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 1일차]


광산이 무너지면서 다수의 더치 걸들이 사망했다.


나는 홀로 살아남은 개채인 것 같다.


다행히 식량은 많지만 내 정신이 얼마나 견딜지 알 수 없다.


공간이 좁진 않으니 어딘가 탈출구가 있지 않을까하고 찾아보다 잠에 들었다.



[어둠 속 2일차]


바람이 통하고 있던 구멍을 찾았다.


어떻게 무너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저곳을 파내면 탈출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그런 기분이 들었다.


핸드드릴을 조준하고 평소에 하듯이 파내기 시작한다.


아직 어둠 속에 갇혀 있지만 희망이 느껴져 조금 행복하게 잠들었다.



[어둠 속 3일차]


갇힌 이후 처음으로 빛줄기를 발견하고 펑펑 울었다.


삶의 희망이 느껴져서 그런지 오늘은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식량은 아직 2일치가 남아있으니 조금 더 힘내면 될 것 같다.



[어둠 속 5일차]


빛줄기가 점점 강해진다.


하지만 드릴이 견디지 못하고 부서졌다.


식량도 거의 바닥이 났고, 옷도 곳곳이 찢어져 알몸이나 다를게 없다.


부서진 드릴에서 쓸만한 부위를 꺼내 삽으로 쓰다보니 손의 부상도 늘어난다.


하지만 저 빛을 향해 나아가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다.


어쩌면 지금의 나는 불나방이 아닐까.



[어둠 속 7일차]


빛이 강해지는데, 저곳에서 희망이 보이는데..


입에서 나오는 노래소리가 어느 새 슬픈 곡조로 변해있었다.


정신차려정신차려정신차려정신차려정신차려정신차려정신차려.


살수있어살수있어살수있어살수있어살수있어살수있어살수있어.


점점 강해지는 빛줄기는 꺼진 적이 없었기 때문에 그곳에서 희망을 느끼고 잠들었다.


이제 곧 이 포근하게까지 느껴지는 어둠에서 빠져나갈 수 있을것이다.


나는 빛을 향해 나아가는 불나방이니까.



[빛으로 가득찬 마지막]


"여러분, 마침내 우리 더치 걸이 탈출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내가 생각한 빛이란 것은 희망이 아니라 절망이었다.


내 앞에서 마이크를 든 여성이 뭐가 웃긴지 웃음 가득한 표정으로 설명한다.


폐광이 된 광산과 쓸모 없는 바이오로이드를 활용한 탈출쇼.


나는 조용히 명령을 받고 있었던 것이다.


항상 노래하라. 절대 포기하지 말라. 빛은 너의 희망이다.


그런 유흥 때문에 내 친구들을 죽인거야? 날 고통받게 한거야?

왜 나한테 그런 짓을, 빛은 희망이 아니었던거야?

우리가 대체 무슨 잘못을 했다고, 우리에게 무슨 원한으로?

어째서어째서어째서어째서어째서어째서어째서어째서어째서어어어어!!!

나는 절규했다. 




그리고 그런 절규소리를 들으며 시청자들은 입이 찢어져라 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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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C구역이라는 거도 존재했는데 이런 활용도 당연히 있었을거 같아서 써봤음

근데 진짜 무섭게 쓰는거랑 희망이 담겨있게 쓰는건 엄청 힘들단걸 알았음.


노잼글 봐줘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