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키나가 아직 낙원 만들기 전 시점)


메리, 저에겐 꿈이 있어요.

모두가 꿈을 이루고 행복을 찾을 수 있는 낙원을 만드는 거에요. 누구도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도록...


마키나... 응. 멋진 꿈이네. 나도 옆에서 도울게.


비스마르크 본사에 가보니 가상현실을 위한 파라다이스 드림캡슐이 잔뜩 구비돼있더라고요.

사람들을 싹 다 거기다 쳐넣죠


뭐?


뭔가 문제라도 있나요?


...기한은?


수명이 다할때까지, 영원히.


그거 기계의 수명 말하는거야, 아님 우리의 수명 말하는...

좋아, 다 제쳐두고. 마키나? 원래 그 드림캡슐은 잠깐동안만 노는 용도인거 알고있지? 

배고파지면 가상현실 끄고 캡슐에서 나와서 밥 먹어야 한다고


밥도 안먹고 계속 캡슐 안에 잠들어있으면 굶어죽을 거라고. 그건 어떻게 할건데?


식도에 영양액을 지속적으로 공급할 관을 꽃도록 하죠.


똥은


그것도 있네요. 요도와 항문에 배설물 처리용 관을 꼽죠


그럼 캡슐 안에서 잠만 자고있어도 자동으로 먹고싸고 할수있으니 문제없죠?


그러면... 우리가 모두 잠들고 나면, 캡슐의 유지보수나 영양액 보충 등은 누가하지?


걱정마세요. AGS 중 일부는 가상현실에 들이지 않고 외부에서 일하게 둘거니까요.


...? 우린 낙원 출입금지임? 아니 왜 우리만 차별하는...


질문 안받는다


그래 뭐... 되기는 하겠네. 알았어.


그럼 냉큼 시작하죠.

여러분, 줄 서세요. 차례대로 캡슐 안에 누우세요.


네~


잠깐만, 바로 집어넣는거야?

드림캡슐을 개조해서 안에 누우면 자동으로 관을 꽃는 기능을 추가한다던가, 그런건?


여기 엔지니어가 없는데 별 수 있나요.


설마 우리가 수작업으로 잠든 애들 입이랑 똥꾸멍에 일일이 관 꽃아야 한다는 건 아니겠지?


설마요, 그럼 우리가 잠들 땐 누가 관을 꽃겠어요?


현실에서 유지보수를 담당하는 드론이 할 거에요


어이 잠깐


.

.

.


(시간이 흘러, 오르카호 부대원들의 활약으로 낙원을 무너뜨리고 하나둘 가상현실에서 깨어나는 시점)


...풍경이 사라지고, 나는 침대같은 캡슐 안에 누워있었다.


눈앞에 큼직하게 박힌 상표가 눈에 띄었다.


비스마르크 코퍼레이션.


"브스므릎, 쿨럭, 쿨럭! 우웩!"


나는 목구멍 깊숙이 꽃혀있는 관을 끄집어냈다. 구토감을 참고 뚜껑을 연 뒤 내 몸을 내려다보았다.


이윽고 나는 바지가 벗겨진 채 요도와 항문에 관이 하나씩 꽃혀져있는 내 꼬라지를 발견할 수 있었다. 


"..."


"아니 잠깐, 마키나가 현실에 없었던 거라면 이건 대체 누가 꼽은... 응? 저건..."


(100년째 이짓거리 하고있었던 드론) (철충스킨)

"마키나... 저주한다..."


"...저건 또 뭐야..."


***


...그런 일이 있어서 식겁했지 뭐야.


하하, 그래? 정말 놀랐었겠네.


그러고보니 궁금해진건데. 내가 예전에 리앤 찾으러 가상현실에 들어갔을때도 그 안에서 몇날며칠이나 있었잖아.

내가 의식이 없는 동안 내 밥이라던가... 그런거라던가... 그건 어떻게 해결했던 거야?


밥은 위장에 영약액을 다이렉트로 주입했고, 똥은...

그냥 오빠가 쌀 때마다 메이드 언니들이 직접 치웠는데



오빠가 가상현실장치 머리에 쓰고 침대에 조용히 누워있다가, 갑자기 움찔거리면서 소변을 지렸을땐 우리쪽에서도 놀랐지.

시작하기 전에 미리 조치를 취해놨어야 했는데


그래서 그 다음부턴 기저귀 채우고 쌀 때마다 갈아줬다가, 게임 클리어하고 현실로 돌아올때가 됐을때 원래옷으로 갈아입힌 거야.




...내가 대답을 돌리지 않았다고 날 원망하진 마. 의문을 가진 시점에서 이렇게 될 운명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