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하다. 포근하다. 행복하다.


 언어모듈에 저장되어있지만 단한번도 듣지도, 써보지도 못한말이다. 언제쓰는말인지, 무슨 뜻인지조차 이해할 수 없다.


 더치걸은 펙스 콘소시엄에서 만든 광산 작업용 바이오로이드. 토미워커의 비싼 운용비와 유지비. 과도한 작업시간으로 인한 소모를 개선하기위해 만들어졌다. 더치걸은 비좁은 광산에서 일하기위해, 생산단가를 낮추기 위해 작은 체형으로 만들어졌고, 신체에 오버클럭을 걸어 성인남성도 들기 힘든 중장비를 들고 작업을 할 수있었다. 그 대가로 더치걸의 평균수명은 삼년에서 오년정도로 바이오로이드라고는 믿을 수 없을만큼 턱없이 짧았지만, 그 짧은 수명도 반년을 못채우고 죽는 더치걸이 대부분이었다.


 인간들은 더치걸을 대량으로 생산해 각지의 광산에 투입시켰다. 인간들도 처음부터 더치걸을 가혹하게 굴었던 것은 아니었다. 자기 딸 같다며 손에 사탕을 쥐어주고,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어린여자아이가 하기에 너무 가혹하다며 바이오로이드 디자이너를 욕하는 착한 인간들도 많았다. 아니 많았었다. 펙스 콘소시엄의 임원진들은 이러한 상황에 불만이었다. 더치걸은 도구. 광산에서 더많은 광물를 캐낼 수 있게 설계한 바이오로이드가 인간들의 과도한 호의로 인해 작업량이 예상보다 터무니없이 적었다. 임원진은 더치걸을 보급한 광산에 전분기 대비 3배의 실적을 낼 것. 그렇지 못하면 관리자를 모두 해고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렇게 인간과 더치걸 모두 가혹한 나날을 보냈고, 인간이지만 인간성을 버리지못한 착한 인간들은 모두 광산을 떠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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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혹하다. 나는 더치 5783호기. 하루에 세시간을 자고 흙먼지를 마시며 하이바의 불빛에 의존해 깊이, 더 깊이 내려간다. 땅을 울리는 진동과 소음은 끝이 없었다. 자매들은 모두 수전증과 이명, 난청을 달고 살아야 했다. 하루종일 드릴을 잡고 하염없이 캐나갔다. 저번주에 새로들어온 더치걸이 밥덩이를 수레에 끌고 왔다. 시꺼멓게 석탄가루가 붙은 밥덩어리를 슥슥 문질러 대충털어 입안에 쑤셔넣고 다시 드릴을 잡는다. 이딴걸 먹고 이렇게 일하는데 죽지도 않는걸보면 빌어먹을 인간놈들의 기술력이 좋긴한가보다. 수레를 밀고들어온 더치걸은 나를 보고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밥덩어리하나를 집어들고 후후불어 석탄가루를 털어내고 싶어했지만, 이미 달라붙은 건 어쩔수 없다. 억지로 입에 밀어넣고 씹는 내내 빠드득소리가 들려 슬쩍 쳐다보니, 신입 더치걸이 괴로워하는게 보였다. 그와중에 배는 고프고, 양은 적으니 아무것도 없는 맨밥이라도 오래 먹고싶어 죽이 될때까지 씹는 걸 보면 불쌍하기도 하지만 누가 누굴 불쌍해하겠는가. 저 아이도 나처럼 변하는게 그리 오래걸리지 않을 것이다. 나는 앞주머니에서 이번주 보급으로 받은 담배를 꺼내물고 신입에게도 하나 건내주었다. 흙먼지보단 나을 거다.

...

피곤하다. 자고싶다. 괴롭다.


 자매들끼리는 서로 대화를 하지않는다. 다들 지쳐있기도하고, 일주일만 있어도 진동과 소음, 살인적인 작업량으로 맨정신으로 있을 수 없기도 하고, 드릴소리로 가득한 광산에 자매들의 목소리가 있을 공간은 없었다. 애초에 따로 쉬는 시간도 없이 자는 시간에는 모두 기절하듯 잠을자고. 깨자마자 바로 일을 하러가니 나도 다른 자매와 대화한 기억은 없다.


그래도 가끔 들려오는 환청덕분에 외롭진않다.

...

 오늘은 발파작업을 한다. 수없이 많은 다이너마이트가 수레에 실려 들어온다. 발파작업은 손익분기점을 넘은 더치걸들이 하기로 되어있다. 

나도 그중 하나이다.


 지반에 구멍을 내고 다이너마이트를 밀어넣는다. 불을 붙이는 김에 나도 담배를 물고 스읍 빨아들였다. 다이너마이트의 심지도 빠르게 줄어들어갔다.


...


어지럽다. 눈앞이 캄캄하다. 온몸을 짓눌리는 고통이 느껴졌지만, 곧 아무느낌도 나지않았다.


죽는구나.


마저 피우지 못한 담배생각이 잠깐 났지만, 곧 아무생각도 들지않았다.


잠을 참을수가 없다.


따뜻하다. 포근하다. 행복하다.


이 때 쓰라고 넣어둔 단어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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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고 잠안와서 첨으로 글싸봄. 설정 틀린부분있으면 말해주라. 가끔 시간나면 더치걸관련 더써보고싶음.

다쓰고나니까 생각난건데 광산안에서 담배피면 분진폭발나려나? 좋은 환풍기 하나 넣어줬다고 생각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