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다시 글을 들고 돌아왔습니다~ 

벌써 천하제일 마음 선거를 할 때라니 시간이 정말 빠르기는 빠르네요... 

다들 각자가 좋아하시는 당에 선거 잘하시고, 승리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글 모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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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모네이드 시리즈.

펙스를 대표하는 바이오로이드 들이자, 인류가 멸망한 지금은 펙스 그 자체라고도 할 수 있는 이들.


비록 지금은 오르카 호와 딱히 적대하지는 않지만,

펙스가 내세우고 있는 가장 큰 목표인 펙스의 회장들 부활이라는 관점에서 보자면,

장기적으로는 언젠가는 반드시 적이 될 세력이이었다.


그런 펙스에서, 그것도 가장 최초의 레모네이드라고 하는 레모네이드 알파의 갑작스러운 연락은 

요안나 아일랜드의 통신실에 있는 모두를 다 긴장에 빠트리게 하기에 충분하였다.


'어떻게 레모네이드가 이 곳을 알고서, 이렇게 정확하게 통신을 보낼 수 있는거지? 스파이가 있었던 건가?

아니면, 어디서 미행이 붙은 건가? 아니면...'


전 사령관의 머리 속에서 여러 생각들이 빙빙 돌기 시작하였으나, 어딘지 여유가 있는 레모네이드 알파의 미소를 보고서

그는 지금 자신이 가장 신경 써야 하는 문제가 무엇인지 깨닫고서, 조용히 모든 신경을 레모네이드 알파에게 집중하였다.


"...인사는 이쯤 하면 된 것 같은데. 그래, 무슨 목적으로 우리한테... 아니 나한테 연락을 한 거지, 레모네이드 알파?"

"그렇게 무서운 눈으로 보지 말아주세요... 절대로 악의가 있어서 연락 드린건 아니니까요.

오히려 사령관 님의 힘이 꼭 필요해서 이렇게 직접 연락 드린 거예요..."


레모네이드 알파의 대답에, 선전 포고나 혹은 그와 비슷한 대답이 돌아올 것을 예상한 통신실에 있던 모든 인원은 

지금 자신들이 잘못들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동시에 하였다.


"의뢰...라고 하는 게 맞을 지도 모르겠네요. 제 의뢰를 들어주신 다면, 그에 합당한 대가를 사령관 님에게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바싹 긴장된 분위기의 사령관 측과 비교해서, 계속해서 여유 있는 분위기를 무너뜨리지 않고 있는 레모네이드 알파를 보고서 

전 사령관은 초반 분위기에서부터 알파에게 말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대로 통신을 꺼버리고서, 레모네이드 알파의 의뢰 이야기를 없었던 일로 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으나,

작은 돌파구라도 필요한 지금의 전 사령관 측의 상황으로서는 좋건 싫건 간에, 

결국은 의뢰 이야기를 들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어쩌면 이런 상황까지 전부 다 계산하고서 이야기를 꺼낸 것일 수도 있겠어... 

역시나 펙스를 대표하는 바이오로이드인가... 

알고는 있지만 이렇게 남의 손바닥 위에서 놀아나는 느낌은 여전히 짜증나는 군.'


"후우... 알았어, 의뢰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할게.

미리 말해두겠지만, 의뢰 이야기를 들었다고 해서, 꼭 수락할 거라는 생각은 하지마.

잘 알겠지만, 우리 상황도 그렇게 좋지는 않거든."

"예, 알겠습니다. 부탁하는 제 입장에서는 들어주시기만 해도 고마운 일인걸요."


전 사령관이 의뢰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승낙을 하자, 알파는 곧 화면에서 한 곳의 지도를 나타내고서는

설명을 시작하였다.


"그럼, 의뢰 내용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의뢰 내용은 저의 한심한 자매 때문에 고통 받고 있는 괌 근처 섬의 바이오로이드 들을 해방시키는 것입니다.

섬의 바이오로이드들을 해방시키신 후에는 그녀들을 사령관 님의 세력에 넣으시건, 그대로 그 섬에서 살게 하건, 

뒤의 일은 사령관 님에게 전적으로 맡기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이 의뢰를 무사히 해결 하실 경우에 제가 드릴 보상은..."


순간 이제까지 여유와 자신감이 넘치는 알파의 분위기가 바뀌어서,

이제까지와는 다르게 진지한 얼굴로 전 사령관의 눈을 쳐다보았다.


"무적의 용과 그녀가 이끄는 부대가 잠들어 있는 장소를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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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는 잘 하셨나요?"


레모네이드 알파의 보상 이야기는 전 사령관은 물론이거니와, 통신실에 있는 모두를 충격에 빠트리기에 충분하였다.


"아아... 덕분에 잘 했어. 잠시 우리끼리 생각할 시간을 줘서 고마워."


그런 현 상황에서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리기가 힘들 것이라고 판단한 전 사령관은,

의뢰의 수락 여부에 대해서 요안나 아일랜드의 수뇌부들과 논의를 하고서 빠른 시간내로 대답을 주겠다고 하였다.


"아니요, 저야말로 죄송해요. 결정하시기에 쉽지 않은 사항이실텐데, 시간을 많이 드리지 못해서..."


하지만 레모네이드 알파는 현재 상황이 굉장히 급박하기 때문에, 

그렇게 많은 시간을 줄 수 없으니 30분 안에 회신을 달라고 요청을 하였다.

이에 같이 있던 리리스는 물론이거니와, 평소에는 그다지 분노를 표면으로 드러내지 않던 요안나까지 화를 내면서 

의뢰에 대한 이야기는 순식간에 파산 될 위기에 처하였으나,


"하지만, 정말로... 정말로 긴박해서 그래요. 무리하게 요청을 드린 점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사죄를 드립니다."


초반의 여유 있는 모습과는 다른, 정말로 긴박해 보이는 레모네이드 알파의 모습에 전 사령관은 

그 제안을 수락하였고, 지금 통신실에 있는 인원들로 급하게 회의를 진행하게 되었다.


"괜찮아. 그 쪽도 그 쪽 나름대로 사정이 있을테니까."


회의에서는 의뢰를 수락하는 것에 대해서 부정적인 분위기가 우세하였다.

아니, 모두가 다 반대 의견을 내놓고 있었다.


레모네이드 알파와의 대화 내내 말이 없었던 라비아타는 알파의 시선에서 줄곧 주인님, 

즉 전 사령관을 시험하는 듯한 분위기를 느꼈다면서, 알파에 대한 불신을 이야기 하였다.


리리스는 알파의 시건방지고 예의에 어긋난 태도에 대해서 격렬하게 분노를 표시하면서, 

알파가 소속되어 있는 팩스는 믿을 수가 없다고 이야기 하였다.


콘스탄챠는 혹시 이번의 의뢰가 팩스 내의 레모네이드 세력 다툼에 자신들을 끌어들이려는 

레모네이드 알파의 계략이 아닌지, 조심스럽게 의견을 제시하였다.


요안나는 알파가 내놓은 보상이, 지금의 자신들에게 너무나도 필요한 것인 것을 이야기하면서, 

오히려 그렇게 정확하게 자신들이 필요하는 것을 그녀가 아는 것에 대해서, 

이것이 전부 함정이 아니냐는 의심을 하였다.


"그럼... 결정은 내리셨나요...?"


전 사령관도 모두의 이야기를 듣고서, 그녀들의 이야기에 동의를 하였으나, 

결국 제일 중요한 것은 레모네이드 알파라는 이 바이오로이드를 전 사령관이 믿을 수 있느냐, 없느냐 였다.

그리고 전 사령관의 생각도, 다른 모두와 마찬가지로 믿을 수 없다는 쪽으로 기울어져 있었다.


"그래. 모두와 협의하고 논의해서 결정했어."


물론 레모네이드 알파가 제시한 보상은 너무나도 탐이 나고, 지금 당장 자신들에게 필요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 보상을 바라고서, 확실히 믿을 수 없는 알파의 의뢰를 받아들이기에는 너무나 리스크가 컸다.

지금의 상황을 타개할 만한 어떤 계기가 필요한 것은 맞으나, 

거기에 자신을 따르는 요안나 아일랜드의 모두를 가지고 모험을 하기에, 

그녀들은 너무나 소중한 존재였던 것이었다.


"모두와 의논한 결과, 레모네이드 알파. 너를 믿기 힘들다는 결론을 내렸어."


그러나... 전 사령관의 머리 한 편에는 회의를 위해서 잠시 통신을 마치기 직전의, 

레모네이드 알파의 마지막 모습과 말이 계속 맴돌고 있었다.


마지막에 그녀는 자신이 절대로 전 사령관을 속이려고 하는 것이 아니며, 

이는 자신의 어머님의 명예를 걸고서 맹세한다고 하면서, 

제발 자신을 믿어달라고 말을 하고서 통신을 마쳤다.

그리고 그 때 전 사령관을 보던 그녀의 눈은... 

마지막 남은 희망을 바라고서, 자신을 찾아온 수 많은 바이오로이드 들과 똑같았다.


"그리고 모두와 마찬가지로, 나도 너를 믿을 수 없는 것이 사실이야."


전 사령관은 자신이 모든 면에서 남들보다 부족한 것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그 부족한 것을 메꾸기 위해서 항상 노력하고, 끊임없이 노력하였으며,

그런 노력의 근본에는 자신을 구해 준 바이오로이드들에 대한 고마움과 감사의 마음이 있었다.


"하지만 나는 네 의뢰를 수락하기로 모두와 결정했어."


그렇기 때문에 전 사령관은 바이오로이드 들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아꼈으며, 

그녀들이 힘들어하면 항상 도와주려고 하였다.


"힘들어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바이오로이드 들을 버릴 수는 없으니까."


그것이야말로 전 사령관의 오리진, 즉 근원이니까.


"그것이 설령 길을 잃은 야생 바이오로이드건, 내 앞에 있는 팩스의 7대 바이오로이드건 상관 없이 말야.

의뢰에서 말한 괌 근처의 섬에 있다는 바이오로이드 들에 대한 정보를 바로 보내줘.

정보를 받은 대로 바로 부대를 편성해서 가도록 할테니까.

그리고..."


자신이 할 말은 다 했다는 듯이 등을 돌린 전 사령관은 통신실을 나가기 위해서 등을 돌리고서,

잠시 뜸을 들였다.


"이 통신 루트는 열어두도록 할테니, 앞으로는 언제든지 이 선으로 연락하도록 해. 

단... 왠만하면 이번과 같이 너무 늦은 밤에는 연락하지 말고."

"감사...합니다....사령관....님....."


울음이 섞인 레모네이드 알파의 대답을 들으면서, 전 사령관은 통신실을 나왔다.

더 이상 저 자리에 있으면 민망할 것 같기도 하였지만...

무엇보다 이만 자리를 비켜주는 것이, 알파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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괌 근처의 어느 한적한 섬.


"하아~!!!"


...아니 한적했었던 섬에서, 토끼 복장을 한 어느 바이오로이드가 한 무리의 바이오로이드 들에게 뛰어들었고,

순식간에 무리의 가운데에 들어간 그녀는...


"매지컬 핑크 문 라이트!!!!"


절구와 같은 커다란 무기를 크게 휘두르면서, 순식간에 주위의 바이오로이드 들을 쓰러트렸다.

물론 그녀를 아는 이들이라면 평소에 그 무기에 흉악한 톱날이 달려있는 것을 알고 있어서,

이렇게 상대방의 몸만 날라가는 것이 아니라, 같이 그들의 신체 부위도 날라다니는 것을 쉽게 상상할 수 있었으나,

어찌된 일인지 지금 그녀는 톱날을 접어둔 채로 무기를 사용하고 있었다.


"뭐...저...저런 괴물 같은 녀석이... 쏴...쏴!!  움직임이 멈춘 지금 다 쏴버려!!!"


토끼 복장의 바이오로이드, 백토가 잠시 움직임을 멈춘 것을 놓치지 않으려는 듯이

주위의 다른 바이오로이들은 각자가 가지고 있는 총기로 사정없이 그녀를 공격하였다.

그러나...


"하치코가 있는 이상, 절대로 친구를 다치게 하지 않을거예요!!!"


커다란 방패를 든 수인형 바이오로이드인 하치코가 절묘한 타이밍으로 그 사이에 끼여들어서,

백토를 향한 모든 사격을 막아내었다. 

그리고 다시 이어지는 백토의 공격....


하치코와 백토, 이 둘의 콤비네이션으로 그녀들을 둘러싸고 있는 

바이오로이드 들은 하나 둘 씩 그 수를  점차 줄어들고 있었다. 

이대로가면 주위의 진압은 문제 없을 것 같았으나... 

그때 그녀들의 뒤에서 한 바이오로이드가 무모할 정도의 속도로 포위망에 달려 들었다.


"아... 그렇게 멋대로 나서면, 위험해요!!! 써니이이이~!!!"


뒤에서 들려오는 하치코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아크로바틱 써니는 그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더욱 더 속도를 내면서 앞으로 달려갔고,

그리고 그런 그녀의 얼굴은... 굉장히 초조해 보였다.


'빨리... 빨리 가야해... 더 빨리 가지 않으면... 모두가...'


자신을 향해서 총기를 쏘고, 무기를 휘두르는 바이오로이드들에 대해서 그녀는 아무런 반격도 하지 않았다.

오직 끊임 없이 공격을 피하면서, 계속 달려나갔고, 심지어 몸에 상처를 입어도, 그녀는 절대로 자신을 공격한 

바이오로이드 들에게 반격을 하는 일이 없었다.


'미안해... 모두들...내가... 내가 좀만 더...'


그렇게 달리고 달려서 목적지인 섬의 해안가가 보이는 곳까지 도달한 써니의 앞에는...

또 다른 절망이 기다리고 있었다.


저 멀리 섬의 해안가.

그 곳에 처음 보는 어떤 큰 수송선 같은 배에 수 많은 바이오로이드 들이 타고 있었고, 

그녀들은 모두... 써니의 동료였던, 아니 이전의 동료였던 이들이었다.


평상시와 다름 없는 얼굴로, 일부는 어딘지 즐거운 듯이 배에 타는 그녀들 하나 하나를 써니는 다 기억하고 있었다.

자신의 춤을 좋아해준 바이오로이드. 요리를 잘해서 항상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준 바이오로이드.

겁이 많아서 항상 밤에 누군가를 찾은 바이오로이드 등등.


모두다 소중한 이들이었다.

그런 그녀들이...어딘가로 떠나려고 하고 있었다.


"안돼... 그 배를 타면... 그 배를 타면 안... !!!!"


해안가로 달려가려는 써니는 순간적으로 자신의 발 밑에서의 위험을 느끼고서,

크게 뒤로 도약을 하였고, 방금까지 써니가 있던 자리에는 녹색 빛이 번쩍이더니 

마치 누군가가 성장약이라도 뿌린 것처럼 커다란 초록색의 줄기가 솟구쳤다.


"급속 성장!? 이건 설마..."

"어머... 결국은 여기까지 왔군요, 써니."

"리더...어...어째서..."


써니가 리더라고 부른 백금발의 바이오로이드, 마치 판타지 세계의 엘프여왕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생명의 세레스티아가 평상시와 같이 어딘지 백치미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써니의 앞 길을 가로 막았다.

평소라면 써니를 비롯해서 세레스티아를 따르는 많은 바이오로이드들은 그녀의 미소에 치유를 받았으나,

지금의 그녀 미소는 어딘지 모를 불길한 느낌과 슬픔이 섞여 있었다.


"리더... 아직... 아직 늦지 않았어요... 지금이라도 저 배를 막지 않으면 모두가... 모두가!!"

"저 배를... 말인가요...?"


마치 남의 일인 것처럼 멍한 표정으로 말하던 세레스티아는 잠시 생각에 잠긴 후에,

부드러운 미소를 써니에게 지어보였다. 그리고...


"미안해요, 써니. 그건 안되겠어요. 저희들은... 가야만 하거든요...

방해하는 자들은 누구라도 용서하면 안되지만... 써니를 다치게 하고는 싶지 않으니... 

에잇!"


분위기에 걸맞지 않은 세레스티아의 기합 소리와 함께, 그녀의 앞에 무수한 녹색의 빛이 나타났고,

이윽고 방금 써니를 습격하였던 거대한 초록색 줄기 수십 그루가 나타나서, 써니의 앞길을 가로 막았다.


"이...이런 것쯤 내 차크람으로 하아~!!!"


자신의 앞길을 가로막은 초로색 줄기를 자르기 위해서, 써니는 크게 뛰어 오른 후에 

그 도약력을 그대로 사용하여서 차크람을 휘둘렀으나...


카아아아앙!!!!


줄기에는 자그마한 자국만이 남았을 뿐, 전혀 큰 피해가 없었다.


"하아! 핫! 하아아아!!!"


거기에 그치지 않고서 써니는 계속해서 차크람의 연속기를 줄기에 퍼부었으나,

여전히 줄기에는 수 많은 찰과상만 새겨질 뿐, 전혀 그 몸을 비켜줄 생각을 하지를 않았다.


"이거라면 써니도 다치지 않고, 저희도 무사히 그 곳에 갈 수 있겠죠."

"안돼요, 리더! 이 줄기들을 없애줘요! 절대로 가면 안돼요!! 가면 안돼요!!!"


솔직히 써니는 저 배를 타고서 다른 동료들이 어디로 가는지 전혀 알지 못하였다.

그러나, 이제까지 자신들에게 그런 심한 짓을 한 자들이 보내는 곳이,

절대로 좋은 곳이 아닌 것은 써니는 잘 알고 있었다.


"...미안해요, 써니. 나를 용서해줘요, 그...그...그리고 부디... 써니라도 무사히...."

"리더어어어어엇!!!!!!!"


방금의 공격으로, 자신의 차크람이 소용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그럼에도 써니는 차크람을 멈추지 않았다. 

아니 멈출 수가 없었다.


'내가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서둘렀더라면... 이런 일은 안 일어났을텐데...'


그때 써니의 머리 속에서는 시설에 잡입 하였을 때에, 갑자기 나타난 최흉의 AGS로부터 

자신을 구하고서 큰 부상을 입은 스노우 페더의 모습이 떠올랐다.


'아...아니야, 내가...내가 조금만 더 신중했더라면... 페더도 모두도....'


미친 듯이 휘두르던 차크람의 날은 어느 사이엔가 점점 마모가 되어져 가고 있었고, 

써니의 손은 그보다 더 심하게 피투성이가 되어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녹색 줄기들은 여전히 써니의 앞을 가로 막고 있었다.


'힘이... 나한테 힘이 더 있었으면... 왜.. 왜... 나는 이렇게 무력한 거야....'

"고개 숙여, 써니!!"


그때 뒤에서 낯익은 고함 소리가 들려왔고, 써니는 무의식적으로 그 고함 소리가 고개를 숙였다.


"월광이여, 힘을! 우정과 용기, 월인들의 염원과 마법의 힘을 모아! 문라이트 쏘우! 하아아아!!! "


순간 서늘한 바람이 자신의 머리를 지나간 것 같은 느낌이 들더니, 그렇게 자신이 모든 힘을 다해도 

열리지 않던 줄기의 벽이 순식간에 일도양단 된 것을 써니는 보았다.


"배...백토!!!"

"뭐해! 써니! 길은 내가 열어줄테니, 얼른 가서 네 목적을 이뤄!"

"고, 고마워! 백....ㅌ....."


하지만 써니는 더 이상 달릴 수가 없었다.

줄기가 잘리고서, 다시 보인 해안가. 

그 곳에는 아까까지만 해도 배에 타기 위해서 기다리고 있었던 수 많은 바이오로이드 들이 보이지 않았다.

아니, 지금 막 마지막 바이오로이드가 배에 타는 것이 써니의 눈에 보였다.

그 마지막 바이오로이드는 세레스티아였다.


"아....아...."


그리고 세레스티아가 탄 것을 마지막으로, 배의 문을 닫히고서 서서히 출발하기 시작하였다.

써니는 그 배를 잡기 위해서, 달려가려고 하였으나, 자신의 다리가 움직이지 않는 것을 깨달았다.

아니 다리만이 아니었다, 어느 사이엔가 자신은 주저 앉아서, 그저 배가 떠나가는 것을 보고만 있을 뿐이었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리고 해안가에는 한 바이오로이드의 처절한 비명 소리만이 울려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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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읽으셨나요?

이번 글은 계속 안써져서 끙끙대다가, 갑자기 무슨 계기를 맞은것마냥 어제, 오늘해서 후다닥 완성되었습니다.

심지어 평소보다 더 긴 글을... ㅡㅡ; 이제까지의 제 고생은 뭐였을까요...


전개적으로는 원래 써니의 이야기를 다음 화로 돌리고, 알파의 시점 이야기를 넣으려고 하였는데...

좀 이야기의 전개를 시켜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알파의 이야기를 빼버렸습니다.

알파의 태도가 급작스럽게 변하는 거에서 의문을 표시하시는 분들이 계실 것 같은데요...

타이밍 봐서 한 번 이야기를 쓰도록 하겠습니다.


최근 하던 게임들이 여러가지 의미로 불타고 있어서, 좀 씁쓸하네요...

그러니 제발 라오라도 더 이상 불 안타고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ㅜㅜ

라스트 오리진 잘되게 해주세요...


이번 글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는 더 재미있는 글을 쓰기 위해서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다들 즐거운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