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냐, 냐앙……? 이게 아닌가……냐아, 냐아아……? 으음……?"


"뭐 하는 거야, 너."


그것은 기괴한, 그러면서도 불쾌하진 않은 장면이었다.


멸망의 메이. 양 옆으로 묶은 붉은색 머리카락. 작은 키에 안 어울릴 정도로 커다란 가슴에는 새초롬하게 점 하나가 찍혀있다.


얼핏 보면 20대도 되지 않은 소녀의 모습을 한 이 바이오로이드가 놀랍게도 한 부대의 대장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자가 몇이나 될까.


당연하지만, 지금 메이의 앞에서 굳어버린 밴시 또한 그 사실을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밴시 자신이 속한 팀이 바로 둠 브링어, 즉 메이의 부대이기 때문이다.


"아, 메이 대장님. 여긴 어쩐 일이세요?"


"사령관한테 다음 작전 관련해서 물어볼 게 있거든. 그보다 너, 그건 대체 무슨 꼬라지야?"


"고양이에요. ……냥."


어이가 없는 대답에 메이는 미간에 확 힘이 들어가는 것을 자각했다.


개체명 A-87 밴시. 원래부터 감정 표현도 적고 알기 힘든 녀석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이 정도라면 알기 힘든 수준이 아니다.


이미 이해불능이라는 단어가 어울린다.


머리엔 고양이 귀가 달린 헤어밴드. 거의 벗은 것과 다름 없는 녹색 속옷. 손목 부분만 털로 뒤덮인 녹색 장갑과 엉덩이에 연결되어 있는 녹색 꼬리.


꼬리는 정확히 밴시의 항문 부분에 달려 있었다. 아마 말로만 듣던 애널 플러그라는 성인용품에 연결되어 있는 것이리라.


메이가 꼬리를 지긋이 바라보고 있자 밴시가 서서히 홍조를 띄우기 시작했다.


"그렇게 빤히 보진 말아주세요. 저도 창피해요."


"어? 너도 창피해할 줄 아는 거야?"


"……너무해요. 냥."


고양이의 손동작을 쭈뼛쭈뼛 따라하는 밴시. 억지로 말꼬리에 고양이 흉내를 붙이는 것을 보아, 코스프레를 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거야 당연한 것이겠지. 이 광경을 보고 코스프레라는 단어가 안 떠오를 녀석은 이 오르카호 내에 아무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메이는 애써 밴시의 모습을 분석해야만 했다. 안 그랬다간 자신의 부하가 대장인 자기보다도 먼저 사령관에게 몸을 들이밀고 있다는 사실에 눈물이 터져나올 것만 같았다.


"그래서, 그 복장이며 그 말투며 그 손짓이며……뭐 하고 있는 건데?"


"고양이 흉내입니다. 냥."


"그건 알고 있는데, 그 짓을 왜 하고 있냐고."


"고양이니까요. 냐냥."


"혼난다?"


"……죄송해요."


꽉 쥔 주먹을 들어올리자 밴시는 풀이 죽어 곧바로 고양이 흉내를 멈췄다.


"그게, 사실은……."


밴시에게 들은 이야기는 충격적이었다.


"오호라, 나이트 앤젤이……그리고 너는 대령의 말에 홀라당 넘어가서 협조를 하기로 했다, 이거지?"


"홀라당은 아니고, 흔쾌히……."


"그게 그거 아니야!!"


씩씩거리며 메이가 소리쳤다. 깜짝 놀란 밴시의 꼬리가 위로 치솟는 것이 보였다.


어라, 뭐야. 저거 어떻게 올라온 거지? 메이의 머리 속에 의문이 들었으나 곧장 이어지는 짜증에 지워졌다.


"내가 사령관이랑 잠자리를 갖는 건 내가 선택할 문제야! 애초에 나는 대령한테 그런 도움을 구하지도 않았어! 게다가 네 그 모습! 거꾸로 사령관이 너한테 넘어가서 나한테 관심을 떼버리면 어떻게 하려고 그래!?"


"……죄송해요. 냥."


"그거 하지 마! 또 하면 그 꼬리 확 뽑아버릴 거야!"


"힉."


짧게 숨을 삼킨 밴시. 이젠 풀이 죽은 것만 아닌 기운까지 꺾여버린 듯한 그녀에게 성큼성큼 다가가더니 메이가 손으로 무언가를 낚아챘다.


밴시의 고양이귀였다.


"뭐, 애초에 그럴 걱정은 없겠지만. 내가 비장의 수영복을 입고 왔어도 사령관이 넘어오지 않았거든. 고작 이런 장난감으로 유혹할 수 있었다면 진작에 나도……."


직후였다.


메이의 등 뒤에서 남성에 목소리가 들린 것은.


"어, 라……메이? 랑……밴시잖아? 둘이서 뭐 하는 거야?"


"아, 사령관님. 마침 잘 오셨습니다. 메이 대장께서 하실 말씀이 있다고 그러셨어요."


아직 상황 파악을 못한 것인지 사령관은 성큼성큼 방 안으로 들어와 자신의 자리에 앉았다.


우뚝 선 채 굳어버린 메이를 정면으로 마주하며.


"응? 메이, 그 고양이귀는 뭐야?"


의아한 듯 물음을 던지는 사령관. 말이 끝나기 무섭게 사령관은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거의 헐거벗은 밴시. 자신의 머리카락보다 빨갛게 달아오른 메이의 얼굴. 얼핏 봐도 메이보단 밴시의 머리카락 색에 어울리는 듯한 고양이귀의 색.


그 순간 사령관은 눈길을 건넸다.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던 밴시에게.


그것을 즉각 받아들인 밴시는 정말 고양이처럼 슬금슬금 바닥을 기었다.


허공을 바라본 채 부들부들 떨고만 있는 메이의 뒤로 돌아간 밴시가 엉덩이쪽으로 손을 가져갔다.


"으, 응……."


무언가를 참는 듯한 표정. 살짝 신음소리를 흘리자 메이가 핫, 정신을 차렸다.


"뭐, 뭐야. 내 뒤에서 뭐 하려는……."


"실례할게요, 대장."


이어지는 행동은 매우 재빨랐다.


들춰지는 메이의 스커트. 아래로 벗겨지는 팬티스타킹. 바깥으로 드러난 메이의 뽀얀 피부.


"뭐, 뭐야! 뭐 하려는……!?"


"목표를 포착했습니다. 냥."


그리고 메이의 항문으로 거침없이 돌격하는 밴시의 애널 플러그.


이미 끈적하게 젖어있던 탓일까. 메이의 항문은 이물질을 거부감 없이 쏘옥 삼켜버렸다.


"오옥……?!"


메이가 놀란 표정을 지은 것도 잠시. 사령관은 놀라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어……메이, 너 설마 그거로 가버린 거야?"


메이의 무릎 사이에 펼쳐진 팬티스타킹 위. 치마 속에서 흘러나온 즙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아, 니얏……이건……놀라서……히이잇!?"


"괜찮습니다, 대장. 사령관한테 처녀는 꼭 주겠다면서 애널로만 자위하던 거, 저희 팀원들 모두가 알고 있어요."


"너, 너 그걸 어떻……히그으으읏!? 쑤, 쑤시지 마아앗!!"


"이렇게, 대장의 조그만 항문을 쑤시면서 홀로 몸을 달래고 있었잖아요? 이거보다 훨씬 더 큰 딜도로."


동공이 풀린다. 눈물이 고인다. 입에서 침이 흐른다. 굳어버린 몸이 서서히 쾌감 탓에 풀리기 시작했다.


밴시는 유도하고 있었다. 사령관이 애절한 메이의 마음을 받아주도록. 그것 또한 사령관은 눈치채고 말았다.


그렇다면 이 뒤로 벌어져야 할 것은 오로지 하나 뿐이었다.


"메이."


사령관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온갖 개조와 강화를 받은 사령관의 육체는 당연하게도 성기능까지도 높여주었다.


바지를 찢어버릴 것처럼 커진 물건을 과시하듯, 사령관이 허리를 살짝 앞으로 꺼냈다.


풀려버린 시야 속, 그것을 발견한 메이는 숨이 멎는 듯한 흥분에 감싸였다.


계속해서 메이의 엉덩이에 장난을 치던 밴시. 그녀의 손에서 메이의 몸이 멀어졌다.


"넣을게."


사령관의 품 속에 들어안긴 메이는 잠깐 놀란 표정을 짓다가 수줍은 듯이 대답했다.


"……응."


성큼성큼 침실로 들어가는 둘의 모습을 보며 밴시는 희미하게 미소지을 수 있었다.


다음날, 메이가 끝까지 애널로만 괴롭혀졌다는 사실을 듣기 전까진.





















존만이는 끝까지 처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