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로이드를 넘어 自由人으로... 바이오로이드의 성적 자기결정권 논의 수면위로

2XXX년 오르카 호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바이오로이드 1위 "중요한 건 하고자 하는 의지"

지난 3일 출판된 로열 아스널의 자전적 에세이집 『82년생 아스널』이 9월 1째주부터 3주 연속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누적판매부수는 벌써 15만 권에 달했고 저자 로열 아스널은 오르카 호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바이오로이드 설문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무엇이 지금의 그녀를 있게 한 것인지 알아보기 위해 기자가 직접 캐노니어 지휘관실에 찾아가 로열 아스널과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Q. 3주째 베스트셀러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소감이 어떤가.

A. 딱히 내가 책으로 이룬 것들이 자랑스럽거나 하지는 않다. 다만 나의 이야기를 읽고 스스로 변화하려는 의지를 가지게 된 바이오로이드들이 늘어난다면, 그들이 그러한 결정을 한 것에 대해 스스로 자랑스러워 해도 된다고 이야기해주고 싶을 뿐이다.


Q. 작가의 책으로 인해 바이오로이드의 성적 자기결정권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었다는 평가가 있다. 이러한 평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A. 바이오로이드건 인간이건 자신의 일, 자신의 몸, 그리고 자신의 미래에 대한 것은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나만의 생각이 아니라 사령관의 철학이기도 하다. 미래에 우리가 철충들로부터, 혹은 그 이상의 위협으로부터 승리를 쟁취한다면 이러한 철학에 기반해 인류는 다시 부흥을 시작할 것이고, 그 중심에는 유일한 인간인 사령관뿐만 아니라 수많은 바이오로이드들도 있을 것이다. 바이오로이드들은 지금보다 더 주체적이고 진취적이 되어야 한다. 성적 자기결정권은 그 일환일 뿐이다. 


Q. 사령관과의 정사 이야기는 함내에 적잖은 파장을 불러온 바 있다. 사령관은 그 내용과 관련해서 당혹스러움을 드러내기도 했는데, 현재 사령관의 입장은 어떤지 알고 있는가.

A. 책을 처음 집필할 때 사령관에게 그 이야기를 넣어도 되는지 먼저 물어봤다. 사령관과 동의 하에 작성된 내용이다. 사령관이 당혹스러워했다는 건 내가 그 정도로 그 날 있었던 사건들을 상세하게 적었을 지 예측하지 못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나중에 사령관에게 물어보니 "아스널답다"며 이해하겠다는 반응이었다.


Q. 팬들이 작가의 디테일함에 놀란 부분 중 하나가 체위 묘사였다. 멸망 전 성교와 관련된 이론서들을 참고한 것인가, 아니면 독자적으로 연구한 내용들인가.

A. 멸망 전 성관계의 이론을 다룬 책들 중에 남아있는 것이 얼마 되지 않는다. 따라서 스스로 체험해보고 연구할 수밖에 없다. 다행히 사령관이 잘 협조해주어서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다.


Q. 왜 하필 '82년생'인가.

A. 멸망 전 기록을 찾아보니 어느 나라에서 사회적으로 큰 영향을 끼친 도서 제목 중에 '82년생'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책이 있었다. 그 책에 대한 자료가 거의 대부분 소실되어서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지만, 잔류 자료에 따르면 그 책은 여성의 권리에 대해 다룬 책이었다고 한다.


Q. 가장 큰 반향을 일으켰던 문구는 "섹스는 살인이다"라는 문구였다. 어떤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가.

A. 사령관과 처음 관계를 가지게 된 바이오로이드들이 흔히 하는 이야기 중 하나가 "사령관을 뇌살시키겠다" 운운하는 것이다. 실제 상황이 닥치면 절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나 역시 경험해보았고 나도 똑같은 생각을 하고 침실에 들었다. 침대 위에서 한번 기세가 꺾이면 비참한 패배를 당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곧 자신의 패배를 기쁘게 받아들이고 만다. 진짜로 사람을 죽인다는 의미의 살인이 아니라, 상대를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철저히 굴복시킨다는 의미로 해석하면 좋을 것 같다. 사실 약간의 자극성을 가미한 표현이기도 하다.


Q. 마지막으로 아직도 경험하지 못한 바이오로이드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섹스해라. 이상.


Q. 슬슬 귀찮아져서 끝내려는 것 아닌가.

A. 그렇다. 인터뷰 끝나면 또 섹스하러 갈 예정이다.







오르카파이낸셜투데이 하르페이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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