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제일 맘에 들어요?"


"....예?"


"솔직하게 말해봐요 누가 제일 마음에 들어요?"


"사령관님 많이 취하신 거 같습니다 제가 페로씨를..."


"아직 그렇게 안 취했어요"


"......."


"그렇네요 제가 말 할게 있다 하고는 너무 놀기만 했죠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대리님은 바이오로이드를 사람이라 생각하시죠?"


"....예 같은 사람이라 생각합니다"


"그쵸~ 그래서 항상 존댓말로 말하고 말하셨던 대로 제대로 대화도 못하셨고..."


"하고 싶은 이야기에서 또 벗어나시려는 같습니다"


"그래요~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지금 이 세상에는 저와 대리님이 유일한 인간 그리고 대리님은 그 중에서도

저~엉말로 유일한 남성이에요 여기까지 말하면 무슨 말인지 이해는 가시죠?"


그래 이해 못 할래야 할 수가 없다 애초에 그것 때문에 내가 이쪽에 내던져진 것 같으니까

하지만 역시 아직 난....


"대리님 그거 알아요?"


"듣고 있습니다"


"예전 바이오로이드들이 어떤 취급 받았는지"


"어느 정도는 알고 있습니다..."


"긴 설명은 필요 없겠네요 그럼 보시는 것 처럼 제가 여자라 인류 부흥을 위해서라면... 제일 상상하기 싫은 선택지인데

PECS 함께 손을 잡아야하는 제일 최악의 선택지가 있었어요"


....제일 끔찍한 선택지다 


"제가 무슨 말 하고 싶은지 확실히 알겠죠? 대리님에겐 미안하지만 지금 이건 선택이 아니라 의무에요"


"....아직 저와 제대로 대화를 해보신 건 이번이 처음인데 제 뭘 보고 그런 역할을..."


"정답은 본인 입으로 말하셨잖아요?"


"저 제대로 된 연애도 사람들과 대화도 못 해본 사람입니다"


"걱정마요~ 저희가 대화는 많이 해봐서 괜찮아요"


이렇게 까지 말하고 이야기까지 들었는데 더 이상 뒤로 뺼수도 없고...

아니 뺸다면 좋게는 안 끝나겠지 분명히


"하시고 싶은 말씀들 모두 이해 했습니다 그리고... 예... 뭐 노력해보겠습니다..."


"아하하핫 대리님 얼굴 너무 빨개졌어~"


"정말루~ 히히히"


취해서 잠든 줄 알았던 미호 와 리앤 은 어느새 일어나서 이야기를 듣고 있었고 

옆에서 엎드려 누워 있던 보련 과 에라토 도 물론 일어나서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그리고... 입을 가린 채로 조금씩 웃고 있는 천아 와 여전히 조금 시큰둥하게 듣고 있던 장화까지


"그럼 아까 프로듀서가 하던 이야기 끝마쳐볼까?"


"예? 어떤 말씀이신지...."


"답답하게 그러지 말고! 아까 물었잖아? 누.가.제.일 마음에 들어?"


".........."


아 산 넘어 산이네 하하 

뭔 러브코미디 도 아니고 누가 제일 맘에 드냐 묻고 그렇게 시선을 주면 말을 못하겠잖아....

그래도 이런 저런 생각을 했었다 이렇게 빨리 신뢰인지... 뭔진 모르겠지만 어쩄든 이런 말까지 들었다면


"네 제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분은....."




눈을 뜨고 가장 먼저 보인 건 배정 받은 방의 천장이다 몸을 좀 일으키고 싶은데 잘 안된다

어제 술을 너무 마셨던 걸까....


"후.... 실수는 안 했다..."


평생 살아왔던 날 중 오늘만큼 내 자신이 대견한 날이 없다 그만큼 술 마시고도 

어떻게 든 제정신을 부여잡고 방까지 비틀거리며 왔다

침대에 앉아 벽에 머리를 기대고 앞으로 일을 생각한다 사령관은 내가 이곳에서 누군가 와

이어지고 그대로 인류 부흥을 위해서 힘써주었으면 한다지 만....


"힘들지... 현실적으로..."


적어도 몸은 문제 없을거다 닥터가 직접 손 봐가면서 만들어준 육체라니까 

문제라면 나겠지 발렌타이 데이도 빼뺴로 데이도 오직 어머니한테 만 받았던 나다....

그런데... 여전히 얼굴도 제대로 못 보겠는데 

괜히 실수해서 미움 받지 않을까 이래저래 걱정만 쌓인다


".....일이 너무 잘 풀리는 거 같다"


그래 이건...


삑 삑 삑


소리가 울린다 이건 분명 그 패널 알림 소리였는데....

-김대리님 오전 8시 함교에서 회의가 있습니다 참석해주시길 바라겠습니다


어제 이야기로 확실하게 인사 못한 지휘관들, 부관들과 인사를 나누기로 했다 

세수를 하고 이빨을 닦고 받은 정장을 입고 넥타이를 조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위장약을.....

시간이 됐다 


복도를 걸으며 여러 바이오로이드들과 마주치며 지나간다 여전히 보기 힘든 얼굴들이다

혹시나 말 걸면 뭐라 말을 해야 할지 제대로 입 밖으로 생각한 말을 내뱉기나 할 수 있을지....

쓸데 없는 걱정이었는지 함교에 도착하기까지 말을 거는 사람은 없었다 


"후..... 긴장되네 진짜"


회사에서 과장님한테 보고서 제출 할 떄 도 이렇게 긴장은 안됐는데

준비는 끝났다 문을 두드린다


똑 똑


"김대리입니다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대답 대신 문이 열리고 안에는 연구실에서 보고 못 본 지휘관들 밖에서 한 두 번이나마 본 지휘관들

그 모두가 지금 나를 바라보고 있다 

미팅 상대들이다 지금 나는 일을 하고 있는거다 일....


"이쪽으로 와주세요 대리님"


"예"


사령관의 말에 곧 바로 손짓한 곳으로 선다


"흠 흠 그러면 오늘 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 주제는 솔직히 별 거 없습니다! 대리님?"


....? 뭐?


"예?"


"대리님은 어느 부대에서 일하고 싶으세요?"


"......."


"주인님? 일단 자기소개부터 하는게 좋지 않을까요?"


"대리님?"


"아 그 알파 씨?"


"네 대리님"


"일단 어느 분이 어느 부대에서 지휘를 맡은시고 계신지 어떤 일을 하시는지는 사령관님께 건네 받고 외워뒀습니다"


"어머... 제가 쓸데없는 참견을 했군요.. 죄송합니다 주인님"


"아냐 내가 미리 말을 못했었네 그래도... 나중에 대리님은 부대에 한 번씩 방문했으면 하네"


"알겠습니다"


"자 자 하여튼 친목 이야기는 나중! 대리님 얼른 정해줘 그래야 다음 안건들 꺼내오니까"


....술 자리 이후로 조금 말이 살벌해 진 것 같다...


"제가 주로 하는 일은...."


회의는 순조롭게 진행 됐다 듣던 이야기 중 특히 나에겐 그다지 좋은 소식은 아닌 것이 들렸지만

나는 내가 맡을 만한 일 중 사무직에 희망을 둔다 말했더니 사령관이 알파에게 나를 맡긴다 말했고

알파는 웃으며 받아 들였다


"이상으로 회의는 끝났습니다 뭔가 더 건의 할게 있는 사람?"


조금 전 만해도 시끌거렸던 회의실은 언제 그랬냐는 듯 침묵으로 채워졌고


"음 그러면 오늘 이만 해산하죠!"


"수고하셨습니다"


수고했어~"


인사들 나누며 회의실에서 나가는 지휘관들 그녀들이 가면서 언제 나갈지 타이밍만 보고 있을 떄

누군가 뒤에서 옷을 잡아 당긴다


"대리님"


"아 사령관님?"


"아무리 생각해도 꽤씸한데.... 왜 어제 그렇게 대답하고 갔어요"


"....모태솔로에게 주는 배려라고 생각해주세요"


"아휴.... 그래요 그래도 마지막 결과로 섹스만 하시면 되니까..."


"외모는 진짜 청순하신데 말은 참...."


"자주 들어요~"


대충 대꾸하며 의자에 몸을 날리는 사령관


"흥 그래도 고추 달고 그렇게 내뺴는 남자보단 낫지 않아요?"


"윽..." 


"조금은 자신감을 좀 가져요 다들 착한데 뭘 그리 걱정이 많은지 참..."


"사령관님이 남자를 몰라서 그런겁니다"


"어머 변태 여고생한테 무슨 말을 하는거람~"


이젠 적응이 됐는지 당혹스럽진 않다 대화도 처음 볼 때 보단 나아졌고 여전히 눈은 못 마주치겠지만....

어쩄든 지휘관들도 다 돌아갔고 나도....


"그럼 가보겠습니다"


"잘가요~"


그렇게 나간 회의실 밖에서는...


"김대리님 잠깐 이야기 가능하신가요?"


"예"


알파가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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