한번 먹자~ 누나가 잘 마시는 요령 전수해줄테니까.


아니, 딱히 필요없는데.


야이 씨!! 왜~! 모처럼 사람이 챙겨주는구만!


술이야 뭐 대충 퍼마시면 되지, 잘 마시는 요령이고 나발이고가 어딨냐.... 그리고, 솔직히 니가 주는건 존나게 불안해서 못먹겠다고.


와...!! 이 새끼 이거 말하는거 봐라?! 

기껏 챙겨주는 사람한테 싸가지없이 받아치네?! 술병으로 니 대가리 깨버린다?!


....칼로 사람하나 조질라고 했던 새끼가 하는 말이라서 그런지 더욱 가기 싫어지는데.


야.


시끌벅적하게 떠드는 천아와 라붕이의 뒤에서, 장화의 시큰둥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넌 왜 또.


거 들어갈거면 빨리좀 들어가던가. 허구언날 문앞에서 그 지랄하고 있을라고?


어? 아.. 그렇네. 갑자기 하도 많이 들어와서 순간 놀라가지고...


음, 확실히, 갑자기 사람이 확 늘어났군.

설마, 앵거오브 호드가 먼저 찾아와 있을거라곤 예상 못했으니까.


그러게... 아, 쉐이드 넌 여기 들어올수 있겠어? 키가 커서 많이 불편할것 같은데.


본 기체의 유연성은 당신이 상상하는 것보다 매우 유연하고 부드럽습니다. 문제 없음.


쉐이드는 정말 대단하다! 기계로 된 몸인데 유연하기까지 하다니!


아니.... 그냥 머리 숙이고 들어가는 거다.


근데.. 다 들어오는건 문제가 안되겠지만, 앉을 자리가 충분하려나 모르겠네.


몇명은 침대위에 자리깔지 뭐~


난 서있어도 딱히 상관없다. 너무 좁으면 오히려 앉아있기도 불편할테니.


귀찮으니까 그냥 여기 구석에나 앉아있을란다.


어... 그럼, 난 저기 구석에..


선배. 일단 구석부터 찾는 습관을 고쳐야 할것같다.


본 기체는 술을 마시지 않습니다. 따라서, 구석의 근처에서 대기하겠습니다.


에? 어.... 그럼, 공간은 내가 따로 만들던가 할게. 앉아서 기다리던가 해라.







................



호드팀은 모두와 티격태격 하고 있는 라붕이를 넋을 잃고 멍하니 바라보았다.



(....야... 봤냐??)


(어?! 어..... 봤지...??)


(......쟤 지금 반말쓰고 있지...?? 그것도 전원한테...)


(게다가... 농담도 하고있네...?)


(그것도, 이미 오래전에 친해지신 것 같은데요.... 긴장도 전혀 안하시고...)


(아니.... 우리한텐 무슨 딱딱한 암석처럼 굴더니, 쟤네랑은 잘만 떠들고 있잖아?!!)


(........흐음~~)


(........)




음?



장화는 주위를 둘러보다 라붕이의 책상위에 가지런히 정리된 물건들에 눈이 가기 시작했다.


야.


어?


이건 뭐냐? 뭔가 엄청 많이 담겨있는데. 너 여기 처음 올땐 빈손 아니었어?



장화는 스카이나이츠의 앨범이 담긴 쇼핑백과 스틸라인의 선물박스, 그리고 히루메가 선물해준 간식봉투를 뒤적거리고 있었다.


아, 그건 그.... 받은거야. 여기 사람들한테.

스카이나이츠 앨범이랑, 초코바랑, 그리고.... 그... 스틸라인 간부님들한테.

히루메....씨 한테도 조금 받은게 있고.


...헤에....



장화는 신기하다는 듯 라붕이가 받은 선물들을 유심히 쳐다보더니, 피식 웃으며 중얼거렸다.


참나.... 그렇게 낯을 가리는척 하더니, 이곳저곳 잘도 쏘아다녔나보네.


그러게? 이 새끼 사실 컨셉충아냐?!

사실은 존나게 활발하면서 일부러 이런 컨셉을 잡아놨다던가~?


호오.. 상당히 정성스럽게 준비되어 있지않은가.

분명 너에게 주기위해서 상당히 고민끝에 준비한거겠지. 잃어버리지 말고 잘 간직해라.


에? 어.... 그렇지. 잘 간수해야지...




잠시 잊고있었던 선물들을 다시 바라보니, 무언가 알수없는 감정이 마음을 휘감고 있었다.


.....확실히.... 참 많이도 받았네.....








.......어이~~



잠시 감상에 젖어 멍하니 서있을때 즈음, 뒤에서 다른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이거이거.... 우리는 완전히 존재감 제로구만.


흐음... 그러게? 모처럼 창고에 있는 술이란 술은 죄다 가져왔는데, 뭔가 헛수고 한 느낌인데?


설마, 우리도 있다는걸 잊은건 아니지? 만약 잊은거면 정말 서운할라 그랬다?


에, 아아...!



라붕이는 바로 눈을 동그랗게 뜨며 호드에게 다가가 사과를 건넸다.


아 이런... 죄송합니다 여러분. 먼저 오신건 호드 팀원분들인데, 워낙 정신이 없어서 잠시 소홀했네요. 금방 자리 정리해서 더 편하게 앉을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허어어.....



금세 태도를 바꿔 공손한 모습을 보이는 라붕이의 모습에 하이에나는 어이가 없다는듯 허탈한 한숨을 쉬며 라붕이에게 넌지시 질문을 하나 던졌다.


....야.


네...?



쏴악 가라앉은 목소리로 자신을 부르는 하이에나의 굳은 표정때문에 금세 몸이 굳어버린 라붕이는 속으로 매우 빠른 속도로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뭐지.... 내가 뭐 잘못했나... 아까 여기 들어올때 까지만해도 다들 활짝 웃고 있지않았던가....'



대충 여기 들어온지 5분도 안됬는데... 게다가 아무리 생각해도 그 짧은 시간동안 내가 이 사람들 기분 거슬리게 행동할만한게 있었나...


김라붕.... 너.


..........


.....쟤네랑 꽤 재밌게 논다?


........네?!




재밌게.... 논다니.... 나..?



.....(스윽)


..............


얘네 말하는건가.....


'...정황상 하이에나가 말하는건 얘네밖에 없긴 하겠지.... 그런데 문제는....'


재밌게 놀고 말고를 떠나서, 애초에 무엇때문에 하이에나의 표정이 이렇게 험상궂은거ㅈ...



..........................




..............




...얘만 그런게 아니네.




푸훕.....!!!



무리해서 웃음을 참는듯한 목소리에 이끌려 뒤를 바라보니, 그곳에는 천아가 얼굴이 빨개진채로 입을 틀어막으며 웃음을 참고 있었다.


푸하하하하!!!! 아 존나웃겨~~!!!


...어....?



아니 진짜... 이 새끼는 또 왜 이러냐.. 정신나갔나...


키키킥... 아~~ 이 새끼 역시 컨셉충 맞다니까~

얘 지금 백퍼 일부러 이러는거 맞다고ㅋㅋㅋㅋㅋㅋ



천아는 웃겨죽겠다는 표정으로 라붕이의 얼빠진 면상을 가리키며 박장대소 하기 시작했다.


아니.... 뜬금없이 뭔 컨셉충이래... 넌 아까부터 또 뭔소리 하는거야? 벌써 취했냐?!


.......우와아아.......



한참을 웃다가 이번엔 갑자기 감탄스럽다는 듯 라붕이를 쳐다보기 시작했다.






.....야.


어, ㄴ,넵?!


.....진짜냐?


네..??


진짜로, 우리한테만 일부러 거리두고 있냐?


...그게 무슨...


..................





...뭔가 여기선, 함부로 입을 열어선 안됀다고 생각했다.




...라붕아.


?!



칸은 술잔을 내려놓고 조용히 라붕이의 이름을 불렀다.


그때, 우리랑 한잔 한 이후로 처음이군.


.......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나보구나.

다른 사람들이랑도... 잘 지내고 있는것같고.

정말, 다행이군.



상냥한 어조로 라붕이에게 말을 건네는 칸의 눈빛에는, 말로는 설명하기 힘든 측은함이 담겨있었다.

그래서일까, 괜히 품어두었던 긴장감이 서서히 옅어지는게 느껴졌다.


...갑자기 쓰러졌다고 들었었는데.


...?!



아.. 그걸 지휘관급들도 이미 알고있었나...



몸 상태는 좀 어떻지? 거동에는 지장이 없는것같은데.


아, 네. 푹 쉬고나니 멀쩡해졌습니다.

애초에 제 몸에 그렇게 큰 문제가 있는것도 아니니까요.


.......




칸은 무덤덤하게 별일 아니라는듯 이야기하는 라붕이를 바라보면 바라볼수록, 엔젤이 회의실의 모두에게 해준 이야기들이 점점 더 선명히 떠오르기 시작했다.


'...우리가... 널 해치려한다니...'



그런 생각따윈 전혀 해본적이 없거늘, 그럼에도 지금도 여전히 우리때문에 힘들어하고 있겠지.


'너무, 안일하게 굴었구나. 너가 그렇게 힘들어하고 있었다는걸 좀더 빨리 알아채고 더욱 일찍 조치를 취했다면, 너도 조금은 더 편하게 웃을수 있었을텐데.'



차라리 지금 대놓고 직설적으로 이야기해볼까 생각도 했으나, 이내 다시 접어두었다.


'다소 빙 돌아가더라도, 확실하게 전하고 싶으니까. 우리는 널 여전히 바라본다는걸. 그러니.'




천천히 다가가자.


그르치지 않도록, 확실하게.






앉지 그러냐.


어.. 네?


모처럼 너하고 한잔하러 온거니까 말이야.

너가 앉아줘야 시작할수 있지않겠나.


아, 네...




칸의 권유에 어정쩡한 자세로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 앉는 라붕이는 시선을 어디로 향해야할지 이리저리 고민하다가, 결국 늘 하던대로 아래쪽이나 바라보기 시작했다.


'...뭐지...'



뭔가, 평소랑 분위기가 많이 다른듯한...


'평소에도 호드는 항상 그... 뭐라해야하지... 엄청 떠들썩한 분위기였던걸로 아는데...'



그런데 오늘 만난 호드의 상태는 자신이 아는 평소의, 이전에 처음 만나 함께 술을 마셨을때 하고는 확연히 차이가 드러났다.


'분위기가 이러니까... 나도 괜히 눈치보이네..

.......어, 그러고보니...'



아까 하이에나가 나한테 뭐라 말했었는데.


'......우리한테만, 거리 뒀었냐니...'



갑자기 그런 표정을 짓고서, 그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가 뭘까.



.....



.........




평소같았으면 언제나 자기들이 먼저 웃고 떠들기 바쁠텐데, 전부 하나같이 씁쓸한듯한 표정으로 바닥이나 술잔만 바라보고 있다.







...나 때문이겠지.







....저기..




?!



예상외의 인물이 먼저 말문을 트자, 호드는 물론 그 자리에 있던 인물 전원, 한점으로 시선이 집중되었다.



...어떠...세요?


...에..? 어떠냐니... 뭐가...


아, 아니 그... 



이런 상황에선, 무슨 말을 해야할지 잘 모르겠지만... 이 사람들의 표정이 씁쓸한 이유나 원인은, 아마 나 때문이겠지.



그러니까, 해결하는것도 내가 해야한다.




다른건 아니고... 그... 요즘 잘 지내시나 해서요.


........


아..! 그.. 뭐냐... 이전에 한잔 한 이후로 못만나기도 했고, 뭔가... 꽤 간만에 뵙는거같아서요.


.......


그래서 그냥... 물어본거에요. 잘... 지내시나.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내도, 도저히 분위기를 환기할만한 주제가 떠오르질 않는다.


'...뭐 괜찮은 이야깃거리가...'



이런 상황은 처음 겪는지라, 막상 먼저 말문을 띄운 보람이 없어지는것만 같다.


'하아... 뭐라 할만한 얘기가 안 떠오르는데...'



애초에 내 입장상 쉽게 떠들기도 애매한 위치이기도 하고, 게다가 호드는 이번이 겨우 2번째인지라... 평소에 얘네가 뭘로 떠들고 사는지를 알수가 없으니까.










우리야 뭐 늘 똑같지.



"..."


별거 아닌걸로 웃고, 실없는 헛소리하면서 떠들고, 술 땡기면 술판벌이고... 항상 똑같아.



조용히 미소지으면서 이야기하는 워울프는 술병을 들고서 미리 준비해둔 술잔을 라붕이에게 건네주었다.




"...아 네."



엉거주춤하게 두 손을 내밀며 워울프가 내미는 잔을 받아든 라붕이는 딱 봐도 긴장한 모습으로 워울프에게 잔을 내밀었다.




또르르륵




내밀어진 술잔에 말없이 술을 따라주고선, 본인의 잔도 마저 채워넣은뒤 묵묵하게 자신의 입안으로 술을 흘러넘겼다.








'..이전엔 뭔 얘기를 했더라...'


분명... 처음에 얘네랑 술마실땐 워낙 정신없고 긴장되서 자세히 기억나는건 별로 없다.

그래도, 한가지 확실한건...


'그때는, 분위기가 참 좋았었는데...'


화기애애하던 그 날이 떠오르자, 아까전에 자신을 못마땅하게 바라봤던 하이에나에게로 시선이 향하기 시작했다.


.......



기분탓일까. 지금은 날 바라보고 있진 않지만, 오히려 표정은 더 가라앉은것만 같다.


"......."


어떻게 해야할까...




라붕아.


어쩔줄 몰라하는 라붕이를, 워울프는 조용히 불러보았다.


"...아...네! 워울프씨!"


짜식~ 또또 굳는다.



약간의 서운함이 담긴, 옅은 미소를 보이면서,

워울프는 라붕이를 향해 질문 했다.


라붕이 넌... 어떻게 생각해?



"...네?"



어떻게 생각하냐니... 무엇을...


우리들.



"......"


우리들에 대해서, 넌 어떻게 생각해?


그녀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왜... 갑자기 그런걸 물어보는걸까.


"......."


그것을 묻는 워울프의 표정을 바라보니, 여전히 웃고있는 그대로이지만... 뭔가 씁쓸한 느낌이 들었다.


이 사람한테는,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다.



"...저는..."



난 이 사람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지.

경계... 하고 있는걸까. 아니면...



"...혹시..."



내심 궁금했던, 그러나 언제나 궁금했던 의문.

왜 이런 타이밍에 입밖으로 나오는건지, 그리고 나는 왜 그걸 억누르지 않고 그저 내키는대로 입밖으로 꺼내는것인지, 나 자신도 잘 모르겠다.



그냥, 이 사람의 이런 표정을 보고있으니, 저도 모르게 떠올랐다.



"여러분은... 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응?



"말 그대로입니다. 여러분께서는, 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 싶어서요.

그냥, 이전부터... 궁금했습니다. 괜찮으시다면... 말씀해주실수 있으실까요."


........



항상 마음속에 꾹꾹 눌러담아서 절대로 꺼낼일 없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왜 이런 타이밍에 물어보는걸까.


고개를 들고서, 내 앞의 그녀들을 바라보았다.



......우리는...






븅신.

눈치없는 놈.

답답한 새끼.

민폐입니다.

어... 나도 위의 4명의 의견들과 대충 비슷할지도..

에..?! 어... 그럼 나도 대충 그런셈 치는걸로....



............



라붕이는 은은하고 침착하게 자신에게 엿을 먹이는 6명을 조용히 노려보았다.


뭐 븅신아. 우리가 틀린말했냐?

어휴...! 뭐 이리 손이 많이가는지... 누나 손이 열개라도 모자란다 새꺄...


다른건 그렇다 치더라도, 앞으로는 눈치를 챙기는 요령도 필히 익히는게 좋을것 같군.

솔직히, 넌 좀 심각하다. 그것도 절망적으로.


아 그리고, 고치는김에 고구마 100개 삼킨것같은 그 답답한 성격도 좀 고쳐 등신아.

보고있는 내가 목막힌다.


간혹가다가 예고없이 소리지르는건 자중하시는걸 권장드립니다.

민원실에 다수의 민원이 접수된다는 램파트의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어... 그렇다는군. 아! 쉐이드가 말한대로, 고치는김에 틈만나면 소리지르는 그 버릇도 좀 고쳐야 할것같다 라붕씨.

솔직히, 옆에서 듣고있으면 진짜 고막 나갈것같다.


에, 어... 그럼, 나도 대충 그런셈 칠까...


..............




그래. 내가 니들에게 뭘 바라겠니.



푸훕...!!


"...?"


푸하하하하!!! 아... 겁나게 웃기넼ㅋㅋㅋ



조용히 듣고있던 하이에나는 갑자기 박장대소하며 웃음을 터뜨렸다.


키키킥...! 아아~~ 엄청 웃었네~!

야! 쟤네가 이미 다 말했다 야~! ㅋㅋ



배를 잡고 크게 웃던 그녀의 주변을 바라보니, 다른사람들도 나름 웃기긴 한건지 입을 틀어막으며 저마다 웃음을 참고 있었다.


푸훕...! 야... 너보다 얘네가 널 훨씬 더 잘 아는것같은데? 


이거이거~ 우리가 할말을 6명이 이미 다 압축해서 해버린거같은데~ 


음...확실히, 라붕씨 눈치 없는건 그.... 심하긴 하네요.


....븅신이었어?


워워워... 너무 놀리지들 말어. 애 삐질라.


호오... 삐지는 라붕씨라.... 

...흥미롭군요...


....후후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분위기가 환기되자, 칸도 이런 상황이 나름 재미있었는지 조용히 웃으면서 라붕이를 향해 입을 열었다.


벌써 그렇게까지 친해졌었다니, 보면 볼수록 안심이 되는군.


"..."


항상... 걱정했었거든. 너가 잘 지내고 있을지, 편하게 적응해나가고 있을지... 늘 걱정해왔는데, 오늘 너의 모습을 보니 아무래도 조금은 걱정을 덜어도 되겠어.


"...대장님...."


구석에서 조용히 술을 들이키던 칸은 넌지시 웃으면서 술병을 내밀었다.


자, 한잔 받아라. 오늘 목적은 이거니까.



"......."



차분한 어조로 술을 권하는 칸의 한마디에, 라붕이도 잔을 내밀어서 술을 받아 조용히 한잔 입안에 넣었다.





'네가... 그리워했던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비록 엔젤 덕분에 우연히 알게된 사실이라고는 하나, 막상 알게되니 늘 보여주던 모습에서도 평소와는 다른 씁쓸함이 느껴졌다.


'그래서 항상, 그렇게 외롭게 지냈던거구나.'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에게 대놓고 물어볼수도 없는 노릇.

그의 허락도 받지않고서, 그가 가진 마음과 아픔을 멋대로 들춰본 우리는... 도와주고 싶다고 해도 먼저 이 이야기를 꺼낼수조차 없으니.


'우리의 이런 행위가, 너에게 어떤 의미가 될지, 그리고 얼마나 위로가 될지는 알수없지만...'



어쩌면, 오히려 헛수고로 끝날지도 모른다.

하지만, 책임져야한다.

너의 마음을 멋대로 내다보고, 또 널 힘들게 했던 우리니까.


'그러니... 한번만 더, 실례를 좀 하겠다.'







...우리가, 널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었지



조용히 술을 마시는 라붕이를 향해서, 칸은 그가 궁금해했던 말을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동료라고 생각한다.



"...!"


비록, 너무 뒤늦게 만나버려서 첫 시작이 늦은 감이 없진않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앞으로의 남은 미래를 함께 나아가고싶은... 우리의 친구이자, 동료이자...

가족이다.



멍하니 자신을 바라보는 라붕이의 눈을 제대로 쳐다보며, 한마디 한마디를 선명하게 내뱉었다.


여태것 생각해온, 늘 전해주고 싶었던 진심을.



'비록, 우리가 너가 그리워했던... 소중했던 사람의 자리를 대신할순 없다는걸 잘 알고있다.'



하지만, 그 곳을 우리가 대신할순 없을지라도,

대신 그 옆자리에서 함께 하는것 정도는 가능할 터.


'그러니까... 거절하지 말아다오. 우리가 너의 옆에 다가가는것을... 우리의 진심을.'



너는, 어떻지?



"......."


라붕이 넌, 우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봐도 되겠나?



그 말을 끝으로, 방안에 있는 모두의 시선이 일제히 라붕이에게로 향하기 시작했다.



"........"




얘네들을 어떻게 생각하냐니...



'난...'



어떻게 생각하고 있지. 이전엔 어땠더라.


......



고개를 돌려 오늘 처음만난 녀석들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나에게 짧은 인사를 건네주고 홀연히 떠나버렸던 메이의 뒷모습이 떠올랐다.



'앞으로 잘 부탁해. 신입'


그렇게 말하고선, 그대로 뒤 한번 돌아보지않고서 떠났던 메이의 목소리가 선명히 들린다.


'앞으로... 라니...'


왜 나한테 그런말을 한걸까.

하필이면... 다른사람도 아닌 그 메이가, 왜 많고 많은 말중에 하필이면...


'.......'


난, 너희들을..












(따아아악---)




커흐으으윽!!!



...어???



조용히 상념에 젖어있던 그 얼굴의 뒤통수를 이번에도 후려갈긴 사람은, 당연히 천아였다.


아이고~~ 이 븅신아...!!


아야야... 으, 으응...?!



얘는 갑자기 또 왜 때리는거야!


이렇게 대놓고 판 깔아주고, 밥숟가락까지 떠먹여주는데도 아직도 그 지랄하고 있냐?!

이럴때는 그냥 아가리 쳐열고 좀 받아먹기라도 해야 할거아냐! 호구냐?! 응?! 그렇게 눈치가 없어서 너 앞으로 어쩔려고 그러냐...



한심하다는 눈빛과 심히 걱정스럽다는 말투를 동시에 섞어서 한탄하는 천아를 라붕이는 뒤통수를 문지르며 얼떨떨하게 쳐다보았다.



"아니... 난 그냥..."


덜 맞았다고?



"아니아니아니!!! 이제 충분해!! 충분하니까 제발좀 그만때려!! 눈알 튀어나올 지경이라고..!!"


새끼... 겨우 그거가지고 엄살은...


그럼 처음부터 쳐맞을짓을 하지말아야지 이 답답한 개노답새끼야!!! 

아... 또 빡칠라고 그러네.



아예 자리에서 일어나서 라붕이에게 성큼성큼 다가오는 천아는 손에서 우드득소리를 내며 몸을 풀기 시작했다.



"뭐, 뭘할려고 그렇게 살벌하게 쳐다보는거야..!"


뭐긴 뭐야 븅신아! 아직도 말귀를 못알아 쳐먹으면 아예 그냥 알아들을때까지 쳐맞아야지!


딱 대라 새끼야.



"히이이이이익....!!!"



천아가 바로 지근거리로 다가와 자신을 붙잡자 찐으로 기겁하며 경악하는 라붕이는 전력을 다해서 천아에게 애원하기 시작했다.



"아, 알았어...! 진짜 다 알아들었다니까~!!

이젠 제대로 할테니까 용서해주라 제발좀...!!"


....하아아.......


....참... 손이 많이가는 녀석이군.



불과 2초뒤에 날리려던 스매싱을 천천히 거두어들인 천아는 한숨을 터억 내쉬고선 양손을 허리에 얹은채로 라붕이에게 말했다.


...해봐.



"......"



아까처럼!! 복도에서 팬텀이랑 레이스랑 쉐이드 얘네한테 했던거처럼 해보라고 새꺄!!!

너 이거 어물쩡 넘어가면, 그땐 진짜로 그 꼬맹이 대장한테 말해가지고 미사일에다가 묶어버려서 철충밭으로 쏴버린다?



"으으윽...!"



천아가 날린 살벌한 최후통첩으로 인해 이 이상 뜸들였다간 그때는 진짜 뒤지게 생겼다고 생각한 라붕이는 다시 마음을 바로잡고 호드를 바라보았다.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지... 너희들을...


솔직히 말하자면, 이전에는 당연히 싫었다.

그저 쳐다만 보는것만으로도 스트레스 그 자체였고, 함께 말을 섞는것 자체가 고역이라고 느꼈다.


그냥 니들 자체가 마냥 다 싫었어.



'...그런 너희들이... 틈만나면 찾아왔지.

질리지도 않고 또 다시.'


그리고, 아까 이 녀석들이 보여줬던 쓸쓸한 표정.

분명 싫어하는 녀석들의 기분따위, 내 알바가 아닐텐데도... 어째서인지 그 순간만큼은 그런 표정을 짓고 있던 너희들을 보고있자니, 더 이상 보고싶지 않다고 생각했다.


너희들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표정이니까,

다시 웃어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나도 모르게... 그렇게 생각해버린 이유가 뭘까.'


왜, 그토록 싫어했던 녀석들이 웃어주길 바랬던걸까. 그렇게나 무섭고 싫어했던 놈들중 하나일 뿐인데.


.......



나를 바라보며 웃고있는 호드가 시야에 들어왔다.


...이거...때문이었나



'그야... 나를 바라봐주면서 이렇게 상냥하게 웃어주는 사람들이, 밝게 미소지어주길 바라는건 당연한거니까.'


의외로... 단순한 이유.

의심이니 경계니 그런걸 다 떠나서, 너무나도 단순하고 별거 없는 이유.


...이미, 다 알고있었던... 용기가 없어서 애써 감춰놓고 외면했던 것.





"...당신들을... 아니."


그럼, 그걸 깨닫게 된 지금은 굳이 숨기지 않아도 괜찮지 않을까.



비록 난 언젠가는 이곳을 나가겠지.

그러니... 잠시동안 머무를, 지금"만" 이라면.



"그... 이런 말하면 좀 이상하게 보일수도 있겠지만, 너희들을 내가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솔직히 나도 잘 모르겠어.

지금은 그... 머릿속이 너무 복잡하다보니... 뭐라 말을 하고싶긴한데 그게 정리가 안됀다고 해야하나, 아무튼 이런 상황인지라..."


.......



"...그래도."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건 생겼다.



"그래도... 너희가 괜찮다면, 다음에도... 함께 같이 놀았으면 좋겠어.

다 같이 시간을 보내거나, 아니면 이렇게 다 같이... 술을 마신다거나... 

지금은 그....... 아직 마음의 준비라고 해야하나,

아직 정리가 되질않아서 이 정도 밖에는 말해줄수 없지만, 그래도 만약 너희들이 허락해준다면..."



천천히 와.


"..!"


천천히 오라고. 너무 급하게 서두를거 없어.


"......."


너도... 많은 사연이 있겠지. 그러니까, 조금씩...

천천히 우리에게 다가와줘. 그러면 우리도, 너한테 언제든지 찾아갈테니까.

그래도 굳이 한가지만 바라는 점을 덧붙이자면,



워울프는 들고있던 술잔을 잠시 내려두고 자신을 쳐다보는 라붕이를 바라보면서 나긋이 입을 열었다.


우리를, 너뮈 거절하진 말아줘.



"...워울프..."


넌 이제 우리 동료잖아? 우리 대장이 말한대로, 넌 이미 진작에 우리 식구 다 된지 오래니까.

그러니까, 너무 우리들앞에서 예의차리면서 부담가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거.

우리끼리 그런식으로 대화하는거, 의미없다는거 너도 이미 다 알잖아 임마~!



능청스럽게 라붕이의 어깨를 주먹을 말아 툭 건드린 워울프는 실실 웃으면서 다시 자신의 술잔을 집어들었다.


술이 땡기면, 언제든 말해. 우리가 이번처럼 찾아올수도 있는거고, 반대로 다음에는 널 우리 숙소로 초대해도 되고... 우린, 언제든 환영이니까.


이 녀석 말대로 너무 그렇게 긴장할 필요없어.



워울프의 옆자리에 앉아있던 샐러맨더도 한마디 덧붙이며 입을 열기 시작했다.


우린 그냥, 너가 웃어주면서 즐겁게 지내주길 바랬던것 뿐이니까.

그리고 니가 말한데로, 너가 찾아와준다면 우린 언제나 두팔벌려서 환영해줄게.

그러니까, 천천히 해보자고. 시간 많으니까 느긋하게... 하나씩 해나가면 되니까.

아, 그리고 다음에 우리 숙소오면 나랑 꼭 겜블 한판 하는거다? 우리 서운하게 한만큼 이자포함해서 탈탈 털어줄테니까 미리 각오해두시고.


그래그래! 다음에 우리 숙소 꼭 놀러오라구!

아 그리고, 니 특유의 쓸때없이 공손한 말투말인데! 제발 부탁이니까 쓰지마라... 응?!

그거 들을때마다 내 목이 다 막힌다 임마!



답답하다는듯 자기 가슴을 탁탁 쳐대는 시늉을 해대는 하이에나는, 이내 다시 언제 그랬냐는듯 활짝 웃으며 짧게 한마디 더 덧붙였다.


니 성격, 이제는 우리도 대충 알거 다 알고있으니까, 여기까지 와서 쓸때없이 거리두는것 만큼 의미없는 짓도 없다 이 말이야.

뭐! 애초에 니가 안와도 우리가 멋대로 다가갈려고 했으니 그것도 딱히 문제될건 없지만! 히히!



으이그... 진작에 그렇게 표정좀 피지그랬냐...

웃으니까 보기좋다 야!


아, 그리고 약속한김에, 너 앞으로는 다른 부대애들 한테도 말놓는거 꼭 연습하기다?

애가 무슨 말투가 AGS보다 딱딱하냐...?!

꼭 연습해라 진짜!


이분들 말대로, 천천히 하나하니씩 헤쳐나가요 라붕씨.

물론... 라붕씨가 혼자서 전부 해나가기엔 힘든점이 분명히 있을테니까, 그때마다 저희에게 의지해주실것. 이것도 약속해 주신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만요!


......븅신짓좀 그만하고......


야...! 분위기 파악좀 해라 제발좀...!



......


...응??


탈론페더가 뒤에서 조용히 무언가를 만지작만지작 거리고 있는걸 우연히 발견한 카멜은 의아하다는 듯 페더를 향해 물었다.


야! 넌 또 이 와중에 뭐하세요?!


..네? 아... 그야 물론... 후후후..!!


응..?!



뒤에서 딴짓하는걸 뭐라했더니 뜬금없이 의미심장한 웃음을 띄우는 탈론페더의 미소때문에 불안감을 느낀 하이에나는 걱정된다는 듯한 표정으로 질문했다.


...넌 또 뭐하냐 이런 분위기에...


뭘 하느냐...라구 하셨죠? 훌륭한 질문이군요!



탈론페더는 위풍당당하게 소리치며 뒤에서 조용히 조립하고 있던 물건을 꺼내들어 방의 모두에게 선보이기 시작했다.


이건... 삼각대? 카메라 거치할때 쓰는 삼각대잖아? 왜 이런걸 갑자기... 

...아하!


...오호라~


역시 탈론 페더 선생, 참 센스쟁이란 말야~

타이밍도 아주 기가 막힌다니까~!


"...??"


갑자기 본인들만 알아들을수 있는 시그널을 주고받는 호드는 씨익 미소짓더니 조용히 엠프레시스 하운드와 팬텀 일행도 쳐다보기 시작했다.


....헤에~~ 우리 촬영감독님은 진짜, 뭘 좀 아는구나! 딱 적절한 타이밍이잖아~!


흐음, 확실히, 나도 찬성이다. 지금이 딱이군.


뭐... 나도 그것만큼은 인정할게.



...설명을 부탁드립ㄴ...


자자, 쉐이드. 이제는 그냥 흐름에 몸을 맡기면 된다.


으으으... 설마, 내가 이런 호사스런 경험을 하다니... 오늘은 정말 뜻깊은 날이다!


"....?"


갑자기 카메라와 카메라 거치용 삼각대를 꺼내드는 탈론페더를 보더니 모두가 각자 납득하며 서로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미소의 중심은, 이내 곧 나를 향하고 있었다.


자..! 그럼 슬슬, 찍어볼까요!


"응..?"


찍는다니... 갑자기 뭘......







(재생해주세요)(분량상 1시간Ver)










이리와 이 븅신아~~!!



(덥석---)


"어어어...?!"


기습적으로 라붕이의 머리를 한 팔로 휘감아 헤드락 자세로 꼬옥 붙잡은 천아는 싱글거리면서 카메라를 바라보았다.


"...?!! 야야..!! 너무 가깝잖아..!! 좀 떨어져 임마!"


갑작스럽게 붙잡힌것도 모자라 본의아니게 전신을 밀착해버린지라 얼굴을 붉히며 천아에게서 떨어지려 발악하는 라붕이였으나, 그럴수록 더욱 더 꽈악 붙잡고 놓아주질 않는 천아는 능글맞게 미소지으며 잡아땔 뿐이었다.


아~! 방이 좁아터진걸 어쩌라고 븅신아~!

그만좀 날뛰고 좀 가만히 있어 새꺄~ 

곧 사진 찍는다잖어!


라붕이가 부끄러워 하든, 얼굴이 빨개지든 말든,

아랑곳 하지않고 꽈악 본인의 품에 붙들어 버린뒤 강제로 자리의 정중앙에 끌고와 앉혀버렸다.


아이씨..! 바로 옆에서 자꾸 밀지좀마 새꺄!

가뜩이나 자리없어서 불편하구만...


너희들이야말로 자꾸 난리피우지좀 마라.

안그래도 좁은 자리, 더 협소해질라.


선배, 라붕씨 옆에 앉아라. 난 선배 뒤에서 어깨잡고 서있겠다!


에..?! 내가, 중앙 바로 옆이라니... 그래도 괜찮은거ㄴ...


다 같이 사진 찍는데 괜찮고 나발이고가 어딨겠냐 멍충아~~! 어서 와서 앉기나 하세요~!


...그럼, 옆자리에 실례좀 하겠다, 라붕씨...


본 기체는 공간의 효율을 극대화 하기위해, 제일 맨 뒤에서 위치하겠습니다.


자자~~! 여러분도 여기 각잡고 앉아보세요!

대장님은 라붕씨 뒤에 서계시고... 

아니, 스카라비아씨도 슬슬 좀 일어나세요!


..으으음... 난 맨앞에 누워서 찍을게....


에휴... 나 원참, 얘는 누워만 있는게 질리지도 않나...


이 녀석의 나무늘보 모드는 이젠 일상이지 뭐.

야, 여기 방향으로 한줄로 앉으면 되겠는데?


히힛! 여기 앞에 넷 앉고 나머지는 뒤에서 서있으면 딱 맞을걸?


이몸은 제일 잘보이는 각도에서 찍어야 않겠어?

아, 대장 잠시 자리좀 땡겨주라.


대장님~ 라붕씨 쪽으로 조금만 더 밀착좀 해주세요~ 

네! 그 지금 그 구도 그대로요! 헤헤..!


라붕아, 뒤에서 잠깐만 밀착하겠다.


"음? 아, 어..."


페더 너도 타이머 설정하고 어서 와!

니 자리 따로 비워놨으니까.


네네~ 잠시만요! 각도랑 보정은 지금이 딱 적당하고... 됐다!


탈론 페더는 미리 준비해둔 삼각대 위에 자신이 늘 사용하던 캠코더를 비치해놓은뒤 타이머 설정까지 끝마치고서 쪼르르 달려와 모두와 함께 카메라를 바라보았다.


뭐해 임마!


"어, 응...?!"


기념사진찍는데 그런 얼빠진 표정으로 찍는 멍청이가 어딨냐~?!

웃어 새꺄 빨리~!



자 5초뒤에 찍습니다~ 3~ 2~ 1~!









찰칵!









어때?! 잘 찍혔냐? 한번 보여줘봐!


오오 야! 나도 보여줘!



사진의 셔터음이 울리자마자, 모두가 일제히 카메라를 확인하고 있는 탈론 페더에게로 향하기 시작했다.


호오~ 상당히 잘 나왔잖아?


역시 우리 탈론 페더님, 촬영 스킬 하나만큼은 탑클래스란 말이야~


허구언날 다른사람 훔쳐보고 도촬하는게 취미인 녀석인데, 당연히 이런 기술이라도 좋아야 하지 않겠어?


에에에~?! 너무해요..! 훔쳐보다뇨! 

그건 어디까지나, 건전하고 흥미로운 관점에서 이루어지는 건전한 취미생활이라구요~~~!


...니 기준에 맞는 건전함은 도대체 어떤거냐...


뭐... 그건 둘째 치더라도, 상당히 잘 나온 사진이네요! 물론 이건, 저희 모두 한장씩 출력해주시는거죠?


어! 그럼 우리도! 우리도 한장씩 뽑아주라!


음? 그럼... 모처럼이니 우리것도 부탁하지.

꽤나 상당히, 잘 나온 사진이라 나도 갖고싶어 졌거든.


뭐... 기왕 주는거니까, 받는김에 나도 겸사겸사 받아가지 뭐.


으이그... 그냥 솔직하게 갖고싶으니까 나도 달라고 말을 하면 될걸 꼭 이렇게 도도한척 내숭떨어요...


야이 ㅆ... 내가 내숭떨긴 뭘 떨어 새꺄!!


저기..! 그... 가능하다면...우리도 한장씩...


네네~! 빠짐없이 전원! 모두에게 나눠드릴 테니까 걱정마세요! 이미 지금 출력작업 하고 있답니다!


본 기체에게는 클라우드 메모리에 직접적인 전송을 부탁드립니다.


쉐이드, 기왕 받는거 전산으로도 받고, 실물 사진으로도 한장 챙겨가라. 모처럼의 추억이니까.


난 여기 기계팔쪽에 대충 끼워넣어줘 라붕아...


아니, 이런건 제발 니가 좀 받아가라!!







"........"



라붕이는 조용히, 눈 앞에 펼쳐진 떠들썩한 광경을 바라보았다.



"...많네..."



그렇게 크지도 않은 자신의 방에서, 15명에 이르는 수많은 사람들이 시끌벅적하게 웃음꽃을 피우고 있다.


그리고 어느새, 나 자신이 그 안에 포함되어 있었다는것을 깨닫자, 알수 없는 감정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


탈론 페더가 인화하여 출력한 사진을 모두에게 내밀더니, 곳곳에서는 만족스러운 미소로 사진을 들여다 보고 있었다.



"라붕아."


차분하면서도 은은한 목소리가 자신을 부른다.

고개를 돌려 그 주인을 바라보니, 칸이 자신을 바라보며 상냥하게 미소짓고 있었다.



받아라.



그런 그녀가 내미는 손에는, 우리 모두가 함께 찍었던, 모두와 함께 지낸 시간과 마음이 담긴, 한장의 사진이 있었다.



"........"


무언가에 홀린듯이 손을 뻗어 사진을 받는다.

출력한지 얼마 안돼서 일까. 

따뜻한 온기가 여전히 남아, 손바닥을 타고 전신을 휘감는 것만같은 느낌.


이렇게 따뜻하다고 느껴지는건, 비단 그런 이유만이 아니겠지.



...라붕아.


조용히 자신을 부르는 칸을 나 또한 바라본다.

당당히, 앞을 바라보면서.


"...응."


피하지도, 긴장하지도 않고... 당당하게 칸의 눈을 바라보면서 대답했다.



피하고 싶지 않다.



우린, 항상 네 곁에 있다.


"......."


그리고 그건, 앞으로도 마찬가지다.

이런 우리의 마음을, 그저... 전하고 싶었다.

너에게.



........


그 자리의 모두, 그저 두 사람의 대화를 묵묵히 지켜보았다.

끼어들지않고, 그저 조용히.



곰곰히 생각을 해봤는데, 제대로 말을 못한게 있었지.



칸은 라붕이의 눈을 지긋이 바라보았다.

이제는 더 이상, 바닥만 바라보지도, 긴장하며 자신을 낮추지도 않는... 당당하게 우리들을 바라봐주는 그 얼굴을 향해서, 줄곧 묻어두기만 했던 한마디를 꺼내본다.



환영한다.


"......."


앞으로, 잘 부탁한다. 라붕아.


그렇게 말하며 한 손을 내밀어 그에게 악수를 청했다.



이제야, 건네는구나. 너에게.





"...응... 나야말로, 잘 부탁해. 얘들아..."




그런 그녀가 내밀어주는 손을, 라붕이도 조용히 웃으며 맞잡았다.


그녀들에게 건네받은 사진으로부터 전해받은 따스한 온기가, 그녀의 손길에서도 느껴졌다.










자... 그럼!!


"..?"


워울프는 다시 술병을 집어들고서 활발하게 소리치기 시작했다.


사진도 찍었겠다... 그럼 이제, 진짜로 시작해볼까?! 아직 개봉 못한 술이 박스단위로 있다고!


종류별로 양손에 술병들을 집어든채 호쾌하게 외치는 워울프를 시작으로, 다시 방안에 활기가 감돌기 시작했다.


그래그래! 사진도 중요하지만, 오늘의 본래 목적은 이거잖아?


샐러맨더도 거들기 시작하며 라붕이의 옆에 자리를 잡으며 술병을 건넸다.


오늘은 이전보다 배는 마셔야 할거다? 

어차피, 쉽게 재울생각도 없으니까 도망갈 생각은 접어두시라고.



야!


"..?!"



명랑하게 소리치며 다가온 하이에나는 술잔을 라붕이에게 내밀었다.


받아 새꺄~ 오늘 넌 필름끊겨서 뒤질준비 해라~? 알겠냐?! 키킥..!


오늘 니 주량테스트 하는날이니까, 쉬는시간 같은거 없다?! 알겠지~?


아..하하 그렇다고 너무 무리하시진 말구요.

천천히 페이스에 맞춰가면서 드세요.


후후후... 술에 만취한 라붕씨라... 과연 어떤 모습이 나올지 기대되는군요...!!!


...또또 시작이다...


난 옆에 누워 있을테니까... 틈틈이 따라줘 라붕아...


이제는 좀 일어나요!!!!




술이라... 부대 회식 이후로 처음 마시는것 같은데, 선배, 술 잘마시나?


응? 음... 글쎄... 많이 먹어본적이 없어서 자세히는 모르겠다.


그럼 오늘 작정하고 들이키면 되겠네~~

혹시 몰라? 이런 타입이 막상 술 들어가면 정 반대의 성격이 튀어나오는게 정석이던데, 설마... 너도 그런 쪽?


에?! 어... 난 딱히 술주정같은건 안 부릴것 같은데..


흐으음~~



천아는 간만에 특유의 장난기가 발동한 눈빛으로 팬텀을 유심히 쳐다보았다.


...어...저기...


좋아! 결정! 넌 내 옆자리에 앉아라? 알았지?!



음주를 즐기는걸 말리진 않겠다만, 너무 과음하지는 마라. 다음날 일정에 차질이 생길수도 있으니까 말이야.


또 한바탕 시끌벅적하겠네... 오늘은 또 얼마나 난리피우련지...


야야야...! 이럴땐 괜히 빼지말고 즐기는거야!

닥치고 잔이나 들어 새끼들아~



본 기체는 술을 마시지 않습니다.


에, 어... 그럼, 같이 이야기라도 하자! 다음 훈련 일정 같은거라던가!


...아이고...




"......."


눈앞에 펼쳐진 떠들썩한 풍경을, 화기애애하고 따뜻한 모습들을, 놓치지않고 하나하나 잡아내어 시야에 담아본다.


절대로, 잊지않기 위해서.




야! 


"...어?"



물론, 그저 가만히 쳐다보기만 하는걸...

그녀들이 허락해줄리가 없지만.



넌 또 뭘 그렇게 멍때려 븅신아~!!

자, 누나 술잔 비었다. 한잔 따라봐 임마!


넌 무슨 틈만나면 유체이탈하고 자빠졌냐?

정신줄좀 확실히 붙들어매 새꺄.


니 잔은 내가 채워주마. 그러니까, 오늘은 너도 복잡한건 다 제쳐놓고 그저 즐겨라.

그걸 위해서 모두가 모인거다. 너의 곁에.



아아..! 라붕씨! 그... 괜찮다면 나랑도 서로 따라주는건 어떠냐... 모처럼이니까... 나도 따라주겠다!


자자 라붕씨~?! 여기 카메라를 보고 이름과 나이를 말해보세요~~!!


아니...!! 얜 또 뭔 헛소리라냐!! 

아니 잠깐... 지 혼자서 벌써 몇병을 비운거야!!


라붕아... 난 언제 따라줘...? 누워서 아까부터 잔 내밀고 있었는데...


아니!!!! 제발 좀 일어나라고!!!!



라붕아.



"...칸."


우리 부하들이 워낙 주량이 강해서 말이야.

술에 삼켜지지 않게, 정신줄 꽉 붙들어매라.

알겠지?



자신의 어깨에 손을 얹은 칸이 천천히, 

등을 밀어주었다.

제일 중앙 한가운데의, 모두가 미리 만들어놓은 나의 자리로.






(덥석--)


에이잇~~!!!


"...! 어어어..! 자, 잠깐..!"


답답하게 꾸물대는 라붕이의 손을 몰래 다가온 천아가 붙잡아 거침없이 자신의 옆자리, 모두의 중앙으로 잡아당겨 앉혀버렸다.


야이... 아직도 밍기적 거리면서 얼타고 있냐 이 븅신아~!!

어서 따라줘 임마! 누나 팔아파!


그... 다음잔은 나도 부탁한다!


본 기체는 술을 마시진 않습니다만, 잔을 채우는것 정도는 가능합니다. 잔을 내미십시오.


야야! 너 오늘 꽐라되기 전까진 진짜 안놔줄거니까 진작에 머리 비워놔라~?

아주 그냥 보내버릴거니까~!


오늘 너 먹일려고 준비한 하이에나표 특제 폭탄주 레시피 싹다 개방할테니까, 미리미리 각오 단단히 해라 새꺄! 키킥..!


이것들 아주 그냥... 오늘 날 잡았네 날 잡았어...


자~~ 라붕씨?! 어서 카메라를 보고 빨리 자기소개부터 해주시겠어요~~?

모자이크처리는 확실히 해드릴테니까 초상권 보장은 걱정 붙들어 매시구요~! 으헤헤헤!!!


아니, 얜 진짜 요즘 왜이러냐...!!




"......."



거의 반강제로 붙들리다시피 해서 앉혀진지라, 이후에는 어떤 반응을 해야할까 얼떨떨하게 고민하고 있었던 나였지만... 이내 그런 고민도 하등 의미가 없어졌단걸 깨달았다.





"...나 참...."




그녀들이 나에게 말해준대로, 




"아주 그냥... 함 내에 있던 술이란 술은 다 털어와가지곤..."




내가 하고싶은대로,




"그럼, 사양않고..."




마음가는 방향으로,




"...잘 마실게."




미소지어 본다.




"다시한번... 앞으로 잘 부탁할게. 얘들아."




그녀들이 나에게 안겨준 미소의 크기만큼,

선물해준 추억만큼... 나도 마찬가지로 돌려주고 싶다고, 선명하게 느낀다.




".......고마워."






부끄러운 속마음을 애써 꺼내어 드러내보인다.

그런 날 향해 웃는 그녀들에게,

또렷히 바라보며 자신 또한 밝게 웃어 보답한다.



...야.


"응?"


나의 옆자리에서, 나를 바라보며 은은하면서도 상냥하게 웃는 천아.

그런 나도 어느새, 그런 그녀의 미소에 넋을 빼앗겨 천아를 바라보았다.


...어때?


"......."


내 말대로, 제대로 쳐다보니까 훨씬 낫지?

그러니까.



(짠-)



나에게 술잔을 기울이며 나의 잔에 자신의 잔을 부딪친 천아는 그 어느때보다도 환히 미소지으며 나의 어깨를 툭 건드렸다.


앞으로는, 평소에도 그렇게 웃고살아 새꺄~!

그렇게 활짝 웃고 있으니까 누나가 얼마나 보기좋냐~!



그녀의 그 말을 듣고서, 앞을 바라보았다.







정말로... 천아가 말한대로, 너무나도 잘 보였다.


여태것 외면해온, "진짜" 풍경이.




"...응. 그래."




눈에 새긴다.



같이 바라보며, 나란히 함께.



확실히, 시야 전체에 담아내어... 두번 다시 잊지 않도록.






















.......



카메라에 녹화되는 모두의 표정을 감상한다.


'모두들... 정말 행복해보이네요.

표정 하나하나에, 즐거움으로 가득차 있어요.'



카메라의 앵글을 살짝 돌려, 중앙을 넌지시 향해보았다.


"......."




언제나 딱딱하고, 항상 아래만 보던 시선은 겨우, 앞을 바라보고 있다.


즐겁게 웃으면서, 모두를 바라보고 있다.


'후후훗...! 기다렸답니다..! 이 장면을~!'


살짝, 아니... 꽤나 시간이 좀 걸렸지만, 드디어 담고싶었던 장면을 담을수 있었다.



'참... 진작에좀 이러시지...'

'얼마나 보기좋은데요~~!'



소중한 추억을, 영원히 빛바래지 않게 하기위해서 카메라에 담아낸다.

매 순간순간을, 하나도 빠짐없이 전부.

사라지는 일이 없도록, 형체로 남겨 간직하리라.



우리 모두가 영원히, 잊을 일 없도록.


















호드 8명 + 엠프레시스 하운드 3명 + 찐텀즈 트리오2명 + 1기... 총 14명과 함께 하는 술파티!


방 터지겠다! 정말 잘됬구나 라붕아!


이제는 라붕에게도 행복이 오는것인가?!










근데 이거... 분위기만 보면 사실상 엔딩분위기라 여기서 시마이치고 은근슬쩍 끊어도 위화감이 없을거같은데...



암튼 재밌게 보셨으면 개추랑 댓글좀 주십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