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붕이의 지난 이야기. 델타의 스파이인 바르그를 잡고 델타에게 문리버를 밀어버리기 전에 튀어오라 말한 라붕이! 이후 바르그는 델타를 복종시킨다면 라붕이를 평생 따르겠다고 맹세하고…..그때, 델타가 도착했다.





 델타는 모자를 푹 눌러쓰더니 말 없이 뒤로 몇 발자국 물러났다. 그리고 드레스를 손끝으로 잡아 올리며인사하였다. 예법 같은 것은 잘 모르지만 확실히 상대가 저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문리버의 바이오로이드 레모네이드 델타가 인간님을 뵈요.”

질투를 담당하는 델타라는 이름에 비해서 내 앞의 그녀는 생각보다 훨씬 공손했다. 얼굴만 달랐다면 다른 인물이라고 착각을 할 정도로 , 꿍꿍이가 있는게 분명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격식있고 공손한 태도를 내 앞의 바이오로이드는 보이고 있었다.

“오드리는 풀어줬고?”
순간 델타의 턱에 힘이 들어가 이끼리 부딪치는 모습을 보았다.

확실히 델타네.

“네 , 전부 인간님의 명령대로..그런데..”

고개를 숙인 델타의 눈은 순간 빛나는 것처럼 보였다.

“정말로 전부 풀어주었는지 궁금하지 않나요?”

“문리버 인더스트리를 전부 밀어서 확인해보라고?”

오드리 이야기를 꺼낼 때와는 다르게 델타는 본진을 없애 버리겠다 하여도 안색하나 변하지 않고 답했다.

“원한다면요. 하지만 우리 인간님께 어울리는 알레강스한 방법이 있는데 들어보겠어요?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지금 절 죽이고 문리버에 핵을 떨어뜨려도 상관없어요.”

이렇게 나오는데 들어보지 않을 수가 없지.

“우선 바르그에 대한 무례를 먼저 사과드릴게요. 인간님에 대해 알아보라고 한 게 오해가 있었나봐요. 그 무례에 대한 대가로 문리버와 그 휘하의 바이오로이드, AGS까지 전부 인간님께 넘기죠.”

얘 델타 맞나?


“다만… 저에게 사과를 할 찬스를 주지 않으시겠어요? 2주간 제가 가진 모든 것을 다해서 인간님을 문리버에서 대접하고 싶어요. 제게도 프라이드가 있거든요. “

자존심이 강하다-라. 분명히 그럴 것이다. 그런 델타가 회장도 아닌 인간에게 고개를 숙이는 분명히 수작질을 위한 준비겠지. 자존심과는 비교할 수 없는 가치가 나에게 있다고 판단했기에 머리를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숙이는 거겠고.

“문리버 인더스트리 회장의 이름을 걸고 맹세해라.”

“방금한 말이 전부 진실이라는 것을 회장님의 이름에 걸고 맹세하죠”

오드리를 언급할 때는 감정적인 동요가 확실히 보였다. 그러나 회장을 언급할 때에는 연기가 흔들리지 않았다. 연기가 아니라면.. 음… 뭔지 모르겠다. 아까 본 동요는 단지 착각이였나? 아니면 고민하게 만드는 것 자체가 의도?

“네 제안을 받아줄게. 단, 호위병력은 당연히 데려가고 , 의심스러운 점이 있다면 언제든 나올거야.”

“인간님의 아량에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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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의 개조를 진행하여야 했기에 그곳에 아자젤을 남기고 ,유미 , 엔젤과 함께 델타의 거점까지 갔다.

물론 호위병력은 가능한 만큼 전부 데려왔다. 내가 병신도 아니고. 뭐 해보겠다고 하는데 그걸 다 당해주겠냐.

 

 

3일째 되던 날,오후 8시,식당.

“입에는 맞으시나요 인간님?”

델타가 내온 음식은 획실히 고급이였다. 씹는 순간 따듯한 육즙,그리고 그 속에 있는 고기의 잡내 없는 풍미가 흘러나와 이게 레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생각보다는 괜찮네.”

“글라스가 비었네요.”

옆에 서있는 델타가 병을 기울여 잔을 채워갔다.

음식과 음료를 포함해서 위험요소들은 전부 유미가 확인하고 나서 나에게 온다. 의외였던 것은 전부 안전했다는 점이다. 정말 단순히 호감을 쌓고 도망치려는 것일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중 , 몸을 숙인 델타의 가슴골이 보였다. 앞도 제대로 여미지 않아서 옷깃과 스치는 가슴. 보는 각도에 따라서는 중요한 부분까지 보일 것 같은 가슴!.........

이내 곧 현자타임이 왔다. 예쁘지만 악역, 악역이지만 예쁘다. 하지만 악역. 하아..  

“...예쁘기는 진짜 예쁜데.”

쨍그랑!! 
델타가 들고 있던 병은 대리석 바닥 위로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

1,2초 정도 되는 시간이 지나고서야 델타는 반응했다.

“죄송해요 인간님 잠깐 손이 미끄려져서 그만.”

델타의 말투는 전혀 놀란 사람의 것이 아니었다. 바이오로이드라 그런가?

“혹시 괜찮으시다면 , 오늘은 여기까지만 접대를 해드려도 될까요?”

“어,어 그래.”

격식적인 것을 떠나서 선을 긋는 듯한, 냉랭하고 각진 분위기로 나를 당황시키고 델타는 식당 밖으로 나갔다.

“..뭐야.”

찝찝함에 식사를 대충 마치고 델타를 찾던 도중 발에 천 같은 무언가가 걸렸다.

길고 검은 실크가 복도 위로 길게 늘어져 있었다. 비슷한 걸, 난 알고있다. 어린애들 숨바꼭질도 아니고..

주섬주섬 주워서 말아가며 추적하자 천의 출처를 알 수 있었다. 애매하게 열린 듯한 침실 문. 그리고 그 안에서 보이는 침대 위에 앉은 델타.

-똑똑-

“주었어.”

관종. 델타를 표현하는데 쓰이는 단어 중 하나이다. 인정받고 관심을 받고 싶어 안달나있고, 다른 사람이 자신의 관심을 뺏아가면 죽일 듯이 질투하지.

얼굴을 직접보지는 않았지만 델타가 앉은 침대 위에는 동그란 눈물자국이 생겨 있었다. 나는 침대위에 천 뭉치를 내려놓았다.

스치듯 보인 그녀의 눈가는 예상대로 촉촉히 젖어 있었다.

“..예쁘네”

 얼굴로 동정심을 유발하려는 것 같지만 확실히 제대로 꾸민 델타의 모습은 자각없이 그런 말이 나올 정도로 아름다웠다. 단지,오드리와 엮인 악연을 알기에 예뻐만 할 수는 없을 뿐.

방에서 나가려는 찰나,델타의 목소리가 들렸다.  

“잠깐만.. 와 줘..요”




매번 읽어주는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델타편만 끝나면 일상+오르카 파트도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