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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르카 저항군이 1년이 지났을 무렵 탈론페더는 유전자 씨앗을 통해 수복되었다.

 

 처음 눈을 떴을 때부터 지금까지 오르카는 평화로웠고, 동료인 앵거 오브 호드, 그리고 무엇보다 그녀가 동경하는 신속의 칸이 있는 그 삶이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단 한 가지, 탈론페더는 아쉬운 게 하나 있었다.

 

 그녀는 정찰병으로서 정찰 사진을 찍는 걸 넘어 오르카 내에 불법 촬영까지 손을 댔다. 딱히 오르카에 해를 입힐 목적이 아닌 어디까지 자신을 위한 것이었다.

 

 칸의 멋진 모습을 간직하고, 호드의 맴버들의 바보 같은 모습을 보는 것도 즐겁지만, 대부분은 사령관의 사진이 목적이었다. 그의 은밀한 생활을 반찬 삼아 보람찬 하루를 보내는 작은 소망(?)을 가지고 있었지만──.

 

 “왜 사령관님은 이런저런 일을 하지 않는 건데요!”

 

 탈론페더가 눈을 뜬 이후 그녀가 본 오르카 유일의 인간 남자인 그는 그 어느 바이오로이드하고 관계를 맺지 않았다.

 

 사령관의 방, 집무실, 비밀의 방, 화장실, 그 외에 다른 부대 소속 바이오로이드 숙소나 창고까지 전부 카메라를 달았음에도 사령관이 관계를 맺는 모습은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혹시 몰라 사령관과 같은 인간이지만 여성인 부사령관의 방에도 설치하려 했지만 컴패니언의 삼엄한 감시를 뚫을 수 없어 포기할 수밖에 없었지만 오르카 내 소문을 들어보면 그녀와도 맺지 않았을 터다.

 

 “설마 사령관님은 고자? 아니면 동성애자?”

 

 별 이상한 추측을 할 정도로 탈론페더는 이해할 수 없었다.

 

 오르카에는 수많은 바이오로이드들이 있다. 탈론페더가 보더라도 아름답고, 귀여운 이들이 한가득에 사령관이 원한다면 몇몇을 제외하고 언제든지 침대에 눕힐 수 있을 텐데도 그는 한사코 치르지 않았다. 아니, 참다못한 몇몇 바이오로이드가 먼저 다가왔음에도 거부하였다.

 

 그때 사령관에게 거부당한 바이오로이드들의 얼굴은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특히 철혈이라 불리는 그 레오나가 주먹까지 부르르 떨었는데 차마 도저히 볼 수 없어 눈을 돌렸었다.

 

 아무튼 그 이후로도 사령관은 누구와도 관계를 갖지 않았고, 탈론페더도 더 이상 기대하지도 않았다. 그나마 그가 운동하면서 땀에 젖은 복근이라든가 목욕한 뒤의 나체를 반찬으로 밤마다 시트를 적시는 평범한(?) 하루를 보내는데, 만족했을 때였다.

 

 “응? 사령관님이랑, 부사령관님?”

 

 습관대로 패널을 보는 순간 카메라에 두 인간이 비쳤다. 부사령관이 얼굴을 붉힌 채, 하지만 비장함이 담긴 눈으로 사령관의 손을 잡고 어딘가로 향하고 있었다.

 

 딱 보아도 심상치가 않아 탈론페더는 재빨리 패널을 조작해 그들이 어디로 향하는지 경로를 예측했고, 그리고 그녀가 예측한 대로 그곳으로 들어가자 탈론페더의 두 눈이 크게 뜨였다.

 

 부사령관이 사령관과 함께──비밀의 방으로 들어갔다.

 

 “이, 이건 찍어야 해! 하나도 남김없이!”

 

 그동안 먼지만 쌓인 비밀의 방에 설치된 카메라가 드디어 제몫을 할 때가 되었다. 그리고 동시에 한 바이오로이드에게 연락하였다.

 

 “유미씨, 지금부터 오르카넷에 올 타임 라이브 방송을 올릴 거예요. 8K로 풀 라이브 갈 거니까 회선을 부탁드릴게요. 네? 불가능하다고요? 아니, 지금 사령관님이랑 부사령관님이 비밀의 방에 들어갔다고요! 오르카의 평화가 달린 일인데 그런 말씀 하지 마세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라고요!”

 

 커넥터 유미는 느닷없는 과로에 시달려야 했다.

 

*

 

 지금껏 오르카에 두 인간을 승선하고도 1년 동안 한 번도 사용된 적 없는 비밀의 방이었다. 오르카의 수많은 바이오로이드가 단 한 명의 인간과 함께 들어오기를 소망하는 장소였지만 두 인간 모두 이용하지 않았기에 자리만 차지하는 신세였다.

 

 그래도 언젠가 쓰이겠지 하는 마음에 배틀메이드가 꾸준히 관리를 해왔는지 갑작스레 찾아왔음에도 방안은 먼지 한 톨 없이 깨끗했다. 오히려 방안 한가운데 놓인 커다란 침대에 정성스레 깔린 붉은 시트가 고혹적인 분위기를 풍겼다.

 

 아무튼, 바이오로이드들이 그렇게 바래 왔던 비밀의 방에 드디어 사용자가 나타났음에도 방안은 고요했다. 정확하게는 부사령관은 패닉에 휩싸였다.

 

 ‘저, 저질렀다!’

 

 리리스의 파격적인 언사에 일도 내팽개쳐버리고 홧김에 사령관을 끌고 왔는데 비밀의 방 안의 풍경에 압도당한 나머지 정신이 들었다.

 

 ‘내가 미쳤지, 미쳤어!’

 

 아무리 급박해도 이런 건 절차와 과정, 그리고 준비가 필요한데 정말 홧김에 저지르고 말았다. 다짜고짜 사령관실에 쳐들어가 “나랑 좀 같이 가자!” 외치며 사령관을 끌고 나왔는데 그 모습이 얼마나 위압적이었는지 먼저 사령관실에 있던 멸망의 메이마저도 기겁했을까.

 

 여기까지 오면서 마주친 바이오로이드들이 생각나니 창피해서 얼굴이 붉어졌다.

 

 하지만 무엇보다 부사령관을 긴장시키는 것은 욕실에서 울리는 물소리였다.

 

 일하다 말고 갑자기 들어온 만큼 부사령관은 물론이고 사령관도 행색이 안 좋았기에 일단 씻기로 했는데, 부사령관이 먼저 씻었음에도 아직도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다.

 

 ‘망할 철충이랑 휩노스 병 때문에 어디 연애할 시간이 있었냐고! 아 진짜 어떡해!’

 

 멸망 전에도 남자 경험은커녕 손도 잡아 본 적도 없는 모태솔로였는데 오늘 사령관과 해야만 한다 생각하니 씻고 나왔음에도 벌써부터 등 뒤가 식은땀으로 축축하게 젖었다.

 

 “괜찮아, 부사령관? 안색이 나빠 보이는데.”

 “버, 벌써 다 씻었어? 빨리, 씻었네?”

 “그렇게 빨리 씻은 건 아닌 것 같은데…….”

 

 부사령관이 느낀 것보다 상당히 시간이 흐른 것 같지만 사령관은 애써 웃으면서 그녀의 옆에 앉았다.

 

 사령관이 옆에 풀썩 앉으면서 생긴 침대 시트의 진동에 부사령관은 흠칫 놀랐다. 뻣뻣하게 굳은 그녀의 모습이 안쓰럽게까지 느껴져 사령관은 다정하게 말을 꺼냈다.

 

 “무리하지 않아도 돼. 부사령관이 하기 싫으면 하지 않아도 되니까.”

 

 불쑥 꺼낸 사령관의 다정한 목소리에 부사령관은 순간 안도해 그래도 될까? 하고 대답하고 싶었지만.

 

 “사랑스러운 나의 주인님. 결코, 다시는 떨어지게 할 수 없어요. 어떻게 다시 만났는데 주인님을! 주인님을! 그깟 발정난 암캐들 때문에!”

 “저와 컴패니언의 자매들은 언제나 준비되었습니다. 저희 말고도 주인님의 명령을 기다리는 분들은 많답니다.”

 “나쁜 리리스는 주인님을 모욕하는 자의 입을 찢어버리고, 주인님을 상처입히는 자는 온몸을 부셔버릴거예요. 그것이 설령 오르카의 바이오로이드라도, 설령 하나밖에 없는 인간일지라도──.”

 

 완전히 눈이 돌아가서 살벌했던 리리스의 얼굴이 떠오르자 부사령관은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무리는 무슨! 걱정하지 않아도 나는 괜찮아. 응, 끄떡없는걸.”

 

 부사령관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전혀 괜찮지 않았지만 말이다.

 

 그리고 사령관 또한 그녀가 전혀 괜찮지 않아 보였다. 굳이 사령관이 아니더라도 그녀의 얼굴만 보면 알 수 있을 정도였다.

 

 무엇이 그녀를 저렇게 초조하게 만들었을까. 생각해보면 짐작되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니네.’

 

 현재 오르카의 상황을 떠올리니 사령관은 한숨을 쉬었다.

 

 결국 오르카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치러야 하는 거겠지. 부사령관도 그걸 알기에 여기까지 온 것일 테고. 그리고 여기까지 온 이상 사령관도 자제하는 것이 한계였다.

 

 “부사령관.”

 

 사령관은 부사령관을 부르며 그녀의 어깨를 잡았다. 뭔가 달라진 사령관의 기색에 부사령관의 눈동자가 쉼 없이 흔들렸다.

 

 “사, 사령관? 나, 그러니까 아직 그게 뭐랄까, 어…….”

 “안될까?”

 “아니 그렇게 보면 반칙이잖아.”

 

 애처로운 눈으로 바라보는 사령관의 모습에 부사령관은 차마 안된다고 말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대로 있다간 분위기에 휩쓸려 버릴 것 같아 부사령관은 어쨌든 위기를 넘기기 위해 아무 말이나 던졌다.

 

 “그러고 보니 사령관. 사령관은 왜 그동안 하지 않은 거야? 나 말고도 다른 애들도 있는데…….”

 “……굳이 알아야 하는 거야?”

 “아니, 그냥 이상하잖아. 굳이 내가 아니더라도 너 좋아하는 애들도 많은데 남자라면 당연하지 않아?”

 

 시간을 끌어보려고 던진 말이었지만 막상 궁금하긴 했다. 오르카에는 부사령관이 봐도 하나같이 예쁘고, 매력적인 미녀들로 넘쳐났다. 그리고 절망적인 성 비율을 가진 오르카에서 유일한 남성인 사령관이라면 굳이 위계질서랍시고 부사령관과 하지 않더라도 다른 이들과 해도 문제없었다.

 

 물론 리리스라든지 부사령관 측 바이오로이드에게서 불만이 나올지도 모르지만 사령관에게 그렇게 큰 문제는 아니었다. 사령관은 그 불만을 찍어누를 수도, 풀어줄 수도 있는 권위와 능력이 있으니까.

 

 그렇기에 부사령관은 사령관의 행적이 이해되지 않았다. 아무리 이성에 대한 지식이 박식한 편이 아니라지만 멸망 전의 남자들을 떠올리면 이상했다.

 

 “그냥 혼전순결로 생각하면 안 돼?”

 “얘는 또 어디서 이상한 개소리를 배웠대? 개소리하지 말고 대답 안 해?”

 “너무하네.”

 

 그렇게 말하면서도 사령관은 피식 웃었다.

 

 “뭐, 다른 사람도 아니고 부사령관이니까 말할게. 그러니까 그런 눈으로 보지 말아줘.”

 

 짜게 식어가는 부사령관의 눈빛에 사령관은 크흠 헛기침을 두어 번 하고 입을 열었다.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였어.”

 

 사령관이 발견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두번째 인간이 발견되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두 인간이 마주하였을 때 바이오로이드들의 반응이 이상했다.

 

 “콘스탄챠. 우리 인간이랑 저기 인간이랑 다르지 않아?”

 “그게 뇌파는 확실히 두 분 모두 인간이신데…….”

 

 처음 사령관을 구조했을 때만 해도 호감을 보이던 콘스탄챠와 그리폰이 두번째 인간을 본 뒤로 사령관을 보는 시선에 당혹감이 들어 있었다.

 

 “무슨 소리죠. 당신들 눈이 어떻게 되었길래 우리 주인님과 저 ‘괴물’이 같은 인간으로 보인다는 거죠?”

 

 리리스의 적의가 담긴 살벌한 눈. 사령관이 눈을 뜬 뒤로 처음 받아본 그 눈빛에 온몸이 굳었다.

 

 “하, 하지만 주인님은 라비아타 언니가 가르쳐준 위치에 계셨던 분이십니다. 그러니 이분은 인간이 분명…….”

 “라비아타 통령이 직접 보지 않아서 모르는 거겠죠! 직접 이 괴물을 보았다면 칼부터 빼 들었겠지요.”

 “우리 인간하고 그쪽 인간이 다르다면 그쪽 인간도 인간이 아닐 수도 있는 거 아니야?”

 “헛소리! 제 주인님은 인류가 멸망하기 전부터, 태어나셨을 때부터 제가 모셔 온 고귀한 분이십니다. 당신보다 수십 년을 살아온 제가 잘못되었다고 하는 건가요?”

 “그, 그건…….”

 

 멸망 전부터 생존해온 블랙 리리스에게 그리폰은 더 이상 대꾸할 수 없었다. 그녀 말고도 리리스의 목소리에 대꾸할 바이오로이드는 없었다.

 

 안 그래도 저항군에서 라비아타 만큼이나 오랜 세월을 살아온 리리스인데 그녀가 직접 두번째 인간의 신원을 보증하니 뭐라 할 수 있겠는가. 그렇기에 리리스가 사령관의 머리에 총구를 겨눠도 막을 수 없었다.

 

 “감히 괴물 주제에 주인님의 자리를 넘보려 하다니.”

 

 사령관은 여전히 영문을 알 수 없었다.

 

 괴물이라니? 어째서 자신을 괴물이라고 말하고, 적의를 보이는 건지 전혀 알 수 없었다. 어째서 자신을 떠받들던 콘스탄챠도 그리폰도, 다른 바이오로이드들도 자신에게 총구가 향했음에도 가만히 있는 걸까.

 

 그때 사령관의 눈에 문득 리리스의 총 끝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보였다. 총 끝에 비친 자신의 모습은 철충에 잠식되고 있는 인간이었다. 그제야 그녀가 자신을 왜 괴물이라 부르는지, 어째서 바이오로이드들이 두번째 인간과 자신을 비교하는 눈을 보인 건지 깨달을 수 있었다.

 

 아, 나는 철충이구나. 왜 나를 괴물이라 부르고, 죽이려는지 사령관은 납득하였다.

 

 자신의 처지를 깨달은 사령관은 체념이라도 한 듯 눈을 감았다.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것처럼 느껴진다. 리리스의 손가락이 방아쇠에 걸쳐 점점 힘이 실린다. 이대로 그녀가 당기는 걸 기다리면 다 끝나겠지, 생각하였는데 두번째 인간이 막아섰다.

 

 “잠깐잠깐, 리리스 그만둬!”

 “주인님?”

 

 총알이 발포되기 직전, 두번째 인간은 사령관의 앞을 막아서자 리리스는 초인적인 움직임으로 총구를 비켰다. 아무리 그녀가 뛰어들었다지만 순간적으로 자신의 주인에게 총을 쏠 뻔했단 사실에 리리스는 패닉에 휩싸였다.

 

 “어, 어째서 막으시는 건가요. 아니, 그보다 괜찮으세요? 어디 다치시지 않으셨나요? 상처, 상처를 어서 보여주세요!”

 “나는 괜찮아. 리리스가 비껴 쏴서 안 맞았으니까 진정하고!”

 

 그녀는 리리스를 달래면서 말을 이었다.

 

 “아까부터 철남ㅊ, 아니 이 사람을 괴물이라고 말하는 것 같은데 이 사람 인간이 맞아.”

 “하지만 주인님 이 괴물은 철충에 감염돼있는데, 말이 안 되잖아요. 인간이 어떻게 철충에 감염돼있을 수 있는 거죠?”

 “그, 그러니까 그게 할아버지가──아! 할아버지가 휩노스 병 예방 시술로 신경을 전자 신경계로 대체하는 게 있다고 해주셨거든. 나도 그 시술을 받아서 아는데, 아무튼 그래서 그 시술을 받으면 철충에 취약해진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어르신께서 그런 말씀을 하셨었다고요?”

 “으, 응! 할아버지가 한 말이고, 그리고 나도 받았으니 내가 증거야.”

 

 사실은 할아버지의 예언서를 보고 한 말이지만 그가 쓴 게 맞으니 틀린 말은 아니었다.

 

 두번째 인간의 변호로 사령관은 리리스에게서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이후, 포츈에게서 정밀 검사를 받은 뒤 두번째 인간의 말대로 사령관은 인간이란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아무리 그가 인간으로 증명되었다고 해도 만나는 바이오로이드들마다 오해가 생겼고, 심지어 저항군을 이끌어왔던 라비아타는 사령관을 보자마자 칼을 뽑아 들었다.

 

 다행히 새로운 육체를 구성하고 나서 그런 일은 더 이상 일어나지 않았지만, 그때까지 배척받아올 때마다 사령관은 마음의 상처를 입어야만 했다.

 

 “하지만 부사령관은 언제나 나를 인간으로 봐주었고, 나를 존중해주었어.”

 

 아무리 훌륭한 작전을 짜고, 성과를 보여도 참모진, 그중에서 오래 살아온 멸망 전 개체들이 사령관을 반발하였지만 그럴 때마다 부사령관이 사령관을 지지해주었다.

 

 언제나 위태롭고, 흔들리던 사령관을 받쳐주고, 때론 이끌어주며, 함께 고생하고 생각하고 웃고 떠들었던 부사령관이 있었기에 이 자리까지 올라 올 수 있었다. 그런 그녀를 대신해 어떻게 다른 여자를 안을 수 있겠는가.

 

 “나도 알아. 지금 오르카가 나 때문에 혼란스러운 거. 하지만 그래도 나는 너랑 하고 싶어.”

 “……왜.”

 “사랑하니까.”

 

 어느새 사령관은 부사령관을 눕혔다. 부사령관은 자신이 눕힌 지도 모르고 연신 빨개진 얼굴을 가렸다.

 

 “나, 다른 애들보다 예쁘지 않아.”

 “내 눈에는 네가 제일 예뻐.”

 “능력도 부족하고 서투르고.”

 “능력은 나도 부족해. 그러니 함께 배워가자.”

 “그, 그리고 가슴도……다른 애들보다 작고.”

 “나이트 앤젤보다 크면 됐지.”

 “……너 그 말은 좀 심한 거 알지?”

 “아, 하하. 아무래도 좀 그렇지?”

 “나앤한테 사과해, 이 바보 사령관아.”

 

 둘은 실없이 웃었다. 웃고 나니 더 이상 어색한 분위기는 없었다.

 

 “나 처음이니까. 그, 상냥하게……부탁드려요, 사령관님.”

 “응, 부사령관…….”

 

 그렇게 세상에 단 둘뿐인 인간은 서로의 몸을 겹쳤다.

 

 그리고 그날, 오르카 호는 유독 군번줄 딸랑이는 소리가 울렸다.


커미션 신청한 거 러프 올려봄. 드디어 아다땐 부사령관님과 최측근 리리스, 그리고 부정형 리리쮸 인형!


부사령관이 지은 죄는 그저 라붕이 할아버지의 오량진 공략집과 손녀를 사랑하는 라붕이의 준비성이 너무 특출난 게 죄, 그리고 하필이면 1지역에서 만나버린 죄밖에 없음.


아직 완결은 아니고 조만간 다음 화 올려봄. 커미션 완성되면 같이 올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