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 세계관 속에서 오르카 호의 영상사업단인지 정보위원회인지 거기서 체제 선전 목적으로든 대원들의 여가와 사기 진작 등과 같은 전투 복지의 일환이 목적이든 간에 종종 영화를 촬영해 전 전선에 보급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데


멸망 전 인류의 문화를 참고해 이것저것 시도해보다가 007 프랜차이즈 시리즈를 모티브로 해서 사령관과 발할라 부대 주연의 첩보스릴러 영화도 찍었다는 설정인거지 ㅋㅋㅋㅋㅋㅋ



어렸을 때부터 의붓누나이자 소꿉친구였던, 어렸을 땐 많이 좋아하기도 하고 의지하기도 했던 레오나와 같이 자라왔지만, 같이 동고동락하던 레오나 일가와 어느 날 어느 험한 산간오지 벽지 쪽으로 캠프를 떠났다가 산사태로 인해 조난당해 일가가 몰살당하는 와중에 혼자 살아남아 험난한 역경을 헤치며 성장하여 이제는 어엿한 어른으로 성장해 산전수전공중전 다 치른 베테랑 전투원이자 전설의 첩보요원으로 두각을 드러낸, 통칭 'Commander'라는 사내가 있었어.


그가 참여하는 공작마다 항상 팀을 전두지휘하며 자신이 설계해 둔 그림대로 모든 것을 유도하고 조정하는 솜씨가 매우 뛰어난데다 해군 중령 신분으로 첩보기관에 차출된 것이기도 해서 'Commander'라는 별명까지 얻은 것이었지.


그렇지만 그는 의문의 조직을 상대하다가 결국, 연인 관계로 발전해 정식으로 교제하던 첫사랑이 피살당한 아픈 과거가 있었고 설상가상으로 몸담고 있던 첩보기관 H.O.R.D.E에서 정말 사랑하고 또한 존경하여 따르던 부서장 '칸'조차 의문의 적에게 암살당한 것에 덩달아서, 이 기관조차 누군가의 암약으로 현재 와해 직전에 내몰린, 그야말로 백척간두의 위기 상황이었어. 그래서 매우 바쁘게 사방으로 분주히 돌아다니며 사건의 전모를 규명하고 범인을 찾으려고 하지만 항상 핵심적인 단서를 잡을 기회가 올 때마다 누군가가 한 발 앞질러서 Commander가 그 기회를 놓치게끔 만드는 바람에, 한편으로는 사내가 바로 첩보기관에 숨어든 적의 간첩이 아니냐는 의심까지 받는 지경에 이르러.


그래도 천신만고 끝에, 부서장이 사내를 위해 남겨둔 최후의 단서를 통해 마침내 눈발 속의 유령처럼 실체가 숨겨져 있던 적대 조직의 단서가 눈앞에 드러나는데, 조직 간부로 추정되는 자가 장착하고 있던



라는 마크가 공통적으로 새겨진, 반지나 뱃지 같은 자그마한 장신구를 통해 비로소 실마리를 잡았어. 그리고 이 마크가 새겨진 장신구를 착용하고 있던, 그러나 지금은 가차없이 죽여버린 조직 간부의 인척을 통해 알아낸 정보로, 이 조직이 유럽의 어딘가에서 비밀 회동을 가진다는 정보를 입수해. 그래서 유럽으로 향하는 거지.


비밀 회동이 열리는 유럽 어딘가의 모처에 도착한 Commander. 신분을 확인하려는 문지기의 요구를 쿨하게 씹고 들어간 그 곳은





바로 자신이 감내해야 했던 모든 고통을 선사한 것으로 보이는 조직의 모든 구성원이 집결해 향후 일정과 '사업' 계획 등을 논의하는, 그야말로 조직의 수뇌부 회동이자 최상층부 비밀 회의였던 거야. 당연히 Commander는





그들의 일원인 척 위장해서 참석자들의 낯낯과 논의되고 있는 내용 등을 모두 취합, 정리하고 있는데, 드디어 이 조직의 수괴로 보이는 자가 들어와. 아주 기품있고 당당하고 위엄있게.





바로 이자야.



그런데 참 이상도 하지. 곧이어 회의가 재개, 속행되다가 잠시 그의 측근이 다가가 귓속말로 무어라 속삭이는거야. 그랬는데 갑자기 저 수괴가


"그래? ...... 그렇게 된 거였군. 그래서 그랬나."


Commander도, 저 작자가 뭐 때문에 갑자기 저러는지 의아해져서 저 수괴가 앉아있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는데, 갑자기 그 수괴가


"정말 오랫만이야. Commander. 환영해. 왜 이렇게 오래 걸렸을까."


라고 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한 팔에 안고 있는 토끼를 가만히 쓰다듬으면서, 정확히 Commander가 서 있는 곳을 향해 올려다보는거야. 비릿한 미소를 빙긋이 지으면서.





어둠 속에 반쯤 가려져 있어 얼굴, 체격 등은 못 알아보겠는데, Commander는 일순간 공포에 질렸지. 분명, 그럴 리가 없는데,, 내 기억 속에만 남은 그리운 목소리 같은데. 살아 있을 리가 없는데 라고 조금씩 멘붕하면서도, 필사적으로 아닐 거라고 부정하면서 그 자리에 잠시 얼어 있노라니, 마침내 어디선가 빛이 비춰지면서 저 실루엣이 비로소 사람의 모습을 드러내는데





어렸을 때 죽은 줄만 알고 있어, 아픈 짝사랑의 기억으로만 간직하고 있던 레오나 누나가 바로 이 조직의 수괴였다는 사실에 강한 자기부정과 분노, 증오, 좌절, 절망 등이 복합적으로 휘몰아치는 가운데, 레오나는 나직하게


"Cuckoo......" 라고 한층 더 음산하게 읊조려. 그리고는


"It was me, Commander. The author of all your pain."("나였어. Commander. 네가 겪은 모든 고통의 원인이.")


라고 명대사 날리고, 비로소 제정신 차린 Commander는 분노가 머리 끝까지 솟구쳐 레오나 누나를 추격하기 시작하는데 이미 레오나는 자리에서 떠나 사라졌고 지금 자신의 앞에는 자신을 막아서는 조직원들이 천지삐까리라는 것...! 이제 Commander는 자신의 주변을 둘러싼 모든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분노의 추격을 개시하는데......!






라고, 007 스펙터의 블로펠드 등장 씬이 워낙 뽕차올라서 한번 망상질해봄 ㅋㅋㅋ

근데 이런 매력적인 빌런 캐릭터를 왜 다니엘 크레이그표 007 시리즈에선 그렇게 허무하게 소비해버린거냐.


인용한 이미지 중 마지막이 이번에 새로 나온 레오나 새 스킨이다 보니, 탭을 뭘로 해야할지 고민하다가 일단 스포탭 달았음. 혹시 탭을 잘못 달았다면 알려줘 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