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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스카이 나이츠 애들이 노래한 거 들어봤어?"


사령관이 운을 떼자 우로보로스가 미소를 지었다.


"들었다네. 러버러버러버~ 후후, 귀엽지 않은가?"

"귀엽지."

"잘 지내는 것 같아 정말로 기뻤다네."

"헤에, 그런데 방금 보니까 우로보로스도 노래 꽤 할 것 같은데, 해볼래?"

"호오?"


의외의 제안이었는지 눈이 살짝 커졌다.


"나의 노래가 듣고 싶은가?"

"응, 엄청."

"그리 적극적으로 나올 줄은 몰랐군."

"그게, 좀 의외였거든."

"의외라니?"


사령관은 살짝 머쓱해졌다.


"목소리가 좀 허스키할 줄 알았어. 노병이라는 이미지가 있으니까."

"아하, 그래, 그런 착각도 할 만 했군."

"깜찍한 편이라 좀 의외였어. 그리고 복장도..... 충분히 아이돌스럽고."

"아이돌스럽다는 게 무슨 말인가?"

"어, 음...."


사령관은 설명하기가 어려웠다. 이걸 뭐라고 해야....


"속옷 같다는 말입니다."


지나가던 나앤이 말했다.


"호오, 속옷 같다라."

"하, 하하... 저기 나앤...?"

"그럼 전 다시 지나가죠."


그녀가 훌쩍 떠났다.


"그렇군. 이 복장을 그런 눈으로 보고 있었나?"

"아, 아니, 그게...."

"괜찮다네. 설사 속옷이라도 부끄럽지 않다네!"

"그건 다른 의미로 대단한데? 개방적인 성격이구나."

"그렇다고 볼 수 있지. 오래 살다 보면 자잘한 건 신경 쓰지 않게 된다네."


'역시 연륜자의 여유인가.'


사령관은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했다.


"....이전의 내가 그랬다는 뜻이네."

"어?"

"방금 나이가 많다고 생각했지. 그게 아니라는 뜻일세."

"아, 아니야. 그런 생각 안 했어."

"흐음....."


그녀가 빤히 바라본다.

일자로 찢어진 뱀의 눈 때문일까, 영혼까지 꿰뚫려보는 기분이었다.


"아, 아무튼 노래 한 번 해보지 않을래? 스카이 나이츠들이랑 명예 스카이 나이츠 대원인 뮤즈까지 같이."

"나를 포함해서 공연을 하자는 말인가?"

"좋은 추억이 될 거야."

"그 다음에는 나를 포함해서 9명이 뒹굴고?"

"그것도 좋지. 아."


사령관은 자기도 모르게 속내를 내뱉고 아차 했다.


"아니, 저기 그게..."

"8+1을 바라는 거라면 꿈 께게."


우로보로스는 뭐라고 더 말할 여지도 없이 딱 잘라서 말했다.

사령관은 시무룩해져서 말한다.


"네..."

"바보 같군."

"힝..."


어깨가 축 늘어진 사령관이 앞에 갑자기 얼굴이 나타났다.

우로보로스가 그의 품에 안기듯 가까이 다가온 것이다.


"아직 단둘이 시간을 보내지도 못했잖은가?"

"어...?"

"첫경험도 하지 못한 처녀에게 난교를 권하는 건 예의가 아닐세. 자네 앞에 있는 애늙은이가 몸과 마음은 새것인 숫처녀임을 잊었나?"

"아......"


우로보로스가 뱀의 눈을 번뜩였다.

그 눈빛은 어떤지 끈적하고, 뜨거웠다.


"오늘은.. 뱀처럼 얽혀 시간을 보내고 싶군."


그녀가 사령관의 가슴에 손을 대며 귓가에 속삭였다.


꿀꺽...


처녀의 노련한 유혹에 사령관은 저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다만, 처음이니... 어설퍼도 이해해주게."


툭, 툭.

그녀가 단추를 하나씩 풀면서 입맛을 다셨다.

차가운 손길이 셔츠를 비집고 안쪽으로 들어왔다.

그녀의 손길이 사령관의 몸 여기저기를 더듬었다.


"몸이 튼실하군. 이런 육체로 처녀인 나를 마구 다룬다면, 분명 버티지 못할 걸세."

"그 정도까지는..... 하하."


점잖게 겸손을 떨자 그녀가 미소 지었다.


"난교를 하기 전에 이 몸에 어느 정도는 익숙해져야 하지 않겠나? 내 제자들 앞에서 쩔쩔매는 모습을 보이기는 싫다네. 난 그 아이들보다 능숙해져야만 해."

"그 말은 능숙해질 때까지 계속 하자는-"

"그렇다네."


그녀가 그의 허리에 팔을 감으며 몸을 가까이 붙였다.

입술이 닿을 듯 말 듯한 거리에 다가왔다.

촉촉하게 젖어 찬란하게 빛나는 눈망울이 그를 똑바로 올려다본다.

능숙한 뱀처럼 상황을 주도하는 데에 반해, 눈동자는 한없이 순수했다.


그 소녀가 순수함을 속삭인다.


"그러니 지금은 나만을 봐주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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챈에 올라온 대사보고 생각나서 짧게 써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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