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모네이드 제타는 파일을 열자마자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화면 속에서 매끄러운 검푸른 빛의 머리카락을 자랑하는 여성이 영상을 찍고 있는 남성의 다리사이에 무릎을 꿇고 앉은 탓은 아니었다.

그 여성과 남성이 모두 알몸이고, 여성이 남성기에 입을 맞추고 있는 탓도 아니었다.


레모네이드 제타는 모든 레모네이드가 그렇듯 세상 대부분의 정보를 지식으로써 알고 있었고, 그중에는 당연히 인간들의 성지식도 포함되어 있었다. 구강성교나 자신들이 영상을 찍으면서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은 당연히 알고 있었다. 오히려 멸망전의 인간들이 어뮤즈먼트 파크의 B구역에서 즐기던 것들과 비교하면 지극히 정상적이고 건전한 행위라고 단언할 수 있었다.


레모네이드 제타를 당황시킨 것은 그 여성 자체였다

흑단처럼 매끄러운 검푸른 머리카락, 동양적인 미 라는 개념을 그대로 현실화 시킨듯한 단아한 외모, 그리고 손을 대면 저절로 흘러내릴듯 부드러운 살결과 몸매.

남성이라면 누구나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여성이었지만, 레모네이드 제타가 주목하는 것은 그녀의 외모가 아니었다.


"......무적의 용."


그녀의 주인의 최대 적중 하나였던 블랙리버 군 전체를 총괄하며 나서는 전투마다 승리만을 가져오던 바이오로이드.

호라이즌, 포세이돈, 머메이드의 지휘권을 가지고 멸망전 최후의 인류를 수호하던 바이오로이드.


그리고 얼마전 동면을 끝내 자신의 함대를 이끌고 최후의 인간에게 합류한 탓에 레모네이드들이 전면전이라는 카드를 완전히 포기하게 만든 바이오로이드.


"라비아타측에 합류한 것은 알고 있었지만 대체 이건......"


그 바이오로이드가 얼굴을 붉히고 사랑스럽다는듯 남성기에 입을 맞추는 모습은 충격적이었다.


-서방님, 정말로 계속 찍으실 겁니까? 부끄러워서...

-걱정하지 마, 용. 나만 간직할 테니까. 그리고 가끔은 이런 것도 자극적이고 좋지 않아?


남자의 짓궃은 질문에 무적의 용은 더욱 얼굴을 붉혔다.


-그, 그건......

-그거 봐. 너도 이런 거 좋아하잖아. 언제나 승리만을 가져오는 무적의 용이 카메라 앞에서 펠라치오를 하면서 느낀다니, 다른 애들이 들으면 절대 안 믿을걸?


놀리며 말하는 남자의 목소리에 무적의 용은 더 이상 대꾸하지 않겠다는듯 남자의 성기를 빠는 일에 집중했다.

그녀는 한두 번 해본 일이 아니라는듯 익숙하게 남자가 약한 곳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혀를 세워 귀두 뒤쪽의 힘줄을 건드리고, 얼굴을 옆으로 돌려서 볼 안쪽으로 귀두 전체를 자극하기도 했다. 목 깊숙이 성기를 받아들이다가도 어느새 입에서 성기를 빼고 장대 밑의 구슬을 부드럽게 구슬렸다.


무적의 용의 애무가 점차 열을 띄어가자 그녀를 놀리듯 말하던 남자도 더는 말을 이어가지 못하고 달뜬 한숨과 낮은 신음소리만 내뱉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가 한계에 다다를 무렵


-용, 나 이제...!

-안됩니다.


무적의 용은 성기에서 입을 떼고 빙긋 웃었다.


-서방님이 짓궃게 하셨던 만큼 제가 갚아드릴 차례니까요.

-용, 너어...!


남자는 한숨섞인 목소리로 원망스럽다는 듯 말했지만 무적의 용은 가볍게 입술을 비비적대면서 아슬아슬한 상태를 이어가고 있었다.


-서방님, 한 가지만 약조해 주시겠습니까?

-그게, 뭔데...

-영상을 찍으시는 것은 상관없지만 끝나면 지워주시겠습니까? 만에 하나라도 탈론페더 양에게 흘러가서 모두가 알게 되는 건 상상도 하기 싫으니까요.


거기서 잠시 말을 멈춘 무적의 용은 몸을 일으켜 화면 가까이에서 얼굴을 들어 올려다보았다.


-제가... 무적의 용이 이렇게 음란한 모습을 보인다는 것은 서방님만 알아주셨으면 하니까요.


그렇게 말하며 화면을 통해 자신의 주인이자 애인을 바라보는 무적의 용의 눈빛은 같은 여성인 레모네이드 제타조차 몸을 움찔거리고 다리사이를 적실 정도로 음탕했다.


그리고 그 말과 동시에 화면은 급반전했다.

조금 전까지 단단히 손에 쥐고 촬영했을 카메라는 침대 한 구석으로 던져진 채로 그들의 열뜬 교미를 화면 한구석에 겨우 담고 있었다.


-용, 사랑해!

-아응, 저, 저도 사랑합니다,  서방님. 아핫!


레모네이드 제타는 화면을 끄려 했다.

화면 구석에서 짐승처럼 몸을 섞는 두 남녀의 모습을 더 이상 볼 필요도, 이유도 없었다.

그러나 그녀의 손은 마치 누군가가 단단히 붙잡고 있는듯 움직이지 않았다.


그녀는 계속해서 그들이 사랑을 속삭이며 열에 들뜻 한숨과 함께 하나가 되는 모습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 광경에 정신이 팔린 레모네이드 제타는 알지 못했다.

그녀의 손이 어느새 젖어있는 그녀의 다리 사이에서 꾸물거리며 움직이고 있는 사실을.




시발 괜히 레모네이드 일곱 다 하나씩 하려고 생각해가지고... 아직도 반이상 남았는데 시츄에이션이나 방향 겹치는게 겁나 신경쓰인다. 앞으로 나올 섹돌은 아마 이그니스 라비 유미. 나머지 하난 고민중