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거모음


배달원...익스프레스가 떠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하치코가 돌아왔다.


"주인님! 하치코가 돌아왔어요!"


하마터면 하치코한테 나의 성 생활을 보여줄뻔 했다.


물론 하치코도 나이가 찼고 알건 알거라고 생각되지만...그래도 뭐랄까, 순수하고 해맑은 아이를 내가 먼저 더럽히고 싶지 않다.


후, 익스프레스가 나가자마자 뒷정리를 하길 잘했어...


"주인님! 새로운 경호원을 소개할게요!"


하치코는 아까 교대가 오지 않아 찾으러간다고 했던 말대로, 혼자 돌아오지 않았다.


하치코의 옆에는 키가 상당히 큰...물론 하치코랑 비교해서 큰거긴 한데, 리리스나 페로, 펜리르와 비교해도 키가 큰 여자가 있었다.


"냐핫, 당신이 내 주인님?"


....그리고 가슴도 컸다.


뭐지? 아, 경호원이니까 저기에 방탄판을 깔아놓은건가?


...당연히 그럴리가 없잖아. 실제 가슴을 만져도보고 비벼도보고 냄새도 맡은 경험으로 미루어봤을때 저건 가슴이 맞다.


"이쪽은 포이에요! 헤헤...키 크죠? 저희중에서 제일 커요!"


"그래..."


안그래도 제일 커보이긴 해.


내가 포이를, 그리고 그녀의 가슴을 상당히 의식하자 포이도 내 시선을 눈치챘다.


"냐하핫, 우리 주인님은...어딜 보시는걸까냥?"


"아, 미안...아무래도 본능이라."


"솔직하네에? 후훗, 주인님, 변.태."


포이는 나의 행동에 가슴을 가리거나 빼는 대신, 오히려 가슴을 흔들며 나에게 밀착해왔다.


"변태인 주인님은, 이런게 좋은거겠죠?"


교태를 부리며 밀착해오는 포이의 모습.


몇주전의 나였다면 이런 모습에 당황해하며 몸을 뒤로 뺐을테지만....


"응, 존나 좋아."


이젠 그정도로 끄떡하지 않는다.


"에, 에...진짜로?"


포이는 나의 당당함에 잠깐 놀라는 모습을 보였지만, 괜히 교태를 부린게 아닌지 포이도 만만치 않았다.


"그보다, 세탁기가 돌아가고 있고 침대의 이불이 없다니. 헤에...무.슨.짓.을 하셨던걸까냥?"


호오? 버티는가...들이대기 '500배'.


"무슨 짓을 했는지...알아볼래?"


나는 포이에게 슬쩍 다가가 어깨에 손을 올렸고, 나의 적극적인 행동에 포이는 반사적으로 몸을 뒤로 뺐다.


"히얏."


그리고 포이와 나 사이에 오간 몇차례의 공방은 하치코 또한 보고 있었지만...


"와! 주인님이 포이랑 금방 사이좋아진걸 보니 하치코, 마음이 놓여요!"


그저 친목 도모의 일종으로 받아들인듯 했다.


뭐, 어떻게 보면 친목 도모가 맞지.


끝내고 나면 친밀도가 엄청 올라가고.


"그럼 주인님, 하치코는 이만 퇴근할게요!"


하치코는 퇴근 선언 후 곧바로 집 밖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래, 조심히 가고."


"다음에 볼때까지 하치코, 착하게 기다릴게요!"


...보면 볼수록 힐링된다.


"아무튼, 포이랬나? 난 조금 지쳐서 잘거야. 그동안 경호 좀 부탁해."


익스프레스를 상대하느라 지친데다, 아까 못잔 잠도 좀 보충해야겠다.


"헤에~그렇게 건드려놓고, 아무것도 안한다니...? 흐흥~주인님, 혹시 겁쟁이?"


그새 또 자신감을 얻었나보네. 근데 귀찮다...


"마음대로 생각해."


다행인지 불행인지, 포이는 자고 있는 나를 깨우거나 덮치는 등의 행동은 하지 않았다.


"흐음~흐으응~"


그저, 방안을 배회하며 계속해서 나를 보며 알 수 없는 소리를 내기만 할 뿐이었다.


뭔가 무서운데...아니, 경호의 관점에서 보면 결점은 없는건가...?



시간이 지나, 잠에서 깼을때 시간을 확인하자 휴대폰의 시계가 오후 8시를 알리고 있었다.


"...8시네. 왜 안깨웠..."


조금만 더 잤으면 지각이었기에, 포이에게 왜 안깨웠냐고 말하려던 찰나, 문득 그런 말을 안했다는걸 떠올렸다.


내가 말을 다 끝마치지도 않았지만 무슨 말을 하려는지는 알아들은듯, 침대 바로 옆에서 나를 지켜보던 포이는 능글맞은 표정을 지었다.


"주인님께서 깨우라고 말한적은 없었는데에~?"


뭔가 놀리는것같지만, 이미 꺼낸 말인데다가 내가 잘못했으니 어쩔 수 없겠지.


"그렇네. 밥먹고 가기에는 늦은거같고..."


편의점에 도시락같은게 남아있으려나.


"조금 일찍 출근해도 문제는 없겠지."


나는 옷을 대충 챙겨입은 뒤 곧바로 집을 나섰고, 포이가 나를 따라와 바로 곁에서 밀착 호위를 시작했다.


밀착호위라는 말 그대로, 포이는 내 곁에 딱 붙어있었다.


"흐흥~"


팔만 안 집어넣었지, 조금만 삐끗하면 그대로 팔짱을 낄것같은 자세였다.


"조금 떨어질수는 없어?"


경호에는 적합하겠지만, 이렇게 밀착해서 가슴을 비벼대면 반응을 할 수 밖에 없다.


"경.호.에 필수적인 과정인걸요? 포이는 이래야 경호 효율이 가장 잘나오는데요?"


심지어 뻔뻔하다.


얘는 성향이 좀 자유분방한데...? 리리스는 살벌하긴 해도 일처리를 딱딱 해내는 똑부러지는 경호원 느낌이었는데.


페로는 리리스를 닮아서 깐깐했고, 하치코는 활발하고 주위에 관심이 많긴 했어도 


복장도 전신스타킹이 있어서 눈둘곳이 없...지는 않지만 압도적인 가슴때문에 많이 파격적이긴 하다.


"하아, 아무튼 출근하고 나서는 돌아가도 돼."


"에에~포이는 주인님이랑 계속 있고 싶은데요?"


"나도 일이 있잖아."


"그럼 다음 기회에~"


다행히도, 업무에 완전히 지장을 줄 정도로 마음대로 행동하지는 않는것 같다.


새로운 경호원에 대한 걱정과 관심을 뒤로하고, 나는 때이른 출근을 했다.


"저 왔어요."


"어머, 일찍 왔네? 그것도...거의 한시간이나."


키르케 누나는 내가 일찍온것에 대해 살짝 놀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건 뭐야? 술?"


아니, 내가 손에 든 봉지에 대해 보인 반응인건가.


"저녁을 못먹어서, 여기서 먹으려고요."


"으응? 저녁을 왜 못먹었대?"


"아, 그냥 낮잠을 좀 길게자서요."


"아아, 그런거구나? 어쩐지 여기 밑에 있는 편의점 봉투더라~조리시설도 있으니까 마음대로 써."


키르케 누나는 마치 본인이 바의 주인이라도 되는것처럼 말했고, 그 직후 진짜 주인이 나타났다.


"...일찍왔네?"


"저녁을 못먹어서요."


자세하게 설명하기 귀찮았던 나는 저녁 부분만 언급했고...사장님은 그 말에 바로 반응했다.


"뭐? 저녁을 못먹어?"


사장님은 저녁을 못먹었다는 말에 순간 나한테로 발걸음을 옮기다...멈추셨다.


"...왜?"


금방이라도 뭔가 하실것만같았는데, 왜 멈추신거지?


"낮잠을 길게 자서요."


"으음, 그래...배달이라도 시켜줘?"


"괜찮아요. 저녁거리는 오는길에 사와서..."


"그래, 밥 굶고 다니지 말고."


사장님은 그 말을 끝으로 바를 나갔고, 나는 편의점에서 사온것들이 담긴 봉투를 바의 카운터 위에 올려두며 키르케 누나와 눈을 마주쳤다.


"...챙겨먹으라거나 뭐라도 하실 줄 알았는데, 그냥 가시네요."


"무슨 일 있었나? 뭔가…평소랑 다른데?"


"글쎄."


시간이 조금 지나 내가 편의점 도시락을 전자레인지에 넣은 시점에, 사장님은 내가 든것보다 큰 봉투를 들고 나타나셨다.


"...이건 뭐에요?"


"...음료수. 같이 마시라고."


아니, 저정도 양이면 음료수 마실때 지루해지지말라고 밥을 안주로 먹는 수준같은데...


"아, 감사합니다."


그래도 일단 생각해서 사주신것같으니 감사는 해야지.


"뭘."


사장님은 그 말을 끝으로 쿨하게 가게를 나가셨다.


"...뭐지?"


"진짜 뭐지?"


바의 바깥 계단.


티타니아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쪼그려 앉아있었다.


"그게 아니었는데...익숙하지 않은짓을 하려니까 이상해지네..."


철남에게 가족사를 털어놓은 뒤, 조금이라도 그에게 친절하게 대하려 마음먹은 티타니아였지만 지금껏 살아오며 몸에 밴 버릇은 쉽게 고칠 수 없었다.


"다시 들어가야하나? 아니, 이상하게 생각할지도..."


익숙치않은 행동에서 나왔던 어색함이 마음에 걸려 들어가지 못하던 그 때.


우웅.


휴대폰의 진동이 그녀의 주의를 돌렸다.


"...오드리? 그래, 의상은 두벌이었지."


발신인과 그 내용을 확인한 티타니아는 곧바로 발걸음을 돌려 건물을 나섰고, 이내 그녀의 차가 뿜어내는 배기음이 바에서부터 멀어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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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나 금요일.


별일없이 근무를 끝내고 집에 돌아와 아침을 맞이한 나는 포이를 떠나보냈다.


"자, 그럼 이제 퇴근하는거야?"


"네~에. 그치만 포이는 주인님과 조금 더 끈적~한 시간을 보내고싶은데."


"미안한데 내가 끈적한걸 별로 안좋아해."


나도 싫은건아닌데 해야할 일이 있단다.


"에~에."


포이는 나의 거절에 투정부렸지만, 그래도 순순히 교대를 하고 나갔다.


그리고 포이를 대신해 교대한 경호원은...


"...주인님, 혹시 포이가 무언가 사고를 치지는 않았나요? 이를테면 경호를 등한시하고 교태를 부렸다던가..."


페로였다.


오자마자 포이가 사고를 쳤는지 아닌지에 대해 묻는걸 봐서, 포이가 나한테만 저렇게 엉겨붙었던건 아닌거겠지.


"그러긴 했는데, 내가 거절했어."


"그런가요? 다행입니다."


페로는 안심한듯 미소지었지만, 그래도 혹시 모른다는듯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확실히, 없군요. 앞으로도 포이의 그런 행동을 계속 거절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실력만큼은 정말 뛰어난데, 그 태도가 매번 지적받는 사항이라..."


"무조건 가능할거라고 약속은 못하지만, 그래도 경호가 필요할때는 그런짓 못하게 할게."


페로와 대략적인 대화를 나눈 뒤, 나는 언제나처럼 미호를 태웠다.


다만 평소같지 않은것들도 조금 있었다.


"쌤, 아팠다면서요? 괜찮아요?"


"...괜찮아."


거짓말이었지만 난 아팠던거다. 그런거다. 나는 어제 환자였다. 환자의 연기를 시작한다.


"개인적으로는 안괜찮았으면 했는데."


"....어?"


"쌤이 계속 아팠으면 간호 핑계로 찾아가려고 했거든요. 그리고 찾아가서 제 매력도 어필하고."


...내 제자가 나한테 연애대상으로 접근해오는 속도가 심상치않다.


"그랬으면 고맙긴 하겠는데 그 뒷부분을 굳이 말해야했니?"


차에는 페로도 타고 있었기에, 대충 대꾸해주며 빨리 도착하기 위해 차의 속력을 높였다.


그렇게 학교에 도착하자, 어쩐일로 시라유리가 교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어머, 어서오세요. 선생님. 어제...문제는 없으셨나요? 혹시 불편하신거라도?"


"아니, 괜찮아. 그보다 나 아팠던거 걱정 안해줘도 돼. 이렇게 멀쩡하게 나타났잖아?"


얘도 걱정은 해주는구나. 니키랑 닥터가 다녀갔는데도.


"으음, 제가 걱정한 부분은 저희쪽 꼬마박사님 이야기인데...폐를 좀 끼쳤다고 들었거든요."


...그쪽? 아, 그건 걱정할만하네.


"아, 괜찮아. 괜찮아. 그보다 이제 슬슬 학교..."


내가 시라유리에게 대충 괜찮다고 손사래치며 미호를 학교로 들여보내려던 그 때, 또다른 누군가가 내 앞에 나타났다.


"이, 이봐!"


"...?"


바바리아나? 얘는 또 왜 온걸까.


"내, 내일 데이트 어때!"


...갑자기 데이트신청부터 꼬라박는다고?!


처음보는 여성한테 다가가서 데이트 신청을 하는 남자! 같은 시나리오를 를 알기는 하지만, 그게 여자버전인건 처음본다.


심지어 내가 그걸 당하고 있다니.


"와 나 이런거 실제로 처음봐."


너무 갑작스러워서 머릿속으로 떠오른 생각이 곧바로 입 밖으로 나온 순간, 내 옆에 있던 두 여자애들이 내 앞을 가로막았다.


"...안돼."


미호는 나와 미호 사이에 뭔가 소문이 생길것만같은 태도로 가로막았고, 고등학생이랑 이런저런관계라는 소문이 퍼지면 어떻게 될까 싶은 생각에 좀 무서워졌다.


당연히 진짜 그런 관계는 아니지만은!


"어머? 어머, 후후. 후후후후. 후후후후후."


적극적으로 막아선 미호와 달리, 시라유리는 그저 웃고만 있었다.


...아니, 근데 이러는게 더 무서운데?


그렇게 둘에게 가로막힌 순간, 저 뒤편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드디어 해냈구나! 장하다!"


...이거 진조, 사이클롭스 프린세스 목소리 맞지? 이거 지켜보고 있었던거야?


그런데, 일단 이 데이트 신청을 어떻게든 해결해야겠지.


"...미안, 토요일은 선약이 있어."


이건 거짓말도 아니고 진짜다. 리앤과 선약이 있으니까.


"아...으..."


나의 거절에, 바바리아나는 큰 충격을 받은 표정으로 주춤주춤 물러섰다.


"으아아앙!"


그리고 이내, 몸을 돌려 달아나고 말았다.


내가 울린것같은 상황에, 나는 당황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내, 내가 잘못한건가?"


"아뇨...보통은 다짜고짜 데이트 신청 안하죠. 잘못없어요."



"네, 저쪽이 잘못했어요!"


"그래, 저 멍청이가 용기가 부족했던거다! 기껏 데이트 신청을 했는데 다음주에라도 하자고 했어야하거늘!"


뭐야, 진조가 대답하네? 저기서 우리 말 들리는거야?


"나 의외로 목소리 컸나...?"


내 목소리에 대해 의문을 품고있던 그 때, 뒤편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런, 아깝군. 나도 그대에게 데이트를 신청하려고 했는데 말이야. 참고로 그대의 목소리는 적절한 수준이니 걱정하지 말게. 물론, 음색은 내 취향이지만."


이 목소리, 분명히 들어본 목소리와 말투다. 그리고, 이 거리낌없는 접근...


"...아스널?"


"나일세, 그대여! 안녕한가!"


"......."


그...그다지 안녕하지 못한데.


"이런, 안녕하지 못한가보군."


뭐지? 내 생각을 읽나?


"갑자기 만나게 돼서 그렇게 반갑다고 말하지는 못하지."


애초에 아스널의 저런 거리낌없는 접근방식은 국내산 순도 100%의 정품 아싸출신인 나한테 조금 부담된다고


"그럼 이만 가보도록 하지! 나중에 안녕할때 연락해주게!"


아스널은 그 말을 끝으로 곧바로 뒤를 돌았고, 그녀는 갑자기 나타난것처럼 갑자기 사라지려 했다.


...내 주변에 기인이 많다고는 하지만 그중에서 제일 기인인게 아닐까...?


"연락처도 없는데 연락은 무슨..."


그렇게 떠나가는 아스널의 등에 대고 들릴락말락한 목소리로 작게 중얼거린 그 순간.


"뭐라고!"


아스널이 갑자기 돌아와서 내 손을 잡았다.


덥썩.



"그럼 남기고 가겠네! 연락주게!"


아스널은 내 손에 명함 한장을 쥐여준 뒤, 다시 뒤돌아서 홀연히 떠났다.


"아, 맞다! 에밀리! 오늘도 씩씩하게!"


도중에 눈에 띈 에밀리에게 격려?의 말도 잊지 않은 그녀는 당당한 걸음걸이로 떠나갔고, 그 자리에 남은 우리들은 아무 말 없이 그녀의 뒷모습만을 쳐다 볼 뿐이었다.


그렇게 모두가 멍하니 있을 때, 누군가가 내게 다가왔다.


그 사람은 미호보다는 조금 더 붉은 기가 도는 핑크색 머리의 여성이었고, 그녀는 나를 보자마자 곧바로 고개를 숙였다.


"정말 죄송합니다. 일할때는 좋은 상사인데 사적으로는 한없이 솔직한분이라..."


"아닙니다...고생이 많으십니다."


핑크머리의 여성은 내게 또다른 명함을 건네준 뒤, 또다시 고개를 숙였다.


"혹시 사고를 친다면 이쪽으로 연락좀...그리고 에밀리도 좀 잘 부탁드립니다."


그녀는 에밀리에게로 다가간 뒤, 머리를 정돈하거나 옷매무새를 가다듬어준 뒤 이것저것 말을 걸었다.


"에밀리, 준비할건 다 준비했지?"


"응."


"손수건도 챙겼고? 용돈은 아직 남아있고? 이상한 사람은 따라가면 안되는거, 아직 기억하고?"


"응. 그치만 이상한 사람이 날 데려간적도 있는데, 그건 어떡해?"


"...그럴땐 벗어나야해."


"하지만 재밌었어."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조심해."


에밀리의 엄마처럼 이것저것 챙겨주며 보살피는 모습에, 나는 에밀리가 아스널같은 기인과 함께 지내면서 용케 그런 기인이 안된게 저 사람 덕분일거라 확신했다.


"단란한 가족이네요. 물론 가족은 아니지만."


시라유리가 어느새 내 옆으로 다가와있었다.


"...에밀리가 잘 큰건 저사람 덕분이겠지?"


"으음, 글쎄요. 적어도, 에밀리양에게 분풀이는 하면 안되겠네요."


분풀이라니, 갑자기 무슨 살벌한 소리야...


"분풀이는 왜?"


"잘 설득하면 혹시라도 누군가에 대한 견제가 가능하지 않을까 했는데...상식인이 옆에서 교정해주고 있었네요."


진짜 미친소리를 아무렇지 않게 하네?


"너 가끔보면 무서운거 알아?"


"어머, 제가 무서우신가요? 와악! 하고 잡아먹고 싶어지는걸요?"


어? 도발하네? 누가 상하관계에 있는지 알려줘야하나?


"...누가 잡아먹힐까?"


"어머, 어머...선생님? 저 방금 조금 흥분한것같아요."


그런쪽의 도발이었네. 내가 넘어가줄리가 없지.


"얼른 들어가라."


나는 시라유리의 등을 떠밀어서 학교 건물로 보내려했다.


"아아, 너무해라. 쿠노이치 자매의 행방에 대해서 알아왔는데도 이러실건가요?"


시라유리를 떠밀던 도중 들려온 말에, 나는 팔의 힘을 뺄 수 밖에 없었다.


"...알아?"


꼭 알아야할 필요는 없지만, 나름 궁금해하고있었으니 들어두는게 좋겠지.


"네, 물론. 저희 가문과 밀접한 가문이었으니까요."


"말해봐."


"평소였다면 이걸로 거래라도 했겠지만...쿠노이치 분들은 저의 파트너인만큼 그냥 알려드리죠."


"무슨 파트너?"


"선생님의 엄청난 성욕을 함께 맞서서 억제시키는...동료?"


...틀린 말은 아니네.


"좋아, 말해봐."


"음, 이렇게 빠르게 승낙하시는걸 보니 욕심이 생기는데...거래할까요? 오늘 학교를 끝나고 데이트 해주시면 어때요?"


얘가 바로 말을 바꾸네? 근데 거래로 내건 조건이 상당히 간단하다.


"나쁘진 않지만, 미호 과외 해야하는데."


"그럼 제가 미호양을 꼬실게요. 양손에 꽃, 어떠세요? 지난번에 보니까 그쪽에 흥미가 없지는않으신것같던데."


"그래...해줄게. 그리고 너라면 지금 말해주는 대신 데이트때 말해주겠지?"


네 성격을 아는데 먹튀를 눈뜨고 보고 있지는 않겠지? 나도 생각이라는걸 할 수 있단 말이야.


띵크, 철남! 띵크!


"네? 그럼 그때 말씀드릴게요."


시라유리는 그 말을 끝으로 재빨리 학교건물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냥 내가 입만 다물고 있었으면 지금 말해주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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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화



지----인짜 오랜만에 얼굴 비추는것같은데...솔직하게 변명하자면 그냥 글 쓸 의욕이 안생겼음.


그래도 3일에 2줄 3줄씩 쓰면서 어떻게 한편 쪄옴.


느리게나마 만들긴 할테니, 기다리는 사람들은 토가시 생각하면서 길가의 동전처럼 봐줬으면 좋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