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호옥으고곡




"그래서 둘을 완전히 화해 시키고 싶다구?"


"응...어쩄든 나 때문에 다시 거리 벌어졌으니까... 책임은 져야지."


"그러게 자리에도 없는 사람을 왜 찾았어~"


"홍련 씨한테는 미안하지만 후회는 안 해. 덕분에 장화랑 가까워진 건 맞으니까."


"우와... 별 꼴 진짜...."


눈 앞의 남자를 한심하다는 듯 흘려보는 사령관

그리고 눈 앞의 여자에게 만큼은 절대 고개 숙일 일이 없어진 김대리


"이래저래 골탕 먹인 일 많으시니, 좀 도와주시죠?"


"아니 뭐 안 도와줄 건 아닌데 어떡하게? 생각한 건 있어?"


"아뇨 없는데요?"


"처음 볼 때는 괜찮은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점점 이상해져 간다 대리 님."


"사령관님만 할까요?"


"한 마디를 안 지려하네."


"자업자득입니다."


"이씨 존댓말 하지마!"


"싫은데요?"


남들이 보면 상사와 부하가 아닌 남매로 보일지도 모르겠다


짝 짝


"주인님? 대리 님? 싸움 하시려면 일 끝내고 해주시겠어요?"


알파가 박수를 치며 중재하려 나섰고


"폐하 대리 님이 면담 요청하셨다 하여 일을 뺴드렸는데. 이러시면 안되죠?"


"아! 아르망 내 편 안 들고 대리 님 편 드는거야?!"


"분명 일보단 일단 대리 님 면담이 우선이라 하신 분은 폐하였답니다?"


"으으...."


땡깡 부리는 사령관의 말을 싹 다 카운터 치는 아르망


"그리고 대리 님께서도 면담을 하러 오셨다면 면담을 하셔야죠?"


"...죄송합니다."


꼴 좋다 생각하는 와중에 나도 혼났다


"장화는 내가 설득할테니까 대리 님은 홍련 언니랑 이야기 좀 하고 있어~"


"...? 내가 장화랑 이야기하고 너가 홍련 씨 설득하면 되는거 아냐?"


"잘못한 사람이 가서 사과하고 이야기해야지."


"할 말 없긴 하네."


"그러니까~ 사이좋았던 자매를~ 남자 한 명이 끼어들어서~"


"그만."


"멀어지게 만들고~ 그리고 사과는 남한테 맡기려 하고~"


"나 먼저 간다. 그럼"


"아! 끝까지 듣고 가!"


뒤에서 빼액 거리며 칭얼대는 사령관을 두고 먼저 문을 열고 나온다

볼수록 혼란스럽네 내가 알던 사령관이랑 성격이 거진 정 반대니까... 그냥 여자랑 남자 차이인가


우선 연락부터 해볼까


-여보세요. 홍련 씨?


-여보세요. 대리 님?


-예 김대리 입니다. 저번에 말씀드린 만나자는 약속 지키고 싶은데, 시간 되시나요?


-지금 말인가요?


-굳이 지금은 아니어도 최대한 빨리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단 둘이였으면 합니다.


-아.....


너무 줄여 말했나? 왜 대답이 없지


-10분 정도 뒤에 몽구스 팀 숙소로 오시면 될 거 같아요...


-저 혹시 제가 뭔가 불편하게 했나요?


-아뇨 잠깐..마음의 준비가 좀...


뭔가 착각하는 거 같은데 

가서 오해 풀면 되겠지


-그럼 좀 있다 뵙겠습니다.


-네....


두렵네 둘 끼리 만 다퉈서 생긴 문제가 아니라 3자인 내가 끼어서 생긴 문제니까...

뭐라 말을 해야 할지 참...


한편 사령관실에서는


"그래서 오늘은 또 무슨 일이야, 사령관?"


"일단 앉아서 이야기 할까~?"


사령관은 웃고 있다 앞으로 또 생길 재밌는 일이 생각 났으니...

두 소녀가 자리에 앉고 장화는 어서 빨리 김대리에게 가고 싶어 대화를 재촉한다


"빨리 말해 괜히 웃으면서 뜸 들이지 말고."


"홍련 언니랑 또 틀어졌지?"


"......그 말하러 부른거야?"


"무슨 일이 있든간에 난 사령관이고 너희들 상사인데, 부하들 사이가 틀어진 걸 손 놓고 있을 수만 없잖아?"


"시간이 부족해서 그래, 조금만 더 있으면...."


"미안, 이미 대리 님 홍련 언니한테 보냈어."


"너...!"


웃으며 받아준, 닫아버린 마음을 열어준 친구라 생각했던 이가 

자신의 연인을 가장 보내기 싫었던 사람에게 상의도 없이 보냈는데 화를 내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철컥ㅡ


"장화 양의 마음 이해를 못하진 않지만 진정하고 끝까지 들으세요."


잔뜩 화가 나 해하려 손을 뻗은 장화 

그러나 바로 옆에서 사령관을 지키는 리리스에게 저지당한다


"끝까지 들어줘~ 솔직히 게속 얼굴 안보고 살 건 아니었잖아?"


"....나도 준비란게 필요해.. 그런데..!"


"저번에 이야기 했잖아 너랑 천아가 대리 님 잘 지켜야 한다고."


"문제 없어 오빠 지키는데."


"글쎄... 마음에 그렇게 담아둔게 많은데 퍽이나 잘 되겠다?"


사령관의 말에 장화는 반박은 할 수 없었다 

마음에 쌓아둔 건 여전히 많았고 해결 방법을 생각하려다 미칠 것 같아서

그때마다 김대리 옆에서 현실 도피를 했으니까


"어차피 직면해야 할 문제면 일단 빠르게 해치우는 게 낫잖아?"


"그래서 뭘 하라는건데 대체."


"섹스."


".....?"


다시 한 번 혼란스러운 사령관실을 뒤로 김대리는 몽구스 팀 숙소에 도착한다


똑 똑


"저 홍련 씨 저 왔습니다. 들어가 됩니까?"


어떤 일이 일어나든 당황하지 않으려 했건만


"아.. 어서오세요..."


어째서 하얀 윈피스에 머리를 풀고 있는 홍련이 나오나


"...? 대리 님?"


"아 예 실례합니다."


그리고 어째서 몽구스 팀 숙소는 가정집 같은가


"따로 좋아하시는 차가 있을까요?"


"...커피로...부탁드립니다."


나 정신 나갈 것 같아


아늑한 가정집 같은 방안 분위기 만큼은 화기애애하며 가족들이 떠들 것 같지만

식탁에 미망인처럼 보이는 여성과 옷을 편하게 입고 온 청년이 차를 마시고 있다

뭐 어디서 자주 보는 스토리 같은데


"죄송해요. 장화...이야기로 오신 건데 제가 설레발친게 아닌지.."


"아뇨 뭐.. 잘 어울리셔서.... 딱히 죄송하실 건..그리고 죄송할 건 접니다, 굳이 쓸데없는 이야기를 했어 가지고.."


"...이야기 시작 전에 한 가지만 질문해도 될까요..?"


"아 예 뭐든지 대답할게요."


"정말 저 좋아하세요?"


음 여기서 치명타가 들어오네 

딱 봐도 애 몇 딸린 유부녀 같은 사람이 얼굴 붉히면서 물어본다라....

치명타네 치명타야


"...절조 없는 놈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좋아...합니다... 네..."


일 하는 것 말고는 딱히 뭐가 없던 인생이다 

연애 하다 틀어지면 뭐라 말을 해야 하는지

많은 사랑을 받을 때, 그 사랑을 준 사람들이 만족할 말을 어찌할지도 모르고 

거짓말도 제대로 못해서 매사 솔직하게 살았다 물론 결과들은 다 좋지는 못했고 


"그렇네요... 정말로 절조 없으신 분이네요."


그래 역시 실망하겠지 


"그래도 솔직하신 점은 마음에 들어요."


"예?"


천천히 내가 있는 자리까지 걸어오는 홍련 

걸어오는 그녀를 보고 있다 보니 의자를 뒤로 밀어 어느 정도 공간을 만들었고

정답이었는지 웃으며 위에 걸터앉는다


두 팔은 김대리의 어깨 위로 두 눈을 마주 보고 서로 숨만 쉬어도

향을 맡을 수 있는 거리까지 두 남녀는 서로 같았다

서로의 숨소리만이 들리고

서로의 모습만 눈에 비췬다


"대리 님."


"홍련 씨..."


"이렇게 보고 있으니까 저도 좀 짓궂어 질 것 같네요."


짓궂어진다는 말이 이렇게 야한 말이었나 심장이 빠르게 뛰고 두 눈은 갈 곳을 잃은 듯 

마구 굴려진다 


"후훗 그렇게 여자를 안아보시고도 아직 적응 안되시나요? 귀여워서 꺠물어 주고 싶네요..."


그렇게 말하며 귀를 입술로 잘근 잘근 깨문다 

다들 사람 괴롭히는 건 참 좋아하는 것 같다.... 싫은 건 아닌데 항상 끌려다니는 느낌 들고...


"저번에 인사 했을 때 제 아이들 보셨죠?"


"예...."


"항상 아쉬웠어요 아이들이 엄마라 불러줄 때.. 아빠가 없었으니까..."


"...예"


하면 안되는데 정신 차리고 이야기를 이어가야 하는데

그 뒷말을 기대하며 이야기를 이어갈 수가 없다 이런 내 자신이 좀 원망스럽다


"그러니까... 여보 라고 불러줄래요? 둘만이 있을 때... 특히... 밤에 같이 자게 될 때..

그러면.. 장화랑 이야기 할게요. 아니라면 저도 싫을 것 같아요."


가불기가 걸려버렸다 

테러범들이랑 협상하는 실력을 고작 일개 대리한테 쓰는 건 좀 아니지 않나 

...이거 여러 번 말하게 되네 천아야 장화야 미안해... 특히 장화한테는 진짜 미안하다...


"...여보..."


"후훗 듣기 좋은 울림이네요. 근데 뒤에 붙여야 할 말이 있지 않나요?"


어차피 이미 갈 곳까지 간 것 같아서

위에 앉은 홍련이 꽤씸해서 꽉 안은 채로 말했다


"꺄앗 ♡"


"사랑해... 여보..."


"저도요. 당신 ♡"


그리고 서로를 마주보며 입술이 닿으려 할 떄


똑 똑


그 순간 누군가 문을 두드렸고 홍련은 아쉬웠는지 한숨을 쉬며 불청객을 맞이하러 가려할 떄


"제가 나가볼게요."


"네? 아뇨 그래도 제 손님일텐데..."


"하하... 좀 더워서 바깥바람을 맞고싶어서요."


홍련을 말리고 내가 나간다고 했다

어쩐지 느낌이 안 좋아서 사령관이 장화에게 이야기 한다 했을 때

혹시나 하지만 이상한 바람을 넣지 않을까 해서...


지잉ㅡ


문이 열리고 서 있던 건 


".....장화야?"


"들어가서 애기해 오빠."



20

헤으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