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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평범한 하루가 이어졌다.

"좋은 아침!"

"안녕. 닥터."

"근데 오빠. 오빠는 저번에 물어본 거 생각해뒀어?"

"저번에?"

"바이오로이드를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어봤잖아."

그 말에 로이드는 깊게 고민해봤다.

"역시 잘 모르겠어. 하지만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아. 오르카호의 모두도 친절한걸."

"그렇구나! 좋게 봐줘서 고마워!"

"어. 그래. 난 훈련하러 이만."

"그래! 바이바이~"

'하지만 안심하기에는....'

[어젯밤 회의실]

"어서와 닥터."

"기다렸지. 그럼....긴급회의를 시작하자."

"그럼 보고드립니다. 해킹을 더 한 결과 메모 파일을 발견했어요."

"그 메모 파일은...뭐였지?"

"솔직히 형식만 보면 위험한 건 아니에요. 그저 한 로봇 과학자의 한탄을 적은 일기일 뿐이니까."

"일기...인가."

[AA(About Android)-1-]

정상적인 부모라면 어릴 때 한번 쯤 아이에게 인형을 사 준 경험이 있을 것이다.

물론 나도 그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그 인형들 중 생각을 하고 말을 하는 인형은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다. 그것들은 인형이 아니다.

"생각하고 말하는 인형...뭐.. 이건 바이오로이드를 말할 가능성이 크겠죠."

"음...반바이오로이드..그런건가?"

"그녀는 바이오로이드를 싫어하긴 했지만 테러리스트는 아니었어요. 그냥 AGS를 동경하던 평범한 과학자였죠."

"AGS를 동경했다라...."

[AA(About Android)-9-]

못을 두들길 때마다 비명을 지르는 망치를 가진 목수의 마음은 어떨까? 난 바이오로이드가 왜 만들어졌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인간을 도울 도구가 필요했다고? 그럼 마음은 왜 넣은 거지? 그저 도구일 뿐인데? 그녀들이 슬퍼하고 괴로워하는 것을 보고 싶어서? 사회는 그걸 정신병자라고 한다. 그래서 난 바이오로이드를 내 삶에 넣지 않으려 했다.

[AA(About Android)-10-]

오늘도 AGS가 승리했다. 역시 AGS는 대단해. 최고의 발명품은 바이오로이드가 아니라 AGS다.

하지만...최근 철충이 AGS에 기생하고 있다. 어째서? 바이오로이드가 작아서 그런가?

[AA(About Android)-11-]

간단한 문제였다. 둘의 장점을 섞으면 그만이었어. 물론 그 바이오로이드의 장점은 작은 체구 뿐이지만.

나는 새로운 연구를 시작한다. 옛날에 바이오로이드에 밀려 버려진 분야. 안드로이드의 부활을.

 

"뭐...딱봐도 알겠네. 그 과학자가 로이드군을 만들었어."

"그래서 그 과학자는 안드로이드를 만들었죠. 뭐...일기를 읽어보니 처음부터 전투용으로 만들긴 힘드니 가정용으로 만들려고 한 것 같아요."

"고전 영화에 나오는 인간의 아이 역을 하는 안드로이드 마냥?"

"그렇죠. 근데 이상한 점은...."

"뭐...뭔데."

"그 과학자는 바이오로이드의 감정을 부정했죠. 그래서 감정 없는 인간형 로봇, 안드로이드를 만들려고 한거에요. 

일단 성공했고요. 근데 실험 성공이라고 하기에는....로이드군은 너무 감정적이지 않아요?"

"어......그러네? 지면 분해하기도 하고....개그에 웃기도 하고....무서워하기도하고...."

"그럼....로이드군은 뭘까요? 실패작이라고 하기에도 이상하고...."

"뭔가 꼬이는 느낌인데..어디서 발견한거야?"

"뭐..이건 로이드군의 뇌는 아니고 로이드군을 발견한 연구실 컴퓨터에서 찾은거에요."

"그럼 오빠...위험한거야?"

"뭐....일단 두고보자. 로이드군은 모두와 잘 지내고 있잖아. 

부모가 잘못했다고 아이가 무조건 악은 아니듯이 과학자로 로이드군을 판단하지 말자."

"뭐...오르카호 내부에 있으면 괜찮겠죠. 일단 이건 비밀로 하죠. 혼란스럽기만 할테니까. 모두에게도 당사자에게도."

"그래. 일단 지켜보자."

[지금]

"괜찮을거야...내가 본 오빠는 착한 안드로이드니까. 그치? 타이탄?"

닥터는 로이드가 떠난 문을 한참동안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