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윽.."


머리가 지끈거렸다.


항상 이런 식이었다. 그 사건 이후로 머리가 안 아픈 적이 없었다.


"아아악....."


몸도 무거웠다. 


개운하게 일어난게 언제였는지 이젠 기억조차 나지 않았다.


"파워 온라인, 재부팅합니다."


감정이라고는 1도 안 느껴지는 차가운 여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내 작업복에서 나는 소리였다. 그 소리에 나는 눈을 천천히 떴....





"불빛이 켜졌는데?"


"일어나신건가..?"


"근데, 이거..인간 맞아? AGS같은데?"


"겉은 그럴진 몰라도 뇌파가 느껴져..인간님이야."


"............"


나는 다시 눈을 감았다.


방금 내가 뭘 본거지?


군복이라고 해야하나..? 아무튼, 군복 비스무리한 걸 입은 금발 여자아이, 가정부, 그리고 개 한마리....


그래. 


나는 지금 꿈을 꾸고있는거야...


피곤해서 그런거야...자, 다시 눈을 감고....


"야! 일어나봐!"


누군가 내 머리를 손바닥으로 툭툭 치댔다.


"아악!!"


가뜩이나 지끈거리는 머리가 더 지끈거리기 시작했다.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우와...말도 하네?"


"그리폰, 인간 님들은 원래 말을 할 수 있어..우리랑 똑같은 존재니깐.."


"그...그 정도는 나도 알아..!"


가정부가 금발머리 여자아이를 다그쳤다.


이게 무슨 상황인지 도무지 감이 안 잡혔다.


"니들..대체 뭐야..?"


내 물음에 가정부가 안경을 치켜세우며 다가왔다.


"좋은 질문이에요. 인간 님. 궁금한게 많으시겠죠. 하지만 그 질문에 답해드릴려면 우선 인간 님의 성함을 알아야해요."


"뭐..?"


"좀 당황스럽겠지만..인간 님의 성함을 알아야 저희가 도와드릴 수 있어요."


어이가 없었다. 


그냥 말해주면 될 것을 가지고, 내 이름을 알아야한다니.


"자..잠깐...좀만 더 정리를..."


침착하게 지금 이 상황을 정리해볼려고해도, 머리가 깨질 듯한 두통에 좀처럼 정리가 되질 않았다.


"야! 인간! 너랑 노닥거릴 시간 없어! 빨리 이름을 말하라고!"


"그리폰! 지금 혼란해하실텐데..!"


"언제 그 녀석들이 올 줄 알고?! 야! 인간!"


"씨발..."


금발 여자아이가 내게 성질을 냈다.


가정부가 그녀를 말려보았지만 10대 여자아이들이 으레 그렇듯 전혀 말을 듣지않았다.


나도 점점 짜증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이름을 말 해! 말하라고! 그래야 우리가 널 도와줄 수 있...."


"씨발! 좀 닥치라고!!"


나는 손에 들고있는 공구를 여자아이에게 겨눴다.


푸른빛의 점 3개가 그녀의 가슴팍 부분에 새겨졌다.


"씨발!"


여자아이도 뭔가를 느꼈는지 허벅지에서 무언가를 꺼내 내게 겨눴다.


권총처럼 보이는 무언가였는데, 미사일이 3개나 달려있었다. 


이상한 무기였다.


"다들 진정하세요! 저희들끼리 싸워봤자 아무런 이득이.."


"콘스탄챠! 이게 먼저 나한테.."


"너가 먼저 잘못한거야! 빨리 무기치우고 사과해!"


"........"


가정부가 여자아이를 나무랐지만 여자아이는 듣지않았다.


"인간 님..? 제가 대신 사과드릴게요..그러니..무기..?를 치워...."


가정부가 양팔을 벌리며 나를 안을려는 듯이 천천히 다가왔다.


여자아이에게 겨눴던 공구를 가정부에게도 겨눴지만 가정부를 아무런 동요조차 하질 않았다.


대체 이게 무슨 상황인건지...


"........."


"인간! 그거 빨리 내려!"


"그리폰! 제발 가만히..."


"알았다.."


"네..?"


"하..?"


"니들...그 녀석들이지..?"


"네..."


"내 머릿속에 든걸 원하는거냐..?"


"뭐래는거야..?"


"인간 님..그게 무슨.."


"이젠 안 속아."


"인간 님..대체 무슨..."


가정부가 말을 채 끊기도 전에 있는 힘껏 그녀를 밀쳤다.


"꺅!!"


"콘스탄챠! 괜찮아?!"


"난 괜찮아...인간 님부터 잡아..!"


여자아이가 가정부를 걱정하는 사이 나는 뒤도 안 돌아보고 뛰었다.


그 녀석들을 여기서 또 만나다니..정말이지 질긴 악연이다.


대체 그 녀석들은 왜 날 못 잡아 먹어서 안달인거지..?


내가 대체 뭘 잘못했길래 나한테 이러는거냐고..!


지금은 도망쳐야한다. 그 녀석들의 손에 또 잡힐 순 없다.


"........."


빛이 보였다. 여기서 나갈 수 있는 출구였다.


"저기있다! 콘스탄챠! 저기있어!"


"씨발..!"


벌써 쫓아오다니..끈질긴 녀석들이다.


"인간 님! 잠시만..잠시만 저희 얘기를..!!"


가정부가 내게 호소하듯이 말했지만 내 귀에는 날 속일려는 말로 밖에 들리지않았다.


"날 좀 내버려두란 말이야!"


얼마나 뛰었을까, 희미했던 빛은 점점 밝아오기 시작했다.


드디어, 드디어 녀석들의 손에서 벗어날...






"뭐야, 씨발."


말 문이 막혔다. 


이게 뭐지..?


우주선도 콜로니도 아니였다.


세트장인가..?


세트장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현실적이었다.


아니, 애초에 나 하나 속일려고 이런 세트장을 만들리가 없었다.


여긴 대체 어디야..?


이 풍경..어렸을 때 책에서 본 적이 있었다.


"하아..하..드디어 붙잡았네...하.."


"인간 님...하아...하...이제 좀 진정하셨...인간 님..?"


가정부와 여자아이가 내 옆에 다시 붙었지만 그녀들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숨이 멎을 듯한 푸른 하늘, 그 하늘 위로 둥둥 떠다니는 하얀 구름, 시원하게 부는 바람, 그리고 그 바람에 따라 흔들리는 풀들..


책에서 본 적이 있었다.







여긴 지구다. 


분명히 지구다. 


내가 지구에 왔다.


하지만 그들은 보이지않았다.


뭐지..?









"맙소사..."



내가 그들보다 빨리 왔다는 것인가?


아니면 늦은 것 일까?



머리가 지끈거렸다.










데슾 리메이크 기념 예전에 썼던거 리메이크 해봄.


정말 오랫만에 글 써봤는데 폼 다 죽었네..


아무튼, 재미와 감동도 없는 글에 못나기까지한 그림 봐줘서 고마워.


더 쓸 생각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