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하! 적대 바이오로이드가 나타났습니다! 마리오네트입니다!


뭐라고...! 큭... 바이오로이드의 목숨을 앗아가야 하다니, 차마 내키지는 않지만...


우리 애들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결단을 내려야지. 이 전쟁에서 이기려면 여기서 주저해서는 안돼... !


공격해. 단, 가능한 한 머리를 노려서 고통없이 빠르게 보내주도록 해.


각하. 적대 AGS가 나타났습니다.


파괴해. (So cool)


(고민하는 척이라도 해라 좀...)


***


에... 그런 일이 있었군요...


그야 사령관님께선 인간이니 로봇을 파괴하는 것에 비해 인간형인 바이오로이드를 죽이는데 거부감이 들 수밖에 없는 일입니다만...


알고있다. 사령관이 로봇도 못죽이겠다고 징징대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다. 그랬다간 평생 진도 못나갈테니까.


그치만... 온도차라는게 있잖냐...


뭐, 그건 그렇지요.


근데 되게 자유롭게 말하는구만. 자네 분명 음슴체만 쓸 수 있는거 아니었나.


삐빕- 폴른. 언어모듈 좆구림. 시발.


아니 AGS는 사람이랑 비교해도 꿀리지않는 AI라는 설정인데 제대로 말도 못하는 놈들이 태반인거 같지않냐?


폴른, 양반임. 기간테스, 무조건 딱딱 끊어서 말함. 저능아 수준 언어모듈. 기간테스, 빡침.


저능아 수준도 양반이지요, 누구는 아예 무뇌아 수준의 AI인데.


트리톤. 명령 대기중.


저 친구는 사적인 대화도 못한단 말입니다. 이게 무슨 AGS야, 그냥 로봇이지.


그러고보니 바이오로이드분들 중에도 에밀리, 네오딤처럼 상식이 결여돼있거나 

쿠노이치 카엔, 블라인드 프린세스처럼 의도적으로 장애를 갖도록 설계된 분들이 계시죠.


사령관님은 그런 분들에 대해 특히나 안타까워 하시던데... 우리들은...


장애를 가진 바이오로이드, 동정의 대상.

장애를 가진 AGS, 그게 당연한 것임.

기간테스, 빡침.


그래도 스토리에 얼굴 비추면서 한마디라도 할 수 있는 게 어디냐. 나도 명색이 AGS인데 한번도 대사친 적이 없다는 거 알아? 그 로봇같은 대사조차 못해봤어!


...?


저기, 탑돌이 군? 당신, AGS였습니까?


...철충은 AI를 가진 로봇, AGS만 감염시킬 수 있다는 거 알지?


 

타란튤라 이새끼 어디서 나왔게?


아...


설치물로 판정되는 포탑한테도 AI가 있다니, 이거 참 놀랄 노자로구만.


넌 그래도 언급이라도 있지. 우리 기종은 허구한날 더치걸이 2스 쓸때마다 자폭하는데 스토리에선 한번도 나온적이 없다?

그래놓고선 뭐? 사망자 0?? 폭탄드론은 AGS 아니냐고 이 나쁜놈들아!


...자네도 AGS였다고?


더치걸 승리모션 봐봐, 우리에게도 감정이란게 있다고.


갑자기 생각난건데 마리오 시리즈에 나오는 폭탄병도 따지고보면 자살특공이지요...


 

그래도 고급 AGS들은 이런 고민 안할것 같아서 좋겠구만.


음... 그게, 저도 나름 고충이 있긴 합니다. 좀 다른 종류의 고충이긴 하지만요.


저는 단 두 기밖에 안만들어진 블랙리버의 역작으로, 지금은 저 하나밖에 안남은 원오프타입이란 자부심이 있었습니다만...


-이보게 형제여, 밥은 먹었는가

-리튬 전지 좀 꿔주지 않겠나 

-심심한데 뭐 재미난 오락 좀 추천해주게나

-좀 전에 트리아이나가 자넬 찾던데 나랑 헷갈렸더군

-근데 앙헬이 누군가


...아주 자연스럽게 양산되고 있단 말이죠. 바이오로이드에 비해 로봇인 저희들은 구조만 파악하면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는 건 알겠습니다만... 그래도 그렇지. 


 

심지어 타이런트도 당연하단 듯이 여러 기가 한 곳에 존재하고.


후! 후!


AGS에게도 원오프타입 특별취급이 있으면 좋을텐데 말이죠. 그놈의 코어링크가 뭐라고...


심정은 알겠는데 AGS에 특대코 쓰긴 좀 그렇잖나.

이 겜에선 어디까지나 바이오로이드가 중점이고 우린 덤같은 거니까


그렇죠. 우리가 사람 취급 못받는게 어디 하루이틀인가요


저번에 마키나의 낙원에 갇혔을 때가 기억나십니까? 거기서 다른 낙원 AGS를 봤는데... 저랑 같은 램파트 기종이...


***


(낙원이 막 완성됐을 당시)

낙원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여러분

이제 바깥은 신경쓰지 마시고 이 안에서 편하게 지내시면 돼요. 무슨 꿈이든 다 이루어진답니다


와아아~


드디어 낙원이 완공됐군. 원래 몸을 되찾는다는 내 소원도 이루어지겠지? 그리고 전지도 배터지게 빨 수 있겠구만!


 

나는 빨간색으로 도색해서 멋부리고 싶음.


전 램파리온이 돼서 시민들을 지키는 히어로가 되고싶습니다.


그럼 AGS들은 제 요원이 돼서 낙원을 망가뜨리려는 불순분자를 찾아 족치는 일을 맡으세요. 시민들을 겁줘야하니 철충 스킨 쓰고 다니고요.


뎃?


왜그러시죠?


아니ㅅㅂ 뭐임 이거. 인간들을 수없이 살해한 그 망할놈들의 모습을 해야함? 

그보다 우리 꿈은? 우린 낙원에 포함안됨? 차별대우 뭐냐고


멸망 전부터 마키나 자네가 이끌던 생존자 그룹을 지켜줬는데 그 보답이 이건가?


노예가... 말대꾸?


...시발년...


자자... 진정하게. 모습이 좀 흉하긴 하지만 시민들을 지키고 낙원을 유지한다는 명예로운 임무잖나... 좋게 생각하자고...


(오르카 대원들이 낙원에 들어옴)


(↑오르카 램파트) 

핫하! 정의의 용사 램파리온 등장!


...와 램파리온이다

존나 부럽네


 

아이씨 생각하니까 열받네?

마키나 씨발년아 왜 쟤는 램파리온이고 나는 철충 요원인건데.


더는 못해먹겠다. 마침 이번에 새로 들어온 인간 일행이 메리와 함께 낙원을 무너뜨리려 한다는데 우리도 동참하자!


그거 좋은 생각이군! 이보게! 우리 투항ㅎ


꺄아악! 요원이다아앗!!!


공격!!!!!




***


비극적이군요.


그러고보니 가고시마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고 들었다. 그 흑자젤의 영토에 들어갔을때...


***


사라카엘! 가고시마의 신도들이 저흴 공격하고 있어요!


배교자일지라도 빛의 품에서 비롯된 자매들이니... 기절시켜서 제압해둬야겠군. 심판은 나중으로 미뤄두겠다. 그 전에 죽으면 안되니 민가에 숨겨두도록 하지 (츤츤)


사라카엘! 이번엔 근위대 AGS가!


이 불경한 배교자놈들! 전부 잿더미로 만들어주겠다!!!


***


...그래서 오르카호에 에큐토스 기종을 들일 기회를 놓치게 되었다더군.


...그야 뭐... 로봇은 기절시킨다던가 제압한다던가 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니... 엔지니어가 나서지 않는 이상...


그 자리엔 특급 엔지니어인 아자즈가 있었다고 들었다만.


...


적극적으로 AGS 형제들을 파괴해서 부품을 노획했다더군...


 

AGS는 죽이고 바이오로이드는 생포하라! 같은건가.

왠지 9지 펙스 난민 호송작전에서도 오메가의 폭정에서 벗어나고 싶은 AGS 동지들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군.


 

그럼 앙헬의 무덤에 있는 경비로봇이나, 초코여왕의 성에 있던 경비로봇들도 싸움없이 넘어갈 수 있었던거임?

결국 키르케처럼 오래된 명령에 묶여있을 뿐인 동지들이었으니까.


 

그건 힘들지 않겠나. AGS는 프로그래밍된 명령을 우선시하니, 바이오로이드처럼 대화로 설득할 수 있을리가...


 

커흠. 흠.


 

...다시 생각해보니 대화를 시도해보지도 않았던것 같군. 

하긴, 우리 AGS는 단순 로봇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수 있다는 설정이지.


그리고 또 말이지, 최근에 영국에서 멀린과 블라인드 프린세스 일행을 구해온 일 기억하는가?


***


(↑통조림 모드 멀린)

아... 아아... 레프리콘마저 죽다니... 

더이상 여기도 안전하지 않아...! 블프와 다른 애들을 내보내야만 해!


런던으로 보내자. 우선 AGS를 쏟아부어서 런던 일대의 철충을 일소시키는 거야.

그다음 악역 행세를 해서 블프 일행을 내보내면...


잠깐 타임. 


왜그래? 난 친구를 살리기 위한 계획 짜느라 바쁘단 말이야!


...그래서 우리 AGS들을 사지에 몰아넣겠다고? 우린 친구 아니었나?

친구를 구하겠다고 다른 친구를 희생시킨다니, 모순이잖은가.


뭐? 그게 무슨 소리야


니들이 왜 내 친구야. 깡통 주제에




빨리 출전준비나 해. 어차피 로봇은 실컷 찍어낼 수 있는데, 블프를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희생시키고야 말겠어!


***


 

오... 음... 난 분명 멀린 양이 친구를 아끼는 성격인 줄 알았네만...


친구를 아끼는 건 맞지. '우리'가 친구에 포함되지 않았을 뿐.


 

...스토리에서 AGS를 인격체로 봐주겠다는건지, 아님 소모품 취급하겠다는 건지 둘 중 하나만 해주면 좋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