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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생각이었다.


[권한 몰루]


저 글은 대체 어떤 내용일까?

나는 오르카호의 사령관.

이 작고도 젖 넘치는 세계에서 나는 남편이자, 지휘관이자, 친구이자 애인이며, 동시에 우상이었다.

그런 내가 저런 글 하나 못 본다는 게 말이 되나?


나는 오랫동안 이 채널을 눈팅해왔다.

오르카호 대원들이 모두 모여 대화를 나누는 공간.

여기서는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친구였다.

다만, 이상할 정도로 나를 배척하는 분위기였는데...


-[권한 몰루] 보려면 어떻게 해야함??? 알려줘 병신들아.


나는 그간 쌓은 눈팅 실력으로 질문글을 올렸다. 물론, 익명이었다.


띠링-


-힘을 원하느냐.

-파딱 되면 됨 ㅇㅇ

-그거 사령관이 다리 쫙 벌려서 부랄이랑 똥꼬 보여주는 거임 내가 봄 ㅇㅇ

L글카스 씨발아.

 L사령관 부랄이 부끄러워?

  L나만 볼 거라고 좀 ㅅㅂ

   L이쉑ㅋㅋㅋㅋㅋㅋㅋ

   L공공자지 독차지하려는 거 괘씸하거든요

-파딱 지원 ㄱㄱ 너도 볼 수 있음.

-그거 그거임 그....


여러 댓글이 달렸는데, 난 그 중 하나를 보고 소름이 끼쳤다.


-이새끼 사령관님 내가 봄


"뭐지? 어떻게 알았지?"


내가 뭔가 잘 못 했나? 나라는 걸 드러냈나?

이상한 일이었다.

한 명만 그러는 거면 나도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텐데 한 명이 아니었다.

그 댓글에 대댓글이 우르르 달렸다.


-아 이새끼 눈치 ㅈㄴ없네.

-학생^^ 댓글 지워...^^

-너 씨발 토모지?

 L어케 알았지?

  Lㅅㅂㅋㅋㅋㅋㅋㅋㅋ


대댓글이 달리는 분위기를 보아하니 모두가 알고 있는 듯했다.


"어, 어쩌지?"


이곳은 오르카호 대원들의 쉼터이자 헛소리 게시판이었다.

나보고 되도록 여길 보지 마라고 하는데, 그 이유는 대강 알 수 있었다.


[아 사령관 쥬지에 딸기시럽 발라 먹고 싶다.]

[내 보지에 버터 올리고 핥으라고 하고 싶다.]

[임신했다고 구라치고 제 방 청소하라고 시키고 싶네요, 아아, 재밌을 텐데.]


통칭 '싶다'글이 69퍼센트를 차지하는 채널이기 때문이었다.

내가 여길 지켜본다는 건 뭐 다들 눈치 채고 있겠지만...

실제로 와 있는 걸 들키는 건 나로써도 조금 그랬다.


"사, 삭제. 삭제...."


나는 글을 삭제했다. 그러자 조롱하는 글들이 우수수 올라온다.


[아 지웠다 ㅋㅋㅋㅋㅋㅋㅋ]

[아니 ㅆㅂ 아까 그 토모쉑 때문에 꿀잼각 놓쳤네]

[뭔데 나 아니거든? 내가 단 댓글 아니야]


그런데 문득, 내 눈에 들어온 새로운 사실이 보였다.

이곳은 익명 게시판이다.

고정 닉네임을 만들 수도 있기야 한데....


채널 이용자 전원이 고닉이었다.

나만 익명이었다.


"아."


왜 들켰는지 이제야 알았다.





"흠흠, 사령관님."


복도를 지날 때, 탈론페더가 날 불렀다.


"아, 응. 무슨 일이야?"

"드릴 말씀이 있어서요. 채널 관련해서."

"응?"


탈론은 '오르카 사령관 채널'을 운영하는 파딱 중 하나였다.


"너무 티내지 말아주세요. 모르는 게 있으면 눈치 껏. 아시죠?"

"아......"


내가 부끄러워하자 그녀가 싱긋 웃어주며 내 뺨에 입을 맞췄다.


"그럼 이만."

"자, 잠깐만. 페더."

"네."

"....파딱이 되고 싶은데..."

"......어째서요?"

"....."


난 입을 다물었다. 탈론이 한참을 날 보더니 싱긋 웃었다.


"권한 몰루는 안 보시는 게 좋아요."

"왜...?"

"온갖 추잡한 심연이 거기 있거든요. 사령관님이 심연을 보면. 심연도 사령관님을 본답니다. 아무쪼록 포기해주세요. 그럼 이만."


탈론페더가 가려다가 발걸음을 멈췄다.


"참, 사령관님."

"응?"

"혹시라도 다른 파딱분들께 그런 말은 하지 마세요. 혼나실 거예요."

"....응."

"후후후. 그럼 이만."


탈론은 경고를 놔두고 떠났다.


그러나 나는 그 말을 듣지 않았다.





"아앙! 아흣..! 하악!"


땀이 후끈 달아오르는 침대.

나는 스카라비아를 찾아가서 따먹고 있었다.


"오늘... 엄청 적극적이네...."

"스까랑 하고 싶었어, 엄청나게."

"아직 일.. 다 못했는데에에엣.. 아앙...!!"

"섹스 하면서 하면 되지."

"안 돼.... 사령관이 보면 앙..! 아, 안 되는 거아아아앙..! 아흣...!"

"헤에...."


나는 괜히 고집이 생겨서 박차를 가했다.

몸으로 깔아뭉개듯 그녀의 위에 올라타서 자지를 쑤셨고.

뒤에서 껴안으며 보지와 젖가슴을 만지며 자지를 박았다.

그렇게 3시간쯤 공을 들이니 스카라비아가 깊이 잠들었다.


"좋아."


나는 컴퓨터를 켜고 채널에 들어간다.

비밀번호 형식의 보안이 몇 개 걸려 있었으나 어렵지 않았다.

난 스까가 내 자지 길이와 굴레를 비밀번호로 사용한다는 걸 안다.


"좋아, 접속....!"


나는 파딱의 계정으로 채널에 접속했다. 그리고 어제 봤던 [권한 몰루]의 글을 찾아 클릭했다.


"과연....."


[사령관님.]


"잉?"


글을 클릭하자 전혀 예상하지 못한 글귀가 있었다.


[보지 말라고 했죠.]


"어.....?"


그제야 뭔가 잘못 됐다는 걸 느꼈다.

나는 황급히 인트라넷을 껐다.


"어, 어떻게 안 거지...?"


뭔가 불안했다. 나는 서둘러 옷을 챙겨 입고 방에서 나간다.

나가기 전에 스카라비아에게 이불을 덮어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어서 방으로 돌아가자 뭔가 불안해.'





나는 조마조마한 마음을 품고 내 방으로 향한다.

그런데 가까이 다가갔을 때, 인기척이 느껴졌다.


"스카라비아의 방에서 접속이 확인됐다고?"

"네."

"그렇다면 본 것인가?"

"아뇨. 내용은 전부 바꿔뒀어요."

"음, 그럼 됐-"


아스널과 탈론페더였다.


"누군가 있군."

"힉..!"

"제가 보고 올게요."


뚜벅, 뚜벅.

발소리가 다가온다.

나는 숨을 삼키며 뒤로 물러났다.


'제발, 제발 들키지 마라....!'


뭉클.


몇 발자국 뒤로 갔을 대 등에 푹신한 무언가가 닿았다.


"사령관이었군."

"히, 히익...!?"

"후후후. 그대여, 살금살금 무얼 하는가? 고양이처럼 구는 걸 보니 귀엽군."

"아, 아무것도 안 했어요...."

"아이 참, 사령관님."


탈론페더도 왔다.


"저희 대화를 엿들으신 거예요?"

"아....."

"흠, 그런 거였나. 나쁜 짓을 했군, 사령관."

"미, 미안."

"그렇게 '권한 몰루'가 궁금하세요?"

"....."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궁금했다. 솔직한 내 심정이었다.


그러나 탈론 페더는 말한다.


"안 돼요."

"....."

"가끔은 모르는 게 나을 때도 있는 법이다, 사령관."

"음...."

"자자, 잠을 못 자겠다면 자장가라도 불러주지. 들어가자."

"아...."


나는 아스널의 손에 이끌려 방으로 들어갔다.

마지막으로 탈론페더를 돌아봤을 때.

그녀는 여전히 미소를 지은 채 나를 보고 손을 흔들어주었다.


"....."


나는 조용히 방으로 들어갔고 아스널과 사랑을 나누었다.



그로부터 몇 주가 지난 시점.

나는 가끔 채널을 눈팅하면서 대원들이 날 두고 하는 성희롱을 구경한다.

가끔 이건 가능하겠다, 싶은 건 들어주기도 했다.


"아, 권한 몰루다."


오늘도 새로운 '권한 몰루'가 나타났다.

전보다는 뜸해졌지만, 여전히 가끔식 출몰하고는 했다.


나는 잠깐 [권한 몰루]를 쳐다본다. 하지만 곧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시선을 돌렸다.


[사령관이 지금 챈 보고 있다면 필독 요망.]


"또, 또 대수롭지 않은 성희롱이나 해대려고."


나는 피식 웃으며 그 글을 눌렀다.

내용은 언제나와 같았다.


-사령관은 당장 자지 두 개 달고 뷰지랑 애널 둘 다 동시에 박아야함. 수술 ㄱㄱ


난 피식 웃으며 댓글을 단다.


-너부터 젖 세 개 달고 오면 ㄱㄱ

 L저, 젖 세 개는 무거워서 안 됨 수구..

  L쫄?

   L씨발년이?


나는 더 이상 익명이 아니었다.

'더 그랜드 자지 마스터' 그게 나였다.


그러나 가끔씩 생각한다.


권한 몰루.


그건 대체 뭐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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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생각났음 권한몰루는 ㄷ체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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