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역사는 차별의 역사라고 했다.
고대부터 시작된 인간과 인간끼리의 차별은 바이오로이드와의 차별까지 이어졌고 그렇게 차별의 역사는 종식되는 듯 싶었지만, 애석하게도 그러지 못했다.

"죄송하지만, 여긴 SS급 전용입니다"

"아...아아 그랬군. 미안하네"

한창 즐거워야 할 식사시간, 하지만 그들의 식탁은 등급별로 나뉜 음식들과 좌석으로 인해 어색한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방금 전, 요안나는 평소대로 자신이 앉고 싶던 자리에 앉으려했으나 그녀가 앉으려던 자리는 SS등급만이 앉을 수 있게 변해버렸고, 애석하게도 B급인 그녀는 브라우니들과 같은 식탁을 사용해야했다.

"자, 뭣들하고 있어? 다들 식사 시작해야지"

전 인원이 착석을 마치자 사령관은 기다렸다는 듯 식사를 시작했다.

SS급은 사령관과 같은 식탁을 사용하며 양질의 식사를, S급은 사령관과는 다른 식탁이지만 SS급과 같은 식사를 A급은 디저트를 제외한 균형잡힌 식단인 반면, B급인원들에겐 참치가 전부였다.

물론, 참치의 배급은 애석하게도 원할하진 않았기에 전부 다 식사를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이거 놓지말입니다!! 제가 먼저 찜했지말입니다!!"

"야, 41번. 짬찌새끼가 어디서 선임 물건에 손을 대!!"

말그대로 아비규환인 상황, 하지만 SS급들에겐 그저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동물원일 뿐이었다.

"참으로 가엽사옵니다.....흑.."

소완은 그 장면을 보며 속으로 즐겼으나 사령관에게 점수를 얻을 겸 눈물을 보이며 은근슬쩍 사령관에게 기대었다.

"하지만 어쩔수없는걸. 식량사정도 고려해야하고 효율성을 따지려면, 고등급 인원에게 투자를 해줘야지. 안그래, 닥터?"

"맞는 말이야. 솔직히 오빠한테 말하면 반대할줄 알았는데....의외로 상황판단이 빠르네?? 그런 점이 매력이라니까"

"난 이런거 별로야, 사령관"

조용히 스테이크를 썰고 있던 레오나는 나이프를 내려놓으며 결국 입을 열었다.

"레오나, 부대원들을 생각하는 니 마음을 모르는건 아냐. 하지만 개개인의 가치가 다른건 어쩔수없잖아??브라우니 100명을 갖다 줘도 레오나 너 하나만 못한 상황인데....자기 가치를 좀 자각했으면 좋겠어"

"변했구나, 사령관"

"변해야지, 누구때문인데"

사령관의 싸늘한 눈총을 받으며 레오나는 식사를 끝내고 식당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