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X발....'

라오 세계로 전이했다. 근데 거기에 추가로 내가 철충에 빙의되어 있었다.

'뭐. 오자마자 죽으라고? 감사합니다. X신아.'

이미 온 이상 어쩔 수 없이 움직이기로 했다.

어느 정도 걸어다니자 그는 그가 임시휴무로 문을 닫은 테마파크에 있다는 걸 깨달았다.

'테마파크인가...라오에서 개같은 장소지만 개인적으로 테마파크는 좋아한단 말이지..학교 다녔을 때 방학 때마다 친구들과 X데월드 같은 곳 가서...츄러스 먹고...귀신의 집 가고...롤러코스터 기다리고..퍼레이드까지...근데.. 지금 멸망 전이야? 멸망 후야? 물론 전투 경험 없는 나에겐 언제든 망한거지만...'

테마파크 상태로 봐서는 멸망 전 같았다.

'어라? 저기 불 켜져있다.'

그는 빛이 나는 곳으로 이동했다.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것은.......

라오 세계관의 테마파크 B구역.

"아오. 내 눈!"

그는 깜짝 놀라 무심코 눈앞의 사람을 죽여버렸다.

"꺄아아아아!!"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는 바이오로이드.

'아......너무 놀라서 죽여버렸다...뭐....좆간이었으니까......세이프....겠지?'

"사.....살려주세요!"

그 바이오로이드는 다리의 힘이 풀렸는지 그 자리에 주저 앉아 싹싹 빌기 시작했다.

"아....걱정마..나 죽일 생각 없으니까..."

"아.......네......"

"그렇게 떨지 않아도 되는데.....근데 놀이공원 닫혀있는 거 아니었어? 여긴 왜 하고 있는거야?

"VIP는 임시휴무일에도 들어올 수 있어요......."

"아. 즉 돈 많은 좆간이란는거군. 이해했다."

인간이 존재하는 걸 보니 멸망 전인것 같다.

"그래서....너 키르케지?"

"아....네...."

'근데 철충은? 나타났나?' "여기 컴퓨터 있어?"

"저쪽에...."

그는 인터넷으로 철충에 대해 조사했다.

'원인 불명의 AGS 폭주 상태....이거 사진 보니 100% 철충이네.'

'이렇게 철충이 쳐들어오고-인간 멸망하고-사령관 찾고-나 찾으면 죽겠지?'

'뭔가 허무하다....나 왜 온거지? 이왕 올거면 인간으로 보내주지 왜 철충이야...'

그는 그의 존재 이유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봤다. 짚이는 게 하나도 없었다.

"좋아. 키르케."

"네?"

"우리 모두가 행복한 진짜 테마파크를 만들어보자."

"네?"

"B니 C니 그런 존재 자체만으로도 불길한 거 다 싹 부숴버리고 A구역을 확장시키는거야. 옛날의 그 건전하고 행복한 테마파크를 부활시키는거지. 인간이든 바이오로이드인지 상관없어. 그저 모두 즐겁게 놀고 갈 수 있는 장소를 만들어보자."

솔직히 반쯤 정신줄 놓고 한 헛소리였지만 키르케는 동경의 눈빛을 보내기 시작했다.

"네!"

'근데 키르케는 날 너무 의심 없이 따르는 거 아닌가.....하긴...만화에서도 철충과 인간과 구별 못했지..그런건가..뇌파는 잘 터지고 있으니...'

그렇게 A구역 부활 작전이 시작되었다.

어차피 철충이 쳐들어오면 화폐는 무의미해진다. AGS는 감염되고 바이오로이드는 전부 부자들 피난에 끌려가겠지.

손님이 올 거란 기대는 버렸다. 그저 라오 유저 한명으로서 그가 좋아하는 바이오로이드들이 행복하길 바랄뿐.

'뭐가 오던 다 썰어버리면 되겠지.'

그렇게 한 철충의 인생 2회차가 시작되었다.

[수십년 후...키르케 시점]

그 뒤로 테마파크는 모든 지역이 A구역화 되었습니다.

누구도 고통받지 않고 그저 즐겁게 즐기다 가면 그만인...바이오로이드가 생기기 전 과거의 테마파크가 되었죠.

비록 인간님들은 모두 멸종했지만 남은 동물들과 바이오로이드들이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키르케 언니! 솜사탕 만들어줘!"

"알았어요~"

늘 행복한 하루하루입니다. 하지만....

"다녀오셨습니까. 주인님."

"다녀왔어! 오늘도 순찰 완료! 큰 문제 없음! 해피엔딩!"

"고생하셨습니다."

"그럼 난 쉬러 가도...."

"푹 쉬세요. 주인님."

주인님은 늘 혼자 적들을 쓸어버리고 계십니다.

테마파크를 쳐들어오는 철충들이 대부분이죠. 

아무리 쉬라고 말씀드려도......

"그렇다고 애들에게 싸우라하긴 뭐하잖아. 여긴 테마파크니까."

'모두를 즐겁고 행복하게'라는 목표에 사로잡히셔서 혼자 모든 짐을 떠안고 계십니다.

늘 철충들을 죽이고 죽이고 죽이고.........

"하.....죽고 싶다....근데 죽긴 무서워......."

홀로 구석에서 괴로워하시는 주인님을 보면 제 마음도 아픕니다.

'인간을 싫어하셔서 숨겨두고 있었지만......최소한 주인님의 짐을 덜어줄 누군가를 만나길...'

[오르카호]

스카디는 오르카호 서버를 관리하고 있다.

"어라? 사령관님."

"왜? 스카디?"

"외부에서 메일이 왔는데요?"

"메일? 누구로부터?"

"개체명은 키르케....제목은......제 주인님을 구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