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로 레모네이드가 보내서 온게 맞을까?

사실 아무도 안 오는 곳에서 통신설비만 고치고 자신과는 닿지 않는 다를 이들이 자신이 수리한 통신 장치로 대화하는 모습만 지켜보고

언젠간 쉴 날이 올 거라고 항상 생각 하지만 달력에는 일한 기록 뿐

기호품인 맥주조차 자신에게 끊임없이 맥주라고 속이면서 마시는 물에 불과하고

가혹한 일과에 대해 불평할 대상 조차 없이 그저 고립된 채 하염없이 상부로부터의 명령을 기다리며 설비를 점검하고 수리할 뿐인 시간 속

결국 정신이 피폐 해져서 망가지면 머릿 속의 점검 모듈이 자체적인 판단으로 수복 캡슐에 들어가 기억을 없애고 다시 작업환경으로 돌아오는 일의 반복

통신설비는 유미가 계속 유지보수를 하지만 수복 캡슐은 그렇지 않았기에 기억제거가 불완전해지고

제거된 기억의 찌꺼기들이 계속 모여서 이곳에서 탈출해야 된다는 생각을 어렴풋이 하게 된 유미는 미래의 자신에게 레모네이드의 명령을 꾸며 보내고 기억을 스스로  지운 뒤 오르카 호를 찾아 떠난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