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아



장화의 폭주가 있고 나서부터

나의 아침은 꽤나 특별하게 일어날 수 있었다.

턱 아래서부터 장미 향이 솔솔 올라오고 있으니 다시 눈을 감고 자려 해도 도저히 잘 수가 없었다. 


"......."


옆을 돌아보면 그저 곁에 있는 것 만으로도 환송할 미인이 조금씩 숨을 내쉬며 잠들어 있다.

자기 전까지도 의식하지 않으려고 몇 십분 동안 눈 감고 양 만 세고 있었는데.....

옆에서 이렇게 곤히 잠든 장화를 보니 조금 골려주고 싶어진다.

어디까지나 마음이 그렇지 몸은 안 따라준다. 


"으음...."


불안해서 그렇다지만 이렇게 옆에 붙어있으니 불편하긴 하네....

몸 맘대로 움직이지도 못하겠고.... 그래도 조금씩 움직이면.... 됐다, 빠져나왔다.


"흐읏....으으으윽...."


밤 동안은 몸이 얼어버려서 아침은 항상 기지개를 피고 몸을 이리 저리 움직이며 몸을 좀 풀어준다.

침대에 누워있는 장화를 보니 허전 해보여서 큰 베개를 안겨주니 그대로 꼭 안고 자고 있는다.

며칠 간 같은 방에서 게속 얼굴을 보며 지낸 탓일까 깨지 않는다.

곁에 항상 있겠다는 말을 믿어주는 걸까.... 정말 미안하지만 나는 그 상황을 어떻게 든 모면해보려 한 말인데...

이러면 책임은 져야겠지...


위이잉


핸드폰 진동이 울린다. 


-대리 님?


-예


-장화 좀 어떄?


-많이 진정됐습니다


-그래? 


-네 며칠 동안 붙어있으니 그래도 잘 웃으면서 따라주었습니다


-다행이네 대리 님 한 방에서 여자와 단 둘이 지낸 소감은 어때~?


-솔직히 지금도 조금 힘들긴 해도 기쁘긴 했습니다. 어쨌든 절 의지한다니까


-우와~ 말하는 것 봐


-뭔가 하실 말씀 있어서 메세지 보내신 거 아닙니까?


-그럴 수도 아닐 수도?


진짜 왜 이럴까요.


-한 가지 조언을 하자면 요일을 잘 봐~


요일? 갑자기 뭔 요일을... 오늘이... 아...


 "...으음...뭐해...?"


"장화 일어났어?"


"응...."


"사령관 님한테 메세지 와서"


"사령관한테...?"


핸드폰 진동소리에 깬 건지 비몽 사몽한 채로 일어나서 걸어와서는 백허그를 한 채로 말을 건다.


"오늘 온대..?"


"모르겠네...하하..."


"왜 또 그렇게 얼었어..."


"옷이 얇아서.. 그... 감촉이...."


"으응....나로 이렇게 기뻐해주는구나... 기뻐..."


안 기뻐할 사람도 없을거야


"이쪽 봐 봐"


"아...그거 할려고?"


"응 빨리 이쪽 봐..."


뒤로 돌아서 장화의 볼에 손을 올린다.

그리고...


"응...따뜻해..."


볼에 가져간 내 손을 두 손으로 잡고 행복한 듯 비비다가...


"쪽..츄읍...쯉...응...으응..."


엄지 손가락을 입에 가져가셔서 빤다.

사람은 안 겪어서 봐서 모르겠는데 바이오로이드 입 속은 진짜 따뜻하고 혀 놀림이....


"흐읍...읍...."


나는 자유로운 나머지 한 손으로 입 막으면서 최대한 입 밖으로 소리 내는 건 참을 뿐이다.

솔직히 쪽팔리지 않나 다 큰 어른이 자기보다 어려 보이는 여자애한테 엄지 빨려서 신음 내는 게 


며칠 함께 지내면서 어쩌다가 아침에 잠깐 볼을 손으로 쓰다듬어 줬는데

좋다고 해달래서 해주다, 스위치가 들어가서 지금처럼 엄지를 입에 넣고 잔뜩 빨다가 놔준다.

애정을 못 받은게 이쪽으로 나타난 걸까 가만 보면 쪽쪽이 빠는 아기 같다.


아 아 이게 모성애인가... 음...


지잉-


차가운 바람 과 함께 뭔가 익숙한 소리가....


"...우와아~"


"대담하네...."


"....핫팩"


"....안녕하세요?"


"...변태 새끼."


열린 문으로 고개를 돌려서 보니  

미호, 리앤은 두 눈 가린 채로 감탄사만 내뱉고 있고

사령관은 흥미로운 듯 두 눈을 번뜩이며 이쪽을 쳐다본다

천아는.... 경멸하는 듯 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마침 장화도 손가락을 다 빨았는지 놔줬다


"푸하아....왔네?"


"우리 핫팩...아니 변태 새끼를 어쩌면 좋을까..."


"........"


"난 너가 변태여도 좋아."


"염병을 하네 진짜."


"장화야~ 우리 들어가도 돼?"


"딱히 상관은 없는데 사령관은 무슨 일이야?"


"나는 대리 님 영 못 봐서~ 자기 상관한테 얼굴 보여주러도 안 오고!"


여기 내 방인데 왜 니들이 정해 그보다 상관한테 얼굴을 보여주러 가는 부하가 어딨어


"그럼 실례합니다~"


"아 대리 님 나도 실례할게~"


"들어간다? 핫팩"


뒤에 있던 미호, 리앤, 천아도 장화가 상관 없다 하자 거리낌 없이 들어와 자리를 잡는다.

오르카에서 내 인권은 없는걸까 


그리고 시선이 따갑다 천아의 시선이 너무 따가워....


"천아야 나 뭐 잘못 했ㅇ..."


"나중에 물어볼거니까 닥치고 있어."


"응..."


"뭐야? 장화랑 천아랑은 말 놓은거야?"


"우리한테는 존댓말 하면서..."


"하하 반말 편하면 그냥 반말할까?"


반말하라는데 해야지 이제는 낯가리기도 힘들다


"뭐야~ 이렇게 말 놓을거면 그때 말 놓지~"


"아니면 이제 적응 다 끝나셨나~?"


응 이제 적응 다 끝난 거 같다


"그보다 장화랑은 어떻게 된거야? 둘이 딱 붙어있고~"


미호가 지금 이 시점에서 내가 가장 꺼내고 싶지 않은 이야기를 솔선수범해서 꺼내준다.

기특해라 참


"아 그게.."


"우리 사귀고 있어."


"헤에~ 그렇구나 우리 핫팩이랑 장화 사귀는구나~"


....천아의 시선이 더 따가워진다. 입은 웃고 있는데....


"뭐야 뭐야 언제 고백한거야? 고백은 누가 했어? 대리 님? 아니면 장화?"


"내가 했어. 창고에서..."


"창고??"


"응 그 안쪽에 있는 폭발물 모아두는 그 창고에서..."


거기 폭발물 창고였냐? 안 받아주면 다 터뜨리려고?


"그래~ 장화가 고백해서 우리 핫팩은 받았고... 음..."


"하하... 그렇게 됐어.."


"으응 그렇게 됐구나~"


게속 말 늘이면서 이쪽 보는 거 무서워요


"근데 대리 님은 방이 많이 허전하다."


"처음 보는 남자 방이라 기대 했는데. 하긴 대리 님 성격이면 이것 저것 장식은 안했을거 같았어~"


"딱히 취미랄만한 생활을 안해서..."


"근데 왠 환자복이야?"


"아 이거? 잘 때 입고 자기 편해서 닥터한테 받아왔지."


"...나중에 날 잡고 옷 사러 가야겠네."


"그보다 장화는 옷 안 갈아입어도 돼? 셔츠 하나 만 걸치고..."


"민호 냄새나서 이대로가 좋아."


"뜨겁다 뜨거워~"


"대리 님은 좋겠네. 여자친구가 저렇게 애교 많아서~"


"하하하..."


"그러게 좋겠다아~ 참."


되도 않는 핑계라도 대서 오지 말게 할 걸 

사령관이 물어볼 떄 생각을 좀 할 걸 


"그러면 장화는 게속 여기서 있을거야?"


사령관...! 


"그건... 안되겠지... 힘들테니까."


"왜?"


"그냥...."


"하 그냥 여기로 온 김에 쭉 있지 뭘 다시 와 병신아."


"........"


아까부터 음료수 마시는거 뿜을 거 같아

아니 근데 내가 왜 불편해야 해 아직 누구랑 연애를 했어 뭘 했어

라고 하고 싶지만 천아한테 들은 말이 있으니까.... 그치만... 

단 둘이서 아무도 없는 곳에서 훅 들어오는 거랑 애들 여럿 있을 때 말하는 건 다른거잖아....


천아와 장화가 서로를 말 없이 보고 미호와 리앤, 사령관도 둘을 바라보며 숨 죽이고 있다.

그리고 내 팔을 잡고 있는 장화가 조금씩 힘이 들어가고 있고....


"됐어 맘대로 해. 그리고 핫팩은 나중에 나 봐."


여부가 있겠습니까.


"응...아 그.."


"보고 와 상관 없어."


장화는 의외로 쿨하게 대답 해주었다. 


그 뒤에는 앞으로 다른 일은 뭐 할지 사령관에게 듣고 

미호와 리앤한테는 자기 부대에서 뭔 일 있었는지 웃으며 듣고 

천아는.... 딱히 뭔가 이야기를 꺼내진 않고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으며 웃으며 반응만 하고 있었다

장화는 내 팔 잡고 과자 먹여주는 거 받아 먹고....


"후~ 몇 시야? 점심 때 된 거 같은데."


"어디 보자~ 응 12시 25분~"


"그럼 식당 갈까?"


? 애들아 방금까지 그렇게 먹었는데 배 안 부르니?

바이오로이드라 그런가 과자 먹고도 밥 잘 먹나보다 다들 일어날 떄 나만 앉아있었다.


"대리 님은 안 먹어?"


"어 난 피곤해서 잠이나 좀 잘란다. 배는 안 고파"


"알았어. 애들아 가자!"


"가서 뭐 먹을까?"


"카드는 챙겼어?"


"챙겨왔지~"


그렇게 하나 둘 나가고 장화가 마지막으로 나가려 할 때 뭔가 놓고 왔는지는 침대로 온다.



"잘 자."


.....여자는 엄마 말고는 이마에 뽀뽀해준 사람 없었는데

오늘 한 명 생겼네


"맛있게 먹어."


"응"


며칠 동안 한 공간에 있다 보니 정말로 애정이라도 생긴 걸까 

예쁘게 웃으며 가는 장화를 보자니 뭐라 말로 하지 못할 감정이 느껴진다.

가서 아침에 항상 보던 얼굴을 볼 수 없다 하니 아쉬우면서 안타까운 느낌....


이런 걸 사랑이라 할려나 

마음이 심란해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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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갔다와서 멀쩡하면 하나 더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